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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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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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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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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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아오···. 이 사람들은 사람 다루는 게 너무 험해.”


정석은 평원에 대자로 뻗은 채 누워있다.

배울 거 다 배웠다.


가르쳐 줄 거 다 가르쳤다고 남자는 사라졌다.


도대체 다 어디서 나오는 건지.


일어나고 싶었지만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정석은 눈을 감고 배운 것을 머리 속으로 복습했다.


그러고나니 몸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벤토리에서 최하급 회복약을 꺼내 마셨다.


“오, 역시 회복약은 다르네. 자양강장제보다 훨 낫구만.”


몸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 정석은 바위소라개를 빠르게 사냥했다.


“오, 오늘은 조금 오래 걸···.”


“안에서 무슨 일 있으셨나요? 상태가 장난 아니신데···. 병원 예약해드릴까요?”


정석의 상태를 본 준모가 당황하며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옷도 장난 아니게 찢어졌고 흙도 잔뜩 뒤집어 썼으니 그럴 만 했다.


“아, 아뇨. 좀 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하다 보니. 하하하.”


“그러시군요. 그래도 조심하십쇼. 위험해지면 꼭 탈출석 사용하셔야 합니다.”


“걱정마세요. 저도 가족이 있으니까요. 위험한 상황에 멍청하게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습니다.”


탈출석.

던전에서 사용하면 입구로 돌아올 수 있는 귀환석이다.


그리 비싸진 않기에.

어지간한 각성자들은 한 개씩 인벤토리에 넣어둔다.


물론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몬스터를 만난다면.

사용하기도 전에 죽겠지만.


그럴 일이 없기를 항상 바라야지.


“오늘은 그 수거팀 팀장님이 안 보이네요.”


정석이 사냥한다면 꼭 불러달라던 그 팀장은 안 보이고.

그 팀장 옆에서 일하던 사람이 보였다.


“아. 오늘 팀장님 따님 분 생일이여서 휴가 사용하셨습니다. 걱정 마십쇼. 저도 계속 따라다녔기에 어느 정도는 대응 가능합니다.”


남자의 표정에서 활기가 느껴진다.

거기에 트럭 왤케 많아···. 던전 근처는 대부분 통제라 다행이지.

안 그러면 완전 도로에 민폐끼치는 거였다.


“오늘은 그렇게 사냥 많이 안 해서. 이렇게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는 데 말이죠.”


인벤토리에서 바위소라개 시체들을 하나둘 쏟아붓고 있었다.

크기가 커서 그런가 준비된 차에 모두 실렸다.


“하하하. 말씀하신 거랑은 다르게 다 찼네요. 트럭 몇 대 또 준비해드릴까요?”


“아···. 생각보다 시체가 크네요. 그래주시겠어요?”


이젠 다들 놀라지 않는다.

던전 포탈 입구를 지키는 협회 직원들도 당연한 걸 보는 것처럼 미동도 없다.


“아, 정석씨. 다음 가야할 던전 말인데요.”


“네. 무슨 일 있나요?”


“그 던전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해서요. 협회에서 조사 끝내기 전까지는 이용이 불가할 거 같아요.”


“그런가요···. 그러면 다른 던전에 가야겠네요.”


“네. 저도 그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D급으로 승급한 뒤에 더 다양하게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음···. 그건 생각해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정산 끝내면 바로 입금할 게요.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


“네. 감사합니다.”


정석은 집으로 돌아왔다.

샤워 후에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이 찍혀있었다.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같이 다니는 친구 윤석이었다.


“응? 무슨 일이야.”


“야, 너무한 거 아니냐. 각성자 된 이후론 연락도 없고 말이야. 다른 애들도 너 어떻게 사는 지 궁금해한다고.”


생각해보니 각성하고 벌써 몇 달이 지났다.

너무 소홀했나.


“미안미안. 조금 바빴어서.”


“그러냐. 지금은 시간 괜찮고?”


“응. 이제 당분간은?”


“그럼 자주 가던 포차로 와라. 지금 다른 애들도 마시고 있거든.”


“응? 알았다.”


대충 준비하고 평소 가던 대학교 앞 포차로 갔다.

다들 변함이 없는 게 참 좋다.


“어, 왔냐.”


윤석이뿐만 아니라 대학교 친구들이 다들 모여있었다.


“선배~ 여기 앉으세요.”


저 친구 누구더라.


“기억 안 나냐. 우리 과에서 유명한 1학년이잖아. 하영이.”


하영이···.하영이···.

아, 생각났다.


이쁜 외모에 싹싹해서 남녀 신경 안 쓰고 모두가 좋아하는 1학년.

딱히 얘기해 본 적은 별로 없는 데.

엄청 친근하게 군다.


저래서 다들 좋아하는 건가?


“그래그래. 다들 잘 지냈어?”


“선배는요~.”


약간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게 꽤 마셨나 보다.

앞에 놓인 술 병을 보니 별로 안 마셨는 데.

약한가?


“어휴, 얘 술도 못하는 거 같은 데 왤케 많이 맥였어.”


“응? 술 좋아한다고 알아서 잘 마시던데?”


“헤헤헤..”


술주정이 말 많이 하고 실없이 웃는 건가 보다.

우와···.


주변 남자애들 보니까 귀엽다고 웃는 거 봐라.


“어휴. 술 좀 줘봐. 오랜만에 나도 말아서 마셔야겠다.”


“오, 오자마자 소맥이냐? 술 쎈 건 여전하네. 아니, 애초에 각성자들이 취하긴 하냐?”


“각성하곤 마신 적 없으니까 잘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약한 독 내성은 가지고 있으니까.

이 정도는 금방 분해되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끝내고 잠시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옆에는 동기인 여자애가 따라나왔다.


얘가 담배도 폈던가?


“저기···. 정석아.”


“응? 수영이네. 무슨 일 있어?”


“궁금한 게 있어서 말이야.”


“궁금한 거?”


나한테 물어볼 게 있나?

학교도 휴학 중이라 공부에 관련한 건 아닐 것이다.


“나도 각성 했는 데 말이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뭐? 각성했다고?”


각성하는 게 그리 이상하진 않다.

학교에서도 각성한 사람들에게 절차를 알려주니까 문제는 없을 텐데?


“학교에는 이야기 했어? 절차 같은 것도 종종 알려주니까 이야기하면 되지 않아?”


“그건 아는 데···. 각성한 게 조금 애매해서.”


“뭘로 각성했길래 그리 걱정하는 거야?”


계속 우물쭈물하는 게 나처럼 이상한 재능인 거 아닐까.


“그게···. 좀 밝히기 부끄럽긴 한데. 광녀거든.”


“응? 광녀?”


“아니아니, 부끄러우니까 그렇게 크게 말하진 말고.”


너무 당황해서 담배를 떨어트려버렸다.

그건 그렇고 광녀는 뭐지.


버서커 여자 버전인가.


“이름만 들어보면 전투직 같은 데?”


“그게···. 이상하게 전투직은 아니고···. 써있는 거 보니까 회복하는 거 같아.”


“뭐? 회복?”


광녀인데 회복? 성녀도 아니고?


“써있는 거 보니까 조금 감이 안 오긴 하는 데···. 전투에 참여하고 입힌 데미지만큼 마력을 모은 뒤 회복할 사람을 때리면 회복이 된대.”


그건 도대체 뭐하는 재능이고 직업이냐.

아니 애초에 재능 설명이 왜 저래.


“그···.그렇구나. 그런데 뭐가 문제야?”


“아니, 내가 성격이 조금 그렇잖아? 그래서···. 너가 도와주면 좋겠거든. 일단 등록은 할 거지만. 아니다 싶으면 그냥 학교 다니려고.”


무슨 뜻인지 알겠다.

맞는 지 안 맞는 지 확인하고 아니다 싶으면 접겠다는 거다.


“내 번호 알고 있지? 내일 한 번 확인해보자.”


“어? 그래도 돼?”


“그럼. 요즘 혼자서 다 할 수는 없다고 여겼는 데. 나야 마침 잘 됐지.”


“그래? 고마워. 진짜 이걸 누구에게 이야기해야하나 싶었거든. 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미친 사람 취급 받을 거 같아서 말이야.”


아, 그건 그렇겠다.

일단 그럴려면 협회부터 가야겠지.


등록은 해야하니까.


마침 준모에게 돈이 입금되었으니 지금 전화하면 딱일 거 같다.


“나 전화할 곳이 있어서 말야.”


“알았어. 고마워. 먼저 들어가볼게.”


동기인 김수영이 돌아가고 난 뒤, 준모에게 전화했다.

들었던 걸 이야기한 뒤 어떻게 할 지 정했다.


협회에 가서 등록.

F급 던전에 들어가서 어떤 재능인 지 확인.

정석에게 도움이 된다면 파티를 맺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자리에서 수영이에게 이야기를 한 뒤, 남은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정석이 등록했던 협회 강동 지부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수영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엄청 빠르게 왔네. 천천히 와도 됐는 데.”


“아냐. 다른 분들도 도와주신다는 데. 늦으면 안 되지.”


역시 부지런하고 과에서 성적 탑에 들던 수영이다.


“안녕하세요. 정석이 대학교 동기인 김수영입니다.”


“아,네. 안녕하세요. 정석씨와 함께 일하고 있는 JM 에이전시 대표 강준모입니다.”


강준모는 인사하며 명함을 자연스레 건넸다.


“그럼 일단 등록부터 할까. 각성한 것만 확인되면 등록증은 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응. 알았어.”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전투직들처럼 엄청난 공격력이 있는 건 아닌 거 같으니까.


아마 마지막 시험에서 별 데미지도 못 준 채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등록증을 받은 뒤 F급 던전인 고블린 던전에 왔다.

그리드 고블린과는 다른.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고블린 던전.


아이 같은 크기에.

무기도 없고.

그저 달려드는 것만 하는 고블린.


그렇기에 수영이에게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뒤에서 봐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몸이 이끄는 대로 한 번 공격해봐.”


“알았어. 고마워.”


둘이 들어간 뒤.


“스읍. 하아···.”


수영이 심호흡을 몇 번 했다.


“그럼 갈게.”


수영이 앞으로 나가 고블린 앞에 섰다.


캬악!


여자가 앞에 있다고 기쁜 듯이 달려드는 고블린.

무언가 제스처가 있을 줄 알았는 데.


수영은 차분하게 다리를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

그러곤 바로 고블린의 얼굴을 잡고.


뚜두둑.


고블린의 목이 휘었다.


‘와, 뭐야. 쟤. 무서워.’


수영이 정석을 보며.


“이러면 돼?”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건지.


“어···.어. 잘했어. 잘하네. 그렇게 계속 해보자.”


“알았어.”


이 뒤부터는 정석이 나설 틈도 없었다.

분명 맨 주먹이었는 데.


수영의 주먹과 발에 걸리는 족족

고블린들이 죽어갔다.


거기에 공격하면 할 수록 점점 빨라지는 게.

저게 버서커가 아니라고?


고블린만 공격하고 있는 거 보니 피아식별은 제대로 되고 있는 거 같은데.


문제는 쓰러트리고 달려나가니까.

시체들을 수습하지 않는다는 거.


다 잡고 난 뒤에 인벤토리에 넣으면서 돌아오면 되니까 문제는 없지만.


무섭다.


저기에 검 쥐어주면 피 투성이인 채로 학살하는 거 아냐?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수영이 지나간 길을 따라갔다.

인벤토리에 고블린 시체를 집어넣으면서.


중간중간 벽에 있는 마정석과 광석들을 캐면서 말이다.


그러고보니 회복은 어떻게 하는 거지?

제일 중요한 부분인 거 같은데 말이다.


할 거 하면서 들어가니까 수영이 조용히 서있었다.


앞엔 고블린 시체의 산이 보였고.


“저기 수영아?”


수영이의 어깨에 손을 잡으니.

뒤를 돌아 쳐다보는 데.


흠칫.


눈이 무섭다.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아, 미안미안. 잠시 정신줄 놓고 있었나봐.”


“뭐?”


“그···그게. 움직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죽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와···. 이거 미친 재능이네.

거기에 몸 주변에 하얗고 반짝거리는 빛이 보인다.


“수영아. 한 번 나 쳐 볼래?”


“뭐? 어떻게 그래.”


“너가 그랬잖아. 몬스터를 죽인 뒤 그 마력으로 회복시킨다고. 고블린 수 십 마리 잡았으니 나 치면 회복을 꽤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아, 그러면 알았어.”


수영이 살살 정석의 몸을 툭하고 쳤다.


오.


생각보다 몸의 피로나 정신이 회복되었다.


상처의 회복이 어느 정도인지는 천천히 확인해봐야겠지.

오늘은 수확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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