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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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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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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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Chapter. 22 - 신시에서..

DUMMY

“꼬, 꼭 그러해야 합니까?”


“그럼 다른 방법이 있더냐?”


“제, 제가 태자저하의 분장을 하면...”


“황족도 아니면서 제국의 태자의 역을 하겠다는 것이냐?”


“그, 그건 군주님 또한 같지 않습니까!!”


“본 군주는 상관없느니라.”


“어째서입니까!!”


“본 군주는 황실의 그림자이기 때문이지.”


“황실의...그림자.”


“그래. 어렸을 때부터 본 군주는 그렇게 키워졌지.”


그렇게 말을 하며 수아는 아까 전에 벗어버렸던 태자의 면구와 가발, 의상들을 다시 갖추어 입는다. 아니, 그것은 옷이나 도구를 다시 갖추어 입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그것들이 그녀의 몸에 맞게 저절로 들어맞듯, 한 치의 오차나 어색함 없이 다시 외형상으로는 [태자]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그녀.


“그건, 군주님의 뜻이었습니까?”


“본 군주의 뜻? 어린 나이에게 그런 게 어디 있었겠느냐. 하지만...뭐 이렇게 살다보니 이것도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구나. 무엇보다...태자 오라버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본 군주 밖에 없지 않더냐? 후후후.”


“그렇습니까?”


“그래, 그리고 본 군주가 네게 본 군주의 분장을 시키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본 군주는 황실의 그림자로서 살아왔던 만큼 황실의 식구를 제외하면 누구 하나 제대로 본 군주의 모습을 본 사람이 없느니라. 그렇기에 네가 다소 어설프게 연기를 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느니라.”


“그러하옵니까...”


율하의 목소리에서 힘이 빠졌다.


“그렇다. 본 군주가 이리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속 거부를 한다면 네게 황실에 대한 충정이 없다고 보아야 하겠지. 후후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신의 손을 좌에서 우로 살짝 긁으며 그 사이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균열을 만들어 내고 그 틈에서 작은 가방 같은 것을 몇 개 꺼내 소군의 침대 위에 늘어 놓는다.


“군주님 이건?”


“본 군주가 괜히 그림자의 역할을 맡은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아하하...”


“염려하지 말거라. 아무리 그래도 본 군주 또한 자존심이 있느니라.”


“예?”


“최고...는 아니라고 해도 소군의 언니 되는 입장으로 그 아이보다 아직 뒤질 수는 없지. 미인으로 만들어 주도록 하마. 후후후.”


“사, 살려주십시오. 군주님.”


그렇게 다시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쩌면 날자가 바뀌었을 수도 있을 정도로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별궁원의 밤.


“으으...하아.”


지금까지 그가 머물던 별궁원의 3층 소군의 방에서 한 층 아래에 있는 방의 문을 열고 고요하다 못해 무서운 복도로 나서는 율하. 당연한 이야기로 그 긴긴 시간동안 수아군주의 손길을 거친 그의 모습은 본래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흐릿한 달빛아래 수심 가득한 얼굴.

그 흐릿함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아리따움과 함께 한숨을 흘리는 그 모습은 분명 미인 그 자체. 조금도 거기에서 원래 그가 남자였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미인의 모습을 하며 한숨을 흘리는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아까 전 거울을 통해 보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이건...아니잖아.”


“무엇이 말이더냐.”


그렇게 아무도 없는 복도에 홀로 서서 좌절감에 빠져 있는 그를 향해 다가오는 또 다른 목소리.


“수...아니, 태자 저하.”


“어하, 둘이 있을 때는 오라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오, 오, 오...”


몸을 부들부들 떠는 그.

그래, 겉으로 보기에 이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분명 거울로 확인한 자신의 모습은 그럭저럭 아름다운 미인의 모습. 호랑이 귀와 꼬리를 달고 있는 젊은 호인 여성의 모습, 황족 여식의 외향을 띄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해 다가오는 그 모습은 호인 남성, 즉 태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겉으로 볼 때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이야기일 테지만...


“아직 연습이 부족한 것이더냐?”


“오라버니.”


분명한 여인의 목소리로 튀어나오는 그 한 마디.

그에 태자는, 정확히는 태자의 모습을 빌리고 있는 수아는 싱긋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그 한 마디를 내 뱉은 황족 여인, 수아군주의 본래 그것이라 그녀가 말한 외형을 빌리고 있는 율하의 기분은 한없는 바닥 저 아래로 수렴해 들어가고 있었다.


기분의 마리아나 해구가 있다면 이것일까?

자괴감의 폼페이 화산 대 폭발이 있다면 이런 상태일까?

아무튼 간에 무어라 말할 수 없이 복잡하고 기괴한 감정으로 고개를 내 젓는 율하.


“하핫, 그래, 잘 하지 않더냐. 아무리 오랜만이라고는 해도 말이다...”


“넘어서는 안 된 선을 넘은 기분입니다.”


“하핫, 자주 하다 보면 익숙해 질 것이다. 그 보다는 준비는 다 끝났느냐?”


“네. 급히 연락을 받고 준비를 하기는 했지만...”


“그럼 되었느니라. 따라오너라.”


그렇게 태자는, 아니 수아는 율하를 이끌고 별궁원의 건물을 빠져나온다.

안에서 볼 때는 몰랐지만 생각보다 훨씬 웅장하고 견고하게 보이는 별궁원의 건물.

물론 영적인 장막을 통해 그 규모나 크기는 어림잡아 짐작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또 그 느낌이 달랐다.


“......”


여러가지로 둘러보고 싶은 것도 많고, 묻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율하는 일단 참았다.

참고는 방 안에서 교육받은 댛로 조신한 걸음걸이로 자신의 얼굴을 살짝 가리고는 수아의 뒤를 뒤따를 뿐이었다. 물론...지금 그의 모습은 다른 누가 보더라도 의심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녀가 태자의 모습으로 변했을 때도 그러했지만 지금 그가 수아의 모습을 한 것도 단순한 변장은 아니었다. 체격도, 얼굴의 선도, 키도 분명히 수아의 본 모습과 다른 율하였지만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율하는 수아처럼 보일 것이었다. 그 원리는 자세하게 알지 못했지만 적어도 외형적으로 보아서는 그 누구도 구분해 낼 수 없는 수준의 변이.


단지 이것이 그녀 고유의 능력일 것이라는 짐작은 갔지만...지금으로서는 단지 그 뿐이었다.


“헛...태자마마.”


늦은 시간.

그렇지만 그 시간에도 황궁 내 주요 지점에는 다수의 근위병들이 배치되어 목을 지키고 있었고, 그들은 태자를 발견할 때 마다 놀라서 예를 갖추고자 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향해 평소 태자가 그러하듯 가볍게 손을 내 저으며 예를 차릴 필요 없다는 뜻을 내비치는 그녀. 단지 그녀의 얼굴에는 약간의 근엄함과 근심이 깃들어 있을 뿐이다.


자연스럽다.

그리고 합당하다.

지금 그들이 향하는 곳은 알 사람들은 다 아는 태한의 거처.

아들 된 도리로, 태자 된 도리로 깊은 병마와 싸우는 태한을 방문하는 것은 그 시간이 언제든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그 뒤를 따르는 자신, 수아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과연 그녀의 이 능력이 어디까지 통하는가와 자신이 그곳을 방문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


“수...아니, 태자저하.”


“음?”


“태...아니, 아바마마께서는 많이 좋지 않으십니까?”


“...그건 지금 이런 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구나.”


“아, 죄송합니다. 태자저하.”


“되었다. 딸 된 도리로 아버지를 걱정하는 것은 지당한 터. 하물며 한궁의 여러 상황과는 무관한 네게는 관계 없는 이야기겠지. 하지만...조심할 필요는 있겠구나.”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꽤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궁 내 여러 별궁과 본궁들을 돌고 돌아 꽤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다. 그리고 그 길들을 지나면서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구중심처라는 말 그대로 한궁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철통같은 경비 속에 지켜지는 나지막한 한 채의 건물. 예전 세계에 있던 자금성만큼이나 신경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그 누구도 함부로 위해를 가할 수 없다는 듯 지어진 구조와 경비 배치를 보고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젓고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러느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네가 내 동생이라고 해도 이곳에서는 조심해야 하느니라. 제국의 지존이 머무는 이 건물 앞에서는...아무리 우리라고 해도 마땅한 예법을 지켜야 함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마음 깊게 새기고 있습니다.”


“좋다.”


하지만 그런 말과는 달리 율하는 상당히 떨리는 느낌이었다.

다르다. 이 일대를 지키는 경비는 다른 한궁의 건물과는 또 달랐다.

단지 경비를 배치하고 감시카메라와 경비견등의 보조를 받는 다른 곳과는 달리 이곳은 각종 도력과 이능력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만약 그 가운데 하나인 감지능력에 지금의 변장이 걸린다고 하면...


“걱정할 것 없느니라.”


하지만 그런 율하의 걱정을 읽었음일까?

다른 사람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게 희미한 소리로 율하에게 말을 하는 수아.


“......”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단지 그녀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은 그녀의 그 능력이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일까?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그녀는 황실의 그림자로 지금까지 계속 활동했다고 했다.

그 말은 지금까지 그녀의 능력은 이곳에서도 통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율하는 그런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별로 안심이 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일이든 만약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었으니까.

그녀의 말처럼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를 한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알면서도 모른 척을 했던 것이라면?

만약 그녀가 아닌 자신에게 걸린 그녀의 능력이 불완전한 것이라면?

그녀의 본래 모습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기술과 능력의 발달로 최근 그것까지 감지 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게 아니라 그녀가 자신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로 자신을 노출시킬려고 한다면?


그 때의 자신은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한 번 의심이 되자 모든 것이 위태로워 보였다.

지금까지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 다소 충격적인 현실에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지만 조금 냉정해지자 많은 것이 이상하게 보였다.


무엇하나 확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 상황.

그 가운데 구중심처의 한 가운데 떠밀리는 이 심경은...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런 무거움을 눈치챘음일까? 처음에는 그저 걱정하지 말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던 그녀는 잠시 중간에 걸음을 멈추고 율하를 잠시 바라보았다.


책망을 한다고 하기 보다는 약간은 유감스럽다는 표정.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려 걸음을 재촉했다. 율하가 생각하는 것 처럼 어떤 변명이나 안심하게 해 줄 말은 하지 않았다. 단지 그 표정을 지어 보인 다음에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읽었다.

그렇다고 하면 어떤 작은 소리로, 주변에 들리지 않을 다른 소리로 언질을 주어도 좋을 것일텐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 말은 이곳부터는 어떤 소리건 감청이 된다는 의미일까? 일단은 그렇게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별 다른 말이 없다는 것은 결국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일까?


그래...일단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율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좀 더 대범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신중을 할 필요는 있지만 작은 일에 집착하고 매달릴 필요는 없다.

만약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때는 그 때 나름의 길이 있을 것이다.

율하는 그렇게 생각했고...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받아들이고자 마음을 먹었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열? 스물? 아니 그 이상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

대한제국의 가장 높은 태한의 거처에 드나드는 사람에게 시선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율하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영감을 끌어올려 주변에 배치된 사람들의 위치와 거리, 그리고 무장을 확인하고는 좀 더 가깝게 다가오는 건물을 주시했다.


겉으로 드러나게 보이는 근위병의 숫자만 해도 서른.

그 한명 한명이 도력, 혹은 그와 비슷한 이능력을 지닌 자들이었으며 그들을 이끄는 근위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은 같은 황실 내부의 사람인 듯 호족의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수아와 자신을 향해 손으로 신호를 보냈고 거기에 응해 수아는 역시 손으로 신호를 받으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태자저하.”


그렇게 신호를 확인했음일까?

수아의 바로 앞에 다가와서 한쪽 무릎을 꿇는 근위대장.

꽤나 근엄하고 또 무섭게 보이는 인상의 호인 남성. 소군이나 수아, 태자와는 달리 꼬리의 털색이 바라고 또 상당히 상처를 입은 듯 보이는 그 모습은 전형적인 무인의 그것이었다. 만약 덕범 할아버지가 저 정도 나이였을 때 저러했을까 싶을 정도로 강인하고 흔들림 없는 기운. 게다가 그 무술 실력 역시 결코 약해 보이지 않는 것이 율하 자신에게 있어서는 대립한다면 천적에 가까운 적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아바마마는 평안하신가?”


“오후에 한 번 기침하신 이후...아직 침소에서 나오시지 않고 계십니다.”


“그렇군.”


“헌데...이 늦은 시간에 저하께서 어인 일이신지.”


“보아야 할 공무가 다소 늦었을 뿐이다. 자식 된 도리로 시간은 중요하지 않지 않은가.”


“그렇군요. 소신. 태자저하에게 감탄할 뿐입니다.”


“그럼 들어가도 되겠는가?”


“소신이 안내하겠습니다.”


그렇게 그 근위대장의 안내를 받아 건물의 안쪽. 건청한궁이라 불리는 태한의 침실로 들어서는 두 사람.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로 곧바로 태한의 침실로 안내받지는 못했다.


“먼저 이쪽에...”


“흠...”


태한의 침실 바로 앞에 위치한 작은 방.

그 안쪽으로 먼저 두 사람을 안내하는 근위대장.

그에 율하는 잠시 주저하는 모습이었지만 수아는 그게 일상이라는 듯 성큼성큼 그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오늘은 어인일로 태자저하를 대신하여 오신 것입니까. 군주마마.”


“역시, 아저씨는 못 속이겠군요.”


“!!!”


그 작은 쪽방 같은 곳에 들어서자마자 단번에 태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수아의 정체를 간파한 근위대장. 그에 율하는 심장이 멎을 듯 놀라기는 했지만 그런 근위대장의 말을 태연하게 받는 수아의 대응에 일단은 참고는 그 자리에 경직된 채 서 있었다.


“태자저하께서는...암행이십니까?”


“네. 금일 밤에 몰래 산황그룹의 이사진과의 회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일이 있으시다고...하지만 이번에도 제가 무언가 실수를 했었나요?”


“그건 아닙니다. 태자저하만이 아시는 신호까지 완벽했습니다.”


“그렇다면...”


“수아군주님께서 본인의 모습으로 이 시간에 행하실 리 없지 않습니까.”


“과연...그렇군요. 석금 아저씨.”


그렇게 말을 하고 수아는 아까 전 율하의 앞에서 그러했듯 자신의 변장을 풀어 본래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여전히 수아의 분장을 하고 있는 율하와 완전히 같은 모습으로 석금 아저씨라 불린 근위대장을 바라보는 그녀.


“역시. 하지만 그렇다면 이 분은?”


날카로운 눈으로 율하를 꿰뚫어 보는 근위대장의 눈매.

의심스러운 자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큼직한 눈을 부라리며 허리춤의 칼에 절로 손이 가는 그의 기세에 율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 물론 황궁의 사람은 아니지요.”


“...괜찮으십니까? 이건...”


“네. 태자저하께서도 승인하신 일입니다. 게다가 그는 무엇보다도 제 분장을 곧바로 알아본 사람이거든요.”


“호오...”


“정말인지 소군이가 총애하는 수하가 아니었으면...후후후.”


“저어, 군주님.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하실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차. 그렇구나. 자아- 그럼. 에잇.”


손가락으로 율하의 어깨와 팔, 그리고 관자놀이 있는 곳을 가볍게 짚은 다음 머리에 쓰고 있는 가발 같은 것을 벗기는 그녀. 그러자 율하는 다시 원래 그의 모습으로 순식간에 돌아온다.


“군주님의 신기는...언제보아도 신기하군요.”


“후후후,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아저씨의 그 검이야 말로 황실에는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답니다. 특히 아바마마께서 위중하신 지금은...”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저는 태한께 과거 큰 죄를 저지른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분께 입은 은혜를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저는 태한께서 겪으시는 고통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송구할 뿐입니다.”


“아저씨...”


“그 보다도 태자저하께서 승인하신 일이라면 보통의 일은 아니겠군요.”


그는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율하를 바라보았다.


“아하하...”


그의 경계심과 적의를 직접 마주하니 정말 태산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은 율하.

어떻게 보면 가이젠 주르의 본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분명 그 절대적인 실력은 전성기의 가이젠 주르가 더욱 강했을 것이다. 기억을 통해 보았던 그의 무위는 말 그대로 무신의 그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자신이라면 마음을 굳게 먹은 그의 검을 피할 도리가 없다는 건 엄연한 사실.


“아저씨.”


“간격을 모르지는 않는 모양이군요. 무예를 익힌 몸은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건 손님에 대한 실례 아닌가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은 태한을 지키는 마지막 검이니...그 실례를 무릅쓰고라도 진의를 시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시간이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아저씨께는 저희가 더 의심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군요.”


수아는 그렇게 말을 하며 눈을 살짝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말씀은 아닙니다. 군주전하께서는 황실의 식구 아닙니까.”


“저 아이 또한 어찌 될 지 모릅니다.”


“네?”


“예? 예에?”


수아의 그 말에 벙찐 표정을 지어 보이는 율하와 석금.

대체 그녀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그런 의문어린 깜빡거림도 잠시 그 진의를 깨달은 석금은 다시금 다른 의미로 폭발하여 율하를 노려 보았다.


“히익?”


“아하하, 역시 석금 아저씨는 너무 진지하기만 하단 말이지요.”


“소신을 놀리신 겁니까?”


“후후, 그건 아니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게다가 그 아이는 소군이가 가장 친애하는 아이. 게다가 지금까지 소군의 방에서 기거하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


“히익?”


“아하하, 물론 그럴만한 정치적인 사정이 있기도 했지만요.”


“정치적인 사정입니까?”


“그렇답니다. 아저씨. 그리고 듣기로 그는 이번에 황실과 제국에 큰 공을 세워 높은 관직을 받기로 약조가 되어 있답니다. 게다가...”


“소신이 놀랄 일이 더 있는지요.”


“그가...아바마마의 병세에 어느 정도 다른 길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저희의 판단입니다.”


“!!!”


수아의 그 말에 석금은 그대로 쿠웅 율하를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네?”


“아...저씨?”


“태한마마를 구해주신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그런 석금을 향해 율하는 상당히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리고는 수아를 향해 약간은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그.

수아는 그런 율하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린다.

그녀로서도 그 한 마디가 석금을 그렇게까지 격하게 움직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물론 그녀도 완전히 믿고 있지는 않았다.


천형?

그래, 그것은 천형이다.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일족이 짊어져야 할 하나의 낙인.

그것이 그렇게 가볍게, 한 사람의 힘에 의해 뒤바뀌고 구원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호전의 가능성이 있다면...다른 희생이 있다고 해도 시험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 정도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가장 가망이 높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하는 소군이 동생이 우석에게, 남해왕에게 내려간 것이었으며 자신은 차선책이라고 하는 이 아이 본인을 이끌고 어느 정도 시선을 끌 겸 동시에 움직인 것뿐이다.


“지금은 단지 볼 뿐입니다. 저는...그게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


“저는 겨우 17살 소년일 뿐이라고요. 황실에서 바라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는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어요.”


“괜찮습니다.”


“그러니까...네?”


“그게 가능하건, 가능하지 않건 황실을 위해, 태한마마를 위해, 여러 태자, 군주마마님을 위해 그렇게 신경을 써주신다면 저의 이런 모습은 아무것도 아닌 겁니다. 오히려 제 마음이 부족하고, 제 모습이 불충하고 가벼워서 그 바늘구멍 같은 가능성마저 저버린다면...그야말로 후회할 짓이 되겠지요.”


“아저씨...”


“저는 그렇기에 상관 없습니다. 만약 실패한다고 해도, 차도가 없다고 해도 저는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또 지금처럼 가능성을 제시해 주실 분이 온다고 하면 지금같이 할 생각입니다. 그게...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요.”


율하는 여전히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하는 석금을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한숨을 내 쉬었다.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정말 어려웠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싫어하는 것은 아니어지만 어려운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러시면 제가 당황스럽습니다.”


“진인의 존명대성을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진인도 아니고 지금은 그저 소군군주님께 받은 8품 참관의 직위에 올라 있는 말단일 뿐입니다. 근위대장님께서 제게 이러시면 불편합니다.”


“직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모두가 태한님 아래의 관직일 뿐이니까요.”


“...저는 이율하라고 합니다.”


“이 율자 하자....제가 맞게 불렀습니까?”


“네. 맞습니다.”


“저는 석금. 황실과 태한님의 검입니다.”


“덧붙여 석금 아저씨가 담당하고 계시는 근위대장은 종2품의 직위느니라.”


“히익...”


“그리고 제국 제일의 검이기도 하지.”


“부끄럽습니다. 군주님.”


“후후, 그러실 건 없어요. 사실이니까요. 그리고...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지체되었는데 저희는 태한님을 뵙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아저씨께서 차단해 주세요.”


“만상회와 신산회의 일...말입니까?”


“네. 물론 회주들은 막을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그 분들께서 직접 나타나신다면...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충. 제 전부를 다하여 건청궁을 지키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무리하실 필요는 없다고...하아...”


그렇게 말을 하고 석금은 밖으로 나갔고 미묘한 침묵 속에서 율하와 수아는 서로를 바라보고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쩐지 말벌집을 건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착각입니까?”


“아니, 본 군주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저는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 겁니까?”


“글쎄...본 군주도 모르겠구나.”


“군주님!!”


“어허, 군주에게 목소리가 높아지는 구나.”


“끄응...”


“하지만...별 건 없을 것이다. 그래. 본 군주가 말한대로 그저 너는 태한님을 한 번 보아주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불가능해도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그 소감을 이야기 해줬으면 하는 구나.”


“저는...정말 별 능력 없는 마도사입니다.”


“마도사라는 점에서 이미 그 발언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리고...어차피 관계 없다.”


“네?”


“석금 아저씨도 말하지 않았더냐. 우리는 가망이 있다면 그게 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해 볼 것이다. 너도 그렇고, 너 이후에 나타날 새로울 가망과 가능성에게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러니...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으윽...”


“하지만 너로 인해 태한의 상세가 더 나빠진다면 극형이겠지.”


“히익?”


“후후. 농담이다. 그럼 다시 채비를 갖추어라. 태한님을 알연하자꾸나.”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군주님.”


“어허?”


“...태자마마.”


“아바마마 앞에서도 그리 부를 생각이냐?”


“오, 오...오라버니.”


“후후후. 그래.”


그렇게 자기 자신의 본성을 부정당하는 느낌과 함께 눈을 감는율하.

수아는 그런 율하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 웃어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웃음의 한 구석에 숨어 있는 시름.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지켜보고 모든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녀 역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바마마와 사랑하는 동생의 고통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게 편할 리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정말 지금이라도 한울님이 계시다고 하면...


“준비는 끝났습니다.”


“예법에 주의하도록 하고...가자꾸나.”


둘은 그렇게 다시 그 방을 나서 태한의 침소로 들어선다.


작가의말

여정과는 다르다!! 여장과는...

사실 다소 무리수기는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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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9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3 31 34쪽
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1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5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7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6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2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9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7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5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2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4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9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90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2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4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2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3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80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8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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