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ia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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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삼
작품등록일 :
2012.09.18 13:35
최근연재일 :
2012.09.18 13:35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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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1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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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양아치 -13

DUMMY

13- 양아치


“이게 다야?” 건이 물었다.

“예……” 영식이 건의 눈치를 살폈다.


건은 놈들이 꺼내놓은 소지품을 확인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지갑에서 꺼낸 주민등록증, 학생증, 카드, 현금. 그리고 담배, 볼펜, 휴대전화, 알약, 성인용품, 캠핑용 플라스틱 말뚝, LED 플래시 등 각종 연장 등등이 바닥에 널려있었다.


건은 고개를 갸웃했다. 담배 곽을 열었다. 담배 몇 개를 꺼내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몇 개비를 꺼내보았다. 건의 입가가 조금 올라갔다. 한 놈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건은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보호 케이스를 뜯었다. 영식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니들 참, 답이 없는 아해들이다.”


건은 혀를 차며 휴대전화 케이스 뒷면에 붙어있는 얇고 하얀 봉지를 떼어냈다. 지퍼를 열고 가루를 찍어 혀끝에 대보았다. 건은 흘끗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연주가 그가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연주야.”

“예……” 연주가 작게 대답했다.

“이 놈들 진짜, 미친 개새끼들이 맞다.”

“……”

“이게 마약이라는 거다. 악마가 미친개를 부릴 때 쓰는 개 사료지. 우리 연주 참 오늘 재수도 지지리 없었구나. 진짜 억울하겠다.”

“……”


“연주야.”

“예” 연주가 들릴락 말락 대답했다.

“오빠를 도와주기로 했지?”

“예……”

“저기 휴대전화 케이스와 수첩, 배터리 케이스 모두 다 이렇게 열어봐라.”

건이 다른 놈들 소지품을 가리키며 연주에게 말했다. 연주는 가만히 서 있었다.


“힘내. 연주씨. 지금 도망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해. 두려움은 못된 습관이거든.”

건이 한번 더 말했다. 목소리는 단호했고, 거역할 수 없는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연주는 머뭇머뭇 거리더니 힘겹게 발을 떼었다.

“도와주셔야죠?”

건이 연주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연주 어머니는 건을 물끄러미 쳐다보곤 연주를 부축했다.


건은 현장에 있었던 카메라 3대를 켜고 메모리 내용물을 살폈다. 사진과 동영상이 빠르게 지나갔다. 카메라 뷰어를 응시하는 건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대충 살펴본 후 카메라를 열어 메모리카드를 꺼냈다. 한 대를 제외한 카메라를 바닥에 내려 놓고, 놈들이 세워둔 바이크를 향해 걸어갔다. 바이크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폈다. 바이크에서 네 대의 카메라와 여러 장의 메모리카드를 추가로 수거했고, 태블릿 PC와 수첩 여러 개와 학생들에게 불필요해 보이는 연장 몇 개를 꺼냈다.


“다 됐니?” 건이 물었다.

“예……” 연주가 손가락으로 자신이 한 작업을 가리켰다.

“수고했다. 아직도 두렵니?”

연주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

“그래, 우리 연주, 아주 용감한 아가씨였네.”

건이 연주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흐트러뜨렸다. 연주의 눈이 커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주 엄마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무심코 손을 움직여 자신의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옷차림을 다시 정돈했다. 건은 노트PC를 열고 부팅시킨 후 메모리카드를 띄웠다. 그 중 몇 개의 동영상을 복사해서 여러 개의 메모리카드에 다시 담았다. 이어 아이들의 태블릿을 켜고 내용을 살폈다.


태블릿을 닫고, 건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입력된 내용을 살폈다. 이어 김영식의 휴대전화를 들고 자신의 화면을 보며 전화번호 하나를 찾아 눌렀다. 바닥에 있는 휴대전화 중 하나가 울렸다. 그렇게 일곱 개를 모두 확인하며 입력된 번호를 대조했다. 김영식이 불안하게 그 모습을 쳐다보았다.


“영식아.”

“예”

“네 아버지 뭐 하시냐?”

“은행에 다니는데요?”

“어느 은행?”

“신화은행이요.”

“훌륭한 분이네. 높아?”

“행장이래요.”

“네 아버지가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아시냐?”

“조금요……”

“엄마는?”

“없어요. 새엄마는 있어요.”

“안 됐구나.”

“형제는?”

“동생 하나 있어요. 근데 엄마가 달라요.”


건은 기계 설정을 바꾼 후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폰 스피커 볼륨을 키웠다. 스피커에서 날카로운 남자 소리가 울렸다.


- 너 이 새끼 어디 싸돌아 다니느라 안 들어와? 지금 몇 신지 알아?

“김영식 학생 아버지 되시죠?”

- …… 누구요?

“영식이는 잘 보호하고 있습니다.”

- 당신 누구야?

“깜짝이야! 아, 목소리 좀 낮추시죠?”

- 누구냐니까?

“아저씨 아들, 영식이가 대형사고를 쳤거든요.”

- 뭐요? 무슨 사고?

“부녀자 강간, 미성년자 강간 및 폭행, 마약소지 및 복용, 대마초, 거기에 인신매매까지 아주 화려합디다. 현행범이라 아무리 미성년자라도 최소 20년은 빵에서 썩어야 할 겁니다.”

- 무슨 개소리야? 당신 경찰이야?

“아뇨. 지나가던 행인인데. 아드님께 뒈지게 맞았습니다. 피해 보상을 받아야 되겠는데요.”

- 큼…… 영식이 바꿔줘요.


건은 영식에게 전화를 건넸다. 영식이 건의 눈치를 보며 받았다.

“아빠……”

- 너 어떻게 된 거야? 그 놈 말이 사실이야?

“죄송해요.” 영식이 힐끗 건의 눈치를 보았다.

- 사실이냐고 물었잖아. 새끼야.

“네-“

-…… 이런, 망할 새끼, 아빠가 약 같은 거 다신 하지 말라고 했잖아. 너 때문에 여태까지 돈이 얼마나 깨졌는 줄 알아? 지난 번에 그 계집애 입을 막는데도 생돈 몇 천 들었는데......

“아빠, 다신 안 그럴게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 살려달라고? 왜, 무슨 일 있어? 너 맞았냐? 다쳤어? 거기 어디야?

“그, 그게……”

영식은 전화를 들고 건의 눈치를 살폈다. 건이 손을 내밀었다. 휴대전화를 받아 들고 건이 말했다.

“현재 피해자는 저를 포함해서 모두 세 명입니다. 어머니와 중학생 딸인데 아드님과 친구들에게 폭행 및 윤간을 당했습니다.”

- 여보세요! 만나서 이야기……

“아드님은 마약 환각상태였고, 강간 당시의 상황을 피해자 협박용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카메라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는 이번 말고도 열명이 넘던데요? 그리고……”

- 거기 어디요? 내 바로 그리 가리다.

“중국계 마약 조직에게 여자들을 팔아 넘긴 정황도 있더군요. 아마 약 값이겠죠? 오늘도 두 여자를 강간하고 팔아 넘길 계획이었더군요. 요즘 애들 참 무섭죠? ”

- 얼마를 원합니까?”


건은 전화를 끊었다. 주위가 조용해졌다. 아이들 신음소리가 그쳐 있었다. 아무리 철 없는 아이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를 수는 없었다. 자신에게 곧 닥쳐올 끔찍한 운명도.


전화가 울렸다.

- 세 장 드리겠소. 그걸로……


전화를 끊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가 울렸다.

- 여섯 장 더 이상은……


전화를 끊었다. 건은 영식을 바라보았다.


“너도 참 인생 저렴하게 살았구나. 어째 아버지가 매기는 아들 몸값이 그 정도밖에 안 되냐? 5대 시중은행장이면 현금자산만 해도 수 백억은 될 텐데. 하기야, 지금 네 꼬라지를 보면 아버지 탓할 일도 아닐 거라 이해는 간다마는……”

“……”

영식은 고개를 푹 숙였다. 얼굴이 벌개져 있었다.


다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건이 영식에게 전화를 건넸다. 손가락 세 개와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 보이며.

- 대체 얼마를 원하는 거요? 전화 끊지마! 씨발!

“30개…… 라는 데요.” 영식이 작게 말했다.

- 너? 영식이 이 새끼. 내가 그 큰 돈이 어디 있어. 미친 새끼야. 너 혹시 그 놈과 짜고 이러는 거 아냐? 내가 너 때문에 미친다. 정말.

영식이 다시 건의 눈치를 보았다. 건이 전화를 다시 받아 들었다.

“스마트폰이죠? 영상전화 모드로 바꿔보시죠? 이쪽 그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건은 휴대전화를 들고 현장모습을 조심스럽게 담았다. 영식의 얼굴, 폭주족임이 확실한 바이크들, 마약, 담배, 대마초, 쓰러져있는 아이들 모습, 두 여자의 얼굴을 제외한 하반신과 작업 흔적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메라 뷰어 액정에서 돌아가는 몇 개의 동영상들. 휴대전화 너머로 기침소리와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건이 영상모드를 해제하고 전화를 다시 들었다.


“내일 아침에 아드님이 찍은 동영상과 관련 증거물을 경찰에 넘기려고 합니다.”

- 일이…… 그런 게 아니잖소? 당신도 무사하진 못할 텐데. 우리 좋게좋게 풉시다.

“그 전에 언론사, 방송사에도 보낼 생각입니다. 요즘 대한민국 경찰이 그닥 믿음직스럽지는 않아서요. 피해자 입장에서 자료와 함께 법원에 고소 고발도 할 겁니다. 현행범인데다, 증인도 있고, 혈액 및 소변검사도 가능하고, 보시다시피 증거도 충분하니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뭐 그런대로 보상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야 정당방위였으니까 법원에서도 상황을 참작해 주겠죠?”

- 이봐요!

“밤늦게 좋지 않은 일로 전화를 드려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이 통화기록도 증거로 제출 할 겁니다. 영식이 아버님께서는 좀 곤란하시겠지만. 어쩌겠습니까? 힘없고 억울한 사람도 살아야죠.”


전화를 끊었다. 바로 전화가 울렸다.

- 어떻게 전달하면 됩니까?

전화를 끊었다.


“영식이 니 계좌번호가 어떻게 되냐?”

“휴대전화 다이어리에 있는데요.”

“확인해서 문자로 보내”


영식은 번호를 문자로 보냈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 전화가 울렸다.

- 이거 영식이 계좌번호잖소?

“전 번거로운 게 싫어서 말이죠.” 건이 말했다.


- 상속 증여세가 50%가 넘어요. 다른 방법으론 안 됩니까?

“그걸 제가 왜 고민해야 합니까? 전 피해잔데요.” 건이 말했다.


- 당신 정말 고단수군. 알겠소. 내가 직접 가지고 가지. 추적되지 않는 자기 앞 수표와 CD(양도성 예금증서), 그리고 100불짜리 구권 달러요. 그거면 괜찮겠소?


“그러면 저야 고맙죠. 그런데, 혼자 오십니까? 밤길이라 위험할 텐데요.”

- 난 바보가 아니요. 당신이 이 전화기록으로 내 목까지 같이 걸어놨는데 허튼 짓 할 것 같소?

“다행이네요. 이제야 말귀가 통해서.”

건이 흐흐 소리 내어 웃었다. 그 모습이 서툰 악당처럼 보였는지 연주가 힐끗 쳐다보았다.


나머지 여섯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매우 긴 밤이었다.


건은 시계를 보았다. 새벽 6시. 지난 밤엔 정말 바빴다. 30분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무려 일곱 명이 왔다가 갔다. 그 짧은 시간에 그들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추악한 면모를 보여주었고, 인간이 당할 수 있는 모든 수모를 당했다. 그들은 피 흘리는 아이를 데리고 총총히 사라졌다. 건이 나눠준 메모리카드를 하나씩 꼭 쥐고. 이를 부득부득 갈며


* * *


“졸려?” 건이 물었다.

“아뇨.”

연주가 작게 말했다. 24시 편의점 앞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두 손으로 들고 호호 불며 마셨다. 지난 밤 일은 꿈을 꾼 듯 한결 밝은 모습이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연주 엄마가 두 손을 포개고 다시 인사를 했다. 그녀의 무릎에는 배가 불러 터질 듯 두툼해진 핸드백이 놓여져 있었다. 그녀가 평생 동안 벌어도 모으지 못할 엄청난 거액이 들어있는.


“오히려 내가 미안하죠.” 건이 말했다.

“무슨 말씀을……”

“남의 불행으로 이렇게 돈을 챙겼으니, 저도 참 나쁜 놈이거든요. 연주야, 넌 오빠 같은 양아치한테 시집가면 안 된데이.”

건이 꼰 발을 건들거리며 바닥만 남은 커피를 대롱으로 쪽쪽 빨았다. 연주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연주 엄마가 작게 말했다.

“아뇨. 좋은 사람이예요. 확실해요. 건씨는.”


연주 엄마는 연주를 힐끔 바라보았다.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밝아진 모습이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우겨서 그냥 집으로 데려갔었으면 저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을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평생 동안 흉터로 남아서 괴롭힐 것이다. 그녀 역시, 긴 밤이었지만 피곤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연주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내를 졸졸 따라다녔다. 자신도 덩달아 그를 쫓았다. 그는 연주에게 농담처럼 툭툭 말을 던졌고, 연주는 그의 말에 놀랄 만큼 집중했다. 연주는, 그리고 그녀 자신도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 무섭고 험악한 아이들의 여리고도 나약한 참모습을 보았다. 그들을 통해 거의 예외 없이 허세 뒤에 감추어진 비겁함과 추악함, 그리고 인간의 하찮음도 선명하게 보았다.


그리고 일곱 명의 막강한 권력과 엄청난 배경을 가진 사람들 앞에 우뚝 서서, 두려움 없이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고, 거침없이 꾸짖고, 가차없이 무너뜨리고야 마는 단호하고도 섬뜩한 의지를 보았다. 그리고 그 모든 요소를 엮어 목표까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는 지혜의 힘도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그의 방식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았다. 앞으로도 결코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가슴 속의 원망과 앙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 치유되었다고 느꼈다. 실컷 울고 난 다음처럼.


연주 엄마는 손수건으로 눈을 닦았다. 빨개진 눈으로 지나온 길을 되 집어 바라보았다. 돈이 없어서 이사한 이곳. 너무도 싼 임대료. 언제나 불안해서 아이를 배웅 나가야 했다. 대학에서 배울 만큼 배웠지만 희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에게 길이란 고통과 눈물과 두려움이 깔린 가시밭길이었고, 비포장도로였다.


항상 간절히 기도했었다. 기도는 헛되고도 쓸모 없었다. 모든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을 때 그가 왔다. 그녀가 보기에, 그는 악당으로 위장하느라 늦어버린 게으른 천사였다. 그렇지만 그 찬란한 본성마저 가리지 못했다. 거친 언어 속에서도 치유와 회복을, 오르가슴에 가까운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은밀한 기대를 빚어내는. 그리고, 지독한 불운을 행운으로 서서히 바꾸어가는 그런......


“그나 저나, 밤이라서 잘 알아보진 못 했겠지만, 이 일로 엉뚱한 사람들이 올지 모르니 빨리 이사를 가도록 하세요. 연주 학교도 옮기고요. 오늘은 좀 쉬시고, 내일부터 연주와 어디 여행이라도 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나쁜 기억도 툴툴 털어버릴 겸. 혹시 모르니 병원도 꼭 가 보시고.”


“예. 그렇게 할게요. 혹시 건 씨에게 연락을 하려면……”

“걱정이 되나 봐요?”

“아무래도 가만이 있을 사람들이 아닐 것 같아서……”

여자는 손가락을 불안하게 꼼지락거렸다.

“애들이야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병원에서 움직일 수 없을 거니까 안심해도 될 겁니다. 문제는 어른들인데, 아마 본전 생각이 날지도 모르죠. 워낙 큰 돈을 뜯겼으니까.”

“예”

“솔직히, 이쪽이 당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비하면 큰 돈이라고도 할 수 없어요. 자기들이야 능력이 있으니까 금방 또 벌겠죠. 약자의 피를 쪽쪽 빨아가며. 그게 다 내 밥줄이지만.” 건이 큭큭 웃었다.

“……”

“번호를 불러주세요.” 건이 말했다.

여자의 표정이 밝아졌다. 바로 전화번호를 불렀다. 건이 입력했다. 연주 엄마……

“제 이름은 김은아 예요.”

“예”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연주와 둘이 살아요.”

“그러셨군요.”


건이 번호를 눌렀다. 벨이 울렸다. 김은아는 번호를 확인하고 이름을 입력했다. 이름 옆에 두 글자를 더 넣었다. 천사.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곤 조심스럽게 품에 넣었다.


“아따. 많이 피곤하네요. 두 분도 이제 들어가서 눈 좀 붙이셔야죠? 오늘 일은 잊으세요.”

“잊을게요.”

“너는?” 건이 연주를 바라보았다.

“잊었어요.”

연주가 작게 말했다. 눈가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건이 일어났다. 두 사람이 따라 일어났다.

하늘이 금방 밝아지고 있었다. 지난 밤 소란스러웠던 어둠을 한꺼번에 걷어내 듯.


작가의말

글이 어떤가요?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독자입장에서 어떠신지 무척 궁금합니다.
가급적 설명과 설정을 생략하고, 장면과 대화로 상황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습니다. 조금 고통스런 작업이긴 한데, 글의 균형과 짜임새가 어떤지 알고 싶네요.

이 정도로 가면 괜찮을까요?

PS.

오타와 띄어쓰기 오류는 나중에 모두 몰아서 정정할 생각입니다. 휴대성 때문에 맥북에어를 쓰고 있는데, 페이지(오피스 워드와 비슷한 넘)는 한글 지원이 정말 최악입니다. 오타/교정기능이 전혀 없습니다. ㅠㅠ....

애플 제품은 결코 다시 사지 않을 겁니다. 2년 동안 만졌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너무 많아요. 특히 글쓰는 사람에게는..... 글을 쓰면서 입에 욕을 달고 삽니다. 사지 마세요. 애플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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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1

  • 작성자
    Lv.4 빤따찌
    작성일
    12.09.19 20:38
    No. 61

    나도 주인공 처럼 힘이 있다면 따라 해봐면 좋겠다.
    두부녀의 악몽같은 밤을 잘 해결한것보고 멋진글이라서
    뎃글 인달수가 없네요
    나도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네요
    작가님 건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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