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협박하는 얼굴천재 대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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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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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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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촬영.(2)

DUMMY

사빈의 배준욱 감독 신작 캐스팅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속전속결로 진행되었다.


-아까 만나서 소주 한 잔 같이 마셨거든? 준욱이 걔가, 사빈이 못 넣을 바에는 그냥 아기 나오는 장면은 싹 다 CG처리 해 버릴거란다. 보는 순간 '얘다.' 싶었대.


캐스팅 담장자나 일반 직원도 아니고, 영화의 총 지휘자인 감독이 열렬히 원했기 때문이다.


-그치만 사빈이가 나중에 부끄러워 할 수도 있고, 더군다나 공포영화면 아이 정서발달에 안 좋은 영향이...

-사빈아, 너도 하고싶지!

-아우! 아우!(당근! 완전!)


처음엔 걱정을 하던 현빈이었지만, 사빈의 즐거운 호응과 업계 대선배의 권유에 결국 한 발 물러서게 됐기도 하고.


-영화 출연? 괜찮을 것 같은데?


'경험은 많을수록 좋다'주의인 예주는 오히려 우리 아들이라면 잘 해낼 것이라며 반기는 기색이었다.


그렇게 한여름 밤의 어느 날, 사빈의 영화 <육식식물> 캐스팅이 확정되었다.


다만 그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촬영 며칠 전, 사빈의 출연 장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


"사빈이가 너무 잘생겨서요?"


예주와 현빈의 질문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맞은편에 앉은 배 감독은 그렇게 되물을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빈이가 맡게 될 역할은 비주얼이 엄청 중요하거든요. 가장 끔찍하고 기괴한 순간에 아름답다! 는 느낌을 팍 줄 수 있어야 해요."

"적대적 스코어링 같은 화면을 만드시려는 거죠?"

"예! 그쵸. 역시 성우님이라 아시는구나. 음향도 그렇게 들어갈 거고요."


그래도 배우의 일종인 직업을 가진 현빈은 감독의 캐스팅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으나, 예주는 무슨 설명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끔찍하면 끔찍해야지 아름다운 건 왜 필요하담?


"적대적 스코어링이 뭔가요?"

"아, 원래 사운드 연출 용어인데, 스크린에 지나가는 장면이랑 음악이 반대가 되는 거에요. 잔혹한 장면에 아름다운 음악을 넣어서 약간...반어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거죠."


아하,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예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의도를 알았다고 해서 부부의 의문스러운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얼굴에 담겨있던 감정은 서서히 의아함에서 걱정으로 바뀌어 갔다.


영화 감독인 배준욱이 그 표정을 이해하지 못 할 리는 없다.


"두 분 혹시 뭔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으시면, 제가 최대한 맞춰드릴게요. 제가 그만큼 사빈이가 이 육식식물에 나와줬음 하거든요."

"아, 크게 문제가 있는 건 아녜요!"


근데 왜 그런 반응이신 건가요? 감독은 눈으로 물었다.


"그게...사빈이가 너무 자만하게 되지 않을까 해서요."

"네?"


배 감독은 눈을 크게 뜨고 껌뻑였다. 제 앞의 부부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빈의 얼굴은 아무리 잘난 척을 하고 다녀도 모두 납득 가능한 신의 선물이 될 게 뻔한데, 자만이라니?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사빈이 얼굴이면 아무리 자랑하고 다녀도 모자를 것 같은데요."


으음, 두 사람은 감독의 요청을 듣고는 약간 민망하다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번갈아가며 말을 이어나갔다.


"외모가 뛰어나면 세상이 쉬워지잖아요."

"호의를 받기도 쉽고요."

"맞아, 근데 그러면 생각이 너무 편협해져."

"모든 호의가 좋은 것도 아니고. 주위에 사람이 모일수록 이상한 사람 만나기도 쉬우니까."


그제서야 감독은 부부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경위를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경험담이구나.'


아까부터 느꼈던 것이긴 하지만, 영화와 연극판에서 오랜 시간을 지낸 배 감독의 눈에도 부부의 외모는 괜찮은 편이었다. 연예인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부탁 하나 안 들어주면 그렇게 안 생겼는데 실망이다, 아님 얼굴만 믿고 까부냐는 소리나 듣고..."

"전 친구가 짝사랑하는 애가 절 좋아했던 게 제일 난처했어요. 남이 좋아해주면 고마운 줄 알라는 소리도 지긋지긋하고."


다만 성장 환경은 그러지 못했다. 얼굴이 뛰어나서 연예인이 된 케이스는 대체로 가정 환경이 평탄하지만, 이들은 그 반대에 가까웠으니까.


사람들이 미인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착하고 상냥하기 같은 것들. 스스로가 본인의 외모에 취해 있을수록 원하지 않은 선의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지는 법이고, 현빈과 예주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물론 바란 적은 없었다.


"많이 힘드셨겠어요."


아차, 배 감독의 순수한 걱정의 말을 듣고서야 한탄과 흑역사들까지 말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부부는 황급히 말을 끝마쳤다.


"저희끼리 고민하고 있던 거였는데, 감독님 말씀을 들으니까 더 신경이 쓰였나 봐요. 큰 문제는 아니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갑자기 너무 Tmi가 됐네요. 죄송해요. 그래서 사빈이가 얼굴만 딱 잡히는 건가요?"

"아, 예! 그래서 화면 전환을 이용해서 아역에게는 아무런 부담감 없이..."


결국 세 사람은 약간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다음 설명으로 넘어갔지만, 방금 했던 일련의 대화는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부모에게서 클 아이라면, 미래가 기대된다.'


라는, 상투적이지만 그만큼의 극찬을.

***

<육식식물>의 본 촬영 첫째 날은 최악인 동시에 최고였다.


우선 최고인 점부터 말하자면, 촬영장에는 현빈의 지인들이 꽤나 많았다. 어느 정도로 많았냐면, 음향팀 총괄 책임자가 현빈과도 몇 번 같이 일한 경험이 있는 사운드 스튜디오의 디렉터인 데다가, 주연 배우 중 한 명은 연예인 더빙으로 만났다가 친해진 아이돌 출신 동생이었다.


"여어~현빈이! 여기서 다 보네!"

"고 감독님! 여기 참여하세요?"


"형! 진주 아역 역이 사빈이었어?"

"도준아! 넌 여기까지 웬일이야?"


이렇다 보니, 직원이나 무명 출연자 중 일부는 굳이 아역들 대기 천막을 기웃거리며 그들을 챙겨주기도 했다.


"아, 배터리가..."

"사빈이 아버님, 제 보조배터리 쓰세요!"


"아우.(더워.)"

"사빈아~누나가 부채질 해줄까?"


뭔가 직접적이진 않아도 건너건너 인맥이 많아 보이니, 눈도장 찍어 둬서 나쁠 건 없다 싶은 생각으로 말이다.


'텃세 걱정만 엄청 하고 왔더니, 설마 다른 게 문제일 줄은 상상도 못 했는걸.'


심지어 처음 인사했을 땐 퉁명스럽게 대하던 몇몇 보호자들도 현빈이 꽤 높은 사람들에게 먼저 불려다니는 모습을 보니 태도가 싹 바뀌었다.


"이거 두부 과자인데, 사빈이한테도 좀 줘도 되나요?"

"아. 그럼요! 알레르기 없어요."


인터넷으로 글을 찾아보니 첫 출연인 아역들은 아닌 아역이나 보호자한테 엄청 배척받는다 하더니만, 사빈은 바로 어제까지 만들어 뒀던 '텃세를 당할 경우 복수 방법 100가지' 파일을 떠올렸다.


[사빈, 당신이 한 건 걱정이 아니라 대비입니다.]

'그게 그거지.'


심지어 몇몆 질 나쁜 스텝들은 은근히 이런 말을 나누기도 했다.


"저 보호자 뭐야? 미술팀이든 배우든 한 사람씩은 다 아네."

"야, 우리 말 조심해야 돼. 유명 성우래. 배 감독님 절친이랑 형동생 하는 사이랜다."

"아 씨...아역 관리래서 꿀 빠는 줄 알았는데 텄네, X발."


참고로 저들은 조연이나 엑스트라 등등의 모든 아역배우들이 있는 장소에서 저 대화를 다 들리게 하고 있었다. 물론 그 자리엔 당연히 사빈도 있었고, 느낀 바는 다음과 같다.


'미친놈들인가. 애들 앞에서 욕설을 막 쓰네.'


다만, 그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사빈도 저런 생각을 갖게 된 맥락 정도야 짐작이 됐다.


저들이 왜 저런 글러먹은 인성을 갖게 되었는지가 아니라, 왜 저렇게 사리 구분 못 할 정도로 말을 막 뱉고 있는지 말이다.


'날이 너무 더워.'


그래, 이게 바로 최악인 점이다.


<육식식물>의 촬영은 대부분이 동해 어드메에 있는 섬에서 이루어졌다.


제대로 된 전기 설비도 없고, 에어컨이나 휴게용 건물은 당연히 없는, 무인도 말이다.


'덕분에 예주 그 아이는 아예 못 따라왔지.'


나도 구경가고 싶다며 땅을 치던 예주의 얼굴이 아직도 선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제 모친의 뱃멀미 여부가 아니라...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안 좋아.'


바로 쓸데없이 천장을 뚫을 기세인 불쾌지수다.


안 그래도 더운 8월 중순, 뉴스나 SNS등지에서 지구 위기라며 경고를 하는 이상 고온까지 겹쳤다. 바다에서는 소금기 실린 바람이 불어오는데 온도 자체가 높으니 땀을 식힐 수조차 없다.


긴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은 아예 산발이 된 지 오래고, 촬영 장비에서 나는 열 때문에 스테프들의 눈에는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맺혀있는 수준이니 말 다 했지.


'흠, 이럴 땐...'


사빈은 아주 잠시, 진짜 한 1초 정도 고민했다.


[미치셨나요, 사빈?]

'생각 안 했다. 생사람 잡지 마.'

[한 거 다 기록됩니다.]

'아이 젠장.'


크윽, 사빈은 홧김에 인정했다.


'아이스 메테오 하면 시원해지는 건 맞잖아!'

[너무 시원해져서 죽잖습니까.]


나 참, 이렇게 깐깐해서야 원. 사빈은 고개를 내저었다. 마법이 없는 세계의 지구인들은 너무 약해서 기초 마법이 아니면 쓰기 어려운 게 문제다.


'이러다가 해프닝 하나 생기면 다들 싸울 것 같은...'

[사빈, 정면 12시 기준 5시 방향을 확인하세요.]


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분홍색 여우 영상을 가리고 뜬 글자창에 사빈은 그 방향대로 얼굴을 돌렸다.


"당신 말 다 했어?"

"야, 지금 누가 할 소리를 하는 거야!"


...스테프 한 명과 엑스트라 배우 하나가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벌써 싸우냐!!!!!'

시작부터, 아주 총체적 난국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페토119는 우주 최고의 AI라서 인터넷 밈 1타강사 자격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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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상한 아이.(1) 24.09.08 75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76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2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96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06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14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22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30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38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48 5 10쪽
» 첫 촬영.(2) 24.08.28 166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195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13 6 12쪽
4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43 6 11쪽
3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61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04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37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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