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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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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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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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4쪽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DUMMY

“이건 대체 뭔 일이지.”


율하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터벅터벅 건양 공동주택의 좁은 계단을 따라 터벅터벅 아래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율하가 영웅이자 구세주라는 걸 나라에서도 알아주는 거지. 후후.”


그런 율하의 옆에 붙어 생글생글 웃으며 따라 내려오는 콜린.


“끄응...”


율하는 그녀의 말에 골이 아프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는 자신의 왼쪽 가슴을 내려다 본다.

그래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말쑥한 옷차림.

아직 제대로 정장을 마련하지는 못한 탓에 그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최소한 아까 전의 하얀 티셔츠 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곤색 계열의 셔츠를 입고 그 위에 훈장을 고정시켰지만 여전히 그다지 태가 난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


“그건 그다지 어울리지 않지만.”


“역시 그렇지?”


“응. 근데 그거 꼭 해야해?”


“그런 말은 없었지만 예의니까. 직접 와서 나한테 달아주었고, 또 나를 부르셨으니까 지금 당장은 하고 나가는 게 예의지. 게다가 이건 명예훈장이라고 하잖아?”


“사회생활이란 어렵네.”


“그리 어렵지 않아. 요는 눈치지. 눈치.”


“그런 것 치고는 율하의 눈치가 그리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뭐?”


“응. 그런 게 있어.”


“끄응.”


조금 꾸물거리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그 차림 그대로 주택의 밖으로 나온 율하.

그리 맑다고는 할 수 없는 하늘.

아직은 비가 내릴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다지 청명하다고는 할 수 없는 날씨. 그리고 그 어둑어둑한 구름이 북쪽의 산 위에 몰려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착각이었을까?


“무얼 그렇게 꾸물거리고 있니?”


“네? 아뇨. 아무것도.”


“후후, 율하가 그렇게 빼어 입는 것도 처음 보는 구나.”


“그런가요? 대장.”


“그래. 평소에는 매일 작업한답시고 허름하고 낡은 옷만 적당히 걸치고 다녔으니. 뭐, 그 덕에 일부 아이들에게는 더 인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끄응. 하지만 대장. 이거 정말 어울리나요?”


율하는 여전히 어색한 듯 자신의 왼쪽가슴께에 달려 있는 훈장을 내려다 보고 쓴 웃음을 짓는다.


“후후. 어울리고가 중요한 건 아니지 않니?”


“그건 그렇지만요.”


“그럼 타라. 군주님께서 오래 기다리고 계신다.”


“네.”


건양 공동주택의 주차장 한쪽에 대어 있는, 다른 차량들보다 훨씬 비싸 보이는 한대의 세단. 그것은 전에 보았던 수아 대장의 차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


“이건 군주님의 차인가요?”


“아니, 대여란다. 군주님의 차가 한양에 있을 리는 없지 않니?”


“그, 그렇군요.”


“물론 군주님께서는....”


“등호문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도록.”


차 밖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둘이 마뜩치 않았던 것인지 뒷 좌석의 차창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어 서두를 것을 종용하는 소군.


“어머. 네, 군주님.”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수아는 운전석에, 소군은 조수석에 올라타려는 순간.


“율하는 본 군주의 옆에 타도록 해라.”


“네?”


“하지만 군주님.”


“오늘의 그대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다. 게다가...”


“네. 하명하십시오.”


“아니, 아무것도.”


“군주님.”


“아무것도 아니라 하였다. 어찌되었건 그대는 본 군주의 말에 따르도록.”


“아, 알겠습니다. 군주님.”


율하는 그녀의 말에 따라 약간 쭈뼛거리면서도 뒷좌석에 오르는 율하.

지금까지 그가 타 보았던 어떤 차 가운데서도 넓고 쾌적한 내부공간. 게다가 어떤 내부 첨향제를 쓴 것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독특하면서 인상적인 향이 그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긴장되는 것은...


“제법 잘 어울리는 구나.”


“가, 감사합니다. 군주님.”


그의 옆자리에 앉은 군주.

지금까지 그녀를 모시면서 아까 전 자신에게 훈장을 걸어줄 때를 제외하면 이렇게까지 가까운 곳에서, 그것도 별 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닌 제 정신인 상태에서 모시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었다.


“군주님.”


“그곳의 예약은 되어 있는가?”


“이미 해 두었습니다.”


“그럼 그쪽으로 가자꾸나.”


“네.”


부릉-

그리 요란하지 않은 시동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세단.

주차장의 앞쪽에 있는 제법 높은 요철을 넘을 때조차 작은 요동을 보이지 않는 차량은 그대로 산비탈과 북관대로를 넘어 시내 쪽으로 속도를 높여 달려가기 시작한다.


“헌데 군주님, 대체 무슨 일로...”


“본 군주가 수하를 부르는 데 명확한 이유가 필요한가? 아, 필요하긴 하구나.”


“아하하.”


“그대는 본 군주가 부담스러운가?”


그렇게 말하며 냉정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

부담? 그건 대체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일까?

그리고 앞에서 수아대장이 듣고 있는데 어떤 대답을 듣기를 원하는 걸까?

그리고 자신은 거기에 대해 어떤 답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 답에 의미는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겠다?”


“네. 물론 군주님은 전에 제가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상냥하고 사려 깊으시며 또한 냉철하시고 균형을 잡을 줄 아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건 지극히 사무적이고 공적인 답이로구나 그건.”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본 군주님의 모습으로는 말이지요. 아, 이건 너무 주제넘은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황공합니다. 군주님.”


“...괜찮다. 지금은. 그래, 지금은 윤허하도록 하지.”


율하는 잠깐 자신의 발언의 수위를 높여 그녀의 의사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렇기에 평소라면 하지 않을, 황족을 능멸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수위를 지닌 말을 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반응을 보지만 의외로 그녀는 거기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황송합니다. 군주님.”


“말했듯이, 오늘만 윤허하는 게다. 왜냐하면 오늘은 본 군주가 사적으로 그대를 만나는 것이니.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수하로서의 입장을 잊고 함부로 군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지만 말이지.”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어쨌건 그대가 개인적으로 본 군주를 그리 생각해 준다니 기분이 좋구나.”


“그러네요. 속하 역시 율하가 그렇게 군주님을 생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후후후.”


“본 군주를 놀리는 게냐? 등호문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후후후.”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군. 허나 좋다. 오늘이니까 넘어가기로 하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리는 소군.

하지만 그녀는 그리 기분이 나빠 보이는 표정은 아니었다.


“군주님.”


“사실 오늘 너를 불러 낸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네?”


“상세한 것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본 군주는 너와 한끼의 식사를 나누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과정에서 본 군주는 너를 조금 팔아먹게 되겠지.”


“저를 팔아먹는다고요? 아...그렇군요.”


율하는 소군의 말을 금방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말을 알아듣는 게 빠르구나.”


“확실히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요.”


“너는 기분이 나쁘지 않은가?”


“제가요?”


“그렇다. 아무리 본 군주가 너의 상관이자 황족이라고는 하지만 너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너를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려 하는 것인데 아무렇지도 않을 리는 없지 않은가.”


“보통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그 이전에 고리의 요원 아닙니까? 그리고 고리의 요원은 비밀이기는 하지만 제국의 공직원. 제국의 공직원이 제국을 위해 일을 하는 건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국의 공직원이라.”


“군주님께서 다름 아닌 어제 제게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제국의 안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말입니다.”


“그러했지.”


“그렇기에 저는 거기에 대해 기분이 나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군주님.”


“그것은 분명 고리의 요원이자 본 군주의 수하인 이율하로서의 대답이겠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떠난 개인으로서, 너 자신으로서는 어떻게다고 생각하느냐.”


“저 개인 말입니까?”


“그렇다.”


“...그것도 사실 별 상관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째 서지?”


“지금 군주님께서는 저를 식사에 초대해 주신 것 아닙니까?”


“그렇지.”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잠시 후에 차에서 내려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식당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며 그 옆에서 제가 군주님을 수행하는 건 당연할 겁니다.”


“그렇겠지.”


소군은 율하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연한 이야기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를 보며 살짝 웃어 보이는 율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저는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저 개인으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말이죠.”


“보, 본 군주를 놀리는 건가?”


그녀는 그의 그 말에 고개를 반대편으로 조금 돌리고는 냉철한 표정을 살짝 무너뜨리는 그녀.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수아는 운전대를 잡은 채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놀리다니요. 천부당만부당하 말씀을. 그건 사실입니다.”


“......”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불경한 걸까요?”


“그, 그렇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군주님께서는 또한 미인이기도 하시니 말입니다. 저 같은 평민으로는 감히 다가설 수도 없는.”


“그것은...”


“그렇기에 저는 어제의 일과 오늘의 일에 대해 이렇게 말을 할 예정입니다.”


“어떻게 말이더냐.”


“제가 군주님께 청을 넣어 단 하루라도 군주님을 모시고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하여 이런 자리를 가지게 된 것이며 군주님께서는 아주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것을 윤허하셨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아마...그것이 군주님께도, 저에게도, 또한 한양시에도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제 작고 좁은 의견이었을 뿐입니다.”


“너는...역시, 확실히 어떤 의미에서는 환주와 아주 유사하구나.”


“으윽.”


“그리고 확실히 네가 본 군주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잘 알겠구나.”


“....군주님.”


“책하는 것도, 질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본 군주는 약간의 감탄과 함께 유감을 말하는 것 뿐이다.”


“죄송합니다.”


“아니, 지금의 너로서는 그게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한 것 뿐이겠지. 너에게도, 본 군주에게도. 그래, 본 군주는 이해하는 바이다.”


소군은 다시 한 번 율하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표정. 그녀의 그 표정을 보고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군주님. 도착했습니다.”


“그런가? 그러면 내리자꾸나.”


“아,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되었다. 등호문주. 그 보다는 율하.”


“네?”


“무얼 하고 있는 겐가. 그대의 말로는 오늘 하루, 본 군주를 수행하는 것은 그대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른 무엇도 아닌 그대의 청으로 말이다.”


“네? 아. 예.”


율하는 얼른 차에서 내려 반대편으로 뛰어가 소군이 있는 쪽의 문을 연다.


“내리십시오. 군주님.”


“음.”


율하가 내미는 손을 잡고 천천히 차 밖으로 빠져나오는 그녀.

도도하며 기품이 넘치는 표정.

지루한듯 나태해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감히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표정으로 주변의 거리를 살펴보며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종로로부터 남동쪽에 위치한 신당동의 전통 거리.

그리 부유한 거리도, 번화한 거리도 아니지만 한양의 높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전통 한정식장이나 고급 요릿집, 술집이 모여 있기에 한양을 주름잡는 정재계의 주요인사, 연예인들이 자주 나타나는 거리로 유명한 그곳의 한 고급 한정식당 앞에 내린 그들.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몰려드는 주변의 시선들.


“어?”


“저, 저 사람은?”


“설마?”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는 소리.

그들 역시 이 자리에 그녀가 모습을 나타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탓인지 일대에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웅성거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은 개인이 지닌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꺼내 들고 그녀와 율하, 수아를 찍기 시작한다.


“군주님. 일단 안으로 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래야지. 하지만 지금은 잠시 노출되어도 상관 없다. 그렇지 않은가?”


“네? 아. 네.”


“하지만...”


“아까 등호문주도 들었지 않은가. 이것은 율하가 본 군주에게 청해서 이루어진 수행.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는 데이트라고 하던가?”


“......”


“어째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지? 율하?”


“아닙니다. 하지만 속하는 군주님께서 그렇게 쉬이 받아주실 거라고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나.”


“......”


“그렇군. 그것은 본 군주가 황가의 일원이기 때문이겠지.”


“화, 황송하옵니다.”


“그럴 것은 없다. 하지만 본 군주는 한 가지 네게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경청하겠습니다.”


“황족이라고 하여 그렇게까지 대단한 것은 아니라 말이다.”


“......”


“특히 황족을 제외한 그 어떤 귀족도 존재하지 않는 대한제국 내에서는 더더욱 그러하지. 이 제국에서는 황족과 평민, 단 둘만이 존재할 뿐이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대는 제국민으로서 자긍을 가지도록 해라.”


“제국민으로서의 자긍 말입니까.”


“그래. 저기 저 사람들을 향해 손이라도 한 번 흔들어 주는 게 어떠한가? 게다가 이제 그대는 8품의 참관. 명예직이라고는 해도 직위를 지닌 자 아니던가.”


“아하하.”


“군주님.”


“알고 있다. 등호문주. 흠- 선전은 이 정도면 족하겠지. 물론 여기서는 말이다.”


“여기서는 말입니까?”


“그렇다. 아니면 그대는 본 군주를 식당에서만 수행하고 싶었던 것 뿐인가?”


“아하하하.”


율하는 자신이 한 말에 오히려 얽힐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바라보고는 마른 웃음을 흘렸다. 역시 황족은, 그리고 소군군주는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다. 율하는 사실 아까 전의 상황과 오늘의 일을 일종의 야자타임 비슷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평소와는 달리 오늘의 그녀는 약간 더 너그럽고 사적인 이야기를 허락한다고 했으니 평소에 해 보지 못한 장난을 조금 더 칠 생각이었고 아까 전의 말도 절반은 그 일환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소군군주는 그런 자신의 장난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상대가 아니라는 게 바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게 잠깐의 소동 끝에 식당의 안으로 들어간 세 사람.

이미 수아가 예약을 해 두었고 그 식당에서도 방문하는 사람이 황족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탓에 총지배인이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고 그들은 어렵지 않게 미리 예약되어 있던 자리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꽤 비싸보이네요.”


“그렇겠지. 본 군주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환주에게 한양에서 가장 격식있는 식당을 추천하라 해서 등호문주에게 예약을 하라 시킨 것이니 말이다.”


“그렇습니까?”


“그렇다.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본 군주의 목숨을 구했다. 그것에 대한 대가라고 하기에는 이것도 비싼 것은 아니지.”


“아하하.”


“하지만 그래도 기억해 두도록.”


“네?”


“이 식당은 비싸지 않아도 본 군주를 수행하는 일은 꽤나 비싼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 그, 그것은.”


“아까 황족이라고 하여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다 말했을 것이다. 그래, 그건 사실이지. 하지만 본 군주를 수행하는 일이 비싸다 한 것은 그 대상이 본 군주이기 때문이다.”


“알고 있습니다. 군주님께서는 그런 자격이 있으십니다.”


“그리고 그런 본 군주가 오늘 그대에게 허락을 내린 것은 그대가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일을 했기 때문이지.”


그런 식으로 아까 전에도 했던 이야기를, 조금 더 포장하기는 했지만 좀 더 형식적이고 딱딱하게 이야기하는 소군과 그에 맞장구를 치는 율하. 그들은 지금 당장 주변에 보이는 다른 사람은 없었지만 어디에나 눈이 있고 귀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 소군이 지금 다시 한 번 그것을 언급하고 좀 더 비싸고 딱딱하게 이야기를 한 것은 그것이 그녀가 이야기 한 선전의 시작이기 때문. 군주는 황족의 대표로 신시에서 한양에 들어와 최전선에서 구와 시 자치대를 독려하고 피해를 입은 피난민들을 만나 그 고충을 들었으며 동시에 전선에 직접 나아가 우두머리급을 해치우는 전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대신 그녀는 괴물들에게 둘러싸여서 상당한 위험에 처했었고 그런 그녀를 구하고 괴물들을 물러나게 하여 무사히 탈출한 것이 율하.


딱 거기까지가 어제 그들이 매스컴에 노출된 전부였다.

그리고 오늘의 일은 그 연장선상으로 소군은 이미 율하를 통해 황족과 국가에 충분히 공을 세운자는 그 공훈을 기리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준다는 선전을 하려고 했고 율하는 그런 그녀의 뜻을 금방 알아차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역을 하겠다고 자처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 둘은 충분히 비공식으로 진행 할 수도 있었던 일을 반쯤은 일부로 노출했고, 크게 의미 없고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일부로 언급해 가면서 연극을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의 연극 아닌 연극에 끼어 두 사람을 바라보며 가볍게 쓴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던 수아.


그녀는 한쪽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이자 황족의 군주, 또 다른 한쪽은 자신의 제자이자 부하라 할 수 있지만 결국 인생에 있어서는 후배이자 동생이자 아이들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서툰 이어감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본 군주가 그대에게 오늘 한 가지 제안을 한 다고 했었던가?”


“그렇습니다.”


식사가 한창 무르익고, 어느 정도 사진을 찍거나 멀리서 지켜볼 만큼 지켜본 사람들도 대부분 빠져나갔다는 것이 느껴질 때 쯤 되어 소군은 율하를 향해 다시 한 번 운을 뗀다.


“그대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앞으로 말씀이십니까?”


“그래. 전에 본 군주에게 한 이야기로는 그대는 신시로 진출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또한 오늘 그대는 현재 그대가 다니는 대신고등학당에서 끝까지 다니고 싶다고도 했다. 그 이야기는 태학을 신시로 다니고 싶다는 뜻인가?”


“가능하다면 그러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저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하루하루 일들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군.”


“그리고 원래라면 저는 고등학당을 졸업하고 곧바로 고리의 정규대원이 되어 현장에 투입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보통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잊었느냐? 너는 오늘 본 군주에게 삼성훈장과 8품 참관의 직위를 얻었다. 명예직이라고는 하지만 직위가 있는 고리의 대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법이지.”


“그에 상응하는 기회라 하심은...”


“이율하. 너는 관직에 혹시 뜻이 있더냐?”


“관직 말입니까?”


“그렇다. 본 군주가 내려준 명예직과는 다른 진짜 관직 말이다.”


“그것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대는 한궁의 관품의 품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는가?”


“정1품부터 종 3품까지가 중앙관직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 아래 정 4품부터 종 7품까지가 중간관직이며 그 아래 8품과 9품은 정과 종의 구분이 없는 명예직이며 문과 무의 구분 없이 종과 정과 품계에 따라 관직의 위와 아래가 나뉘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구나. 그렇다면 관직에 나아가는 길에 대해서도 들었느냐?”


“3년마다 시행하는 식년시를 통해 문과와 무과의 시험을 통과하여 문과는 성균태학관에, 무과는 사관학관에 입교하여 3년의 전문교육을 마친 이후 성적에 따라 최대 정 5품부터 종 7품까지 품계 발령이 나며 이후 제대로 자리가 날 때 까지 대기발령을 받아 진사의 직위로 있다가 정식으로 그 자리를 인계 받은 이후 관직에 종사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관직에 오르는 가장 정통적인 방법은 맞다.”


“그리고 그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시행되는 별과가 있고 그 성과에 따라 성균태학관과 사과학관에 중도입교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그 식년시건 별시건 시험을 보기 위한 자격에 대해서는 알고 있느냐?”


“자격 있는 자의 추천이라 들었습니다.”


“그렇지. 학당의 교장이건, 태학의 교장이건, 아니면 기존 관직에 올라있는 자의 추천이건 3인 이상의 추천서를 받으면, 혹은 정 5품 이상 품계를 지닌 관직의 추천의 경우 단 한사람의 추천만 있으면 시험을 볼 권리가 생긴다. 이는 제국의 관직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방도이기는 하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단점도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제국법에 의해 명문화된 사항. 아직은 거기에 대해 무어라 할 수는 없지.”


“군주님.”


“본 군주는 그대에게 의향이 있으면 고등학당을 졸업하고 바로 식년시 무과건 문과건을 보아 관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제가 관직에 말입니까?”


“그래. 물론 어디까지나 그대에게 의향이 있다면 말이지. 아마 고등학당 3학년에 올라 2학기 쯤 되면 대부분 진로가 정해져 있을 터. 태학에 진출하기 위한 개별 시험을 준비하는 자들을 제외하면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등호문주?”


“네. 그렇습니다.”


“잘 되었군. 그 시간부터 준비를 하면 본 군주는 그대가 충분히 성균태학관이나 사관학관에 입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 그대라면 말이지. 그리고 거기에 입교하고 관직에 오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고리 내에서도 그대의 입지가 굳건해지겠지. 그리고...”


“네?”


“아니, 이건 아직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구나. 어쨌건 그대에게 생각이 있다면 본 군주는 그대에게 추천서를 써 줄 생각이다.”


“...제가 정말 군주님의 귀한 추천을 받아도 군주님의 이름을 어지럽히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본 군주의 안목을 의심하는 겐가?”


“그 대상이 저 자신이라 조금 그렇기는 하네요. 하지만 군주님, 그건 지금 당장 답을 드리기에 곤란한 것 같습니다.”


“어째서냐.”


“아직 3년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제가 어떻게 될 지는 저도 모르는 일이라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다고 하는 게 잘못은 아니지 않으냐? 그 때 가서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하여도 말이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건 진실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진실이라. 그게 중요한가?”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타인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구나.”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저는 가급적, 제가 하다고 한 것은 지키고 싶습니다. 허황된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특히 군주님께는 더욱 말입니다.”


“......”


“하지만 그 때 까지 제게 아무런 변화나 이상이 없다면 저는 틀림없이 군주님의 호의를 받아들여 관직에 진출 하기 위한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그것이 그대의 진심인가?”


“그렇습니다.”


“그럼 본 군주는 그대의 그 말을 믿겠다.”


“감사합니다.”


“그럼...이율하.”


“네. 군주님.”


“이제부터 어디로 본 군주를 모실 생각인가?”


“네?”


“그대가 말하지 않았나? 오늘 하루 그대가 본 군주를 모시겠다고 말이다. 그것이 소원이라 말이다.”


“으으, 그, 그건.”


“본 군주는 그대의 그 수행 또한 기대하고 있겠다.”


“어머나, 저도 그거 상당히 기대됩니다. 군주님. 후후후.”


그렇게 말하며 눈을 묘하게 빛내며 율하를 바라보는 소군과 수아.

율하는 그런 두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속으로 한숨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세 사람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콜린.

그녀는 소군과 수아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좀 더 높은 곳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며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라이벌...점점 늘어나네? 하긴, 지금의 나와는 관계없지만.”


비잉 그 위를 맴돌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콜린.

그녀는 그 이후 잠시 식당의 밖을 나갔다가 한참 뒤에 다시 들어온다.

얼굴에 조금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띄운 채.


작가의말

데이트를 데이트라 하지 못하고!!(응?)


사실 작가의 말에서 캐릭터들이 하는 말은 그냥 외전 같은 것이나 정리 같은 것으로 본문과는 큰 연관이 없으니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콜린의 정신이나 사상은 실존주의보다는 변증법적...(사실 발전은 비슷한가?) 어쨌건 헤겔부터 출발을 하니 상관은 없겠지요. 넵...그리고 그건 그렇게 중요한 요소도 아니고 말이지요. 그보다도 먼저 소군이 움직였으니 이제는 다른 히로인들도 움직일 때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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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Chapter 26 - 신의 기억. +6 14.02.13 1,080 3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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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8 14.01.09 903 26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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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9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2 31 34쪽
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0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5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6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6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1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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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7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5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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