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검사가 회귀할수록 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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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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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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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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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무한회귀자 32

DUMMY






리자드맨 사냥을 목표를 한 미궁 첫날.

나와 라분은 고블린을 우선 사냥했다.


일방적인 학살 후.

나는 시체를 공양하기 전, 장갑을 벗고 반지의 보석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인과를 축적하십시오. 다음 보상까지 3/10.]



좋아. 올랐다. 하지만 셋?


나는 미궁의 바닥에 널브러진 고블린들의 숫자를 세었다.

총 다섯.

셋 보다 둘 많은 숫자다.


"라분. 네가 몇 마리 죽였지?"

"두 마리 죽였다."

"직접 죽였을 때만 쌓이는 군."


다음은 공양.


"라분. 내가 잡은 고블린 한 마리만 공양해봐."

"알았다."


라분은 직접 입으로 말하는 대신 생가으로 공양하는 타입이다.



[시체를 공양합니다.]


[고블린 한 마리. 확인.]


[진척도가 상승합니다. 현재 진척도. 41.8%]



반지는?


[인과를 축적하십시오. 다음 보상까지 2/10.]



공양 시에는 카운트가 줄어든다.


"대충 파악됐어."


예상은 했다. 이 아티팩트는 미궁의 법칙을 따르고 있었으니.

이른바 '미궁 아티팩트(Labyrinth Artefact)', 줄여서 라비팩트.


라비팩트는 이렇게 미궁처럼 이상한 안내 문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사용 시점을 공양이나 귀환과 같이 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 귀동냥으로 들었던 말인데, 내가 진짜 라비팩트를 얻을 줄은 몰랐다.


"라분. 전부 공양해."

"알았다."


이번 고블린 사냥은 난전으로 전투를 진행했기에 피가 잔뜩 튀었다.

반지의 카운트가 깎여나가는 건 아쉽지만 안정적인 탐험을 위해 공양하도록 하자.


"라분. 다음 사냥은 공양 안 할 거야. 피 안 튀게 잡자."

"응? 알겠다."


어차피 하루 정도는 이동을 해야 리자드맨을 만날 수 있다.

나와 라분은 적당한 템포를 유지하며 계속 사냥을 진행했고.



[인과가 축적되었습니다. 10/10.]


[보상을 수령하시겠습니까? 보상 : 혼돈의 상자.]



"혼돈의 상자?"


이게 뭐람?

나는 별생각 없이 수령을 선택했다.



[보상을 수령합니다. 보상 : 혼돈의 상자.]



반지에서 검은빛이 반짝이더니 이내 푸른색 기운을 뿜어낸다.


"오오."

"주인. 뭐냐."

"나도 몰라."


푸른색 기운이 잠시 떠다니더니 내 손안으로 흡수되었다.



[보상 : 미궁 4층 진척도 0.5%를 수령합니다.]


[진척도가 상승합니다. 현재 진척도. 41.9%]



"엥?"


엄청난 연출 효과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보상이 나왔다.


"뭐야?"


반지에 마나를 불어넣자 이내 귓속에 음성이 울린다.



[활성화 대기중. 남은 시간. 15일.]



"15일?"


그러면 15일 뒤에 반지가 활성화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건가?

나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이제 이해가 된다.

살생을 통해 인과를 축적하고, 그 보상을 받는.


"마치 미궁의 진척도 같아."


미궁도 한 층의 진척도 100%를 달성할 경우 보상을 준다.

이 라비팩트도 미궁과 같이 살생을 할 경우 보상을 준다.


"그래도 중복되니 좋은 건 아냐."


진척도를 쌓아 미궁을 개척하려는 나에게는 별로 메리트 있는 물건은 아니다.

반지의 보상을 채우기 위해 진척도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였으니까.


마치 미궁 한 층에만 거주하는, 클라이머를 위한 라비팩트라는 느낌이 강하다.


"당분간은 봉인이다."

"주인. 혼잣말. 그만해라. 이제. 무섭다."

"⋯⋯."


라분에게는 말해도 되겠지.

한결같이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놈이고, 나도 라분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으니.

물론 라분과 내가 생각하는 목숨의 무게는 꽤 많이 다르지만.


"라분. 이 반지가 뭐냐면."


내 설명을 들은 라분이 내 반지를 다시 보았다.


"편지 내용. 볼 때. 게랄프는 미궁 탈출에. 이 반지. 쓰려고 했다."

"그래. 응용력이 좋네."

"라분. 바보 아니다."


구트란이 언급한, 미궁 탈출에 이 라비팩트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이 반지가 가진 무궁한 가능성을 방증하기도 했다.


"좋아. 틈틈이 카운트는 채우자고."


보름이 지난 후에.

순간 여기서 자살하면 카운트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즉시 기각했다.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확실하지도 않은 기간 단축에 내 목숨을 소비할 생각은 없다.


나는 아영 전에 눈에 불을 켜고 전체적인 점검을 했다.

바로 구트란의 향수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탐험 전에도 한 번 했지만 혹시 모르니 정기적으로 점검해줘야 한다.

특히 구트란이 소유하고 있었던 반지는 수시로 해야 하고.


마법사 놈이 뭔 수작을 부릴지 짐작도 안 되기 때문이다.


모든 수색을 이루고서야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나와 라분은 전진하면 할수록 주변의 공기가 습해지는 것을 느꼈다.


"리자드맨. 영역이다."

"그래. 어떻게 할지는 잊지 않았지?"

"숙지 했다."


콜린이 가르쳐 줬기에 어려운 단어도 곧잘 쓰는 라분이다.


머지않아 내 감지에 커다란 생물체 하나가 감지되었다.


"조금 먼 거리에, 리자드맨 한 마리."

"꿀꺽."


콜린에게 적당한 돈을 쥐여주고 미궁 사무소에서 리자드맨에 대한 공부를 바짝 시켰다.


전달 교육을 받은 바에 의하면 리자드맨은 보통 한 마리, 아니면 암수 두 마리가 활동한다고 한다.

덩치는 오크와 비슷하지만 지구력, 순발력이 더 좋아 한 번 포착될 경우 따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천천히 접근하자."


나는 미리 합의된 사항을 위해 라분을 뒤로 세웠다.

처음 상대하는 몬스터의 경우 내가 먼저 적의 강함을 가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리자드맨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자 신발에 물기가 밟히기 시작했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은근히 미궁 벽을 타고 멀리 나아간다.


"빠른 접근은 힘들겠어."


더군다나 군데군데 보이는 이끼까지.

자칫 잘못하면 그대로 미끄러질 수도 있겠다.


약 20m 남겨둔 시점에서 리자드맨으로 추정되는 기척이 걸음을 멈추고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때, 나는 크게 도약해서 놈과의 거리를 10m 안쪽으로 줄여놓은 상태였다.

도마뱀의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당황에 흔들렸다.


검염이 서린 검을 그대로 내려친다.

놈이 창을 들어 내 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내 검은 창대와 함께 리자드맨의 두 팔까지 한 번에 잘라버렸다.


이어진 올려베기에는 검염이 없었다.


약간의 저항감과 함께 놈의 목이 그대로 잘려나갔다.


깔끔한 기습.

라분이 얼른 다가왔다.


"주인. 고생했다."

"그래."


라분이 방패를 들고 리자드맨의 몸 여기저기를 쿵쿵 때렸다.

켄드릭이 전수해 준, 마나를 담은 방패를 이용해 적의 신체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어때?"

"역시. 비늘이 있으니. 오크보다 단단하다."

"방패로 충격을 줄 수 있겠어?"

"충분하다."


아무리 내가 위험을 도외시한다고 하지만 아예 맨몸으로 부딪히지는 않는다.

리자드맨 같이 처음 상대하는 몬스터는 이렇게 체계적으로 사냥 가능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좋아. 공양하고, 다음 기척도 감지됐어."


바로 다음 사냥을 이어간다.

이번에는 검염 없이 검을 부딪힌다.


리자드맨의 창대가 내 검을 막고, 빠르게 움직여 내 허리를 노린다.


"이크."


막무가내로 힘을 믿고 뻗어내는 오크들의 일격보다는 질이 좋은 대응이다.

하지만 형태가 잡히지 않은, 임기응변에 의존하는 리자드맨의 공격을 방어하기는 어렵지 않다.


허리를 막은 뒤 그대로 오른팔 손가락 4개 중 두 개를 베어낸다.


"크륵!"


반격을 막으며 검을 크게 휘둘렀다.

손가락의 균형이 무너진 리자드맨이 창을 놓쳤고, 나는 발로 그 창을 멀리 날려버렸다.


"라분!"

"우어어어!"


라분이 전투의 포효를 내지르며 리자드맨 앞에 섰다.

리자드맨은 몬스터답게 손가락과 무기를 잃었음에도 전의를 잃지 않았다.


그대로 돌격해 라분의 방패와 부딪힌다.


결과는?

리자드맨이 방패에 단단한 부분과 부딪혀 뒤로 밀려난다.


라분의 힘이 리자드맨 한 마리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라분이 기세를 죽이지 않고 그대로 방패를 앞세워 리자드맨과 재격돌했다.


그런데, 리자드맨이 몸을 비틀며 라분에 맞섰다.


"응?"


무게중심을 흩뜨려뜨리는 공격. 방패 돌격에 대한 대응으로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몸을 돌린 리자드맨의 등 뒤에 달린 무언가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로 리자드맨의 꼬리다.

반동을 받아 세차게 휘둘러지는 모습이 제법 무섭다.


"라분! 꼬리 조심!"

"흡!"


내 말을 듣고 본인의 허리를 향해 날아오는 꼬리를 발견한 라분.

오히려 돌격을 선택한다.


"우어어어!"


몸을 방패에 바짝 붙여 리자드맨과 충돌하니 이미 무리한 자세를 잡은 리자드맨이 허물어지고, 라분은 허리에 일격을 맞았지만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리자드맨과 같이 넘어진 자세 그대로 검을 끌어올려 도마뱀의 턱을 뚫었다.

뇌까지 닿은 검이 그대로 리자드맨의 생명을 앗아갔다.


나는 검자루를 들고 넘어진 라분의 목덜미를 툭 쳤다.


"리자드맨 한 마리가 더 있었으면 방금 죽었어."

"⋯⋯꼬리 공격. 예상 못했다."

"확실히,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들어오네."


미리 콜린의 교육을 통해 리자드맨의 꼬리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도, 라분도 꼬리 공격을 예상하지 못한 건 뼈아픈 실책이다.


만약 이런 사전 점검 없이 그대로 전투에 들어가 일격을 당했다면?

부상을 입고 탐험 복귀를 선택했겠지.


부상 회복에 드는 시간 소비는 덤이고.


"더 조심하자. 꼬리 쪽도 계산에 무조건 넣어야겠어. 허리는 어때?"

"문제없다."


마지막 점검은 온전한 리자드맨의 상대다.


미리 우리의 존재를 알려 적 리자드맨이 대비할 시간을 준 뒤, 전위에 라분을 내세운다.

라분이 적절히 탱킹을 하고, 최소한의 검염을 앞세운 내가 리자드맨을 공격하는 진형.


오크 세 마리를 동시에 상대할 때보다 훨씬 쉽게 전투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리자드맨 한 마리 한 마리의 능력은 오크보다 강력하다.

하지만 최대 두 마리씩 돌아다니기에, 소수로 활동하는 우리 파티에게는 오히려 오크보다 적합한 부분이 있었다.


나는 지난번에 완수하지 못한 의뢰 목록을 떠올렸다.

왠지 오기가 생겨 그대로 뜯어 다시 가져왔다.


물론 사무소 직원 카일의 배려를 받아 접수비를 내지는 않았지만.



[리자드맨의 온전한 꼬리 5개]

[리자드맨의 발 3개]

[리자드맨 주술사의 지팡이 1개]



'리자드맨 주술사.'


이번 탐험의 추가 목표인 주술사.

지금 이 기세라면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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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미궁의 무한회귀자 33 NEW 17시간 전 456 21 13쪽
» 미궁의 무한회귀자 32 24.09.17 745 25 11쪽
31 미궁의 무한회귀자 31 24.09.16 815 29 14쪽
30 미궁의 무한회귀자 30 +1 24.09.15 844 30 13쪽
29 미궁의 무한회귀자 29 +1 24.09.12 927 32 11쪽
28 미궁의 무한회귀자 28 +2 24.09.11 967 32 11쪽
27 미궁의 무한회귀자 27 +1 24.09.10 996 35 13쪽
26 미궁의 무한회귀자 26 24.09.09 1,022 32 16쪽
25 미궁의 무한회귀자 25 +1 24.09.08 1,033 32 12쪽
24 미궁의 무한회귀자 24 24.09.07 1,026 30 11쪽
23 미궁의 무한회귀자 23 24.09.06 1,031 30 12쪽
22 미궁의 무한회귀자 22 24.09.05 1,029 29 11쪽
21 미궁의 무한회귀자 21 +3 24.09.04 1,047 35 14쪽
20 미궁의 무한회귀자 20 +1 24.09.03 1,075 30 14쪽
19 미궁의 무한회귀자 19 +1 24.09.02 1,066 30 13쪽
18 미궁의 무한회귀자 18 +2 24.09.01 1,073 36 12쪽
17 미궁의 무한회귀자 17 +3 24.08.31 1,096 34 14쪽
16 미궁의 무한회귀자 16 24.08.30 1,146 31 14쪽
15 미궁의 무한회귀자 15 +1 24.08.29 1,198 38 12쪽
14 미궁의 무한회귀자 14 24.08.28 1,238 35 12쪽
13 미궁의 무한회귀자 13 +2 24.08.27 1,300 38 12쪽
12 미궁의 무한회귀자 12 24.08.26 1,359 41 16쪽
11 미궁의 무한회귀자 11 24.08.25 1,408 45 13쪽
10 미궁의 무한회귀자 10 24.08.24 1,446 42 12쪽
9 미궁의 무한회귀자 9 +1 24.08.23 1,490 38 12쪽
8 미궁의 무한회귀자 8 +1 24.08.22 1,515 41 10쪽
7 미궁의 무한회귀자 7 24.08.21 1,595 47 11쪽
6 미궁의 무한회귀자 6 24.08.20 1,604 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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