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협박하는 얼굴천재 대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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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작품등록일 :
2024.08.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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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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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DUMMY

"여보."


현빈은 심각한 얼굴로 제 아내를 불렀다.


"응."


예주 역시 남편의 중얼임에 응답했다.


"큰일났지?"

"큰일이야."


두 사람은 거실 한가운데 모여 고민하고 있었다. 둘의 수려한 얼굴은 사뭇 이지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아, 그래서 무엇 때문에 이리 고뇌하고 있냐고?


"우리 아들 너무 잘생겼어!"

"누가 부러워서 유괴하면 어떡하지!"


...그냥 자식 사랑이 좀 지극했다.


"근데 진짜 왜 이리 예쁘지? 어디서 도자기라도 빚은 줄 알았어~"


예주가 감탄하며 한 말이었지만, 의외로 사건의 핵심을 찔렀다. 외모에 모든 인생 포인트를 쓰자마자 얼굴이 새롭게 빚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


"그니까, 이맘때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현빈은 말하면서 제 아들의 볼을 콕콕 눌렀다. 볼살이 넘치도록 푸짐하고, 따뜻했다.


"아우.(그 손 치워라.)"

6개월 산 아들은 제 부모의 바보짓을 받아줄 기력이 없었다. 왜냐고?


'왜긴 왜야! 그 제페토 망할 것이 내 인생 포인트를 싹 탕진해 버렸으니까지!''


***

2시간 전, 아직 사빈과 제페토가 배우가 돼라마라 대치 중이던 때.


'이 나쁜 놈아아아아아!'


사빈은 엉엉 울고 있었다. 진짜 울진 않았지만 마음으로 울었다.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이곳 지구에서 화성 탐사와 테라포밍, 에너지 부족과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싹 날린 거라고!'


인생 포인트 36은 백치에게 쓰면 천재가 되고, 아이큐 100을 가진 평균 지능의 사람에게 쓰면 아인슈타인이 되는 수치다.


'근데 그걸 겨우 외모에 다 쓴다고? 이 망할 놈아!'


8kg도 안 되는 몸으로 씩씩대는 사빈을 본 제페토는 화면상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


[에궁...그래도 울진 마세요.]

'너 때문이잖아!'


물론 전혀 위로가 되진 않았다.


사빈은 서러웠다. 얼마나 서러웠냐면, 이번이 35번째 생이니 인생 포인트가 35여야 하는데 왜 36인지도 의문을 가질 생각을 못했다. 지구가 우주의 지배성이 될 기회가 날라갔는데 인생 포인트 하나가 대수랴.


'해 준다, 해 주면 될 거 아냐!'

[아 진짜요?]


결국 사빈은 두손 두발 다 들 수 밖에 없었다.


까짓것 배우 뭐, 해 봐야지. 설마 이번 인생 전부를 거기 쏟아 바치라고 하겠어? 하는...안일한 생각이기도 했다.

***

다시 현재, 예주와 현빈이 제 아들의 유괴 위험을 걱정하던 이유가 있다.


"고양이 점프슈트 입혀볼까? 다들 귀여운 거 좋아하시잖아."

"디자인은 너무 좋은데 좀 더워보여서. 이 마린룩 어때? 청량하고, 피부톤이랑도 잘 맞으니까."


바로 오늘이 사빈의 첫 외출날이기 때문이다!

물론 병원을 오가기 위해 아주 잠시 나갔던 적은 있지만, 그걸 제외하곤 첫 정식 외출이다.


목적은 바로바로...

"사빈이, 오늘 아빠 업계 동료분들 보러 가는 거야!"


현빈의 대선배님인, 대한민국 국민 성우 조강현의 너튜브 단체촬영 일정!


물론 원래대로라면 아빠인 현빈만 외출했다 돌아오면 될 일이지만, 오늘은 한 가지 사정이 더 있었다.


"이따 저녁 6시 쯤에야 전기랑 수도 돌아온다니까, 그 때 맞춰서 들어올거야~사빈이 이렇게 오래 나가있는 거 처음이지?"

"아우!(이 건물 이상해!)"


바로 사빈과 예주, 현빈이 살고있는 빌라에 정전과 단수가 동시에 일어나서다. 노후된 건물에서 종종 일어나는 사고였지만, 초여름에 6개월짜리 갓난아기를 전기도 물도 없는 상태에서 지내게 두기엔 꺼려지는 게 사실이니까.


-현빈 성우님 최근에 아들 보셨다지 않았어요? 스튜디오 시원하니까 애 데려오세요! 성우님이랑 아내분 닮았으면 엄청 잘생겼을 것 같은데, 화면에 얼굴 비춰줘도 되구~


다행히 선배 성우들의 은혜로 너튜브 촬영장에 사빈을 데려갈 수 있게 되어, 이를 위해 사빈의 첫 공식 외출용 의복을 고르던 것이다.


"좋아요~코디 끝! 환복도 끝!"

"이제 나갑시다~"


부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이런저런 육아용품을 챙긴 뒤, 가스벨브나 창문걸쇠 등을 확인하고 빌라 건물 아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예주는 차의 트렁크를 열고 유아용품이 든 가방을 넣어놨다. 현빈은 안고있던 사빈을 카시트에 앉혀놓고 벨트를 채운 뒤, 노는 걸 좋아하는 한 펭귄의 동영상을 튼 핸드폰을 간이 테이블에 올려놓고 운전석에 앉았다.


"서점 갈 거지? 어디서 내릴거야?"

"시간 조금 애매하니까 사빈이랑 너 먼저 내려. 내가 이따가 픽업 해 줄게."

"알겠어~사빈이도 준비 됐나요?"

"아으.(가라.)"


사빈은 뽀 모 펭귄에 집중하는 척 했다. 제 앞의 두 사람이 얼른 자신에게서 관심을 돌리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야 제페토와의 대화가 좀 더 수월해지니까.


"차에 기스 났더라."

"응."

"어제는 없었는데."

"응."

"우리도 이사 할까?"

"해야지."


사빈의 계획대로, 부부의 대화 초점은 사빈에게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사빈은 뽀 모 씨의 영상을 잠깐 멈추고 속으로 제페토119를 불렀다.


[로딩 중...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무슨 일인가요?]

'잠깐 대화나 하자고.'


사빈은 짧은 팔로 기지개를 쭉 폈다. 이 대화에 긴장감이 없다는 걸 알기에 나오는 행동이다.


'너, 왜 지금 왔느냐?'


사빈이 퉁명스런 눈빛을 하고 제페토119에게 물었다.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대화의 목적을 말하는 게 좋습니다, 사빈.]

'어차피 배우면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야 할 수 있는 거 아니냔 소리다. 대여섯살은 먹었을 때 찾아오지 왜 지금 왔냐고.'

[그 때 왔으면 인생 포인트 미리 다 써 놓을 수 있는데 아니라서 아쉬우셨군요?]


...어떻게 알았지. 사빈은 뜨끔한 기색을 감추려 큼, 큼 헛기침을 했다.


'아니, 그래도 그 때 오면 인생이 좀 안정화도 될 시기고, 부모랑 상호작용도 어색함이 없어지니까...그 때 시작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너무 일러도 좋을 게 없다. 과유 불급이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변명을 덧붙이느라 말이 점점 길어졌다. 사빈은 이전 생까지만 해도 위대한 철학자였던 자신이 이렇게 변명을 하고 있단 사실이 민망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찾아 보셨나요?]


다행히도 제페토119는 대화의 주제를 바꿔주었고, 사빈은 부끄러움을 떨쳐내고 문답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금 제페토 119가 말하고 있는 건 바로 현재까지 나온 영화들이었다. 사빈의 연예계에 대한 지식은 0에 가까운 수준이고, 그 몇 안 되는 지식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연극이었다. 로마의 원형극장과 호메로스의 서사시, 유럽의 오페라 하우스와 베르디의 음악 같은 것들 말이다.


모두 현대의 영화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제페토 119는 사빈에게 자료 몇 가지를 보내주었었다. 그의 이해도를 높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알아봤지.'

[대체로 뭐를...]

'한 1950~7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들로.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배우가 마음에 들더구나.'


...엄청 예전 것만 봤네. 만약 자신에게 육체가 있다면 이때쯤 이마를 손바닥으로 탁 치며 한숨을 쉬었으리라, 제페토119는 생각했다.


[최근 영화는 안 보셨나요?]

'영화야 뭐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느냐.'


츠즛, 츳. 사빈의 답변 직후 뭐 새는 소리가 기계음과 섞여 나기 시작했다.

'...너 지금 혀 찬 거 아니지?'

[아닙니다.]

'맞는 것 같은데.'

[아니라니까.]

'맞다니까.'


사빈이 핸드폰 화면을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던 차에, 갑작스레 현빈이 사빈을 불렀다.


"사빈아, 내리자!"

"어으?(벌써?)"


사빈은 의아한 얼굴을 한 채로 차에서 내려졌다. 서울인 줄 알았더니 이렇게 가까운 곳이었나 의문이 들었지만, 시야에 들어온 높은 건물을 확인하니 의구심은 모조리 사라졌다.


'외벽은 깨끗하고, 유리도 많군. 디자인도 깔끔해.'


자신의 집과 병원을 오가며 볼 수 있던 건물들과는 영 딴판이다. 사빈은 이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이따 5시 정도에 오면 되는거지?"

"응. 사빈아, 말썽 피우지 말고 아빠 말 잘 듣고 있어~이따 보자!"


예주는 인사를 하기 위해 몸을 살짝 숙였지만, 고층 건물에 정신이 팔린 사빈의 고개는 이미 정문을 향해 틀어져 있었다.


"사빈아~엄마 진짜 간다? 사빈아?"


예주는 섭섭한 얼굴을 한 채로 백화점 지하의 대형 서점을 향해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동안 현빈과 사빈은 건물 입구로 들어와 프론트의 안내를 받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실례합니다. 여기 엘리베이터가 6층까지밖에 없는데, 7층은 어디로..."

"아, 현빈 성우님 아니세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작품활동 하시는 거 다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어, 현빈 성우님이요? 시간 괜찮으시면 여기 싸인 좀..."

"아, 예!"


게임회사가 들어온 건물이라 그런지 성우인 현빈을 알아보는 사람이 평소보다 많았다. 명예욕이 원체 없는 현빈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덕분에 현빈에 대한 사빈의 평가가 한 단계 올라갔다. '뭔가 흐물흐물하고 맹한 놈'에서 '왠지 모르게 인기 많고 맹한 놈'으로.


'의외로 재주가 꽤 있었구만, 이번 생의 부모가.'


사빈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둘은 마주친 직원의 안내와 함께 스튜디오 앞에 다 도착했다.


"여깁니다. 그나저나 아드님이 아주 잘 생기셨는데요? 성우님 닮았나봐요."

"그쵸? 근데 사빈이가 저보단 제 아내를 더 닮았어요. 둘 다 고양이처럼 곱게 생겼거든요."

"아내분도 엄청 예쁘신가보다~복 받으셨네요!"


게임회사의 직원은 헤어지기 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성우와 대화도 해볼 겸 해서 말을 건 거지만, 단순히 인사치레로 나온 말들은 아니었다.


'아들 있으신 걸 몰랐다면 공주님이라고 할 뻔했어.'


직원이 사빈을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약간의 편견이 있긴 했지만, 과연 그 느낌대로 사빈의 속눈썹은 요즘 아기 치고도 유달리 길고 풍성했고, 피부는 대리석처럼 하얗고 투명했다. 얼굴도 엄청 작아 하마터면 아이돌 시키실 거죠? 라고 물어볼 뻔 했지 뭔가.


"감사합니다. 제 아내가 좀 예뻐요!"


그렇게 현빈의 팔불출 발언을 끝으로 안내해준 직원과는 작별하고, 스튜디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이고, 현빈 성우님 오셨네!"

"안녕하세요~사빈이 어디 앉혀두면 될까요?

"애 잘 안 운다고 했죠? 여기 카메라 옆에 소파 있어요. 사빈이 오늘 너무 이쁘다~완전 왕자님인데?"

"어으아우우, 이으아!(왕자라니! 한때 대공이었는데 어디서 그런 급 낮은 직위를 갖다대느냐!)"


이들이 스튜디오에 들어갈 때는 몰랐다. 외모수치 47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될지, 제페토를 제외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현빈은 유명 캐릭터의 전담 성우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성우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목소리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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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1) 24.09.11 36 1 12쪽
19 맹신은 금물. 24.09.10 43 1 12쪽
18 이상한 아이.(2) 24.09.09 62 1 11쪽
17 이상한 아이.(1) 24.09.08 75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76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2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96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06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13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22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30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38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48 5 10쪽
7 첫 촬영.(2) 24.08.28 165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195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12 6 12쪽
»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43 6 11쪽
3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61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04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36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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