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협박하는 얼굴천재 대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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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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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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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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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4)

DUMMY

겨우 이틀 만에 사빈은 어린이집의 한 교사로부터 빼도박도 못할 만큼 확실하게 맞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이 상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피해 당사자인 사빈은 웃고 있었다.


아, 그래서 어떻게 이틀 만에 폭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냐고?


그냥 업무 외적의 이유로 김현경을 좀 거슬리게 했을 뿐이다.

***

시간은 다시 이틀 전으로 되돌아간다.


'내가 직접 도발하는 방법을 못 쓰면, 세상이 저 아이를 도발하게 두면 되는 거 아닌가.'


명인은 사빈이 생각해낸 방법의 맥락을 듣고는 꽤나 쓸 만한 계획이라고 생각했는지 조금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걸 어떻게 실현할 건데?]

'21세기의 한국 성인들은 다 하는 게 있지 않나.'


그거야 뻔하지, 사빈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곤 이어 답했다.


S-N-S. 사빈은 소리를 내지 않고 입모양만으로 말을 했다.


아까 명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던 이유도 위와 같다. 익명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건 사빈이 쓰면 명인이 감수해 주겠다고 빌고 빌어(혹은 귀찮게 굴어서) 약속을 받아냈지만, 다른 사람의 SNS를 다루는 건 그 약속 사항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그 사실을 잊지 않고 있는지, 사빈의 말 뒤로 이어진 명인의 행동은 심히 철저했다.


[널 도와준다고 내가 얻을 건 뭐지?]

'저 연약한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줄겠지.'


아, 물론 일전에 명인이 '새벽하늘 어린이집 원아들이 고통받더라도 딱히 자신이 신경 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따위의 말을 했던 건 사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다만 사빈이 판단하건데, 그건 딱히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닐 확률이 높았다.


'서명인 저놈은 이성적으로 굴려고 노력하지만 정에 쉽게 휩쓸리는 천성이야.'


명인은 아닌 척 하면서도 비형랑 촬영에 열심히 참여했고, 싫다 싫다 했지만 자신에게 은근슬쩍 SNS사용법이나 미군이었던 34번째 생에서 죽은 이후의 세계사, 과학사를 알려주기도 했었다.


[...흠.]


전자야 다른 사람들의 직업과 관련된 일이니 인간 된 도리로 성실히 하는거라 쳐도, 사빈을 싫어하면서 사빈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건 명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원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란 뜻이다.


'불쌍한 놈들이 있으면 가만히 두고만 보진 못 하는 거지.'


그치만 겨우 근 70년 간의 역사나 기술을 모른다고 동정받는 기분은 좀 별로긴 했다.


—'70년이면 건축사조가 한 번 바뀔까 말까 한 시간 아닌가? 대체 그 사이에 세계가 왜 이렇게 많이 바뀐거야?'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았을 때 한 생각일 정도니까. 많은 환생을 반복하며 사빈은 진정한 적응의 동물, 적응의 제왕, 적응의 화신, 적응의 마스터로 거듭났지만 20세기 중반에서 21세기 초반으로 넘어갔던 동안의 발전은 너무 심했긴 했다.


[내가 들을 수 있단 건 까먹은 거지?]


아차, 속으로 화를 내고 있던 사빈은 다시 명인과의 대화로 돌아오며 큼큼 헛기침을 했다.


'잘 기억하고 있지.'


물론 방금은 진짜 잠깐 까먹은 게 맞지만, 그가 자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면전에서 그를 평가한 건 딱히 문제가 되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기에 한 것이다.


그가 남에게 파악되는 걸 불쾌해 할 정도로 질 낮은 인간은 아니란 걸 짐작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명인은 스스로가 떳떳한 사람이다. 입은 좀 험해도 양심에 찔리는 거 없이 살아오는, 사빈이 중세의 기사나 용병 사이 정도로 느꼈을 인간.


그런고로, 협조에 대한 서명인의 대답은...


[그러지.]


였다.


[미리 말하지만 네놈이 예뻐서가 아니라, 저 아이들이 보다 올바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

'그래, 그래.'


사빈은 명인의 말을 끊고 그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둘렀다. 그리곤 콩하고 머리를 맞댄 채 명인의 옷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이게 인별이라는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버튼 맞나?'

[그래.]


사빈은 톡 하고 자주색, 노란색, 분홍색이 혼재되어 있는 아이콘을 클릭했다.


그러니 기존에 로그인 되어 있던 명인의 계정이 떴는데, 미국항공우주국의 공식 계정 외에는 그 어떤 계정도 팔로우 하고 있지 않은, 그러니까 0팔로워 1팔로잉의 계정이었다.


이후 하단에 위치한 돋보기 아이콘을 눌러, 사람의 이름 하나를 검색했다.


당연히도 그 이름은 김 현 경 세 자였고, 검색창에는 여러 동명이인들의 프로필 사진이 떴다.


그리고 그 중, 새벽하늘 어린이집의 교사증을 프사로 설정해 놓은 계정이 하나 있었다.


'찾았다.'


사빈은 그 계정을 클릭했다. 거기서 나온 셀카들, 혹은 누군가가 찍어준 듯한 독사진, 데일리룩 어쩌구 하는 거울사진, 그리고 남자친구나 가족들과 찍은 사진을 보아 누가 봐도 김현경의 계정이었다.


'이 계정에 제공되는 정보를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지?'


사빈은 명인의 얼굴 앞에서 핸드폰을 휙휙 흔들며 그에게 물었다.


흐음, 명인은 살짝 고민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답을 내놓았다.


[네가 생각하는 건 거의 다.]


충분하군, 사빈은 씨익 웃었다.


***

그렇게 이틀이 지난 지금, 김현경 씨는 완전한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


남자친구가 모르는 여자와 정답게 붙어있는 사진이 추천 피드에 뜨길래 혹시나 해서 들어가 봤더니만, 둘이서 볼뽀뽀를 하는 사진이나 여행을 간 사진들이 많이도 있었다. 심지어 가장 오래된 커플 사진은 자신과 사귀기 몇 달 전에 올라온 것이었다.


이에 대해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기로 한 날, 카페에서 히비스커스 티를 마시며 따졌더니 되려 적반하장으로 그가 자신에게 욕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학창 시절에 종종 물건을 빌리거나 했던 조용한 친구가 지금이라도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 가족과 직장에도 다 알릴 수 있다고 연락을 해오기까지 했다.


'X발, 내가 뭘 잘못했다고! 물건 좀 안 돌려준 게 고소감이 돼?'


아오, 짜증나네. 아침 7시 20분 경 출근을 하고 있던 현경은 제 발 앞에 놓여있는 꽤 큰 돌멩이를 뻥 하고 찼다.


그 모습을 일찍 등원한 사빈은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출근길에 자신을 어린이집 앞에 내려다 주는 예주를 깨워 조르고 졸라(한국말론 이걸 땡깡이라고 하더라) 현빈이 주짓수 새벽반에 가는 길에 손잡고 같이 걸어온 사빈이 보고 있었다.


'좋아, 예상했던 대로 기분은 엄청 나빠보이는걸.'


며칠 전처럼 풀숲에 엉성하게 숨은 채로.


그리고 현경이 출근한 지 얼마 안 되어 사빈도 어린이집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현경 씨의 심기는 더 불편해졌다. 원래 새벽하늘 어린이집의 정규 등원 시간은 8시 정각인데, 이렇게 일찍 어린 아이가 있으면 앞에서 인상을 찌푸리거나 혼잣말로 욕도 하면 안 되니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아이들의 등원, 오전간식, 오전 놀이, 스스로 청소, 야외활동 시간 까지도 그의 짜증은 풀릴 줄을 못했다. 오히려 3월인데도 이상하게 더운 날씨 때문에 더하여 쌓이기만 했다.


—얘들아~! 밥 먹기 전에, 그리고 나갔다 들어와서 뭐 해야 되죠?

—손 씻기요!


그리고 점심 시간이 되었다. 사빈이 이 때계획의 마무리를 하기로 정해 놓았으니, 대망의 점심 시간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우선 사빈은 아까 야외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막내반이 아니라 4-5세반 아이들의 줄에 섞여 들어왔다. 중간반 아이들은 귀여운 동생의 행동에 재밌어하며 자기들끼리 알아서 입 닫고 있었고, 막내반 선생들은 아까 인원을 다 셌으니 안에 들어와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저 김치 안 받을래요!"

"하준이~조리사 선생님이 특별히 안 맵게 해 주신건데 한 입은 먹어야죠!"


저출산과 몇몇 원아들의 환절기 감기 결석으로 인해 선생들은 막내반 아이 한 명이 섞여 있다는 걸 배식 중에도 눈치 채지 못 했다.


"잘 먹겠습니다~!"


달그락 달그락, 중간반 아이들은 스스로 수저도 포크도 잘 사용했지만, 그렇다고 아예 얌전하지는 않았다.


어떤 아이는 음식 가지고 장난을 치고, 또 어떤 아이는 포크를 이리저리 휘젓고, 어떤 아이는 식판을 뒤집고, 또 어떤 아이는 입에 음식을 씹고 있다며 온 교실을 돌아다녔다.


김현경은 이들을 제지하고, 가르치고, 잡고, 돌려놓느라 자신의 밥은 한 숟갈도 넘기지 못했다.


안 그래도 짜증나던 상태에 공복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불쾌한 감정을 숨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이들도 그 기색을 눈치챘는지, 슬금슬금 조용히 혹은 얌전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도 좀 먹겠네.'


그리고 겨우 간장 소고기 비빔밥을 한 숟가락 뜨려던 찰나였다.


—드르륵!

'아, X발.'


어린아이의 작은 의자가 움직이는 소리다. 식사를 하고있던 아이 중 하나가 일어나서 돌아다닌다는 신호였다.


"거기..."


누구누구야 앉자, 최대한 말로 끝내려 한 현경은 동그란 뒤통수를 보고 잠시 당황했다. 누구지?


"...앉자."


이름을 붙이진 못 했으나 일단 지시는 했다. 당연히도 사빈은 듣지 않고 저 옆에 막내반과 연결되어 있는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다.


"앉아."


현경의 목소리는 더 낮고 짧은 고압적인 분위기로 변했다. 그래도 사빈은 돌아가서 앉지 않았다. 당연하지, 그의 반은 막내반이 아닌가.


이윽고 동생의 행동에 당황한 선생님을 본 중간반 아이들 역시 키득키득 웃기 시작해, 현경 씨의 분노는 최고점에 달했다.


"야!!"


그렇게, 행위는 순식간이었다.


현경은 자신이 들고 있던 걸 닥치는 대로 고쳐 잡아 저 앞을 돌아다니는 아이에게 던졌다.


따악! 사빈의 머리와 김현경 씨의 핸드폰이 강하게 부딪쳤다.


'아, 따가워.'


사빈은 플라스틱 케이스와 두피가 맞닿은 부분에 반사적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맞은 부분이 살짝 뜨거운 게, 그가 염력을 이용해 날아오는 핸드폰의 각도를 빗겨 맞게끔 히지 않았다면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


김현경 씨의 핸드폰은 일본의 유명한 동물 캐릭터 모양의 핸드폰 케이스에 뾰족한 그립톡까지 달려 있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아이에겐 치명적인 디자인이었다.


'겨우 이 정도 도발에 넘어오나.'


아직 열심히 준비한 건 시작도 안 했는데, 계획하고 있던 하이라이트가 졸지에 휴지 조각이 되어버리자 사빈은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뭐, 그래도...'


계획의 목적을 일찌감치 달성한 셈이니 더 좋은건가, 그리 생각하며 사빈은 제 앞에 서 있는 한 어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분 늦게 업로드 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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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맹신은 금물. 24.09.10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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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상한 아이.(1) 24.09.08 79 2 11쪽
16 합격했다. 24.09.07 80 3 11쪽
15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2) 24.09.06 85 3 11쪽
14 나 말고 다른 놈 합격이 더 중요해!(1) 24.09.05 100 3 10쪽
13 차기작을 찾자!(2) 24.09.03 110 3 12쪽
12 차기작을 찾자!(1) 24.09.02 118 3 10쪽
11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2) 24.09.01 129 4 10쪽
10 배우 선우사빈의 탄생.(1) 24.08.31 138 3 11쪽
9 첫 촬영.(4) 24.08.30 145 5 10쪽
8 첫 촬영.(3) 24.08.29 155 5 10쪽
7 첫 촬영.(2) 24.08.28 177 5 10쪽
6 첫 촬영.(1) 24.08.27 206 6 9쪽
5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2) 24.08.26 223 6 12쪽
4 외모 만렙 아기의 등장.(1) 24.08.25 257 6 11쪽
3 부부와 아들과 ???.(2) 24.08.25 272 5 11쪽
2 부부와 아들과 ???.(1) +1 24.08.25 317 8 9쪽
1 프롤로그. 결혼과 탄생 24.08.25 351 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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