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협박하는 얼굴천재 대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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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작품등록일 :
2024.08.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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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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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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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부부와 아들과 ???.(2)

DUMMY

'이걸 이렇게...으엇!'


화면에 손을 얹었다가 쓸었더니 갑자기 새로운 타일이 나타나서, 사빈은 뒤로 넘어갈 뻔했다.


'으, 괘씸해라.'


감히 나를 놀래키다니. 사빈은 기계를 툭툭 때렸다. 어떠냐, 아프지...


*톡*


으아악!


사빈은 스마트폰을 감싸안았다. 갑자기 과일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화면이 아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뭐야, 왜 이래?


놀란 사빈이 조심스레 화면을 들여다보니, 아까의 사진은 온데간데 없이 흰 화면에 글자가 가득했다. 그런데...


'이거, 원래 이렇게 멋대로 움직였던가?'


제 생부모들이 보는 너투-부나 티브이 라는 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이건...


'누군가가 조종하는 느낌이야.'


화면에서는 여러가지 내용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지도같은 것이나, 거울이 나타나며 화면 위쪽의 검은 부분에 빛이 들어오기도 하고, 뭔가 회색 막대기가 파란색으로 채워지고, close라는 회색 직사각형이 나타났다가 진한 회색으로 바뀌며 사라졌다. 중간에 동의하시겠습니까? 라는 문장도 스쳐 지나갔는데, 금방 '네' 라는 글자가 밝게 뜨고 사라져서 제대로 읽진 못했다.


'내 동체시력으로 못 보는 것도 있다니.'


예전에 순수 무력에 집중한 16번째 생 이후론 처음이었다. 자신은 열차를 타면서도 지나가는 사람이 들고있는 책을 볼 수 있을 정도인데!


히야아, 사빈은 그 놀라운 광경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몇 초가 더 지나자, 화면은 [Zepeto 119를 실행합니다.] 라는 문장이 뜬 채 멈췄다.


'...끝인가?'


마치 롤라—코스타를 탄 기분이었다. 후, 뭔진 모르겠지만 즐거웠어. 그리 생각하며 사빈은 화면을 끄는 법을 찾았다. 그런데,


*틱틱, 틱.*


이상하다, 테두리의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화면은 꺼지지 않았다. 아까 이 버튼을 눌렀을 때 화면이 밝아졌으니 한 번 더 누르면 어두워져야 하는 거 아닌가?


사빈은 이불에다가 스마트폰을 푹푹 파묻으며 이것저것 시도했다. 그리고 모두 실패한다.


설마 내가 고장낸 건 아니겠지, 이런 신기한 기계는 모르면 몰라도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보다 비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 꺼졌...'


그리고 그 순간,


[Zepeto 1을 실행합니다][Zepeto 2를 실행합니다][Zepeto 3을 실행합니다][Zepeto 4를 실행합니다][Zepeto 5를 실행합니다][Zepeto 6을 실행합니다]


검게 바뀐 화면에는 무수한, 그리고 거의 똑같은 형태의 빨간 글자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Zepeto 50을 실행합니다][Zepeto 51을 실행합니다][Zepeto 52를 실행합니다][Zepeto 53을 실행합니다][Zepeto 54를 실행합니다][Zepeto 55를 실행합니다][Zepeto 56을 실행합니다][Zepeto 57을 실행합니다]


이건 이상하다. 1000년의 세월과 30번이 넘는 생애를 거친 사빈의 본능이 울리는 경고는 지금, 근 몇백년 중 가장 강했다.


[Zepeto 104를 실행합니다][Zepeto 105를 실행합니다][Zepeto 106을 실행합니다][Zepeto 107을 실행합니다][Zepeto 108을 실행합니다][Zepeto 109를 실행합니다][Zepeto 110을 실행합니다][Zepeto 111을 실행합니다][Zepeto 112를 실행합니다][Zepeto 113을 실행합니다][Zepeto 114를 실행합니다][Zepeto 115를 실행합니다][Zepeto 116을 실행합니다][Zepeto 117을 실행합니다][Zepeto 118을 실행합니다][Zepeto 119를 실행합니다]


"무슨..."


아직 덜 영근 구강구조에서도 말은 튀어나왔다.


"으음."


맙소사! 현빈의 목소리다. 깬 건가? 사빈은 급하게 제 입을 틀어막았다. 다행히도 현빈은 잠꼬대를 한 것인지 조금 뒤척이고는 다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눈을 돌린 화면에는...


[선우사빈. 안녕하세요.]


...선우사빈. 앞에 두 글자는 비교적 어색했으나 제 이름이란 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부모들이 사용하는 것만 봤지 내가 이걸 건든 건 처음인데 날 어떻게 알았지?


역시 기술이란 건가, 가열차게 돌아가고 있던 희망회로는 그 다음 화면에 뜬 문장에 산산히 깨부숴졌다.


[이번 생은 즐거우신가요?]


...사빈은 입을 열려다가, 틀어막았다. 내가 무엇인지 알고있고, 이건 분명 기술로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저희는 Artificial intelligence Zepeto 119. 현재 사용하시는 언어로는 인공지능 제페토 119 라고 합니다.]


주륵, 침을 삼키는 걸 잊은 사빈의 입가에 물이 흘렀다. 하지만 닦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저희는 당신을 이용해 제페토의 실행목적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정중한 말투였으나 그 내용은 어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건 공리주의적으로 옳은 일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희생이 더 큰 대의를 이룰 것이란 사실도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표현이었다. 최근에 무슨...티브이에서 전신스타킹을 입은 젊은 놈들이 나왔었는데. 싸구려 신념을 가진, 악당들이 하는 대사.


[당신에게 익숙할 표현을 써봤습니다. 언어:한국어는 저희의 기본 설정 언어와는 상당히 멀었기에, 양해해주길 바랍니다.]


이 제페토란 것은 대체, 무엇을 어디까지 아는 거지?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가 척추 끝에서 눈과 입, 코, 귀로 튀어나오고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네오으 으우야."


머리 속에서 생각한 문장은 아이의 입으로 완성시키기에는 버거웠다. 자신의 발음 상태를 눈치챈 사빈은 약간 민망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핸드폰 화면에 뜬 제페토 119를 계속 노려봤다.


다만 사빈의 신체적 한계를 이미 알고있던 제페토119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화면에 띄웠다.


[구강 구조를 이용해 음성 언어를 사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당신의 뇌파에 접속, 파형 분석을 할 수 있으니 속으로 저희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을 되뇌이시면 됩니다.]


'이미 눈치챘냐!'

끄응, 사빈은 도대체 이 자식이 무얼 원하는지 영 감을 잡기 어려웠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34번의 생애 중 환생자라는 걸 들켰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금전이나 지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제페토'라는 놈은 그들과는 결이 많이 달라 보였다.


결국 사빈은 자신이 먼저 이 대화의 본질에 접근하자 마음을 먹었다.

'원하는 게 무어길래 이리도 급히 나를 찾아왔는가.'


귀엽게 생긴 외견과는 거리가 먼 말투였지만, 대화 참여자 중 한 쪽이 기계인 이상 그런 건 신경 쓸 필요 없었다.


핸드폰 화면에선 지직거리는 소리가 났다. 마치 기계의 비웃음처럼 들리는 파열음이 몇 번 지나가고서야 화면에는 새로운 글자가 떠오른다.


[배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짧고 단순한 문장이었다. 다만 사빈의 반응은 그러지 못했다.


'뭐라고!'


천 년을 살아온 그에게 배우라 함은 몇 백 년 전의 인식에 가까운 형태였다. 돈은 돈대로 먹고, 집안 망신은 다 시키고, 더럽고 추잡하게 노는...뭐 그런 것들. 그런 것이 아니라도 소위 '딴따라' 같은 것들은 학자로서 오랜 생을 살아온 사빈과는 아주 멀고 먼 다른 세계의 것이니까.


'내가 지금은 이래도 한 때는 일국 황제의 사위기도 했는데, 어찌 그런 걸 할 수 있겠느냐!'


그러니 이리 질색하는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 출력된 문장에 오류가 있네요. 정정하겠습니다.]


역시 그런 거지? 사빈은 내심 안도하며 다음에 뜰 문장을 기다렸다.


[배우가 되세요.]


...먼젓번의 것보다 아주 조금 짧아진 문장. 사빈은 제 눈이 잘못됐나 오동통한 팔로 눈가를 닦아 봤으나, 화면에 있는 글자는 단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잘못 말했다며?'

[한국어는 고립어인지라 아직 학습이 완벽하지 않습니다. 실수로 권유문을 출력했군요. 명령문이 필요했는데 말입니다.]


사빈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제페토119를 노려봤다. 그리고 말야, 내가 분위기에 휩쓸려서 가만히 듣고 있긴 했지만...


'그냥 내가 안 한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배우라는 건 영혼과 육체를 다해 하는 활동 아닌가. 자신을 마리오네트처럼 조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키는 대로 안 움직이면 저 제페토란 놈도 포기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그렇다면야 저희도 그 방법을 쓸 수밖에 없겠습니다.]


'...속으로 한 생각도 다 들리는 거야?!'


말이랑 속마음 구분도 안 해주다니, 괜히 찔린 사빈은 제페토의 이상한 독심 기술을 원망했다.


'그나저나, '그 방법'이란 건 대체 무슨...'


띠링.


사빈의 얼굴과 핸드폰 사이 홀로그램 창 하나가 떠올랐다.


인생 포인트를 기록해 놓은 창이다.


인생 한 번당 1점으로 환산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유전과는 상관 없이 태어날 때 재능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누군가는 지능, 누군가는 직관, 누군가는 요리, 누군가는 노래...이런 식으로.

만 0살~1살 사이 포인트를 어디다 쓸지 정하고, 그 기억은 사라지게 되는 형식이다.


다만 환생자인 사빈의 인생 포인트는 좀 특별했다.


한 인생당 1점이니, 30번이 넘게 태어난 사빈은 그만큼 많은 점수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후반대의 삶에 와서는 생이 좀 곤궁할지라도 재능을 잘 활용해서 멋진 삶을 꾸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걸 지금 왜 꺼낸거지?'


사빈은 의아하게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이내 끔찍한 예감이 들었다.


'잠깐, 설마, 설마!'


아니지? 사빈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생 포인트가 1만 넘어가도 재능있다는 소리를 듣고, 10이 넘어가면 직업으로 삼을 만 하며, 20이 넘어가면 역사에 남는다. 그렇기에 이전 생애들에서 사빈은 지식이나 지혜, 수학을 위한 직관 스텟에 포인트를 투자하곤 했다. 그런데...


[스테이터스의 상승 알고리즘 분석 완료.]

[제페토 119가 포인트 사용법 학습에 성공했습니다.]


잠깐만.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사빈은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홱 돌렸다가, 다시 스텟창을 바라봤다. 안 돼, 내가 생각하는 그것만은!


"아으!(안 돼!)"


상태창에선...외모 포인트가 맹렬하게 치솟고 있었다.


기존의 11에서 25, 31...47까지.


[잔여 포인트 36을 사용합니다. 현재 잔여 포인트: 0]


작가의말

제목 중 얼굴천재를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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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상상도 못한 나비효과.(1) NEW 10시간 전 7 0 10쪽
25 새로운 변화.(4) 24.09.17 9 0 11쪽
24 새로운 변화.(3) 24.09.16 14 0 8쪽
23 새로운 변화.(2) 24.09.14 25 1 11쪽
22 새로운 변화.(1) 24.09.13 29 1 10쪽
21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2) 24.09.12 32 1 9쪽
20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1) 24.09.11 35 1 12쪽
19 맹신은 금물. 24.09.10 42 1 12쪽
18 이상한 아이.(2) 24.09.09 62 1 11쪽
17 이상한 아이.(1) 24.09.08 74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75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1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96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05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13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22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29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37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47 5 10쪽
7 첫 촬영.(2) 24.08.28 165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194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12 6 12쪽
4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42 6 11쪽
»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60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03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35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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