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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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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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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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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은 금물.

DUMMY

이게 무슨 말이야, 사빈은 잠시 제 눈을 의심했다.


히에리온 오디션이 내년 4월부터라고? 분명 몇 달 전에 판권을 구입한 회사 대표가 교통사고 때문에 크게 다쳐서 미뤄질 거라고 들었는데.


띠롱.


사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을 내밀어 해당 뉴스 기사를 클릭했다.


---

작년 휴고상을 수상한 소설 시리즈 '히에리온'이 영화화를 한다는 소식에 국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특히 작가 마를렌 테일러가 소설에서도 완전히 묘사되지 않았던 히에리온 건물 구조, 학칙, 여러 선생들과 그 외 히에리온 세계관 만의 독창적인 아이템들을 영화상에서 실현하기 위해 따로 사전까지 만들어 주었다는 소문이 최근 그녀의 트위티에서 사실이라고 검증되었기에 팬들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영국의 한 대중지에 따르면 주연 캐릭터들의 오디션은 오는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그 외 조연 캐릭터들의 캐스팅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아진다.


영화화 소식이 확정된 이후 제작사 스톤월 픽처스의 주가는 약 1.72배로 뛰었으며 현재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


"사빈아, 갑자기 왜 그래?"


아차, 속독으로 기사를 빠르게 읽어내리고 있던 사빈은 예주의 말에 놀라 화들짝 고개를 화면에서 떼어냈다.


"여기 뭐 있었어?"


다행히도 예주는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가 기사 내용을 정말로 읽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테니 당연한 거지만.


-"아! 은하수 캐릭터 성우님 지금 4성 뽑으셨어요!"


이후 두 사람은 대략 10분가량 너튜브 생방송을 보다가, 현빈의 오픈 기념 오너먼트 뽑기 100회가 끝나고 맞춰 핸드폰 화면을 닫았다.


"사빈이 잘 시간 한참 남았는데 피곤하겠다, 어서 들어가 자자~"


하암, 예주는 하품을 하며 아들을 대충 양치시킨 다음 침대에 누웠다.


물론 사빈은 안간힘을 다해 깨어있었다. 그에게 지금은 잘 때가 아니라, 어서 전자기기에 접근해서 방금 전 히에리온 영화 주연 오디션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확인해야 할 때여서다.


'...드디어 잠들었나.'


사빈은 옆으로 누워있는 예주의 얼굴을 빤히 관찰했다. 숨소리가 고르고 약한 게 분명 수면 상태인 게 확실했다.


'휴우, 기다리느라 힘들었어.'


그렇게 안심하고 예주의 베개 밑에 있는 핸드폰에 손을 뻗으려 했으나...


"으음."

'헉!'


생각보다 밤귀가 밝았다.


단순히 뒤척이는 타이밍이 우연히 맞은 거라 생각한 사빈은 잠시 기다렸다가 한 번 더 핸드폰을 가져가려고 시도했지만,


"누구야?"


...예주는 베개 밑에 손을 넣자마자 벌떡 일어나 주위를 확인했다. 그새 잠이 깬건지 목소리도 엄청 또렷하다.


"응? 아~사빈이 잠이 안 와서 그래?"

'무슨 젊은 놈이 이리 예민해?!'


사빈은 그 모습을 보고 경악했으나, 다행히 예주는 그 이상 무슨 행동을 하진 않고 사빈에게 이불을 제대로 덮어준 뒤 토닥여주며 본인도 잠들었다.


'이거 아무래도 계획을 바꿔야겠는걸.'


평소에는 핸드폰을 아무데나 팽개치고 다니더니 오늘따라 베개 밑에 넣고 잠든 예주가 조금 야속하긴 했지만, 바꿀 수 없는 일을 원망해서 무엇 하랴, 사빈은 전자기기에 접근할 또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아하, 그러면 되겠군!'


이건 진짜 실패하지 않을 자신 있다. 근자감을 가지고 안방에서 벗어난 사빈은 현관문으로 향했다.


달칵, 문 열리는 소리에 예주가 깨지 않도록 건전지 커버를 열어 개문 음량을 무음으로 설정한 다음 사빈은 밖으로 나갔다.


휘이이-


아파트의 짧은 복도에서는 희미하게 공기 스치는 소리가 났다. 한겨울의 콘크리트 건물 안은 무지하게 추웠다.


밖에 오래 있지 않아도 되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 사빈은 그대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아, 그래서 그 방법이 뭐길래 한 살 짜리인 선우사빈이 집을 막 나서냐 하면...


'서명이이이이인!!!!!!'


옆집이다. 좀 더 자세히는 현관문 나와서 아이 걸음으로 7 발자국인 그곳 말이다.


'서명인! 나와서 나 좀 도와봐라! 빨리! 나 급해!'


귀족 출신인 사빈으로서 이리 날것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모양새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차피 지금은 신분제가 없으니 뭐. 쪽팔림만 조금 감수하면 문제될 건 없다.


[시끄러워! 잠 좀 자자!]


예상한 대로, 명인의 비몽사몽한 목소리가 분노와 섞여 머리에 울렸다. 이를 듣고 사빈은 씩 웃었다. 자신의 예상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아서다.


'후후, 역시 진짜 되는군.'


사실 사빈은 제페토119나 서명인이 아닌 제 쪽에서 텔레파시를 시도해 본 건 처음이다. 그동안은 전자기기를 옆에 두고 부르거나, 아니면 그들이 먼저 사빈의 머릿속으로 말을 건 게 전부였으니까.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생각 중간중간에, 그 생각의 주제에 맞는 말을 하며 끼어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면, 제페토 119와 명인(아마도)은 자신의 생각을 늘, 혹은 거의 대부분 엿보고 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명인은 분명 인간이고, 인간의 뇌는 한 번에, 그러니까 동시에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일은 할 수 없다.


[되긴 뭐가 되는데, 이 개자식아...]


즉, 사빈은 서명인이 자신의 생각을 늘 읽고있기 보다는, 늘 듣고있는 상태에 가까우리라 예상한 것이다. 거의 배경음 틀어놓는 수준으로 무시하되, 집중하고 싶을 땐 바로 들을 수 있게끔.


'그래서 볼륨을 키우면 듣기 싫어도 들릴 거라 예상했지.'

[하아...잠깐만 기다려봐.]


도도도도도. 명인의 집 현관문 너머로 아이가 빠르게 걷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벌컥.


사빈의 추측을 증명하듯 밖으로 나온 명인의 차림새는 랑랑이 잠옷에, 머리는 까치집인 게 금방 자다가 깬 듯 졸려 보였다.


[왜 나를 찾은건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그가 물었다. 잠을 깨운 게 많이도 화난 모양이었다.


'히에리온 오디션이 곧 진행된다는 뉴스를 봤는데, 사실인가?'


명인은 질문을 듣고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까딱였다.


[히에리온에 대한 정보를 내가 알고 있을 거란 보장이라도 있나?]


뭐 그리 당연한 걸 묻는담, 사빈은 퉁명스럽게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곤 답했다.


'제페토를...아니, 제페토119를 통해 나에 대한 정보를 얻었던 거 아닌가.'


사빈네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이사온 또래 아이, 사빈이 곤란할 때 타이밍 좋게 '제가 데리고 촬영장 다녀오겠다.'고 한 이선미 씨, 이 둘이 마침 사빈이 환생자라는 걸 알고있는, 또 다른 환생자(라고 추정되는)인 아이에게서 우연히 만들어진 요소라는 건 극악의 확률이다.


아마 둘 모두 명인의 계획이었을 테고, 그럼 그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루트는 한정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제페토 119였겠지.


'그렇다면 내가 히에리온 출연을 계획해 두고 있단 것도 들었을 테니까.'


설명을 모두 들은 명인은 잠깐 가만히 있다가 피식 웃었다.


[머리 좀 굴렸군.]

'난 원래 굴리면서 살아. 이건 모르나?'


나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더니, 그런 말은 붙이지 않았다. 서명인은 사빈이 학자로서 만나온 사람들 중에서도 손꼽히게 총명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사람들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의 말에 숨은 의도를 귀신같이 알아채곤 했으니까.


[비꼬기는.]


꼭 지금처럼.


명인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사빈에게 따라오라 손짓하고는 그의 집 거실로 향했다. TV밑 수납함 위쪽에 스마트폰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선미는 잘 때 충전을 방이 아니라 거실에서 하나보군?'


그 모습이 의아했던 사빈이 가볍게 질문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의 것이었다.


[무슨 헛소리야? 이건 내 핸드폰인데.]


엥? 1살짜리가 핸드폰을? 이라는 표정이 사빈의 얼굴 위에 떠올랐다.


명인은 한숨을 쉬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선미는 내 정체를 알아.]


뭐? 사빈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을 찡그렸다.


'설마 내 정체도 말한 건 아니겠지?'

[아니야.]


그건 다행이네. 사빈은 안도하다가 약간 불편한 기색으로 당부했다.


'들킬 일 없게 해라.'

[알아.]

'만약 들키면 모든 책임은 네가...'

[알았다고.]


사빈은 더 강조하면 안면에 주먹이 날아올 수도 있을 것 같아 관뒀다. 하지만 말이 멈춘다고 해서 생각까지 멈추진 않는다.


사빈은 초반 몇 개의 인생에서 환생자라는 사실을 들키거나, 들킬 뻔한 적을 떠올렸다. ...모두 끝이 좋지 않았고, 그 끝들은 환생을 들킨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사빈은 뉴스 기사를 찾고있는 서명인을 힐끔 바라봤다.


'...여차하면 죽일까 했는데.'


아무래도 신경을 좀 쓰더라도 옆에서 두고 보는 게 낫겠다고 사빈은 다짐했다. 이 자식도 환생자라면 아직 몇 번 안 한 것 같은데, 어느 세계의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르니 차라리 옆에서 뭐라도 알려주자는 생각으로.


[다 들린다.]

'아차.'

***

몇 분 뒤, 명인은 캡쳐해 놨던 기사 사진을 보여줬다.


[자, 이거나 읽어 봐.]


뭔데? 사빈은 명인의 핸드폰을 받아 그곳에 써 있는 글을 눈으로 훑었다.


---

특히 제작사 측에서 과거 마를렌 테일러가 히에리온의 첫 시리즈 <영웅의 집합>이 영화화, 혹은 애니메이션화가 되면 꼭 넣고싶은 장면 6가지로 꼽았던 부분이 모두 CG가 아닌 세트장으로 실현될 거라 장담하기에

---


...끊겼는데? 사빈은 두 눈을 깜빡거렸다. 이 내용이 뭐가 어때서?


[테일러가 꼽은 6가지 장면이 뭔지 아나?]


사빈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내가 SNS계정이 있어야 알지.


[그럴 줄 알았어.]


쯧, 명인은 혀를 차고 다른 이미지를 하나 더 보여줬다. 과거 마를렌 테일러가 인터뷰한 내용의 텍스트 버전이었다.


---

마를린,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세상에, 벌써 끝인가요?


하하, 저도 많이 아쉽네요. 만약 히에리온이 영상으로 재현될 수 있다면 꼭 보고싶은 장면이 있나요?


오...굉장히 어렵네요.


그치만 재밌잖아요.


당신말이 맞아요. 으음, 우선 입학식 장면이요.


학생이 천 명이 넘는 그 부분이요?


맞아요! 그리고 빌빌의 뒷골목이요. 이건 제가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구경갔을 때를 떠올리며 쓴 거에요. 어렵겠지만 꼭 재현되면 좋겠어요.


빌런 빌리지 챕터! 저도 정말 좋아해요. 아드리안이 구출되는 장면이죠. 혹시...재현을 기대하는 게 골목이에요, 아님 아드리안의 엄청난 기계장치들인가요? 빔을 쏘고 건물을 흡수하는 것들이요!


당연히 둘 다죠!


오 여신이시여, 혹시 영상화가 되지 않길 바라는 건 아니죠?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꿈은 자유라잖아요?

---

글은 그렇게 끝났다. 이 쯤에서 사빈은 슬슬 감을 잡았다. 아동청소년 대상 소설이라길래 별 내용 아닌 줄 알았는데, 히에리온의 장르가 설마...


[히에리온은 장르가 블록버스터라서 세트장 준비에만 1년은 훌쩍 넘게 걸릴 텐데, 오디션이 어떻게 곧 시작된다는 거야?]

'그치만 내가 본 기사에서는 그랬는걸.'


하아, 명인은 사빈이 미디어 리터러시 라는 개념을 아예 모른다고 확신했다.


틱 티디딕, 그의 손가락이 몇 번 빠르게 움직이더니 사빈의 얼굴 앞에 불쑥 화면이 들이밀어졌다. 방금 사빈이 예주의 폰으로 잠깐 봤던 기사다.


'그래, 이 기사에서 오는 4월부터...!'

[참고했다는 영국 신문사 이름을 확인해봐.]


참고? 사빈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슬슬 내렸다. 참조 칸에 써져있는 대중지 이름이...


---

출처: 영국 언론사 《The moon》

---


더 문.


사빈이 미군으로 복무할 때도 익히 알고있던 명칭이다. 아주 유명했으니까.


...전형적인 타블로이드, 그러니까 황색언론 전문으로 말이다.


'...날 속였어!'

[니가 속은거지. 알아들었으면 빨리 들어가서 잠이나 자! 나도 자야해!]


새벽 2시. 기상 예정 시간은 아침 일곱시.


두 한살짜리 아이들의 수면시간은 그렇게 (사빈의 설레발로 인해)빼앗겼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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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1) 24.09.11 36 1 12쪽
» 맹신은 금물. 24.09.10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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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상한 아이.(1) 24.09.08 75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75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2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96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05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13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22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30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37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48 5 10쪽
7 첫 촬영.(2) 24.08.28 165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195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12 6 12쪽
4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42 6 11쪽
3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60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03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36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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