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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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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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8,667

작성
13.07.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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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DUMMY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그럼 내일 봐.”


“응. 그래, 내일 봐.”


이미 해는 기울어 하늘과 대지에 어두컴컴한 기운만이 가득한 시간.

율하를 실고 교외에서 2시간 정도 달려온 이나의 트럭.

그 트럭을 율하네 집으로 올라가는 북관대로의 골목 모서리에 잠시 차를 대고는 율하를 내려준다.


차창 너머로 몸을 내밀어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이나.

언제부터였던가?

그녀가 자신을 향해서 이렇게 자주, 그리고 티 없는 미소를 보여주었던 것은.

그 시간은 분명 그리 오래 된 것이 아니었을 테지만 율하는 어쩐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녀의 그런 미소를 보아왔던 것 같다는 느낌을 순간 받았다.


“오늘 수고했어.”


“아니야, 율하야 말로 수고했어. 오늘 같은 날...그리고 우리 엄마 만나느라.”


“아하하.”


“그럼-”


“응?”


“아, 아니. 아무것도. 그럼 내일 학교에서 봐.”


언듯 가로등의 불빛이 비쳤기 때문인지 발그스름한 주황빛으로 빛나는 이나의 얼굴. 그녀는 찰랑거리는 머리칼이 흔들리도록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다시 차 안으로 몸을 집어 넣는 그녀.


부릉-


꽤나 크게 어둠을 울리는 트럭의 시동소리와 함께 가벼운 진동이 그를 울린다.

그리고 천천히, 시간이 다소 늦은 일요일이기 때문인지 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는 도로를 따라 멀어지기 시작하는 그녀의 트럭.

율하는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후우.”


그리고는 힘겨운 듯 참아왔던 숨을 깊게 토해내는 율하.

그는 천천히 어둠에 잠긴 하늘과 도시를 바라보며 고개를 내 저었다.

약간 어지러운 기분.

사실 어지럽다고 하기 보다는 그저 피곤한 것 뿐이었지만 그의 상태는 확실히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괜찮아?”


“아아.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한 것 뿐이야.”


“게다가 내일 월요일인 것도?”


“으으...”


그렇게 율하는 어둠 속에서 한숨을 토해내자 지금까지는 얌전히 목걸이 안에 있었던 콜린이 흐물흐물 그 안에서 흘러나와 율하의 어깨에 자리 잡는다.


“그런데 율하.”


“응?”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무얼 어떻게 해?”


“다음 주까지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으음.”


율하는 콜린의 그 말에 다시 한 번 침음성을 흘린다.

그런 그를 보며 얼굴 앞으로 날아와 양 손으로 콧등을 잡고 눈을 맞추는 콜린.

그녀의 표정은 꽤나 진지해 보였다.


“내 직감이기는 하지만 그 일은 율하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어떻게든 되겠지’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어째서?”


“말 그대로 직감. 아니, 이건 직감이 아니라...시대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어.”


“시대...”


“응. 시대. 율하도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련의 흐름은 율하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율하 역시 그 흐름의 하나일 뿐이니까.”


“콜린, 넌 대체 어디까지 아는 거야?”


“나? 나도 아는 건 없어. 단지 생각하는 것 뿐이야.”


“생각이라고?”


“응. 생각.”


콜린을 그렇게 말하며 율하로 부터 조금 떨어진 다음 하늘을 올려다 본다.

어두운 하늘 아래에 조금씩 흘러가기 시작하는 짙은 구름.

율하 역시 그녀를 따라 영감을 끌어 올린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야. 지금 여기에는 별다른 게 있는 게 아냐.”


“그, 그럼?”


“그냥 생각으로 큰 그림을 그려 본 것 뿐이야. 언제부터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기 시작했는지.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율하가 알고 있는 지식, 그리고 변화하는 세상까지.”


“콜린.”


율하는 시선을 내려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 볼 뿐인 콜린을 바라본다.

희미하게 빛나는 푸른 영체의 소녀.

그녀는 자신의 양 팔을 살짝 벌린 채 전에 없던 독특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어제 인왕의 고대 수로에서 깨우친 인왕의 주인이라는 칭호.

이 힘과 기운은 그 때문일까?

율하는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물론 아직은...그냥 직감일 뿐이야. 그리고 근거 없는 추리일 뿐이고. 하지만 세상은 조금 씩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어. 응, 그리고 그 한 가운데는 율하가 있고. 역시...구세주라 그런 걸까?”


“아직도 그런 소리야?”


“율하는 믿지 않아도 괜찮아. 원래 믿음의 대상을 믿는 건 타인이지 자기 자신이 아닌 법이니까.”


“과연...그것이 지능lv. 18의 자기위안인가?”


“그, 그런 것 하고는 상관없잖아. 정말로.”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짐짓 삐진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이는 콜린.

그런 그녀를 향해 율하는 손을 내밀어 그 머리칼이 흩날리는 모양으로 흔들리는 영체를 쓰다듬는다.


“알고 있어. 하지만....응?”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율하?”


고개를 뒤로 패액 하니 돌리는 율하.

물론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나다니는 행인 하나 없는, 어둑어둑한 가로등 조명 하나만이 있을 뿐인 아스팔트의 골목길. 그렇지만 그 안쪽 깊숙한 곳에서 부터 찌르르 하며 느껴지는 이 싸늘한 살기는 대체?


“괴물인가?”


“응. 비슷한 것 같아.”


날카롭게 선 영감에 흘러드는 날카로운 공기.

이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느껴지는 살기와 투기.

그리고 이 불규칙하며 보다 야성적으로 느껴지는 파장은 인간의 그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괴물들, 즉 전에 보았던 괴물개나 고양이 같은 것들의 파장이었다.


“시간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율하는 그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 거리, 이 방향이라면 금화산 안쪽의 깊은 곳이 분명했다.

하지만 보통 이 시간이라면 그 깊은 곳 까지 사람이 들어갈 일이 없을 것인데 대체 누구일까?


만약 덕범이나 다른 순찰대였다고 하면 이 괴물들의 살기와 함께 그 분들의 기운 역시 느껴졌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괴물들에 대응할 힘이 없는 누군가가 잘못 걸려들었다고 하는 게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 누가?

이 일대의 다른 집의 어린 애들은 보통 이 시간에는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기본일 것인데, 그렇다고 하면 또 지난번처럼 외부인일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하나였다.


“저쪽!”


“아아.”


율하는 단숨에 그 아스팔트의 고갯길을 박차고 올라 집이 있는 건양공동주택도 지나쳐 보다 더 깊은 산길로 접어든다.


“율하, 저기, 응? 저 사람은?”


“어?”


그리고 그들이 접어든 산 중턱의 작은 공터.

산 아래에서 단숨에 박차고 달려왔다고는 하지만 족히 15분 정도는 걸렸을 그 시간까지 사라지지 않은 괴물들의 투기가 일렁거리는 그 한 가운데서 묵묵히 버티고 선 작은 그림자.


“으음. 응? 아, 오빠 왔네.”


“요, 요우?”


“응. 피이, 늦었다고. 정말로 사람 기다리게 하고 말이야.”


여섯 마리 정도의 거대한 괴물 개와 두 마리의 괴물 살쾡이, 거기에 더해 어디에서 새로 나타난 것인지 전에는 보지 못한 역삼각형 머리 모양의 녹황색 뱀까지, 제법 많은 숫자의 괴물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살기와 투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그 수 많은 괴물들을 홀로 상대하고 있던 그 소녀는 전혀 위태롭거나 힘겨운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힘겨운 기색은 고사하고 그녀 특유의 기운을 조금도 발휘하지 않은 채 가볍게 손 발을 휘두르는 것 만으로 그 괴물들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는 그녀.


“컹-!”


“니야-우.”


제법 많은 괴물들이 연합하여 꽤 오랜 시간을 공격했지만 전혀 피해를 줄 수 없었던 와중에 그들의 뒤로 새로 나타난 율하를 보며 동요하는 괴물들. 하지만 율하는 그 광경을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럼, 오빠도 왔으니까 슬슬 끝낼까? 합.”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가벼운 기합.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 가볍게 내 뻗어 나가는 가볍고 빠른 정권지르기 한 번.


“읏?”


하지만 거기에 실린 기의 양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손 발을 휘두르기만 했을 뿐 자기 자신의 기를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가 자신의 기운을 담아 강하지만 가볍고 빠르게 내지른 그 한 번의 정권.

거기에 담겨 있는 기운은 일순 모든 영감을 끌어 올린 율하조차 자신도 모르게 뒤로 두어걸음을 물러나게 할 정도였다.


“쾅-”


“깨-앵.”


“크르르릉.”


그 일격의 주먹에 얻어맞은 한 마리의 괴물 개는 물론이고 그 주변의 다른 네 마리의 괴물개가 동시에 나가떨어지며 땅바닥을 굴렀고, 정통으로 얻어맞은 하나는 뒤쪽의 나무에 박혀 그대로 척추가 끊어진 듯 기묘하게 접혀 즉사하기까지 했다.


“흐음- 역시...약한가?”


하지만 그럼 결과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이는 그녀.

율하는 순간 그녀의 그 모습이 조금 오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너 말이야.”


“응. 오빠.”


“그건...어떻게 된 거야?”


“아아. 에헤헤. 약간 일이 있어서. 응, 그리고 수련도 겸할 겸.”


“수련이라고?”


“응. 수련. 아무래도 덕범 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내 그 증세는 [기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해서. 그래서 기운을 항상 뿜어내기 보다는 냉정을 유지하고 안에 간직하고 있다가 단 한순간에만 폭발하는 식으로 사용하면 그 증세가 덜 할지도 모른다고 하셨거든.”


“그, 그래?”


“응. 그래서...하지만 아직은 잘 안 되는 모양이야. 기운을 전혀 쓰지 않고 가두어만 두고 있다가 한 번에 폭발시키려고 하니까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오지 않아. 에잇.”


그렇게 마치 카페에 앉아서 대화를 하듯 율하를 향해 싱긋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소녀.

하지만 그녀는 아직 괴물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녀가 율하를 향해 한눈을 파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있던 살쾡이 두 마리가 몰래 그녀의 뒤로 돌아 양 쪽에서 목을 노리며 덮쳐든다.


“요, 요우야!”


“알고 있어.”


퍽.


하지만 이미 그것을 눈치 채고 있다는 듯 자신의 양 손을 가볍게 말아 쥐며 양 어깨의 뒤로 당겨 목 언저리에 도달한 살쾡이의 머리를 가격하는 그녀. 아니, 그 뿐이 아니었다. 그와 거의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발 하나를 들어 발아래에서 발목을 노리고 덮쳐오는 뱀의 머리를 정확하게 밟아 터뜨린다.


“.....”


“종료.”


손 바닥을 툭툭 털며 어깨를 으쓱 하는 그녀. 그녀의 말 대로 상황은 율하가 나타난 이후 순식간에,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전부 정리가 되어 버린다.


“아, 압도적이구나.”


“으응. 아직 멀었어. 아직 아빠의 수준이 되려면 까마득한 걸. 더욱이 할아버지처럼 되려면....”


“그, 그래?”


“응. 그리고 지금 이건 엄밀히 내 힘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


“어?”


“...오빠만 바빴던 것은 아니니까. 응...”


그렇게 말하며 조금 고개를 돌리는 그녀.

율하는 잠시 그녀에게 다가가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망설인다.

하지만 그런 망설임도 잠시.


“하아, 정말로 말이야.”


“오빠.”


그녀의 앞으로 다가서서 가볍게 영기를 띤 손바닥으로 흐트러진 그녀의 옷 매무새를 바로 잡아 주는 그. 요우는 그런 그를 약간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몸은 괜찮은 거야? 어제만 해도 너 아직 회복 중이라고 했었잖아.”


“응. 회복중이야.”


“아하하.”


“피, 믿지 않는 모양이네. 하긴 이런 광경은 보통은 볼 수 없는 거긴 하니까. 응.”


그녀도 지금 자기가 율하에게 보여준 그 광경이 보통의 15세 소녀가 보여줄 만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애매한 표정으로 애매한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런 문제는 아니지만. 끄응.”


“오빠는 이런 내가 이상하지 않아?”


“이상? 뭐가?”


“아닌 척 하지 말고. 피이...”


“...보통이 아니기는 해. 하지만 그렇다고 이상할 것 까지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뭐, 요력을 펑펑 쓰며 정령을 다루는 요족이나 거대한 불길을 다루는 거대 호랑이나 자신을 인왕의 주인이라 주장하는 수호령에 비하면 평범...은 아니어도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니라고 보는데.”


“뭐, 뭐야. 그 괴상한 비유는....”


“잠깐, 율하 너, 그거 나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율하가 한 말을 단순히 괴상한 비유라 생각하는지 요우는 그저 입술을 삐죽 내밀 뿐인 반면에 정확한 사정을 아는 콜린은 볼을 부풀리며 율하의 머리 위에서 강하게 항의를 한다.


“아하하.”


그런 두 여인, 물론 요우는 콜린을 인지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 틈에서 마른 웃음을 흘릴 뿐인 율하.


“하지만...고마워.”


“고마울 건 없잖아.”


“으응. 고마워. 그래도 오빠는 날 다른 애들처럼 괴물처럼 바라보지는 않으니까.”


“괴물이라...”


“아하하, 내가 괜한 이야기를 했나?”


“......”


율하는 말없이 그런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쓰다듬는다.


“오빠아-”


“미안해. 좀 더 신경을 써 주었어야 하는데.”


“피이, 누가 그런 말을 듣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아?”


“......”


“그리고 아까 전에 한 가지 말 하지 않은 게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복수이기도 했어.”


“복수라고?”


“응. 실은 오빠가 없는 동안에 동네에 괴물들이 쳐들어 왔거든.”


“오늘?”


“응. 오늘 낮에. 그 숫자는 물경 100 이상.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습격이었어.”


“잠깐, 하지만 여기에는...? 아니, 그것 보다는 괜찮은 거야?”


“오빠가 말하는 것처럼 덕범 할아버지도 계시고, 다른 순찰대의 어르신도 계시고 시간만 끌면 우리 아빠가 구 자치 방위대를 이끌고 지원을 오기로 했으니까. 또 실제로도 연계가 잘 되서 실질적으로는 그리 큰 피해가 있던 건 아니었어.”


“다행이네.”


율하는 순간 자신이 없는 사이에 일이 있었다는 그녀의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흠칫 했지만 큰 피해가 없었다는 말에 그래도 가슴을 쓸어 내렸다.


“생각을 해 보면 우리 동네의 전력에 비하면 괴물들 100정도는 그리 큰 적이 아니니까. 물론 전면전을 할 때의 이야기기는 하지만.”


“그렇지. 덕범 할아버지 혼자의 힘만으로도 그 정도는 처리 가능할 테니까.”


“오빠는 덕범 할아버지의 힘을 꽤 높게 보고 있네.”


“응? 요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해.”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러면 왜 그런 말을...”


“오빠, 내가 덕범 할아버지처럼 할 수 있을까?”


“...뭐?”


자신의 양 손을 들어올리며 가볍게 오무리는 그녀.

그녀는 율하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내가 할아버지를 대신해서...마을을 지킬 수 있을까?”


“너, 그건 대체 무슨 소리야?”


“...오빠라면 말해도 되겠지? 응, 아까 내가 보여준 그 힘, 순수한 내 힘이 아니라고 했지?”


“아아. 설마?”


“오빠가 생각하는 그 설마가 맞아. 실은 오늘 할아버지께서 다치셨어.”


“설마?! 덕범할아버지께서? 그 분께서 다치셨다고?”


율하는 정말 크게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높인다.


“오빠, 소리가 커.”


“아. 미, 미안.”


“아냐. 나도 그 심정 이해하니까. 물론 크게 다치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분간 거동이 불편하시다고 해.”


“생명이 위험하시거나 그런 건 아니고?”


“피이, 오빠, 생각해봐. 덕범 할아버지께서 그러실 것 같아?”


“그건 아니지만, 다치셨다고 하니까.”


“응. 다치셨어. 왜냐하면 오늘 마을에 내려온 100마리의 괴물을 이끄는 우두머리가 다름 아닌 흑랑이었거든.”


“흑랑.”


율하는 기억을 떠올렸다.

며칠 전 요우가 냉혈의 광증에 사로잡혔을 때 산의 깊숙한 곳에서 내려와 직접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 거대한 검은 이리를. 마도의 힘을 얻은 지금의 자신도 감히 상대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그 거대하고 압도적인 괴수.


“응. 난 잘 모르지만 내가 광증에 빠졌을 때 나하고 대치했던 모양이긴 하더라고. 물론 나 보다는 덕범할아버지와 은원이 더 깊은 모양인지 그 분하고 대치하기는 했지만.”


“그래서...그 흑랑하고 싸우다가 할아버지께서 다치신 거야?”


“응. 물론 할아버지도 화살 세 방을 그 놈의 목줄기에 꽂아 넣기는 했지만...그 이후에 달려드는 놈을 피해 몸을 움직이다가 허리를 다치셨어.”


“발톱이나 이빨에 당하신 건 아니지?”


“응. 그건 아냐. 물론 그 이후에 조금 위험할 뻔 했지만 때 마침 아빠가 지원군을 이끌고 왔거든. 게다가 흑랑도 부상을 입었기에 물러나기는 했지만...위험할 뻔 했어.”


“다행이네. 그래도...다행이야.”


“응. 다행이지.”


“그렇다면 그 이후에 다시 흑랑이 내려올 때를 대비해서 덕범 할아버지께서 너에게 힘을 물려주셨다는 거야?”


“비슷해. 아니, 나도 잘 모르겠어.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를 부르고 내 혈을 집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신 다음에 내 등을 마구 두드리셨어. 그 이후에 나는 몸이 뜨거워지면서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고 보니...지금과 같아.”


그녀는 자신의 손을 불끈 쥐어 보이고는 한숨을 토해내며 그대로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율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다.


“......”


“자세하게 들은 건 아니지만 할아버지의 공력의 5할을 나에게 주셨다고 해. 물론 과정에서 손실이 있어 나에게 들어온 건 또 그 가운데 5할. 즉 나는 지금 할아저지의 2할 5푼의 힘을 받은 거야.”


“요우야.”


“내가 할 수 있을까? 할아버지처럼, 아니 아빠처럼이라도 할 수 있을까?”


“.......”


“아니, 그것도 바라지 않아. 지금 나는 어리니까. 응, 나도 내가 아직 어리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이런 내가...해야 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걸까?”


율하는 가슴이 무거웠다.

물론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아직 눈 앞의 소녀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일 것이다.

아직 15살 밖에 되지 않는 소녀. 이제 중등학당 2학년에 불과한 귀여운 어린 소녀.

그런 소녀에게 덕범이 물려준 짐은 너무 이르고 너무 무거운 것이리라.

하지만......


“괜찮을 거라 생각해.”


“오빠.”


“왜냐하면 여기에는 너 혼자만 있는 게 아니잖아?”


“.......”


요우는 율하의 그 말에 고개를 들고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원래라면 그 역할은 내가 했어야 할 일이라 생각해. 물론 나를 이방인이라 생각해서 믿지 못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아니야. 아무도 오빠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다면 다행이고. 어쨌거나 그렇다고 하면 원래는 내가 그랬어야 할 거였어. 하지만 그걸 네가 물려받게 된 것은 내가 덕범 할아버지나 명환 아저씨가 원하는 것과 조금 다른 길을 걷기 때문. 그러니까 네가 그 짐을 짊어지게 된 것에는 내 책임도 있어.”


“뭐, 뭐야. 그건. 피이...오빠가 나 보다 약한 주제에.”


“아하하.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말이지...이제 더 이상 저런 괴물들은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정말? 내가 보기에 오빠는 예전 그대론 거 같은데. 수련도 예전보다 더 한 것 같지 않고. 아니, 오히려 게으르게 하는 것 같고.”


“아아. 말했듯이 다른 길을 찾았거든.”


“다른 길?”


“응. 예를 들면 이런 거? [로- 다움]”


율하는 자신의 손을 들어올려 그 위에 가벼운 마도의 힘을 띄워 그것을 실체화 시킨 다음에 근처의 나무를 향해 던진다.


퍼석-


가벼운 영창, 콜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낸 가벼운 마도의 역탄으로 제법 굵은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 분질러 버리고는 저 멀리 사라지는 금빛의 기운.


요우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것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봤지?”


“자, 자, 잠깐. 뭐야. 방금 그건? 마법?”


“비슷해. 요우야, 너는 혹시 도력이나 요력, 뭐 그런 거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어?”


“아니...없어.”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가? 조금 이른가? 하긴...아직 중등학당에 다니니까.”


“뭐야, 그건 중딩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미안미안. 하지만 요우가 조금만 더 커서 고등학당에만 들어가도 곧 알게 될 거야. 나 말고도 세상에는, 우리 대한 제국에는 이런 기이한 힘들을 쓰는 사람들이 꽤 많아.”


“기이한 힘들...괴물이 아냐?”


“그래. 아니야.”


“괴물이...아니구나.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어쩐지 안도하는 것 같은 그녀의 반응.

그런 것을 보면 그녀가 짊어지고 있던 짐과 무게, 그리고 고민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확실히 명환에게 듣기로 어린 시절부터 괴력을 지니고 광증의 증세가 있어 주변의 또래 친구로 부터 괴물취급을 받고 여러 가지로 역차별을 받았다고 하던 것을 떠올려 보면 그녀가 지니는 스트레스란 감히 짐작 할 수 있었다.


“응. 그러니까 혼자만 그렇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


“...고, 고마워. 오빠.”


약간의 물기가 묻어나오는 그녀의 그 한 마디.

그 한 마디에는 아까 전까지 가득 담겨 있던 초조함이 조금 덜어져 있었다.


“덕범 할아버지뿐이 아냐. 아직 이 동네에는 명환 아저씨도 있고, 다른 어르신들도 있어. 그리고 나도 있고.”


“응. 믿을게. 아빠도, 오빠도.”


그녀는 팔로 눈가를 살짝 문지른 다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일단 내려갈까? 그러고 보면 오늘 나 잠깐 보자고 한 일이 있지 않았어?”


“응. 하지만...에헤헤. 괜찮아.”


“정말 괜찮은 거야?”


“응. 듣고 싶은 이야기는 이미 들었거든. 에헤헤. 그보다는 내려가자.”


“자, 잠깐. 천천히 가자고.”


요우는 그렇게 율하의 팔짱을 잡아 끼고는 그대로 그들의 집이 있는 건양 주택으로 내려간다.


작가의말

오늘도 비가 많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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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8 14.01.09 903 26 23쪽
170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4.01.03 879 25 42쪽
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9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60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3 31 34쪽
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2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5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1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5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6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8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7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3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1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9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5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7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8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6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5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4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3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5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9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90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5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2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5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8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8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7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3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9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7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5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4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6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3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80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50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8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4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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