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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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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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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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외전)나는 조선인 관동군이다

DUMMY

1920년대, 4살의 영식이는 명자 누나와 함께 나물을 캐러 나갔다. 명자 누나는 마을에서 제일 착하고 힘이 센 영호 형이랑 결혼하였고, 첫 아이를 임신하였다. 정수는 솔직히 명자 누나와 나물을 캐러 가는 것이 싫었지만 임신한 명자 누나를 위해 바구니를 들어줘야 했다. 명자 누나는 애를 낳으면 당분간 나물을 캐러 올 수 없었기에 이번에 나물을 많이 캐두기로 결심했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명자 누나! 너무 깊이 들어가는거 아냐?"


"잘 따라와라!"


영식이는 투덜거리며 명자 누나를 따라갔다.


"다른 형아 데려오지..."


명자 누나는 나물을 캐기 시작했고, 영식이는 근처에 앉아서 주먹밥을 먹었다. 꽤 으슥한 곳까지 들어왔고 영식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기분이 나빠졌다. 나물이 상당히 많았기에 명자 누나가 기뻐했다.


"오늘 이거 다 못 캐겠다! 영식아! 여기 꼭 기억해둬라! 나 애 낳고 못 일어나면 너가 어머니 모시고 여기 와야한다! 주먹밥 다 먹으면 저 쪽에 있는 것들 캐주렴!"


영식이는 주먹밥을 먹고는 나물을 캐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움푹 패여있는 곳이 있었다. 다섯 부분으로 파여있는 이것은 야생 동물의 발자국이었다.


"누나, 여기 동물 발자국!!"


"산 속에 동물 발자국 있는게 당연하지!"


영식이는 자신의 손을 그 발자국에 갖다대보았다. 발자국은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었고, 영식이는 가장 가운데 있는 큰 부분에 손을 갖다대보았다. 발자국은 영식이의 손보다 훨씬 커다랬다.


"누나!! 이리 와봐!!!"


영식이가 뒤를 돌아보았으나 여전히 명자 누나는 나물을 캐느라 정신이 없었다. 산 속에서는 살랑살랑 바람이 불고 있어 잎사귀와 풀잎이 흔들렸다. 그리고 수풀 속에 납작 엎드리고 있던 호랑이 한 마디가 명자 누나를 향해 튀어나오며 앞발을 날렸다. 호랑이가 날아오며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숲 속을 울렸다.


"크~아 크~아"


명자 누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퍼억!!


잠시 뒤, 영식이는 수풀 속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호랑이는 쓰러진 명자 누나에게 얼굴을 갖다대고 킁킁거리면 냄새를 맡았다. 어깨뼈가 부스러진 명자 누나는 호랑이의 입과 코에서 나오는 뜨거운 입김을 느낄 수 있었다.


'으아아...어머니...아버지...영식아...'


호랑이는 단순한 호기심에 왼쪽 발로 명자의 팔을 눌러보았다.


"끄아아악!!! 끄아악!!!!!"


영식이는 멍하니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아직 4살 밖에 안된 영식이는 이런 상황에서 슬픔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다만 지금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과 도망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만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직까지 호랑이는 영식이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이 호랑이는 아직 성체가 아니었고 사냥 경험이 별로 없었다. 여태까지 경험에 의하면 토끼도 사냥감으로 절대 만만하지 않았기에 이 아성체 호랑이는 상당히 굶주려있었다.


"킁킁 킁킁"


호랑이는 명자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여태까지 애를 먹었던 다른 사냥감에 비해서 너무 쉬운 사냥감이었다. 냄새를 통하여 호랑이는 명자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호랑이는 명자의 배를 이빨로 물어뜯어 산채로 먹기 시작했다.


"끄으아...끄으아...끄으아..."


호랑이는 이 사냥감이 마음이 들었는지, 명자 옆에 엎드린 다음 거대한 앞발로 사냥감을 꼭 쥐고는 송곳니를 이용하여 옷을 찢어내고는 배 살코기와 피의 맛을 보았다. 엎드린 호랑이의 몸이 아래위로 조금씩 움직였다. 고기가 맛있는지 호랑이의 눈이 조금 작아졌다.


'누나...'


호랑이의 관절과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줄무늬 가죽 또한 꿈틀거렸다. 이 아성체 호랑이는 토끼 사냥도 실패하는 일이 잦았기에 그동안 굶주려서 뼈가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호랑이는 양팔로 명자를 꼭 잡고는 열심히 씹고 고개를 돌려가며 맛을 보았다.


그리고 명자 누나 뱃속에 있었던 태아가 나타났다. 영식이가 생각했다.


'애는 안 먹을거야! 내가 가져가야 해!'


하지만 호랑이는 태아부터 먹기 시작했다. 뼈가 씹히며 으드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호랑이는 맛을 제대로 음미하고 있었다.


우두둑 우두둑 우두둑


숲 속에 새들이 나무에 앉아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호랑이가 포식을 끝내면 새들도 살점을 뜯어먹을 수 있을 것 이었다. 여기저기서 벌레 소리, 새소리가 들렸다. 영식이는 엎드린 채로 반대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명자의 갈비뼈를 발라먹고 있던 호랑이는 영식이가 도망가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굳이 잡지는 않았다.


우드득 우드득 우드득


실컷 포식을 한 다음 호랑이는 옆으로 드러누워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지금은 이동할만한 힘이 없었다. 호랑이가 숨을 쉴 때마다 몸이 들썩거렸다. 호랑이는 소화를 적당히 시키고 난 다음, 명자의 시신에서 갈비뼈를 뜯어낸 다음 입에 물고는 걸어갔다. 이건 다음에 먹을 식량이었다.


그리고 영식이네 동네는 이 소식을 듣고 난리가 났다. 영식이의 어머니가 영식이를 껴안고 울부짖었다.


"아이고!!! 아이고!!!"


영식이는 어머니한테 안겨서 멀뚱멀뚱 눈을 감았다 떴다. 솔직히 말해서 엄마가 이렇게 자신을 껴안고 있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만 안았으면 했다.


명자 누나와 결혼을 했던 영호 형이 울부짖었다.


"으아악!!! 으아아아악!!! 명자야!!!!"


마을 아저씨들이 영호 형을 말렸다.


"그만 진정하게!!"


"내 아이 얼굴도 못봤습니다!! 시신이라도 가져와야 합니다!!!"


"그랬다간 호랑이가 냄새 맡고 우리 마을까지 내려오면 어쩌려고 그러나!!! 이번 일은 면사무소에 신고해서!!"


"으아아아악!!!! 왜 영식이만 살아돌아와!!"


영호 형은 바닥에 드러눕더니 질질 짜기 시작했다.


다음 날 영호 형은 보이지 않았다. 며칠 뒤, 영식이는 동네 친구들한테 무용담을 말해주고 있었다.


"호랑이 앞발이 엄청 커!! 내 손바닥보다 훨씬 더!!"


"명자 누나 애까지 먹은거야?"


"응!! 호랑이가 앞발로 이렇게 명자 누나를 잡고 배 속에 아이까지 뜯어먹었어!!"


"여...영호 형이다!!"


영호 형은 어디서 구한건지 무라타 소총을 들고는 다시 마을에 나타난 것 이었다. 참고로 이 당시 일반 조선인은 총을 소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영호는 마을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영식이를 구석으로 데려가서 물었다.


"어느 쪽이었다고?"


영식이는 대충 기억나는대로 호랑이가 있었던 방향을 말해주었다. 영호 형은 영식이한테 맛있는 엿을 건네주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


영호 형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고 무라타 소총과 짐 가방을 매고는 어디론가 떠났다. 그 날, 산에서는 한 발의 총성이 들렸고, 영호 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부터 일주일 뒤, 영식이네 마을에는 일본군 호랑이 토벌대가 들어왔다. 마을 아이들은 일본군이 매고 있는 38식 소총을 바라보았다.


"저 총 엄청 좋은 총이겠지?"


"이번에는 호랑이 잡을까?"


일본군 토벌대는 조선인 명포수와 함께 산 속으로 들어갔다. 이틀 뒤 토벌대는 다시 하산하였고, 영호 형의 무라타 소총만을 회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소득이 없었다. 일본군 장교는 호통을 쳤고, 일본군은 모두 땅에 대가리를 박고 기합을 받았다. 장교가 외쳤다.


"만약 일주일 안에 호랑이를 잡지 못할 경우 할복하겠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도 호랑이는 잡지 못했고 일본군 장교 또한 할복은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영식이네 가족은 마을을 떠났고, 얼마 뒤 영식이도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영식이는 새로 다니게 된 학교에서도 친구들한테 자신이 봤던 호랑이 이야기를 하며 인기를 얻고는 했다. 영식이는 나이를 먹고 나서야 그 이야기는 나불대서는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절, 성적이 우수한 조선인들은 장학금을 받고 일본육군사관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신문에는 한병태라는 조선인이 일본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였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일본 제국은 조선인에게도 평등하게 기회를 부여하며 조선인 또한 천황 폐하를 위하여 충성할 수 있다.]


이렇게 일본은 한병태라는 조선인을 프로파간다로 이용하고 있었던 것 이다. 영식이의 친구들 또한 이 신문을 읽었다.


"장교 되면 돈 많이 벌려나?"


"그렇겠지?"


"근데 전쟁 나가면 뒤지잖아."


"전쟁 나가겠냐? 어차피 조선인 출신은 전부 조선에서 헌병으로 근무할거야. 부럽다!!"


아직 어린 영식이와 친구들은 애국심보다는 육군사관학교의 군복이 더 멋있어보인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일본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 이었다. 영식이가 속으로 생각했다.


'가봤자 엄청 차별받겠지...내 공부나 하자.'


그로부터 몇년 뒤, 조선인 출신 육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이 관동군에 자원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는 이렇게 실려있었다.


[일본 제국은 조선인 출신 졸업생에게도 천황 폐화를 위하여 산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신문에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조선인 출신 졸업생들이 관동군으로 가는 기차에 타고 있는 사진이 실려있었다. 영식이의 친구들이 이 신문을 보고 말했다.


"조선에서 근무하면 헌병으로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뒤질 위험을 감수하는거냐?"


"나라면 그냥 헌병하겠다!"


영식이가 늘 갖고 다니던 노트에 스크랩한 신문을 보여주며 외쳤다.


"아마 이것 때문일걸세!"


영식이의 노트에는 일본군의 97식 중전차, "치하"가 있었다. 영식이가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 전세계에서는 이 전차라는 신무기로 싸우고 있네!"


다들 호기심에 찬 눈으로 전차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이게 전차라고?"


"지금 독일, 프랑스, 영국에서는 하늘에서는 전투기, 지상에서는 전차, 바다에서는 잠수함 타고 다니면서 싸우고 있네! 그리고 이거 보게!"


영식이는 자신의 노트에 붙여둔 세계 지도를 보여주었다.


"평야 지대에서는 이 전차 한 대만 있으면 수 백명을 물리칠 수 있네! 혹시 아나? 나도 언젠가 이 넓은 대륙에서 전차를 타고 싸울지?"


"이 새끼 또 헛소리하네."


"조선인한테 기회를 주겠냐?"


"조선인 부대는 위험한 곳으로만 투입할거 뻔하네! 무기도 제일 안 좋은거 주겠지!"


"그런가?"


"너네 졸업하면 뭐 할거냐?"


하지만 영식이는 전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영식이는 관동군에 자원 입대했다. 영식이는 조만간 총을 쏘고 전차를 타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부풀었다.


'한 달 정도 훈련 받으면 전차 타겠지?'


그리고 영식이는 지옥의 제식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일본인 교관이 외쳤다.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영식이는 동료들과 함께 진흙탕에서 계속해서 굴러야 했다. 영식이가 속으로 울부짖었다.


'총은 언제 쏴보는거야!!!'


영식이와 동료들은 청소를 제대로 안했다는 이유로 교관에게 후드려맞기 시작했다.


퍽!! 퍼억!! 퍽!!!


영식이는 후드려맞으면서도 언젠가 전차를 타볼 수 있다는 일념을 가지고 버텼다.


'훈련만 끝나면 전차를 탈 수 있을 거야!!'


일본인 교관이 영식이와 동기들을 후드려패며 외쳤다.


"훈련만 끝나면 안 맞을거 같나! 이런 빠가야로!!"


작가의말

따로 작품 파서 밀리터리 단편 연재하려고했는데 독자분들이 거의 안 따라오셔서 그냥 여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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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외전)나는 조선인 관동군이다 +77 22.06.22 188 4 12쪽
703 슈코르체니의 특수 임무 +61 22.06.21 155 4 11쪽
702 한국계 미국인 병사 +34 22.06.20 215 4 18쪽
701 가죽 가방 +106 22.06.19 170 4 13쪽
700 수색 +56 22.06.18 155 3 11쪽
699 휴전 협정 +68 22.06.17 178 4 11쪽
698 총알 +101 22.06.14 200 3 12쪽
697 로켓탄 노획 작전 +45 22.06.13 154 4 13쪽
696 바주카 노획 +26 22.06.12 139 4 12쪽
695 알몸 구보 +97 22.06.11 192 3 14쪽
694 외전) 아나스타샤의 정체 +33 22.06.10 155 3 12쪽
693 30년 전쟁 외전 + 적백내전 이후 이야기 +80 22.06.09 166 3 15쪽
692 나타샤의 일기 + 30년 전쟁 외전 +27 22.06.08 136 3 15쪽
691 한스의 계략 +74 22.06.07 199 5 14쪽
690 네 줄기 빛 +30 22.06.06 144 5 13쪽
689 스탈린 허수아비 +18 22.06.05 134 4 11쪽
688 노래 가사 +33 22.06.04 140 4 13쪽
687 2부 리메이크판 진루트편 맛보기 +55 22.06.03 221 3 20쪽
686 외전 인도차이나4 + 본편 피의 숙청 +56 22.06.02 152 5 13쪽
685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외전 인도 차이나 전쟁 3 +46 22.06.01 170 4 14쪽
684 작전명 발할라 +46 22.05.31 162 5 13쪽
683 폐급 이등병의 2차대전 생존기 +48 22.05.30 171 4 13쪽
682 은신처 +22 22.05.29 164 5 15쪽
681 동계 전투 준비 +122 22.05.28 201 4 15쪽
680 황제 즉위식 +30 22.05.27 218 3 14쪽
679 톰슨 기관단총 +111 22.05.26 175 3 15쪽
678 모스크바 지하철 +79 22.05.25 188 4 14쪽
677 오토, 스테판, 바실리, 데니스의 특수 임무 +137 22.05.24 199 4 15쪽
676 전차 긴빠이 +40 22.05.23 151 4 13쪽
675 모스크바 T-34 대소동 +40 22.05.22 16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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