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검사가 회귀할수록 강해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새글

우주88
작품등록일 :
2024.08.16 10:38
최근연재일 :
2024.09.19 22:2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4,647
추천수 :
1,285
글자수 :
188,680

작성
24.09.12 22:27
조회
990
추천
34
글자
11쪽

미궁의 무한회귀자 29

DUMMY




미궁 5층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클라이머 마법사 구트란.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거물 클라이머가 4층의 외곽으로 나온 이유는 간단했다.


"4위계 둘? 흐흐. 하나는 잡을 수 있겠군."


평소처럼 납치와 고문을 통해 그 가족을 꼭두각시로 만들던 도중, 꼭두각시가 물어온 정보가 꽤나 가치 있었기 때문이다.


곧바로 게랄프에게 접선해 합류 제의를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클라이머들을 미끼로 함정을 팠다.


놈들은 의심할 수 없을 테다.

미끼들의 진술은 한 점 거짓 없는 진실일 테니.


하지만 미끼의 생각과는 달리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4써클 마법사. 마나의 진리를 깨달은 자.


꼼꼼히 준비를 마쳤으니 4위계 둘이 와도 문제없다.

그렇게 대기하던 도중, 딱 기다린 타이밍에 성수를 바른 미끼가 접근하기 시작했다.


"켈켈켈."


아무래도 총공격을 결심한 듯하다.

사무소와 해결사들의 질이 아무리 높다 해도 이미 전력 상정이 끝난 상태다.

덫에 걸려든다면 어렵지 않게 사냥할 수 있다.


하지만.


"안 들어오는 건가."


성수를 묻힌 놈이 입구 시작점에서 가만히 서있는 것이 감지되었다.

하지만 괜찮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었으니.


조금 시간이 지나자 놈이 조심스럽게 함정을 향해 접근하는 것이 느껴졌다.


"클클."


구트란이 게랄프에게 신호를 보냈다.

단순히 특정 신호만 일회성으로 전달하는 아티팩트.

습격의 신호를 알리기에 적합하다.


게랄프가 배신하더라도 좋다.

어차피 여기는 뒷길도 있고, 미끼에 제대로 걸려든다면 전부 자신이 처리할 수도 있으니.


그만큼 자신이 원하는 전장에서 싸우는 마법사는 무서운 존재다.


마침내 적이 함정에 걸려들고, 구트란이 적들을 향해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으응?"


자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는, 껄렁이는 자세를 한 청년 한 명이었다.

심지어 자신이 포섭한 하수인도 아니다.


"꼬마야. 넌 뭐냐."

"꼬마라니."

"왜 혼자 있는 거냐."

"이 목걸이를 찾나?"


청년이 꺼내든 목걸이는, 거짓말로 자신이 가둬둔 여자를 확인한다고 건네받아 몰래 성수를 묻힌 그 목걸이가 맞았다.


"쯧. 성수의 정보가 새어나갔나."


아무래도 매복은 실패인 모양이다.

이미 정보가 새어나갔다면 괜히 무리할 필요가 없다.


"살아있다면 배신자에게 전해라. 그 여자. 별로 맛없었다고."

"쯧. 할배가 주책이군. 허리 놀릴 힘도 없어지기 전에 빨리 자살이나 하쇼."

"⋯⋯."


구트란이 청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곧바로 모습을 감췄다.

목걸이를 주머니에 쑤셔 넣은 루카스가 뒤를 돌아 전투의 현장으로 걸어나갔다.


내심 쫓아오기를 기대했던 구트란이 켈켈 웃으머 어둠 속으로 몸을 감췄다.

동맹 전선을 구축했던 게랄프의 안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기왕이면 죽었으면 좋겠군.'


동맹의 담보로 내세운 물건이 무사했으면 좋겠다.






* * *





"성공했나?"


나는 물러나는 구트란을 굳이 쫓아가지 않았다.

니콜라스를 죽이고, 카리나도 곤경을 겪게 만든 녀석이다.

따라가봤자 죽는 건 분명 나였을 테니까.


개죽음은 사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구석에서 20명에 달하는 기척이 나타났다.

이쪽을 향해 빠르게 접근한다.


게랄프와 녀석의 수하들이 분명했다.


"걸려들었군."


나는 씨익 웃었다.

게랄프는 4위계의 전사다. 하지만 우리가 보유한 4위계는 두 명.

전체 파티의 숫자로는 불리하지만 경지 앞에서는 숫자가 무의미하다.


당장 나도 2위계 중 떨거지들은 혼자 열 명 넘게 상대할 수도 있었으니.


"이런. 빨리 가야지."


괜히 본대와 합류하지 못해 분단된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나는 부지런히 달려 함정이 설치된 본거지를 벗어나려 했다.


잠깐 달리니 내 감지에 게랄프와 니콜라스가 맞부딪히는 것이 걸려들었다.


격렬한 마나의 파동!


어렴풋이 들러오는 심상 구현의 여파가 여실하다.


[낭혼검법(狼魂劍法). 네 번째 이빨. 쏟아지는 구름.]

[척살검(刺殺劍). 제1결. 심연의 불.]


마침내 도착한 현장은 처참했다.


격돌하는 니콜라스와 게랄프.


니콜라스는 한 손에는 장검, 한 손에는 단검을 든 특이한 모습으로 게랄프의 대검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 뒤에서 이뤄지는 카리나의 학살.


[청염검법(靑炎劍法). 제6식. 파도 가르기.]


말 그대로 물 만난 물고기. 아니, 불 만난 드래곤처럼 거침없이 전장을 휘젓는 카리나의 푸른 불꽃을 담은 검.

고작 3위계와 2위계들로 구성된 클라이머들이 그 검을 받아낼 수 있을 리가 없다.


"크아아아! 구트란 이 씹새끼! 막내야!"

"네!"


가장 안전한 곳에 있던 클라이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친다.

아직 살아있는 놈들이 필사적으로 막았기에 녀석은 도망치는 데에 성공했다.


"지원을 부르러 간다. 쫓아!"


카리나가 길을 열고, 붉은 송곳니 단원들이 주축이 되어 클라이머를 쫓았다.


라분은 어느새 해결사들과 어울리며 2위계의 적을 방패로 때려죽이는 위용을 실시간으로 달성 중이다.

게랄프는 이 모든 광경을 보고서도 어찌하지 못하고 니콜라스의 검을 받아내는 데에 급급했다.


힘을 아끼지 않는 니콜라스와, 전투 뒤를 대비해야 하는 게랄프의 대결이다.

게랄프는 카리나가 자신의 부하들을 다 정리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이 씨발 새끼들! 다 죽여버린다!"


[척살검(刺殺劍). 제8결. 흩어지는 죽음.]


"큭!"


니콜라스가 게랄프의 일격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진다.

게랄프가 향하는 곳은 내가 막고 있는, 구트란이 사라진 본거지가 있는 장소다.


"비켜!"

"싫은데."


게랄프가 검을 들어 올리는 순간 카리나가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게랄프에게 돌진한다.


[청염검법(靑炎劍法). 제4식. 화염꽃.]


게랄프가 힘겹게 카리나의 검을 받아낸다.

팔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아무래도 힘에 부치는 모양.

그런데 자세가 뭔가 될 것 같은 자세다?


카리나가 찍어누르는 힘을 버텨내고 있는 게랄프.

심상 구현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4위계의 필살기나 다름없기에 연속해서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는 검을 뽑아들고 빠르게 게랄프에게 접근했다.


"씨발! 씨발! 개새끼 오지마! 죽인다!"


카리나가 모든 힘을 다해 누르는 검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게랄프.

아직 카리나의 검에는 심상 구현의 여파가 남아있기에 더 힘이 강화되어 있다.


게랄프가 접근하는 내게 눈을 돌렸다.


"잠깐만! 잠깐만!"


크게 올려친 내 검이 게랄프의 오른팔을 어깻죽지부터 잘라내고, 곧 힘을 얻은 카리나의 검이 게랄프의 왼팔을 팔꿈치부터 잘라낸다.


카리나의 검 끝이 게랄프의 옆구리 또한 깊게 베어낸다.


"끄아아아악!"


순식간에 팔 두 개를 모두 잃은 게랄프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그렇게 전투가 끝났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니콜라스가 호각을 크게 불자, 막내라는 놈을 추격하던 붉은 송곳니 길드원들이 돌아왔다.


별 성과를 얻지는 못한 모양이다.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른 니콜라스가 내게 물었다.


"구트란은?"

"매복이 실패한 것을 알자마자 뒤로 도망갔습니다. 굳이 쫓지는 않았습니다."

"잘했다. 덕분에 일이 이렇게 잘 풀리는 군."


내 어깨를 두드려주고 게랄프에게 다가가는 니콜라스.

게랄프가 발을 휘두르며 날린 단검을 어렵지 않게 잡아챈다.


"게랄프. 본인이군."

"씨발. 오지 마! 오지 마!"


곧 사람들에게 제압되는 게랄프.

니콜라스가 게랄프의 품을 뒤져 붉은색 포션을 꺼냈다.


포션.

트롤의 피를 주성분으로 만든 액체로, 마시면 내상이 치료되고, 바르면 외상이 치료된다.


그야말로 '여벌 목숨'이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귀한 물건이다.


"그거 내놔! 씨발 놔!"


니콜라스가 빠르게 손을 움직여 게랄프를 그대로 기절시켰다.

본능적으로 부상 부위의 피를 막던 마나가 기절하며 풀리자 피가 철철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니콜라스가 끈적한 포션을 손에 묻혀 절단면에 바르니 신기하게도 출혈이 그대로 멎어버린다.


"와."


저게 바로 포션.

라분으로 저 포션을 몇 개나 살 수 있을까.

어느새 내 옆에 붙은 라분을 바라보자 나를 보는 녀석의 표정이 묘해진다.


"주인. 또 쓸데없는 걸 생각하고 있다."

"미안."


해결사 중 한 명이 자처해 몸수색을 끝낸 게랄프의 몸을 묶어업었다.

니콜라스가 격렬한 전투 현장을 둘러본 뒤 모두를 불러들였다.


"도망간 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어서 복귀한다."


카리나가 니콜라스의 말을 거들었다.


"구트란이 이미 우리의 습격을 알고 있었으니. 이 이상의 성과를 얻기는 불가능해. 돌아가서 재정비하자."


방향이 정해지자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상자 없이 경상자만 여럿이었다.

경상자 중 처치가 필요한 이는 니콜라스가 포션을 발라주었다.


"포션은 전부 쓰도록 하지. 어중간하게 남겼다가 배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나는 의아해했다.


"니콜라스. 포션이 그렇게 비싸요?"

"경매에 나올 정도니까. 시가라고 봐야지."


시가!

돈을 부르는 황홀한 단어였다.


미궁 탐험이 무엇인가.

결국에는 돈이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다.


나는 복귀를 위해 전열을 정비하는 니콜라스에게 다가갔다.


"게랄프 저 녀석의 본거지가 어디입니까?"

"음? 뭐. 사전 조사 때 외워두기는 했지."


역시 로그의 위치에서 4위계에 다다른 니콜라스는 꼼꼼했다.

나는 여기서 얼마 멀지 않은 게랄프 패거리의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유명 클라이머답게 본거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었지만.


이거면 됐다.


"그러면 먼저 돌아가시죠. 저는 게랄프 녀석 잔당 좀 털어보겠습니다."

"허, 루카스. 자네 정말로?"


니콜라스는 이제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다.


하기야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향수의 존재로 매복을 알아내고, 미끼 역할을 자처해 완벽하게 역습을 성공시키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5인분은 하고도 넘는다.


거기에 더불어 추가 전공까지 노린다?


"제가 없어도 복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죠."

"그거야 그렇다만."

"그러면 여기서부터 우리는 개별적으로 움직이겠습니다."


언제나 든든한 라분이 얼른 내 옆에 붙었다.


나는 욕심쟁이다.

그리고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그 욕심을 무한히 받아줄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아니다. 모든 리스크는 내게 없는 것과 다름없다.


"그쪽 뒷일은 맡기겠습니다."

"⋯⋯."

"최대한 빠르게 돌아오죠."


나는 게랄프 패거리의 막내가 도망갔던 장소를 향해 달려나갔다.

뒤에서 라분이 조용히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작가의말

제목 변경이 신청하자마자 바로 될 줄은 몰랐네요. 갑작스러운 변경에 혼동 오셨을 독자님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검사가 회귀할수록 강해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9/13~14 휴재공지 24.09.12 68 0 -
공지 매일 저녁 10시 20분에 뵙겠습니다. 24.08.17 751 0 -
34 미궁의 무한회귀자 34 NEW +1 4시간 전 216 12 12쪽
33 미궁의 무한회귀자 33 +1 24.09.18 683 25 13쪽
32 미궁의 무한회귀자 32 +1 24.09.17 826 27 11쪽
31 미궁의 무한회귀자 31 +1 24.09.16 887 30 14쪽
30 미궁의 무한회귀자 30 +2 24.09.15 911 31 13쪽
» 미궁의 무한회귀자 29 +2 24.09.12 991 34 11쪽
28 미궁의 무한회귀자 28 +3 24.09.11 1,029 34 11쪽
27 미궁의 무한회귀자 27 +2 24.09.10 1,055 37 13쪽
26 미궁의 무한회귀자 26 +1 24.09.09 1,087 34 16쪽
25 미궁의 무한회귀자 25 +2 24.09.08 1,096 33 12쪽
24 미궁의 무한회귀자 24 +1 24.09.07 1,090 31 11쪽
23 미궁의 무한회귀자 23 +1 24.09.06 1,095 31 12쪽
22 미궁의 무한회귀자 22 +1 24.09.05 1,102 29 11쪽
21 미궁의 무한회귀자 21 +4 24.09.04 1,121 37 14쪽
20 미궁의 무한회귀자 20 +2 24.09.03 1,143 33 14쪽
19 미궁의 무한회귀자 19 +2 24.09.02 1,135 34 13쪽
18 미궁의 무한회귀자 18 +3 24.09.01 1,143 38 12쪽
17 미궁의 무한회귀자 17 +4 24.08.31 1,169 35 14쪽
16 미궁의 무한회귀자 16 +1 24.08.30 1,225 32 14쪽
15 미궁의 무한회귀자 15 +2 24.08.29 1,282 39 12쪽
14 미궁의 무한회귀자 14 +1 24.08.28 1,322 36 12쪽
13 미궁의 무한회귀자 13 +3 24.08.27 1,387 41 12쪽
12 미궁의 무한회귀자 12 +1 24.08.26 1,449 44 16쪽
11 미궁의 무한회귀자 11 +1 24.08.25 1,499 49 13쪽
10 미궁의 무한회귀자 10 +1 24.08.24 1,540 44 12쪽
9 미궁의 무한회귀자 9 +2 24.08.23 1,590 41 12쪽
8 미궁의 무한회귀자 8 +2 24.08.22 1,617 45 10쪽
7 미궁의 무한회귀자 7 +1 24.08.21 1,701 5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