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특성으로 대미궁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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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펠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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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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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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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UMMY

이 독특하면서 시큼한 냄새는 내가 처음 죽인 몬스터, 비만 고블린에게서 맡았 던 냄새였다.


난 문 주위의 풀숲을 집중해서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자 군데군데 어색한 부분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으면 기습에 당했겠어.’


그냥 봤을 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저 특유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었다면 난 그대로 저 함정에 당했을 거다.

그만큼 고블린들의 은신 기술은 뛰어나 보였다.


이놈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니 대미궁의 고블린들은 지능이 굉장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신을 한 채 함정을 파고 기다릴 줄이야.

전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지? 고블린들도 후각이 발달해 있나? 아니면 추적 기술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건가?’


저렇게 뛰어난 은신 기술이 있는 걸 보면 추적 기술 같은 게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어 보였다.


저번에 상대한 비만 고블린만 해도 간단한 도구들을 가지고 있던 걸 보면 기술 수준이 높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도 처음 대미궁에 들어왔던 날의 내가 아니었다.


은성이 형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이기는 했지만, 어제보다 겁나 강해졌다는 얘기는 사실 많이 축소해서 말 한 거였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어제의 나 정도는 100명이 와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대미궁으로 발을 디뎠다.


[23:59:59]


타이머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나를 내보낸 내 방문은 다시 반투명하게 돌아갔다.


난 오른손을 들어 마나를 끌어모아서 내 안의 이미지를 현실에 쏟아 냈다.


“전격 그물!!”


파지지지지직!!!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전격의 그물은 내 주위에 밝은 빛을 흩뿌리며 퍼져나갔다.


케게게게게겍!!!!!


내가 던진 전격의 그물에 걸린 고블린들이 미친 듯이 몸을 떨며 비명을 질러 대기 시작했지만, 비명을 아무리 지른다고 해도 전격의 그물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장관이네.’


다른 생물이 죽어가는 장면이 보기 좋을 수는 없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새하얗게 빛나는 전격의 그물은 그 자체만으로 신비한 광경이었다.


‘근데 앞으로 전기구이 통닭은 못 먹을 것 같아···.’


묘하게 전기구이 통닭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고블린들의 시체들을 보며 든 생각이었다.


파칙, 파칙, 파치칙


꽤 넓은 범위에 퍼져있던 전격의 그물이 거의 잦아든 것 같아 보이자, 난 죽은 고블린들의 시체를 뒤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냥 후 파밍은 국룰이지.’


주위에 죽어있는 고블린들은 비만 고블린만큼 큰 놈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숫자가 많으니 뭐라도 가진 건 있겠거니 싶어서 사체들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 비만 고블린은 뭔가 특별한 놈이었던 건가? 그렇다면 그 녀석의 복수를 위해서 나를 찾아 나선 걸까?’


내가 죽인 비만 고블린이 고블린 주에 높은 위치를 가지고 있다면 그 복수를 위해 나를 추적했을 수 도 있어보였다.


여기 쓰러져있는 고블린들이 일반 고블린이라면 내가 처음 죽인 고블린은 확실히 특별해 보이기는 했으니까.


정말로 복수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고블린들에 대한 경계심을 높일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어디 보자. 이놈은 아무것도 없고. 이놈도 아무것도 없네.”


내가 죽인 고블린들 태반이 빈털터리 였다.


그나마 쓸모 있어 보였던 독액도 내 전격에 타서 다 증발해 버린 것 같았다.


개중에 몇 마리만이 작은 마석조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죽인 고블린들이 거의 50마리는 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거의 아무것도 못 건진거나 다름없었다.


“그 큰놈이 보물 고블린이었네.”


난 더 뒤져봤자 나올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쯤에서 정리하고 원래 가려고 했던 유적으로 가려고 했다.


슉, 슉, 슉, 슉 -


픽, 픽, 픽, 픽


“앗 따가워!! 뭐야 이게?”


내 등과 엉덩이 쪽에 뭔가가 잔뜩 꽃이는 느낌이 나서 뒤를 돌아보니 10마리가 넘는 고블린들이 바람총을 들고 서 있었다.


“아직 남은 놈들이 있었다니.”


난 다시 마법을 사용하려고 해봤지만 마나가 잘 모이지 않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어질어질한 기분이 들면서 몸이 점점 마비되는 감각 때문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케륵, 케르르르륵, 케륵


내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고블린들은 신이 나서 지들끼리 뭐라고 떠들어대면서 내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거 완전 X 됐네.’


은성이 형한테 조심해서 다니겠다고 한 게 몇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꼴을 당하다니.


‘내가 조심하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난 최대한 정신을 차리려고 해봤지만 내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사이 고블린들은 거의 열걸음 정도 떨어진 위치까지 다가와 있었다.


케륵? 케르르륵?


난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뜨고 녀석들이 뭘 하는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들의 표정을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라면 녀석들은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난 녀석들이 당황한 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기회처럼 느껴졌다.


난 힘이 풀리려고 하는 흑검을 쥔 손을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꽉 쥐고는 비틀거리며 녀석들에게 달려들었다.


녀석들은 내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며 피하려고 해봤지만 피하는 게 너무 느리고, 늦었다.


촤 - 악


내 흑검은 녀석들의 예상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길고 날카로웠다.


반응이 빠른 놈들이 놈들의 조잡한 칼을 들어서 막아 봤지만 흑검은 그 칼까지 잘라내며 고블린들을 양분해버렸다.


이 한 번의 공격에 4마리의 고블린이 죽어버렸다.


내 공격에 놀란 고블린들은 사방팔방 흩어져 도망치기 시작했다.


“헉, 헉, 헉.”


난 한 번의 공격에 온몸의 힘이 빠져가는 느낌에 흑검에 기대어 서 있었다.


고블린들을 쫓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난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내 모든 기력을 쏟아붓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아. 돌아버리겠네! 진짜.’


놈들이 도망쳐서 다행이었다.


이제는 진짜 움직이기도 힘들었으니 말이다.


퓩, 퓩


그때 또다시 뭔가가 날아와 내 몸에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


난 더 이상 몸의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며 내게 다가오는 흑검을 힘없이 휘둘렀다.


그게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이었다.



***


‘으으, 이게 무슨 냄새야? 진짜 코를 막아버리고 싶다.’


난 지독한 냄새에 진저리를 치며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난 몸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뭐지? 내가 식물인간이라도 된 건가?’


난 정신이 번쩍 들어서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난 온몸이 미라처럼 밧줄로 둘둘 감겨있었다.


그 사이로 빼꼼히 튀어나온 발가락을 움직이자 잘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휴우. 다행이다. 식물인간이 된 건 아니었구나.”


“식물인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식물인간이 된 게 5배는 더 좋았을 거야.”


“응?”


난 주위를 둘러 봤지만, 주위에 보이는 생명체는 나밖에 없었다.


내가 묶여있는 이곳은 일종의 도축장처럼 보였다.


천장에는 종류를 알 수 없는 고깃덩어리들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도마 같은 것도 있었고, 그 옆에 있는 화덕에는 불이 올라가 있지는 않았지만 커다란 솥이 자리하고 있었다.


“뭐지? 잘못들은 건가?”


난 처음에 당황했던 기억은 멀리 치우고 현재의 내 상황을 점검해보기 시작했다.


꼬물꼬물


손가락도 움직여보고 발가락도 움직여보고, 묶여있어서 크게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몸에 큰 상처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제 일어나야겠지.


“어떻게 그렇게 일찍 깨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다가 잘리는 더 좋았을텐데 아쉽게 됐네 .”


‘응?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었나. 여기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나 본데, 말하는 걸 보면 고블린 녀석들은 아닌 것 같고.’


“어디서 얘기하는 거냐? 일단 얼굴이나 보고 얘기하는 게 어때?”


“난 네 얼굴이 잘보여.”


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려 했지만 내 몸은 밑에 있는 식탁 같은 것과 같이 묶여 있어서 그 방향까지는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투두둑


나를 묶고 있는 줄은 내가 특별히 큰 힘을 줄것도 없이 너무 가볍게 끊어 졌다.


난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고는 내게 말을 건 존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말을 건 존재는 큰 솥 안에 간신히 얼굴만을 내민채 빠져 있었다.


‘어린애 잖아?’


몸은 알 수 없는 걸쭉한 국물에 덮여 있어서 알아 볼 수 없었지만 얼굴은 굉장히 어려보였다.


이렇게 어린 녀석이 이런 곳에 잡혀오다니.


어려보이는 것 과는 별개로 덮수룩하게 수염이 자라있는 모습은 좀 웃기기는 했다.


난 녀석을 가볍게 들어올려서 솥 안에서 꺼내줬다.


나처럼 꽁꽁싸매져 있지는 않았지만 팔목과 발목은 살을 파고들어 갈 정도로 쎄게 묶여있었다.


게다가 얼마나 오래 솥안에 담겨져있었는지 얼굴을 뺀 나머지 도 팅팅 불어있었다.


꽤나 고통스러웠을 텐데도 신음소리 하나 안내고 있었던 걸 보니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대단해 보였다.


“너 참을성이 대단하구나. 잠시만 기다려.”


난 녀석을 묶고 있는 밧줄을 금새 끊어 버렸다.


수염기른 소년은 밧줄이 풀려도 서지는 못하고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저런, 상처가 생각보다 심한 듯 했다.


하지만 자신의 부상은 신경쓰지 않고 예의 바르게 자신의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날 구해줘서 고맙다 인간. 난 다섯모루 일족의 7번째 망치 타룬의 5번째아들 다룬이다.”


“그래? 난 정시현. 시현이라고 부르면돼. 그런데 움직일 수 있을 것 것 같아?”


내가 보기에는 솔직히 지금 당장 움직이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어린애 치고는 꽤 탄탄하고 다부져 보이는 몸을  있지만 빨갛게 부어있는 관절 부위를 보면 부상이 작아 보이지 않았다.


내 백팩이 있었다면 간단하게 응급처치라도 해줬겠지만 고블린들이 내 짐을 싸그리 털어가서 난 지금 빈털털이 신세였다.


거기다 팬티 한 조각 남겨주지 않아 알몸인 상태였다.


다룬도 자신의 몸상태를 아는지 표정이 어두워져있었다.


“지금은···무리일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누워 있던 곳이 뭐하는 곳인지는 알것 같았다.


주방겸 도축장이라고 하면 될까?


천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들이 매달려 있고 어설프게나마 화덕도  있었다.


“먹히기 직전이었다는 건가?”


“니가 깨어나는게 조금 만 늦었어도 그렇게 됐겠지.”


잘 움직이지도 않는 팔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자신의 팔다리를 마사지 하고있던 다룬이 말했다.


[19:40:16]


잡혀온지는 대략 네 시간 정도 지난 것 같았다.


내가 쓰러진게 문 근처였으니까 고블린들의 마을이 문에서 최소한 네시간 거리 안에 있다는 얘기였다.


“다룬 내가 이곳에 오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것 같아?”


“음,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다. 대략 한 시간 반정도는 될꺼다.”


드워프들의 생체시계는 정확하기 때문에 큰 오차는 없을 거라는 말이 덧붙여졌다. 


그런데.


“드워프라고?!! 다룬 너 인간이 아니었어?”


“내가 어딜 봐서 인간이라는 거냐?!! 이 멋진 수염을 보고?”

도 몰랐다는거냐?“


난 그냥 수염이 좀 어색하게 자란 어린애라고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하지만 지금도 얼굴이 붉어지며 발끈하고 있는 다룬인데,이것까지 얘기하면 진짜 싸움이 날 수도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간신히 입밖으로 내 생각을 얘기하는 것은 참을 수 있었다.


“아, 드워프를 처음봐서 몰랐어.”


“드워프를 처음 봤다고? 그럴수도 있지. 우리가 흔한 종족은 아니니까. 후후”


기분이 풀린 것 처럼 보여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려는데 밖에서 이곳으로 향하는 기척이 느껴졌다.


“쉿. 누군가 오고 있다.”


난 다룬을 들어서 솥뒤로 옮겨 놓고 내가 누워있던 탁자에 있던 쇠꼬챙이를 하나 집어 들어서 문 옆으로 이동했다.


삐걱


문을 열고 들어 온건 조금 살집이 있는 고블린이었다.


빠각


고블린은 우리가 없어진걸 발견하기도 전에 머리가 박살나서 쓰러졌다.


“시현 괜찮나?”


“그래.”


난 문을 닫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고블린이 들어 온걸 보니 빨리 이곳에서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맨 몸으로 그냥 나갈 수는 없고 내 짐은 찾아서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계속해서 원시인 처럼 알몸으로 있을 수는 없었다.


아니 원시인은 최소한 가죽옷이라도 걸치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에덴동산에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 알몸으로 있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뭐라도 걸칠거라도 찾아보자.’


덜렁덜렁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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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24.09.12 107 3 12쪽
22 22 24.09.11 115 4 11쪽
21 21 24.09.10 113 4 12쪽
20 20 24.09.09 118 5 12쪽
19 19 24.09.08 133 4 13쪽
18 18 24.09.07 148 4 12쪽
17 17 24.09.06 143 3 13쪽
16 16 +1 24.09.05 150 7 13쪽
15 15 24.09.04 155 6 12쪽
14 14 24.09.03 169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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