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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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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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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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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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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1)

DUMMY

"얘들아~기상! 기상!"


짝짝, 큰 박수소리가 두 번 울려퍼진다.


"아우으으..."

"흐어으으..."


사빈과 명인은 선미 씨의 차 뒷자리에서 부스스 눈을 떴다.


"이상하네~애들이 왜 이렇게 피곤해하지?"


원래는 얘네 지금이 제일 활발한 시간 아닌가? 선미 씨는 아리쏭한 얼굴로 둘을 쳐다보다 약속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걸 깨닫고는 사빈을 유모차에, 명인을 품에 안고 얼른 건물 위쪽으로 올라갔다.


"아역들 바로 준비 들어갈게요!"


생각보다 분장을 빨리 시작했는지, 명인과 사빈은 도착하자마자 메이크업 담당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잠시 후, 유아용 턱시도를 갖춰 입은 사빈은 아직 갈아입혀지는 중인 명인의 앞에서 기지개를 켰다.


[애초에 지금 만날 거였으니 좀 기다렸다 물어보면 될 것을. 그 정도 인내심도 없으면서 뭘 한다고...]

'크흠. 원래 어린 모습일 때는 뭐가 됐든 참기가 좀 힘든 법이야.'


명인은 궁시렁대며 오늘 새벽 사빈이 자신의 잠을 깨운 일에 대해 눈으로 욕을 했고, 사빈은 그 시선을 피하기 위해 딴청을 피웠다.


"레스토랑 씬 찍습니다! 아역들 모여주세요!"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태프들이 그들을 불렀고, 사빈과 명인 외에도 다른 몇몇 아이들이 카메라 한가운데 마련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나이순으로 앉을게요. 아니, 완전히 나이순은 말고! 조금 섞어서. 그라데이션처럼~네!"


첫날 촬영에 이어, 둘째날인 25일에는 현실 시간처럼 드라마 비형랑의 타임라인도 크리스마스에 맞춰져 있었다.


재벌 4세 행세를 하는 어린 모습의 비형랑과 구미호, 그리고 비형랑네 최측근 비서의 딸인 하림.


그 세 명이 다른 몇몇 간부 아이들, 혹은 재벌가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만찬을 함께하는 게 이들의 두 번째 씬이다.


"잠시만요 얘들아~음식 나오니까 팔 좀 치우자!"


지금 나오는 음식은 배경으로 사용된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로, PPL이다.


디너만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인 이곳 블루 홀은 음식도 음식이지만 유려한 인테리어로 인기가 좋았는데, 블루 홀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화면에 담기 위해 일부러 촬영 기간도 크리스마스에 맞춘 것이었다.


"자~사빈이 별하 명인이는 아직 음식에 손 대면 안 돼요!"

"네~"


어린 유하림 역의 여자아이가 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사빈과 명인에게도 입 닫고 있어야 해! 라는 제스처를 했다.


탁, 정갈하게 플레이팅 된 작은 식판이 사빈의 앞에 놓였다.


가장 어린 세 명은 일반 접시에 담긴 코스 요리를 먹는 나머지 아이들과 달리 어린이용 접시에 담긴 어린이용 메뉴를 먹기 때문에 천장 시점의 화면에서도 시청자들은 이 셋을 바로 찾아낼 수 있을 터다.


"어린이 배우님들 모두 준비 됐어요~?"


청소년 배우들의 나지막한 대답과 아동기 배우들의 우렁찬 네! 소리가 동시에 들리고, 감독의 손가락이 모두 접히며 영상 촬영음이 시작됐다.


사빈은 어린이용 세트에 포함되어 있는 큐브 스테이크를 랑랑이 포크로 콕 찍어 입에 넣었다.


'오.'


맛있었다. 저온가열인지 수비드인지 뭔지 하는 걸 거쳤는지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이었다. 가니쉬를 먹기에는 아직 신체 나이가 어려 너무 썼지만, 소스는 로메스코인지 숯불 향이 그윽한 게 취향에 맞았다.


콕. 냠. 콕. 냠.


사빈의 포크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음?'


닭고기로 만든 롤라티니를 맛있게 먹고 있던 사빈은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뭐지?'


누군가 자신을 빤히, 몰래 쳐다보고 있을 때 느껴지는 시선의 감각이었다.


사빈은 고개는 가만히 둔 채 눈동자만 잠시 돌려 아직 사빈과 어린 하람의 단독 샷이 아니라 테이블 전체를 확인하고 있음을 확인하곤, 시선이 느껴지는 쪽으로 몸을 홱 돌렸다.


그곳에는...


'엥? 왜 저러고 있어?'


이곳 레스토랑의 오너가 왜인지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을 관찰히고 있었다.


뭐지, 사빈은 얼떨떨해 하다가 포크에 있던 큐브 스테이크를 입에 넣었다.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었지만, 블루 홀 오너의 눈알이 사빈의 포크질에 맞춰 이동한다는 걸 깨달았다.


사빈이 구운 파인애플에 포크를 가져가면 오너의 눈동자도 그쪽으로 이동했고, 입으로 가면 눈도 사빈의 입 쪽으로 운동했다.


냐암, 사빈은 달콤한 과즙이 흘러나오는 파인애플을 씹으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오너가 특이하게 데 코르돈 블루 출신이라고 했던가.'


레시피도 저 사람이 만든 거라고 했으니, 요리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을 만 하군. 사빈은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자~어린 하림이랑 어린 비형 눈 맞출게요!"


앗, 사빈은 시트러스 에이드를 마시려다가 화들짝 컵을 놓았다. 나 음식 평론이 아니라 연기하고 있었지, 참.


큼, 사빈은 포크를 내려놓고 제 앞에 앉은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이 나이 먹고 애랑 아이컨텍이라니.'


신체적 나이는 별하 쪽이 조금 더 많긴 하지만, 너무 오래 산 사빈에게는 잘 쳐줘야 고손녀 보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음, 눈이 크고 똘망똘망한 게 운만 받쳐준다면 앞으로 대성하겠어.'


씬이 끝나고, 별하가 본인의 보호자한테 달려가 '엄마, 사빈이 너무너무 귀여워. 나 남동생 낳아주면 안 돼?'라고 말하는 걸 보고 꽤나 오묘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어찌 됐든, 두 번째 촬영도 문제없이 끝났다.

***

"우루루~까꿍!"

"꺄아!"

"우루루루르르베벱!"

"꺄으아!"


히히, 초등학교 고학년 쯤 되는 남자아이가 사빈의 눈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펼쳤다 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어휴...현빈이랑 예주가 안 한다 싶더니 이젠 어린 놈들이 더 말썽이네.'


비형랑의 청소년기를 맡을 또 다른 아역배우였다. 얼굴이 사빈과는 꽤나 다른 느낌이지만 날카로운 눈매에 순한 표정이 짙은 선과 어울려 '소년'이란 느낌을 절로 풍기는 외모였다.


"사빈아~이것봐봐라! 형 멋지지!"


남자아이는 조선 후기의 남성 한복을 나풀거리며 휙 돌았다. 사빈은 어린 놈이 더 어린 놈이랑 놀아주려는 모습이 가상해서 박수를 짝짝 쳐주었다.


참고로 한복은 사빈이도 입고 있었다. 귀신인 비형랑의 모습으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조선의 한복이 아닌 신라 시대의 한복이었는데, 돌사진을 찍을 때 입었던 것과 다르게 완전한 하얀색이었다.


다만 장신구나 옷의 가장 밑단의 자수와 문양엔 검은 포인트가 들어가 있었다. 청소년기의 비형랑은 회색, 성년이자 현대의 비형랑은 올블랙 정장을 입고 있어 청자로 하여금 색체심리의 불길함이 유도되게끔 하는 장치다.


"아윤아, 치수 맞아?"


분장팀의 직원 중 한 명이 소년 비형랑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네! 근데 사빈이거가 안 맞아요. 좀 큰 것 같은데요?"

"사빈이는 몇 주 뒤에 찍을 거라서, 그 때 보면 거의 맞을거야. 그리고 애들은 좀 크게 입어야 귀여워."


아하~소년 비형랑은 사빈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귀여운 거 중요하죠.


"치수 확인했으면 이제 사빈이랑 빠이빠이 하자."

"네? 벌써요?"


아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만 직원은 그런 애교 받아주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너희 같은 배역이라 원래 못 만나는 게 정상이야. 일부러 한복 맞출 때라도 서로 안면 트라고 부른거라고 했잖아~자, 씩씩하게 먼저 인사 해야지!"

"네엡...사빈아 안녕..."


사빈은 직원의 손에 질질 끌려가다시피 분장실을 나가는 아윤을 질린 눈으로 바라봤다.


'어휴, 찰거머리 같은 놈이구만.'


사빈은 자신을 향해 세차게 손을 흔드는 아윤을 향해 건성으로 팔을 까딱여 주었다. 마침 때맞춰 명인과 선미 씨가 분장실로 들어왔다.


"어머, 사빈이 옷은 벌써 도착했네?"


명인은 사람을 홀리는 구미호 역이었기에 신라한복을 입는 사빈보다도 주문 제작해야 하는 장신구가 많아 제작이 늦어진다는 설명을 아까 들었는데, 사빈은 텔레파시를 통해 명인에게 그대로 전달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두 사람 다 이제 집에 가자~"


와아, 이선미 씨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두 아기를 이고지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띠리리링 띵~


시동을 걸던 차에 선미 씨의 폰으로 예주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사빈엄마!"


사빈은 둘이 무슨 대화를 하나 궁금해서 좀 훔쳐 들으려 했지만, 선미 씨는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하는 버릇은 없었기에 웅얼거리는 소리 외에는 잘 들리지 않았다.


"마침 전화 걸려고 했는데, 네. 아~그래요?"


예주가 무슨 설명이라도 하는 건지 선미 씨는 네, 네 하는 추임새 외에는 아무 말 없이 한참을 듣고 있기만 했다.


"아~저야 좋죠! 그럼 좀 이따 봐요. 응~"


전화를 다 끝마친 선미 씨는 잠시 고개를 돌려 뒷좌석의 아이들에게 내용을 전달했다.


"오늘 크리스마스라고 다 같이 식사하자고 하시네. 좋지?"


그러고 보니 34번째 생에는 Thanks giving day와 Christmas에는 친척과 이웃들과 시간을 보내곤 했었지, 사빈은 이번 생에도 그럴 수 있는 것에 나쁘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우연히 시야 안으로 들어온 명인의 표정은 그와는 영 딴판이었다.


'명인, 왜 그렇게 죽상인가?'


동글동글한 아기 피부로도 티가 날 만큼 얼굴을 찡그려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 같으면 죽상이 아니겠냐?]

'나 지금 죽상 아닌데?'


뭐라는 거야, 사빈의 어이없는 표정을 확인한 명인은 한숨을 아주 깊게 내쉬었다.


[크리스마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란 말야.]

'그런데?'

[그런 날을 너같은 놈과 보낼 생각을 하니 기가 차서 그런다.]

'갑자기 왜 나한테 시비야?!'


졸지에 화풀인지 뭔지를 당한 사빈과 혼자 화난 명인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았다.

***

"아드님~13층 눌러주세요!"


선미 씨는 어째서인지 토라져 있는 아이들을 옆구리에 하나씩 끼우고 단지내 주차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13층. 올라갑니다.


지하 1층에서 4층, 6층...서서히 엘리베이터를 올라가는 동안 명인의 표정은 점점 더 뚱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13층에 도착하는 순간.


명인의 뚱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놀람만이 자리했다.


왜냐하면...


"하아아아....."


그의 표정보다 몇십 배는 침울해 보이는 현빈이 두 집의 계단 사이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저 놈 왜 저래?'


맹세컨데, 그건 사빈이 이번 부모에게서 태어난 후 1년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이었다.


"어머, 사빈아빠! 무슨 일이에요?"


볼 때마다 실실 웃던 사람이 무슨 일이래, 이선미씨는 놀라 그에게 다가갔다.


"명인이 어머님..."


아는 얼굴을 보니 기분이 더 나빠졌는지, 이제 현빈의 얼굴은 거의 울 것만 같은 표정이 되었다.


"큰일났어요."

"어머, 왜요? 뭐가?"


선미 씨는 서둘러 사빈을 현빈에게 안겨주고 등도 두들겨 줬다. 솔직히 꼴만 보면 아파트 전세 사기라도 당한 사람 같은데, 옆집인 자신에게 연락이 없는 걸 보면 그건 아닐테고, 뭐지?


사빈 또한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는데, 이후 현빈의 입에서 나온 말에 사빈은 이번 생에서 가장 크게 놀랐다.


"저 쫓겨났어요..."


어느 정도로 놀랐냐면,


"엄마가 아빠를?!!"


라고 외쳤을 정도로. 참고로 저게 사빈의 이번 생애 첫 '엄마', '아빠' 소리임을 일러두겠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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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새로운 변화.(1) 24.09.13 30 1 10쪽
21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2) 24.09.12 32 1 9쪽
»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1) 24.09.11 36 1 12쪽
19 맹신은 금물. 24.09.10 42 1 12쪽
18 이상한 아이.(2) 24.09.09 62 1 11쪽
17 이상한 아이.(1) 24.09.08 74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75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1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96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05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13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22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30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37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47 5 10쪽
7 첫 촬영.(2) 24.08.28 165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194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12 6 12쪽
4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42 6 11쪽
3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60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03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36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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