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검사가 회귀할수록 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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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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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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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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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무한회귀자 26

DUMMY





우리는 자연스럽게 켈른의 파티에 합류하여 사람이 없는 미궁의 구석으로 갔다.

켈른이 파티원, 같은 길드의 후배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나저나. 향수라고?"

"네. 저놈한테도 묻어있어요. 집중하고 보시면 힘들지만 보입니다."

"그래?"


켈른의 눈으로 마나가 집중되었다.

눈이 푸른색으로 빛날 지경.

한참을 그 눈으로 클라이머 포로, 스롬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젓는다.


"후. 나는 영 모르겠는데? 전혀 안 보여."


내가 향수가 묻은 부분을 알려줬음에도 켈른은 그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제 마나가 감지 쪽으로 특화되어 있어서 그런가봅니다."

"그래? 하기야 나는 감지 쪽에는 완전히 젬병이지. 로그 없이는 탐험도 못 나가."


켈른은 스롬의 목젖을 탁 쳤다.

쥐 죽은 듯 자는척하던 스롬이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떴다.


"어이. 클라이머."

"넵!"

"지금까지 있었던 일. 자세하게 다시 말해봐.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알겠습니다."


스롬은 체념한 듯 모든 것들을 술술 말했다.


4써클 마법사 구트란과 그 부하들, 그리고 그들의 사냥 비법까지.

켈른이 향수 이야기를 듣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이야. 아예 돈 많은 탐험가들을 납치해서 몸값을 뜯어낸다고? 살인청부까지? 아니, 어차피 미궁에서 뒤질 인생들인데 뭐 그렇게 힘들게 산다냐?"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저나 구트란이라. 제법 거물인데?"

"그래요?"

"4층부터 6층까지 그 녀석 이름으로 된 세력이 존재하는 골칫거리야. 현상금이 100골드쯤 되려나."

"100골드! 대단하다. 주인. 잡으러 가자."

"되겠냐."


어떻게 구트란이 4층부터 6층까지 복수의 층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냐고?


미궁의 개척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진척도. 공양을 통하여 진척도를 100%로 만들면 다음 층으로 향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탐험. 미궁 깊숙이 탐색을 진행하면 다음 층, 혹은 더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어떤 층은 아예 진척도로 개척이 불가능하고 오로지 탐험으로 길을 찾아야 하는 층도 있다고 하니, 장기적인 탐험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다.


"그럼 통로를 꽉 잡고 있겠네요? 통로에 사람 없으면 그 통로는 곧 사라지니까."

"그래. 내가 알기로는 클라이머들이 공동관리를 한다고 들었다. 거기는 거의 요새나 다를 바 없어."


스롬이 알고 있는 구트란 휘하의 4층 클라이머는 최소 34명.

엄청난 숫자다.


"이거, 신입 교육하러 왔다가 일이 커지는데?"

"하하. 동생 도와주십쇼."

"당연히 도와줘야지."


켈른은 스롬을 일으켜 세웠다.

나는 증거 제출을 위해 잘라왔던 클라이머들의 목덜미도 켈른에게 넘겼다.


"자. 가자. 동생은 1시간쯤 뒤에 오라고."

"알겠습니다."


신입들과 켈른, 여섯 명이 다시 안전지대로 귀환했다.

이는 나와 라분이 스롬을 잡고 돌아가면, 내게 향수를 묻힌 놈들이 이상을 눈치채고 도망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작 시비 걸린 걸로 나를 클라이머의 먹이로 던져버리다니.

녀석들도 단단히 미친 녀석이 맞다.


2시간짜리 모래시계가 절반쯤 떨어지고 나서 나와 라분도 미궁 4층의 안전지대로 복귀했다.

사무소에 들어가니 테이블에서 물을 마시던 켈른이 내게 손을 들어 보였다.


"클라이머는요?"

"직원들이 데리고 갔어. 이제 슬슬 끝날 때가 됐는데. 어이쿠! 저 친구도 귀족은 못 되는군."


사무소의 직원이 맥주를 들고나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몸에서 약간이지만 피비린내가 났다.


"이거. 대어인데?"

"그렇지?"

"구트란. 그 새끼 오래는 못 살겠다. 너무 위험한 걸 만들었어."


직원이 맥주를 원샷하고 다시 카운터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올 때는 맥주 3잔이 들려있었다.


"내가 한 잔 산다고 했지? 어차피 오늘 탐험은 공쳤으니까 들어."

"감사합니다."

"고맙다. 목말랐다."

"저 친구 말투는 여전히 웃기네."


직원은 이번에는 잔에 입만 가져다 대었다.


"그나저나 존함이?"

"오우. 내 이름도 안 가르쳐 줬었나. 카일이다."

"그렇군요."

"쨌든 네가 말해준 걔네들은 우리 직원이 잡으러 갔어. 아직 혐의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사실 나야 심증이 강력하지, 그놈들이 범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향수를 묻힐만한 놈은 그놈밖에 없다.


애초에 미궁 4층에서 그놈 말고는 신체 접촉을 한 사람이 없었으니까.


곧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소 안으로 세 사람이 끌려왔다.


"씨발!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사무소가 사람 잡는다!"

"다짜고짜 설명도 없이. 장난해?"

"닥쳐라. 따라오면 안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강해졌다.

카일이 의자를 끌며 일어났다.


"너네들도 따라와. 진행 상황은 알아야지."


우리가 향한 곳은 사무소 건물 지하에 있는 임시 수용소였다.

가장 안쪽 방에서 끌려온 3인이 미친 듯이 구타당하고 있었다.


스롬이 저놈들을 보자마자 내통자라고 그대로 불어버렸기 때문이다.


"악! 제발! 악!"


카일이 구타하던 직원의 어깨를 집었다.

그러자 직원이 구타를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카일이 쪼그려앉아 놈들을 내려다봤다.


"다 알고 왔어. 향수 줘봐."

"대체 그게 무슨 소리⋯⋯."

"야. 이 새끼 덜 맞았다."


직원이 다시 놈을 패기 시작했다.

머리를 집중적으로 맞은 놈이 기절하자 물을 뿌려 다시 깨운다.


"향수."

"패, 팬티 안에."

"아오 씨발. 네가 꺼내."


남자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바지춤을 뒤져 조그마한 병을 꺼냈다.

크기가 엄청 작아 액체가 열 방울도 안 들어가겠다.


"이거 위로 넘기고 와."

"네."

"구트란이 준 거야?"

"저, 저희는 하수인에게 전달만 받았을 뿐이라서."

"접선 장소랑, 다음 접선 시간."

"⋯⋯."


카일이 잠깐 뜸을 들인 뒤 벼락같이 검을 뽑아 놈의 손등에 그대로 찔러 넣었다.


"으, 으아아악!"

"접선 장소랑, 다음 접선 시간."


왼손이 벌벌 떨며 자신의 오른손을 찌르고 있는 검을 향해 다가왔다.

카일은 기다리지 않고 검을 뽑았다.

녀석이 고통에 자지러지자 옆에 엎어져있던 녀석의 동료를 바라본다.


"너도 알고있겠지. 접선 장소랑, 다음 접선 시간."


다음 녀석은 그래도 눈치가 있었다.


"이틀 뒤, 장소는 지도가 있어야⋯"


카일이 턱짓하자 직원이 책을 하나 가져왔다.

책을 펼치니 체계적으로 정리된 미궁의 지도가 나왔다.


저것만 해도 10골드는 우습게 나갈 물건이다.


"천천히 짚어. 시간 많아."


덜덜 떨리는 손이 지도의 한 점을 짚어내었다.

카일이 접선 장소를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 끝나고 다시 보자."


테이블로 돌아오니 탐험가들이 우리의 눈치를 봤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카일은 그쪽으로는 눈짓도 주지 않고 맥주만 퍼마신다.


"어이 카일. 붉은 송곳니가 좀 거들어도 되나?"

"물론이지. 대신 조건이 있어."

"음?"

"청염(靑炎) 정도는 왔으면 좋겠는데. 우리도 지원 요청하겠지만."

"그거야 어렵지 않지. 마침 스케쥴도 딱 맞으니까. 우리가 부탁하고 싶을 정도야."

"청염?"

"아. 루카스 동생은 잘 모르겠구나. 붉은 송곳니 간부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카리나 헤리슨. 4위계지."

"오호."


카일의 턱짓이 나를 향했다.


"어떻게, 너도 한 손 보탤래?"

"에?"

"동생. 나쁠 거 없어. 미궁 사무소 놈들한테 빚 좀 지워놓는 거지."


카일도 말을 거들었다.


"이틀 뒤면 빠듯해. 특히 믿을만한 놈들을 추려야 하는 상황이라서. 너 정도 실력이면 환영이지."


아무래도 미궁 사무소와 붉은 송곳니는 4써클 마법사 구트란을 이참에 건드려볼 생각인 것 같았다.


"보상은 섭섭지 않게 줄 테니까. 사실 장담은 못 하고, 기안은 올려놓을게."

"해야죠 뭐. 위험하지도 않을 것 같고."


켈른 말대로 미궁 사무소와 사이가 좋아서 나쁠 건 없다.


"좋아. 내일 점심에 다시 모이자고. 켈른. 믿을만한 친구들로 모아와. 새어나가면 끝장인 거 알지?"

"당연하지."


켈른이 멀리서 눈치만 보던 신입들을 끌고 얼른 밖으로 나갔다.

카일도 아쉬운 눈빛으로 빈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은 좀 바쁘겠구만?"

"고생하십쇼."

"그래. 내일 보자고. 아. 클라이머 현상금 챙겨가고. 마이트만 현상금이 있는데, 나머지도 클라이머는 확실하니까 기본값은 줄게."


순식간에 금화 두 개를 벌었다.

하루 만에 번 돈이라고 생각하면 많고, 두 번 죽고 번 돈이라고 생각하면 턱없이 적다.


그래도 왜 현상금 사냥꾼이 존재하는지는 알겠다.


나와 라분은 털레털레 사무소 밖으로 나와 미궁 1층으로 돌아갔다.



[미궁 1층으로 귀환하시겠습니까?]


[현재 진척도 27.6%.]



바로 집으로 돌아와 발 뻗고 누웠다.


"으. 콜린 오면 소고기나 먹으러 가자. 라분 너는 안 피곤해?"

"쌩쌩하다."

"난 좀 잘게."

"주인. 자기 전에 돈 좀 줘라."

"응? 돈은 왜?"

"스승에게 간다."


이놈이 미쳤나?

나는 잠깐 멍 때리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고 있는 라분을 보고 씨익 웃었다.


"왜, 클라이머랑 목숨 걸고 싸우니까 배운 게 많아?"

"그렇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

"몸 상하니까 적당히 하고 와. 저녁 먹지 말고⋯ 아니다. 거기 있어. 켄드릭한테도 밥 먹지 말라 하고. 콜린이랑 데리러 갈 테니까."

"알았다."


나는 은화 3개와 함께 라분을 보내고 잤다.

두 시간쯤 자니 콜린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대자로 뻗어 누워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뭐야. 왜 벌써 와? 아침에 가고 저녁에 오네?"

"됐고, 소고기나 먹자."


수련을 마친 라분과 켄드릭, 그의 가족, 콜린.

우리들은 근처 비싼 레스토랑에서 소고기를 구웠다.

가족들은 여전히 나를 조금 어려워하는 눈치였지만 뭐 어떠랴.


이렇게 조금씩 인맥관리를 해줘야지.


하루에 두 번이나 죽었으니 조금 쉴 필요도 있다.

소고기와 와인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발 뻗고 자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하품을 쩍쩍 뱉으며 다시 미궁 4층으로 향했다.


"여! 루카스 동생. 여기야."

"잘 주무셨어요."

"라분. 간다."


켈른의 안내를 받아 지하 감옥으로 가니 총 9명의 탐험가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우리까지 합하면 12명.


그중 가장 출중한 기도를 가진 탐험가에게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금발에 청안.

가느다란 몸과 어울리지 않게 커다란 검을 차고 있는 여성.

붉은 송곳니의 간부. 청염. 카리나 헤리슨.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제대로 싸우면 백 번 죽어도 못 이기겠군.'


4위계. 여기서부터는 천재의 반열에 들어선다.

특출난 재능의 검사가 고련을 거듭한 끝에 다다를 수 있는 경지다.


"자자. 간단히 모였으니 자기소개나 하자고."


붉은 송곳니 탐험가 4명과 사무소가 고용한 해결사 6명.

4위계가 각각 한 명씩, 지원을 위한 2위계 4명, 나머지는 3위계다.


해결사 측의 4위계는 니콜라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카리나와는 다르게 자신의 마나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일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커다란 지도를 버거에 붙였다.


"자, 오늘 미리 들어가서 각 포인트에 매복한다. 안전지대로 통하는 포인트 두 곳, 구트란의 지역으로 통하는 포인트 두 곳이다. 녀석들이 어디로 튈지는 모르지만 구트란 쪽 포인트를 4위계 친구들이 맡는다. 질문 있나?"


니콜라스는 로그인 모양이다. 지도 이곳저곳을 가리킨다.


"아마 이쯤에서 적을 발견할 텐데. 발견하면 바로 요격해도 문제없나?"

"당연하지. 다만 호각은 불어달라고, 적이 더 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알겠다."


카리나는 검자루를 만지작거리며 영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다.


"됐으면 정해준 순서대로 포인트로 가. 모래시계로 시간 맞추고, 호각 받아 가고."


나와 라분, 켈른과 2위계 로그가 한 조가 되었다.

우리는 안전지대에서 가장 가까운 통로를 배정받았다.


카일이 떠나는 내 어깨를 두드렸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구트란이나 다른 4위계 클라이머가 나타나면 무조건 도망가. 덤비면 죽는다. 추적할 수 있으면 추적해.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하암. 잘 다녀오라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미궁 안으로 들어갔다.

로그의 보조를 받으며 탐험을 진행하니 감회가 새롭다.


"확실히 체계적이네."

"걷기. 편하다."


이제 슬슬 인원을 충원하고는 싶은데, 로그로 알아봐야 되나?

나는 미리 스프부터 마시며 이쁜 여자 로그가 우리 파티에 합류하는 상상을 했다.


그렇게 8시간을 걸어 포인트에 도달했다.

우리가 제일 늦게 출발했으니 나머지는 이미 포인트 답사도 끝내놨겠지.


2위계인 로그가 열심히 주변을 수색한 뒤 말햇타.


"여기를 감시하면 됩니다. 근처에 막혀있는 야영지가 있으니 거기서 하룻밤 보내시죠."

"그래. 요 튀어나온 바위 뒤에서 매복하면 되겠어."


우리는 야영지로 들어가 거기서 쉬고 있던 고블린들을 전부 죽였다.

공양을 전제로 했기에 피가 튀든 말든 속전속결로 쓸어버렸다.


그렇게 결행 당일.


멀리서 걸어오는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우리 쪽은 아닌 것 같네요. 세 명."

"오. 루카스. 감지 능력 좋다더니. 거리는 어느 정도야?"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거리도 알 수 있었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원래 본인의 실력의 30%는 숨기라는 말이 있으니까.


내통자가 말한 장소에 정확히 도착한 인영들이 한참을 머무르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희랑 반대쪽으로 갑니다. 대충 카리나가 매복한 방향."

"조이고 들어가자."


우리는 일반 탐험가 흉내를 내며 천천히 적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러던 중, 적이 카리나의 매복에 걸려들었다.


-삐이익!


"뛰어!"


곳곳에서 매복했던 소탕조 인원들이 튀어나왔다.

그대로 100m의 거리를 주파해 호각을 불었던 자리에 도착했다.


거기서 보았다.

4위계. 카리나 헤리슨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청염검법(靑炎劍法) 제4식, 역류(逆流)]


푸른 불꽃이 피어 나오고, 클라이머의 몸이 그대로 양단되었다.


'4위계의 증거.'


3위계의 증거가 검염이라면, 4위계의 증거는 바로 저 심상 구현이다.


심상 구현.

검법의 숨겨진 오의를 끌어내 현실에 구현하는 기술.


말로만 들었지 직접 마주하기는 처음이다.


나도 도달할 수 있을까?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카리나를 응시했다.

카리나는 여전히 지루한 눈으로 자신이 죽인 시체를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잠깐 고개를 들어 올린 카리나와 내 눈이 마주쳤다.

나는 일부러 카리나와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


"아니. 될 거야. 무조건."


더 큰 힘에 대한 갈망이 커져갔다.


그렇게 뒷정리라도 하기 위해 몸을 돌린 순간, 라분이 나를 살짝 밀치고 내 뒤를 막아섰다.


"응? 라분아. 뭔데?"


덜컥인 내가 뒤를 돌아보자 라분이 막아선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카리나 헤리슨.


"여자. 물러나라."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였던 그녀가 나와 라분을 보며 처음으로 감정을 내비쳤다.

그것은 의아함이었다.


오히려 내가 느껴야 할 감정이었다.


라분이 앞세운 방패 너머로 4위계에 다다른 완성된 전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들. 무슨 호흡법을 익힌 거지?"

"!"


카리나의 얼굴은 완연한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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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미궁의 무한회귀자 9 +1 24.08.23 1,285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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