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ia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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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삼
작품등록일 :
2012.09.18 13:35
최근연재일 :
2012.09.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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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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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24

DUMMY

“이게 화랑?” 건이 물었다.

“화랑은 한국계 민족주의자를 표방하는 서클입니다. 상징은 붉은 색입니다.”

인훈이 대답했다.


“거기까진 아는 이야기고.”

“화랑은 주로 다문화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을 대표하고 있죠. 주로 보수적 성향의 민족주의 세력과 구(舊) 군부(軍部), 한국계 재벌 계열 회사 쪽에 배후를 두고 있습니다. 정치 세력으로는 한민련 계열이 주력이지만, 공화당 청년 당원도 30% 정도로 포진되어 있다고 합니다.”


“공화당? 다문화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한 현 집권당 아냐? 뭔가 모순인데?”

“맞습니다. 그렇지만 공화당은 보수주의자들이 지지하는 당이기도 하죠. 다문화에 대한 이견만 빼 놓으면 한민련과 공화당은 별로 다를 게 없는 보수계열 정당입니다.”


“민족주의쪽이라…… 그럼, 지지하는 학생이 꽤 되겠네?”

“그게, 좀 애매해요. 전엔 회원 2천 정도였는데, 금년 들어 가입회원이 급격하게 많아졌어요. 지금은 4천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초기 화랑은 워낙 외국계에게 배타적이고 강경해서 한국판 나찌라고 부를 정도였죠. 그런데, 다문화 배척을 주장하는 강경파보다는 온건한 민족주의 성향의 학생들이 지도부를 장악하면서 내부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공화당의 작품이라고 보고 있죠.”


“공화당 정책이 바뀐 건가?” 건이 물었다.

“아뇨. 상황이 바뀌었죠.”


“왜지?”

“외국계 한국인을 지지세력으로 삼기에는 너무 문제가 많이 생겼으니까요. 초기에는 재외 한국인에게 투표권도 주고, 귀화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노인 지지 층을 대체할 우호세력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들이 빈곤층으로 고착되면서 공화당에 가장 적대적인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정책수단도 거의 없고요.”


“결국, 버릴 거다? 토사구팽(兎死狗烹)?”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골적으로는 못하니까 외곽 단체를 이용하는 거죠. 너무 강경파만 있으면 통제가 안 되니 온건파를 통해 강약을 조절하려는 겁니다. 문제가 생기면 강경파인 한민련에 전가하면 되니까, 공화당으로서는 손해 볼 게 없습니다. 한민련은 명분과 실리를 챙기니까 역시 손해 볼 게 없습니다. 굉장히 영리한 책략이죠.”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건은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다. 군대 가기 전까지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가진 자의 죄악을 처벌한다며 싸돌아 다녔지만, 어떤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적은 없었다. 그가 보기에 그 놈이나 저 놈이나 차이가 없었으니까. 그것조차도 무슨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인해 우연하게 얻은 ‘1차 탈각’의 힘에 취해서 열심히 영웅놀이를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 정치에 관심이 많구나. 그 쪽으로 진로를 잡았나?” 건이 물었다.

“예” 인훈이 말했다.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권력을 잡고 싶으냐?”

“잡을 수 있다면요.”

“잡아서 뭐하게?”

“제 하고 싶은 대로 해 보게요.”

“.......”


건은 멍한 얼굴로 인훈을 바라보았다. 새삼 인물이 다르게 보였다. 미사여구, 장식이 필요 없는 솔직 담백한 고백이다. 바로 그가 원하던 정답.


건은 단순하게 생각했다. 권력의 핵심은 국민의 힘이다. 그 힘을 일을 하고 싶은 놈에게 몰아주는 것이다. 남의 일도 아니고, 국민의 일도 아니다. 반드시 ‘자기의 일’ 이어야 한다. 그것이 정치가의 비전이고, 철학이 아니던가? 그 ‘자기’ 비전에 공감하고 동의하니까 힘을 몰아주는 것이다. ‘남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놈이 무슨 근사한 아이디어가 있을까?


“왜, 맘에 안 드세요?”

“아니. 마음에 꼭 든다. 너 짱 먹어라.”

“하하-형이 도와주시면 될 것 같은데요?” 인훈이 껄껄 웃었다.

“닥치고..... 다음 진도 나가자.”

“네”


“전체 학생 수가 얼마지?”

“4년 전부터 정원이 대폭 늘어서 이제 거의 4만 명 가까이 되죠. 사이버까지 합하면 10만도 넘는다고 봐야 돼요.”

“그 와중에 4천이라면 전체의 10%라는 이야긴데, 작은 숫자는 아니군.”

“작은 숫자는 아니죠. 전국 대학을 합하면 엄청난 청년 유권자 세력입니다. 공화당의 미래 꿈나무죠.”

“조직력은 어때?”

“현재 계파간 내분 중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도 자금이 풍부한데다 뿌리가 깊어서 조직 충성도가 대단합니다. 조만간 지도부가 정비될 겁니다.”


“천중은 중국계라고 했지?”

“한국계 중국인, 중국계 한국인이 중추가 되어 만든 서클이죠. 검은색을 상징으로 씁니다. 요즘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그룹입니다.”

“대략 2천명이라...... 이것도 작은 숫자는 아니네.”

“엄청 많죠. 외국계로는 최대 조직입니다.”

“중국계 학생이 많이 들어와서?”

“인해전술 수준이죠. 특히 중국 거상과 지방정부 정계 거물들의 자식들이 많습니다. 청방(靑幇)과 홍방(紅幇) 계열의 흑사회도 같이 들어왔고요.”

“이 아이들이 간부인가?”

건이 태블릿에 뜬 사진과 동영상을 훑어보며 물었다.

“네”

“이렇게 많아? 조직력은?”

“아직 초기라 허술한 편이죠. 걔들은 단합이 잘 안 돼요. 몇 개 집단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여기도 조만간 정리될 거라고 합니다. 중앙당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 같습니다.”


“청류...... 이건 또 뭐 하는 애들이야?”

“일본계 한국인, 한국계 일본인, 혹은 친일파 계열이죠. 공식적으로 청색계열을 씁니다. 배후는…… 짐작하시겠지요?”

“왜 청색이야?”

“쿨 재팬이니까요. 화랑 아이들이 붉은 색을 먼저 썼으니까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대낮에 버젓하게 친일파 표식을 하고 다닐 수도 있는 거냐?”

“그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나 보죠. 화랑아이들의 주요 표적이었거든요. 그 아이들은 절대로 혼자 다니지 않아요. 전체 회원 수는 대략 1천에서 1천 5백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쿠자도 들어와 있나?”

“네”

“특징은?”

“행사가 은밀합니다. 그러면서도 무척 치밀하죠.”


“친미계열도 있을 텐데?”

“왜 없겠어요? 파플(Papple)이라는 애들입니다.”

“파플?”

“플래티늄 애플(Platinum Apple)의 약자예요. 우린 썩은 사과라고 부르죠. 걔네들은 은색을 쓰지만 대중에게 자기 표식을 함부로 드러내진 않아요. 유럽, 호주, 러시아 계열 아이들과 구별하기 힘들죠. 그래도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돼요. 특히 검은 머리 미국인이라고 부르는 한국계 친미성향의 아이들은 그들의 협력 세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아쉬울 게 없는 아이들이니까. 숫자는?”

“대략 핵심 회원을 오백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작아도 이 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유학파들이 이들과 연대하고 있으니까 저력은 엄청나죠. ”


“그밖에는?”

“러시아 계열 아이들이 있는데 아직 세력이 약해서 별 움직임은 없고요. 동남아, 아랍쪽, 아, 그리고 유태계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직 소수라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세력 구도는 어때?”

“화랑 빼놓고 그 3국이 가장 큰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총 4개 파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죠. 저희 학생회 중도파까지 합하면 5개 집단이죠”


“개판이군”

“개판이죠”


“난 이해가 안 가. 그래서 학생이 뭘 얻겠다는 거냐? 이 학문의 전당에서 패거리를 만들어 쌈박질 해야 만 하는 이유가 뭐야? 졸업하면 제 갈길 찾아 찢어지면서 끝나는 거 아냐?” 건이 혀를 찼다.

“그건 형이 요즘 시대 돌아가는 걸 몰라서 그래요.” 인훈이 웃었다.

“응? 뭔소리야?”

“요즘 취직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세요? 형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요. 학생 때 인턴경력이 없으면 일류대 일류학과를 나와도 취업률이 20%가 안 돼요.”

“그 정도야?” 이번에는 건이 진심으로 놀랐다.

“그것도 공채로 뽑는 공무원, 대기업을 모두 포함한 숫자예요. 특히 다문화 정원 30%이상 채용이 의무화가 되면서 한국계 출신의 출구는 더욱 더 좁아졌죠. 또 일본계, 중국계 기업의 진출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그쪽으로 가려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쪽 계열은 죄다 인맥을 중시하거든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네트워크가 없으면 절대로 못 가요.”


“그래서 그 인턴이라는 것 때문에 학생들이 이 작당을 하고 있다? 갸네들 똘마니 노릇해가며?”

“현실적인 문제니까요. 그런데, 그것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다른 이유가 또 있어?”

“정치가 개입을 했죠. 한국은 지금 세계 강대국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건 아시죠?”

“어느 정도는”

“그러면, 그 나라들이 대학에 프락치를 심을 거라는 것도 짐작하시겠네요?”

“그게 말이 돼? 그런 간첩질을 나라에서 두고 본단 말야? 학생들이 그 짓을 한다고?”

“불행하게도 그게 요즘 현실입니다. 순진하신 형님. 너무 갑자기 주적이 없어져버렸고, 글로벌화 만이 살길이라고 대책없이 국적을 남발하고, 섞어버려서 애국애족을 외칠 대상이 없어진 거예요. 사이버세계에도 국가가 세워지고 있는 판국인데요.”

“.......”


“여긴 정글이예요. 강자는 잡아먹고, 약자는 적응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스파이 짓도 고수익 알바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헐리웃 영화 탓에 스파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놈이 반이 넘을 걸요? 그냥 웃기죠? 정부는 그걸 방관하고 있죠. KNSC(Korea National Security Committee: 한국 국가 안전 위원회, 국가정보원의 후신)는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방조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요. 그쪽 요원도 많을걸요?”


건은 인훈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사회와 동떨어져 텍스트만 가지고 공부할 때는 몰랐던 이면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많이 놀랐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핵심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그 자신 역시 국가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사선을 넘나들며 싸워왔지 않은가? 그것도 국적도 사명도 없었던 ‘무국적’의 그림자 군인으로.


“그래서 어쩔 생각이냐?” 건이 물었다.

“학생회를 지켜야지요.” 인훈이 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거냐?”

“아직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원하고 있습니다.”

“놔 두면?”

“학생회가 저놈들 손에 넘어가겠죠.”

“넘어가면?”

“대학과 협상을 하겠죠. 자기들 원하는 대로 등록금도 조정할 거고, 장학제도도 바꾸겠죠. 그리고 교수까지 원하는 사람으로 바꾸라고 압력을 행사할 겁니다. 입학요강도 바꿀 거고, 대학원생 선발도 마음대로 할 거고, 동아리, 행사, 학회, 산학. 그 모든 걸 입맛대로 바꿀 겁니다. 그리고 학교는 진정한 인재 사냥터가 되는 거죠. 건전한 지적 논쟁과 비판 기능은 멸종하는 겁니다. 그냥 고급 인텔리 노예가 되는 코스로 가는 거죠.”

“그게 학생회 맘대로 되냐?”

“돼요. 놈들이라면. 지금도 반쯤은 맛이 갔는데요. 뭐.”


“내가 뭘 해 주길 바라냐?”

“저를 도와주세요.”

“그러니까, 뭘?”

“학칙을 개정하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싫어하는 세력이 많아요. 사실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죠.”

“......”


“전 아마 테러를 당하게 될 겁니다.”


작가의말

연재가 좀 늦었습니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려고 하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일이 겹치네요. 회사 사무실도 이전해서 어수선한데다가, 급하게 작성해야 할 자료가 많았습니다.

문피아 연재는 한 회 정도 더 하고, 다음 주엔 북큐브에 연재를 하게 됩니다. 연재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반드시 지키려고 합니다. 북큐브 유료연재 상황을 보니 조회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면을 알고보니, 꽤 희망적인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요즘 대세가 모바일이다보니 PC쪽 조회수는 적게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아마 과금 서버때문에 다르게 관리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양아치는 에뜨랑제 만큼이나 길고 커다란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쓰다가 중단한 판타지아와 연결되는 구조가 될 것 같은데, 판타지아의 주인공도 등장할 것 같고...... 그래도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 호쾌한 액션과 달달한 로맨스 함량이 많은 이야기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이번에도 독자분들과 재미있는 여행을 하려고 합니다. 자고로 이야기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글쟁이의 소신인지라...... 많은 응원과 동참을 부탁드려요.

아울러, 에뜨랑제가 교보문고에 올라갔습니다. 지금 이벤트 중이라고 하니,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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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양아치- 22 +34 12.09.02 10,766 158 9쪽
23 양아치- 21 +37 12.08.31 10,851 14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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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양아치 -17 +27 12.08.21 11,348 125 11쪽
18 양아치 -16 +62 12.08.20 13,534 156 12쪽
17 양아치 -15 +29 12.08.19 10,806 117 6쪽
16 양아치 -14 +32 12.08.17 11,888 148 12쪽
15 양아치 -13 +61 12.08.16 11,877 157 16쪽
14 양아치- 12 +34 12.08.14 11,444 137 12쪽
13 양아치- 11 +24 12.08.14 11,169 119 12쪽
12 양아치 -10 +52 12.08.13 12,379 14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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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양아치- 08 +36 12.08.11 11,948 139 10쪽
9 양아치- 07 +34 12.08.11 11,982 119 12쪽
8 양아치 -06 +23 12.08.11 12,259 117 9쪽
7 양아치- 05 +15 12.08.11 12,553 1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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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양아치- 03 +11 12.08.11 12,806 108 9쪽
4 양아치 -02 +14 12.08.11 14,543 104 13쪽
3 (새 소설) 양아치 -01 +52 12.08.11 25,552 107 11쪽
2 독자 제위께..... +178 12.02.10 18,991 97 3쪽
1 요즘 근황, 에뜨랑제 관련 이야기 +133 10.12.09 26,539 6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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