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특성으로 대미궁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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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펠루스
작품등록일 :
2024.08.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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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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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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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4

DUMMY

“흠.”


이 돌들에서는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 이 기운이 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마석’ 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내가 마나를 각성했기 때문에 이 기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비만 고블린은 이걸 왜 모아놓고 있었을까?’


지금의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뭔가 용도가 있으니까 이렇게 모아두지 않았을까?


‘어디다 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져가야겠어.’


싸우기 전에 내려놨던 전동드릴은 싸움의 여파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산산이 조각나서 바닥에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다시 챙겨갈 이유는 없었다.


‘돌아가는 길이 좀 고되겠네.’


온몸에 쑤시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았다.


비만 고블린에게 정타로 맞지는 않았지만, 이래저래 공격을 막으면서 데미지가 좀 쌓여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과하게 힘을 쓴 내 양팔이겠지만.


처음보다 나아진 거지 지금도 내 팔은 욱신거리는 통증이 올라오고 있었다.


비만 고블린의 주머니들은 내 패딩 주머니에 집어넣고 양손에 부러진 뼈 지팡이를 들고 ‘회귀본능’에 따라 문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다행히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별거 아니라면 아니겠지만 죽은 비만 고블린의 몸에서 나왔을 걸로 추정되는 제법 큼직한 마석을 하나 더 얻은 일이 있었지만.


전투가 있었던 장소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곳이었는데 마나가 느껴지는 장소가 있어서 살펴봤더니 피 뭍은 마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만 고블린과 같은 녹색 피라서 놈의 몸에서 나온 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만 고블린이 모아두었던 마석들보다 조금 더 크기가 큰 마석이 었다.


아직 용도는 모르지만 만약에 어딘가 쓸모가 있다면 다른 마석들 보다는 가격을 좀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것 말고는 정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조금 불안한 것은 상태 창의 타이머가 00:00:00이 되었다는 건데···.


타이머의 시간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를 모르니까 불안함이 가중되고 있었다.


‘설마 타이머가 0이 되면 들어갈 수 없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불안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문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는 없었다.


얼마나 더 움직였을까?


이제 숲은 거의 끝나가고 내가 들어왔던, 문이 있던 지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문이 가까워지는 만큼 내 심장도 점점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함 때문일까, 혹시라도 잘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일까.


어느 쪽이 됐든지 간에 조금만 있으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은 내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반투명한 상태였다.


‘이러면 들어갈 수 없다는 건가?’


난 문의 반투명한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하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에 손을 올려봤다.


철컥


“어?”


내 손에 잡힌 문손잡이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내가 나오기 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는 내 방의 전경을 바라보다 기쁜 마음으로 익숙한 내방에 발을 디뎠다.


이곳에 산 지 3년은 됐는데, 방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이렇게 가벼웠던 적이 없었다.


띠링


[정시현이 이세계로 무사히 귀환하였습니다.]


[대미궁을 무사히 탐험했습니다.]


[첫 탐험 성공에 대한 보상을 지급합니다.]


[스탯이 상승합니다.]


[주어진 시간을 초과해서 대미궁을 탐험하였습니다.]


[초과시간에 대한 보상을 추가 지급합니다.]


[추가 스탯을 지급합니다.]


우와


뭐지?


순식간에 내 눈앞에 글자들이 떠올랐다.


보상이 스탯 추가라니.


“상태창.”


[ 이름 : 정시현 ] -24:00:00

힘 : 43

민첩 : 7

체력 : 8

지능 : 16

마나 : 160

내성 : 전격 내성

기술 : 기초전격 마법


​- 이세계인 특전 

혈계인자 계승 - 천둥거인의 힘

회귀본능


자유스탯 포인트 : 5


힘과 지능에는 변화가 없지만, 민첩과 체력은 꽤 많이 오른 것이 눈에 보였다.


‘민첩이 2가 오르고 체력이 5가 오른 건가?’


그리고 타이머가 -24시간으로 표시된 것이 보였다.


‘혹시?’


난 다급하게 닫힌 문을 열어 봤다.


그곳에는 내가 조금 전까지 있었던 숲속 공터가 아닌 내게는 너무 익숙한 빌라의 복도가 눈앞에 있었다.


“하하.”


난 문을 닫고 내가 지금까지 꿈이라도 꾼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직 내 손에 들려있는 천둥거인의 뼈를 보고 꿈은 아니라는 생각을 굳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내일 당장 방을 빼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금세 난 고개를 저어버렸다.


지루하고, 지루하기만 하던 인생에 생긴 변화에 난 솔직히 너무나도 기뻤으니까.


목숨을 걸어야 했지만 그것을 이겨냈을 때의 기쁨이라는 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난 아마도 평범한 생활에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이머의 -24라는 표기는 24시간 후에 다시 저 문을 통해 대미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겠지.


더 이상 피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부모도 형제도 없는 난 어차피 현재 생활에 큰 미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준비는 좀 더 철저히 해두는 게 좋을 것 같기는 해.’


첫 모험은 정말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아무런 준비도 할 수 없었다.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이상 그 안에 할 수 있는 준비는 철저히 해서 출발해야겠지.


그럼 일단 씻고 잠을 좀 자야겠다.


***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으으 온몸에 쑤시지 않은 곳이 없다.

정말 죽을 것 같다.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아침부터 도대체 누구야 진짜.’


난 잘 움직여지지도 않는 팔을 고통을 참아가며 움직여서 내 핸드폰을 잡아갔다.

난 피곤함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로 간신히 통화버튼만을 눌렀다.


“으으, 여보세요.”


“···정시현.”


난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꼈다.


사장님이 이 시간에 왜 전화를 거셨지?


“너 밤새 뭘 했길래 목소리가 그래? 이상한 핑계를 대고 클럽에서 밤이라도 샜냐?”


“윽,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클럽같이 팔자 좋은 곳은 가본 적도 없다고요.”


“그럼 뭘 했길래 목소리가 반쯤 죽어가는 건데?”


숲속을 10시간 정도 걷고 비만 고블린과 목숨을 거는 싸움을 해서 간신히 살아 돌아왔죠, 라고 예기하면 어제보다 더 미친놈으로 보시겠지?


“······ 그게 밤을 좀 새기는 했는데. 그게 사정이 있었거든요.”


“너 지금 당장 이리 튀어와.”


“지금이요?”


“그래 지금 당장!! 너희 집 여기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씻는 거 다 포함해서 10분 안에 튀어와라. 알겠어?”


“어, 저기 그러니까···.”


“알겠어! 모르겠어!!”


“아, 알겠어요. 바로 갈게요.”


***




“마셔.”


“네.”


난 지은 죄가 있어서 괜히 사장님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사장님이 주신 음료수만 홀짝거렸다.


“시현아.”


“네.”


“형이 어지간하면 다른 사람들 일에 참견하는 거는 싫어하거든. 근데 어제 너랑 전화하는데 진짜 걱정이 너무 되더라고. 분명히 너랑 나랑은 알바생이랑 사장으로 만나기는 했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난 너를 단순한 알바라고 생각한 적은 처음 얼마 빼고는 얼마 안 돼.”


“네.”


“근데,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동생이 갑자기 이상한 얘기를 하고 그러는데 내가 걱정되겠냐 안 되겠냐.”


“되겠죠?”


난 사장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사장님의 얼굴은 진지하게 나를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내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겠지.


솔직히 사장님은, 아니 은성이 형을 생각하는 마음은 나도 비슷했다.


나도 사람 새끼인데 자기를 잘 챙겨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시현아 네가 형을 믿는다면 형한테는 솔직하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형이 도와줄 일이 있으면 형이 도와줄 테니까···. 솔직하게 얘기해봐.”


“······.”


음,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형이 이렇게까지 얘기한 다는 건 정말 생각을 많이 하고 얘기한다는 건데.


그리고 이 형만큼 믿을만한 사람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형이 믿어만 준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다.


“형. 진짜 제 말을 믿어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은성이 형은 내 눈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대답했다.


“네가 솔직하게만 얘기해준다면.”


“후우. 형 그럼 일단 우리 집에 잠깐 들리시죠.”


“응? 너희 집에는 갑자기 왜?”


“형이 제 말을 믿어 주시려면 몇 가지 보여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흠. 좋아. 가보자.”


집까지 가는 길에는 둘 다 말이 없었다.

사실 지금은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믿기 어려울 테니까 일부러 말을 하지 않은 것도 있고, 은성이 형도 이래저래 생각할 것이 많은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끊어졌다.


***


철컥


“들어오세요.”


“그래. 네 방은 뭐 하나 변한 게 없구나.”


“남자 혼자 사는 방이 다 그렇죠. 뭐,”


“그래서 네 구린내 나는 방을 보여주려고 한 건 아닐 테고, 뭘 보여 주겠다는 거냐.”


“형. 어제 제가 했던 얘기 기억하세요?”


“뭐? 아, 네 방밖에 숲이 있다는 얘기? 너무 충격적이라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 자식아. 어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거야 진짜?”


“형. 그 얘기 거짓말이 아니었어요. 진짜로 문을 여는 순간 숲이 펼쳐져 있었어요. 그게 일반적인 숲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하아. 시현아. 형이 분명히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했었지.”


“잠시만요.”


“뭐?”


난 침대 밑에서 천둥거인의 뼈를 꺼내들었다.


“어? 그게 뭐야?”


“어제 그 숲에서 주워온 거예요.”


“이걸 주워 왔다고?”


“네 그거 말고도 이런 것도 있어요.”


난 채상옆에 두었던 마석주머니도 꺼내서 은성이 형에게 건네줬다.


“이건 뭐야?”


“한번 열어보세요. 그건 일단 제가 마석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실제로 뭐라고 불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형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일반 적인 보석 같은 느낌은 아니에요.”


“······.”


마석을 꺼내 살펴보던 은성이 형은 말이 없어졌다.


난 그런 은성이 형이 다시 말을 꺼낼 때까지 좀 기다리기로 했다.


“······시현아, 형 물 한 잔만 줄 수 있냐?”


“예. 잠시만요.”


꿀꺽꿀꺽


목이 많이 타셨는지 한 컵의 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그러니까 정리해보자면 어제 나랑 통화한 다음에 그 숲속에 들어가서 이것들을 가지고 나왔다는 거지?”


“네. 좀 많이 간략하게 얘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죠.”


“······.”


형은 내가 꺼내 놓은 천둥거인의 뼈와 마석을 번갈아 쳐다보며 할 말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지금 얘기는 단순히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를 물어보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내가 얘기할 것은.


“형. 혹시 저한테 투자해 보실 생각 없으세요?”


“투자?”


“예, 투자요.”


은성이 형은 뜻밖의 얘기에 조금 놀란 것처럼 보였다.


난 형과 집으로 오면서 정리했던 생각들을 형에게 풀어 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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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24.09.14 90 4 13쪽
24 24 24.09.13 101 2 13쪽
23 23 24.09.12 106 3 12쪽
22 22 24.09.11 115 4 11쪽
21 21 24.09.10 112 4 12쪽
20 20 24.09.09 117 5 12쪽
19 19 24.09.08 133 4 13쪽
18 18 24.09.07 147 4 12쪽
17 17 24.09.06 142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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