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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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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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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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4쪽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DUMMY

“군주님.”


“그만하라 하였다. 환주.”


조금 더 깊은 안쪽에서 부터 특유의 존재감과 함께 또각또각 걸어오는 여인.

그들이 속한 고리의 지휘자이자 군주인 소군.

그녀가 환주를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군주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할 수 없지요.”


그녀의 등장과 제지에 고개를 한번 숙이고는 율하를 묶어 압박하고 있던 기운이 약해지고 율하는 그대로 땅에 무릎을 꿇은 채 막혔던 숨을 켁켁 토해낸다.


“구, 군주님.”


“괜찮더냐?”


그녀는 여전히 힘 없이 바닥에 반쯤 쓰러져 있는 율하의 앞으로 다가와 손을 내민다.

그런 그녀의 손을 잠시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그것을 잡고 일어서는 율하.


“괜찮습니다...라고 해도 되는 상황인가요?”


여전히 불안한 기색으로 환주와 소군군주를 번갈아 바라보는 율하.

그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었다.

지금 이것은 환주만의 독단이 아닌 것이었다.

아마 어느 정도 계획이 되었을 일.

그리고 그것은 아마 정말로 자신을 숙청하거나 제거하려고 했던 것을 아닐 것이다.


“환주, 이 정도면 되지 않았나?”


“군주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그런 것이겠죠. 하지만...”


“하지만? 아직 부족한가?”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받아들여질 리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말씀을 드려 보자면 그는 아직 제대로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지만...”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언가를 더 이야기 하려 했으나 그게 소용 없다는 것을 아는지 그저 고개를 흔들며 한숨과 함께 율하를 바라보는 환주.


“환주님.”


“미안하군요. 하지만 그 이상의 사과는 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충분히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으니까요.”


“......”


“그리고 당신은 자신이 아니라고 하셨지만 아직 저희에게 그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할 수 없다고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정말 자신이 아니라면, 그리고 죽기 직전까지 이 정도의 힘에 저항하지 못한다면 확실히 당신은 아닌 것이지요.”


“그런 마녀사냥식의...”


“마녀사냥이라. 뭐 좋습니다. 그렇지만 기억해 두십시오. 저는, 그리고 고리는 제국의 안위를 위해서는 그 이상의 것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설사 더럽고 치사하고 비열한 짓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사실 저도 당신이 그럴 베짱이나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게다가 정황으로 볼 때 어제의 소동 때 당신이 한양에서 꽤 떨어진 청평 쪽에 있었다는 정보도 있으니 말이지요. 물론 그게 역으로 의심의 증거도 될 수 있겠지만...일단은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죠.”


환주는 그렇게 말하며 돌아섰다.

그렇지만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는 그의 표정.

사실 그는 군주에게도 불평스럽게 그 뜻을 드러낸 것처럼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그가 했던 그 정도로는 율하가 정말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 자신의 숨겨진 모든 모습을 다 나타내었다고 믿지 않았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군주에게 20분 정도 후에 천천히 나와 줄 것을 부탁했으나 그녀는 그의 말대로 20분 후가 아닌 15분 정도 뒤에 나왔기에 이런 어정쩡한 결과만을 얻게 된 것이다. 물론 그도 율하가 이 사건의 진정한 배후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어제 새벽에 보였던 수상한 행동에 대한 추궁도 할 겸, 개인행동을 한 것에 대한 경고를 할 겸 조금 강하게 나간 것이지만...군주가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았기에 전부 허사가 된 것이다.


“환주님께서는 정말로 제가 그럴 거라 생각하셨나요?”


“그러니까 아니라는 증거가 없다면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당신이니까요.”


“그렇다면 저 다음으로 의심스러운 것은요?”


“다음으로 의심스러운 것이라.”


“물론 환주님이 저에 대한 의심을 전부 푼 것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저 다음으로 의심스럽게 생각하시는 게 있지 않을까요?”


“호오, 그런 식으로 빠져나가겠다...그것입니까?”


“그, 그런 게 아니라.”


“환주.”


“압니다. 안다고요...”


그는 양손을 번쩍 들어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어차피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다.


“미안하구나. 허나 고리의 입장에서 방금의 그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네. 이해합니다.”


율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하기 힘들어도, 설사 납득하기 힘들어도 그렇게 말은 해야 했다.

그게 사회였고, 자신의 입장에서는 그것 외에 다른 말을 할 수도 없었으니까.


“고맙구나.”


“그러면 일단 이 일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고 다음의 이야기를 해 볼까요?”


환주는 아까 전의 일은 정말로 없었다는 듯 그저 손뼉을 짝 한 번 치고는 율하와 소군 군주의 앞으로 다가온다.


“으음.”


“그러면 율하대원, 당신이 의심을 풀 수 있는 기회에 대해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의심을 풀 수 있는 기회 말인가요?”


“네. 그건 간단하죠. 당신에게 주어지는 그 유예기간 동안 당신이 진짜 배후를 찾으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당신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터이니까요.”


“네?”


“어때요. 참 쉬운 일 아닌가요?”


“......”


“아니면 할 수 없나요? 고리의 대원으로, 군주님의 측근으로 그 정도도 할 수 없다는 건가요? 그게 아니면 정말로 당신이 범인이라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그러면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여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걸요?”


“괜찮습니다. 정보라면 제공할 테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당신만이 알고 있는 또 다른 정보도 있을 테니까요. 아, 그렇다고 애먼것을 범인으로 몰아 죄를 덮어씌우려고 해도 소용없어요.”


“그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일이죠. 사람이란, 특히...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환주는 소군군주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말을 흐린다.

그래, 어차피 이건 아직 할 이야기가 아니다.

어차피 이에 관련된 것은 이번 일이 잘 풀린 이후의 주말에 그의 스승과 함께 나눌 이야기. 물론 그 이전에 정말로 그가 배신자라고 하면 그 전에 처단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면 그 이후의 것은 그 이후에 나누어야 할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러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됩니까?”


“자세한 것은 안에 들어가서 브리핑을 하겠지만 일단은 괴물들의 근거 하나를 공격해서 그 배후를 알아볼 생각이다.”


환주를 대신해서 율하에게 대답하는 소군.

그녀는 조금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공격이군요.”


“언제까지나 당하고만 살아서야 대한제국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 가운데 마침 저희가 적당하다 여긴 것이 바로 이 뒤쪽, 삼각산의 남쪽 줄기의 끝 봉우리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백사가 저희의 목표입니다.”


“여기를 공격한 괴물인가요?”


“그렇습니다. 어떻습니까?”


“제게 다른 선택권은 없는 것 아닙니까?”


“잘 알고 있군요. 네, 물론 당신에게 다른 선택권은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는 환주.

그의 시선을 마주하는 율하는 그저 한숨을 푹 하니 내 쉬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환주님께서는 제가 그 괴물을 이길 수 있다고 보시나요?”


“누가 당신 혼자라고 했나요?”


“아닌가요?”


“아뇨, 당신은 혼자 그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락과 감시의 차원에서 한 명이 따라 붙기는 할 겁니다.”


“......”


“불만인가요?”


“끄응...아닙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래서야 당신의 의심을 완전히 풀기는 힘들어지겠지요.”


“......”


“최선을 다하도록 해요. 최선을. 그럼 자세한 브리핑을 할 테니 들어가도록 할까요?”


환주는 그렇게 율하와 소군군주를 뒤로 하고 먼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곧 바로 그의 뒤를 따라오지 않는 두 사람.


“후우.”


환주는 도중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고개를 내 저으며 내쉬는 한숨.

그는 계속 율하를 의심하고 추궁하는 태도를 보이기는 했지만 사실 그도 이번 사건의 범인이나 배후가 그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물론 이번일이 단순한 괴물들의 난동이 아닌 고대의 잊힌 신비인 [마도]라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율하는 그 마도를 계승한, 현재로서는 그들이 찾아낸 거의 유일한 정통 계승자였다. 물론 그것 외에도 그는 그들이 알고 있는 한 가장 영감이 뛰어난 그릇이기도 했다.


그도, 그의 스승도 갑자기 어디에서 그런 아이가 튀어나왔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정말 그 자신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런 능력과 힘을 지니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잠시 지켜보는 기간을 두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들어 이번에 만상회에 그를 초대해서 스승에게 보이고 결론을 내리려 하던 차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그 점만 보면 그를 의심하는 것은 크게 잘못 된 것이 아닐 테지만 그가 방금 전과 같이 트집 같지도 않은 약간의 트집을 잡아 어제 있었던 괴물들의 난동과 엮어 추궁하고 위협한 것은 어디까지나......


“뭐...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인다.

아무런 미련도 없는 눈동자.

다만 그는 흥미로울 뿐이었다.

지금의 그는 당연한 말로 이 마을을 초토화로 만든 거대한 백사괴물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 저 소년에게는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그 능력이 만개되지 않은 지금은 이 사건의 배후로 여겨지는 [부활한 인수대호]는 고사하고 그 휘하의 부장급 괴물들조차 어떻게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방금 전에 그를 [압박]함으로 인해 그 한계를 명확하게 확인했다.


하지만...


“어디까지 할 수 있겠나, 소년. 과연 너는 [신]에 닿을 가능성을 지니고 있나?”


그는 큭큭 하며 웃음을 삼켰다.




“어떻게 할 생각이더냐?”


“군주님.”


낡은 천막에서 지금의 상황과 그들이 해야 할 초기대응에 대한 브리핑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는 율하. 그리고 그런 그를 뒤에서 잡아 부르는 소군군주의 표정에는 약간의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이런 말을 하기는 미안하지만 아직 너의 실력으로는 혼자서 삼각산의 거대백사를 혼자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네, 저도 그건 알고 있습니다.”


율하는 소군군주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그는 이곳을 쳐들어와서 마을을 이 꼴로 만들었다는 거대백사를 본 적이 없기는 했으나 그의 격이나 힘이 전에 보았던 금화산의 흑랑과 비슷하다고 보면 그것은 사실이었다.


아니, 비단 흑랑이 아니라고 해도 그는 전에 본 적이 있던, 인왕의 지하수로의 통로를 막고 있던 혈두오공 할미를 떠올려 보면 아직 자신은 그런 괴물들과 1:1을 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뿐이 아니었다.


“...아직 아까의 일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


“그건 아니지만, 끄응, 아니라고는 할 수 없는 제가 한심하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그리 억울해 할 것은 없을 게다. 환주는 문관이기는 하지만 중앙군에도 적을 올릴 정도의 힘과 능력을 지니고 있으니. 게다가 그가 쓰는 힘은...한궁의 연구를 통해 새로 창출된 것. 게다가 그것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고는 하지만 철저하게 마도를 연구하여 거기에 대항하기 위해 창출된 것이니 네가 당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


“상냥하시네요. 군주님은.”


“이로서 네게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두번째 이상인 것 같구나. 허나 이상하더냐? 본 군주가 본 군주의 사람을 챙기는 건 당연한 것.”


“그렇군요. 그럼 이건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거군요.”


“어째서지?”


“군주님처럼 상냥하신 분이 제 상관이자 제 군주님이시니까요.”


“...별다른 이야기를 하는구나. 어쨌거나 그렇다면 어찌 할 생각이더냐?”


“일단 산에 올라가기 전에 들려야 할 곳이 있어요.”


“들려야 할 곳?”


“네.”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부상자들이나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자치방위군의 임시대피소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아는 사람이 있느냐?”


“네. 학당의 선배가 여기 살거든요. 핑계라고는 하지만 얼굴은 비쳐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것은 의무더냐?”


“의무보다는 도리겠죠? 게다가 정말로 걱정되는 것도 있고 말입니다.”


“그렇구나.”


“...군주님?”


“왜 그러느냐.”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단은 고개를 내 젓는 율하.

하지만 그렇게 대피소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율하를 따라 같이 옮기는 소군군주는 무어라 설명을 해야 하는 걸까?


“군주님께서 오시기에는 초라한 장소입니다.”


“본인은 대한제국의 군주. 군주는 가장 초라한 곳 까지 굽어살필 의무가 있다. 물론 이곳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래도 피해를 입은 제국민을 보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


“끄, 끄응.”


“그 반응은 불만족스럽게 들리는 구나. 혹, 본 군주의 명에 하등 이상한 점이 있다거나 한 것이냐?”


“아뇨, 그건 아닙니다.”


“그럼 되지 않았느냐.”


“네. 그렇습니다.”


“염려는 하지 말도록 해라. 방해는 하지 않을 터이니.”


“그, 그런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율하는 그렇게 속으로 한숨을 삼키고 대피소의 안으로 들어간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임시대피소.

물론 원래대로라면 어제의 공격으로 훨씬 많은 가구가 부셔졌고 이런 임시대피소로는 어림도 없을 피난민이 발생했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근처의 친척집으로 갔고, 그런 연고가 없거나 아니면 멀리 있는 자들만이 여기에 남아 있는 형편.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 대피소의 분위기는 무겁고 침울하기 짝이 없었다.


“아이고...XX아빠.”


“여보, 얼른 일어나라고.”


“애미야...허리가...”


여기저기에서 조금씩 들려오는 앓는 소리와 통곡성.

물론 사망자는 거의 없다고 하기는 했지만 건물들이 부셔지고 마을이 초토화된 만큼 부상자가 속출한 홍은동의 대피소. 반쯤 넋을 잃은 채 쓰러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남자를 부여잡고 울부짖는 여인이나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노파, 엄마를 찾는 아이등 안쪽의 분위기는 어수선스럽기 짝이 없었다.


“가영선배.”


“에?”


“가영선배? 괜찮은 건가요?”


그 틈에서 홀로 이리저리 바삐 움직여 다니는 한 여인을 발견한 율하. 그리고 그런 율하가 부르는 자신의 이름에 화들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물수건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여인.

임가영.

그의 1년 선배이자 같은 근로학생의 동료로 아침에 등교하지 않아 걱정을 끼쳤던 그녀가 거기에서 멀쩡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 율하? 율하가 어떻게? 에?”


당황하는 그녀.

그녀는 그가 여기에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듯 순간 패닉에 빠진다.


“수아대장이 보고 오라고 했거든요. 헌데, 정말 괜찮은 건가요?”


“응? 으응, 나는 그래도 괜찮아. 팔을 조금 다친 것 뿐이거든. 하지만...”


어느 정도 당황한 것이 가라앉은 그녀는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고는 한쪽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자리에 누워 온 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아버님이신가요?”


“응. 어제 괴물이 공격했을 때 나를 지키다가...그만.”


역시 예상대로 그랬던 모양.


“그랬군요.”


“응. 나는 그 덕에 이렇게 가볍게 긁히는 정도로 끝났지만 아빠가 많이 힘들어.”


“병원에 가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게 좋기는 한데 아빠는 그냥 쉬면된다고 하시고, 치료비도 그렇고.”


“......”


율하의 마음도 동시에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마도 여기에 있는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특히 괴물들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괴물들의 공격이로 집이 무너지거나 건물이 무너져서 다친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달리 되는 것 때문에 해당 보험에 들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보상도 받지 못하고 몸은 몸대로 다치고 해서 이런 식으로 답 없이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가영선배는 그녀 자신이 별 다른 능력이 없음에도 근로학생을 해야만 학비를 댈 수 있을 정도로 형편이 좋지 못한 집. 당연히 보험에 들거나 했을 리도 없을 것이며 마땅한 치료비가 있는 것도 아닐 것이며 달리 손을 벌릴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아버지는 저기에 저렇게 누워 자치대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응급의료지원만 받고 그저 통증이나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며 그녀는 그런 자신의 아버지를 간병해야 하기 때문에 등교를 하지 못했으리라.


“미안해. 이렇게 율하가 특별히 와 주었는데 별 달리 대접할 것도 없고.”


“그런 말아요. 제가 이런 상황에 그런 걸 원하겠어요?”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저도 죄송하네요. 혹시 제가 도와드릴 건 없나요?”


“율하가?”


“네.”


“그, 글쎄. 말은 고맙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


사실 그랬다.

자신이 그녀를 대신해서 그녀의 아버지를 간병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치료비를 내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며 다른 것을 해 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다. 그나마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


“여기의 사람들의 사정은 딱하구나.”


“구, 군주님.”


“에? 에?”


잠시 생각에 빠져 있는 율하의 뒤로 다가와 역시 무거운 음성을 흘리는 소군군주.

그에 가영은 아까 율하를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그 이상으로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멍하니 그 앞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도 물론 알고 있었다.

눈앞의 여인이 누구인지.

일단은 그 외모만 보아도 확 눈에 띄는 아름다운 여인. 거기에 더해 머리 위로 선명하게 보이는 호랑이의 귀와 등 뒤로 착 하니 가라앉은 호랑이의 꼬리만 보아도 눈앞의 이 여인이 한궁의 황족이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여인의 얼굴은 그 한궁의 황족들 가운데서도 제법 TV에 자주 모습을 비치는 여인. 젊은 나이에도 스스로의 능력으로 제국의 요직을 맡고 있다고 알려진 군주 소군.


지금 가영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착각인지 헷갈려 하며 눈을 꿈뻑거릴 뿐이었다.


“가, 가영 선배. 얼른 예를 취하세요. 이분은...”


“아. 아아.”


“되었다. 슬프고 황망한 일을 겪은 제국민에게 허례허식을 강요하는 건 그리 좋지 못한 일.”


“하, 하오나.”


“다른 자들도 그러하지 않더냐? 아니면 그대는 본 군주의 명을 거역할 참인가?”


“아, 아닙니다.”


가영은 바들바들 떨며 소군의 말에 몸을 일으킨다.


“다들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만 군주님?”


“그런가?”


“당연하죠. 어떤 다른 말이나 기척도 없이 황족이 이런 곳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다못해 방위군의 관련자에게 미리 이야기라도 해 주었어야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 그러고 보면 이제야 눈치를 챈 모양인지 저쪽에서 오네요.”


율하의 말처럼 그제야 대피소 안에 모습을 나타낸 소군군주를 확인한 대피소의 관련자와 방위군의 높은 사람들이 밖에서 안으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게 보였다.


“그렇다면 그대가 미리 말을 전했어야 한다고 본 군주는 생각한다. 아니면, 그대는 본 군주가 직접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 건가?”


“황송합니다. 저도 미쳐 경황이 없어서 말입니다.”


“후, 되었다. 하지만...방금 전에는 본 군주의 기분이 살짝 상할 뻔 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여라. 그러면 일단은 저 귀찮은 자들과 몇 마디라도 나누고 오도록 하겠다.”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리는 소군군주.


가영은 그런 소군과 율하의 모습을 그저 멍하니, 마치 TV속의 한 장면이라도 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이율하.

자신과 같은 대신고등학당의 학생이자 근로학생의 후배.

그리고 조금은 자신이 신경 쓰는 사람.

하지만 지금 이것은 무엇일까?

지금 자신이 보고 들은 대화는...


“선배. 죄송해요.”


“율하?”


“네?”


“이율하...맞는거야? 너, 내가 아는 이율하가 맞아?”


“네. 맞아요. 선배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알겠지만.”


“......”


“저, 한궁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어서 말이에요.”


“한궁과 관련된 일?”


“네. 그러니까 이상한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되요. 저는 그냥 평범한 제국의 시민일 뿐, 어떤 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거든요. 아, 지금처럼 공적인 자리에서는 군주님이 빽이 되기는 하겠지만요. 하하.”


“......”


“죄송해요. 안 웃겼죠?”


“모르겠어.”


“별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냥 저도 어느 정도 미래 설계를 하고 있다고만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어요. 하지만 그 이상은...아무것도 아니에요.”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그자리에 멀뚱히 서 있는 그녀.


“선배. 지금은 자세한 것은 말씀드릴 시간이 없어요.”


“시간?”


“아하하. 네. 물론 오늘은 선배가 신경쓰여서 온 것도 있지만 보셨듯이 일에 관련된 것도 있거든요. 아, 물론 이건 다른 근로선배들에게는 어지간해서는 비밀로 해 주셨으면 좋겠지만요.”


“비밀?”


“네. 선배도 군주님을 알아보셨다면 그 아래에서 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실테니까요.”


“그런데 그건 나한테 말해도 되는 거야?”


“...원래는 지양해야 할 일이에요. 하지만 군주님께서 저렇게 말씀하신 이상...어쩔 수 없는 거죠. 하아.”


“그러면 지금부터 율하는...”


“네. 일하러 가요.”


“어제 우리집을, 우리 동네를 이렇게 만든 괴물들과 관련된 일이야?”


“...어느 정도는요.”


율하는 거기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말하는 대신 적당히 답을 피한다.

그래, 어차피 그건 자세히 알 필요도 없는 일이며 알아도 뭔가 달라질 것이 없는 것일 테니까.


“조심해.”


“네. 조심할게요.”


“정말 조심해. 그 괴물들은, 괴물이니까.”


“선배?”


“나- 봤어. 그 커다란 하얀 뱀. 그건, 그건, 그건 정말...아아.”


아직도 어제의 기억이 남아 있는 듯 순간 풀썩 하니 몸을 주저앉고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쥔 채 부들부들 떠는 그녀. 떠올린 것이다. 집이 부셔지고 아버지가 다친 그 순간을. 부셔진 집의 틈새로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던 작은 뱀들. 만약 그 때 외부에서 방위군이 도착해서 거대 백사를 공격해서 신경을 돌리지 않았으면 아빠는, 그리고 자신은...


“선배. 진정해요. 이제 그 백사는 없어요.”


“아냐. 있어. 저 산에 있어. 그건, 그건 또 다시 올 거야.”


“......”


“가지 마. 거기 가려는 거지?”


“선배.”


“율하도 우리 아빠처럼 될 거야. 아니, 거기에서는 더 크게 잘못될 거야. 그건...싫어.”


“저는 다치지 않아요.”


“하지만.”


“약속할게요. 다치지 않고 오기로.”


“정말로?”


“네. 그리고 어차피 싸우러 갈 생각도 없어요.”


“......”


율하의 그 말에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 그녀.

그것은 그를 걱정한 것에 더해 어제의 충격이 일으킨 충격으로 인한 패닉.

그러나 율하의 그 한마디는 그녀의 패닉을 어느 정도 덜어주었다.

자신보다 한 살 아래의 후배이기는 하지만 듬직하기 짝이 없는 그 목소리와 행동.

그녀는 이내 자신을 부르는 군주를 향해 등을 돌리는 율하를 올려다 본다.


“선배. 나중에 다시 와 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수아대장께는 사실대로 말해요.”


그렇게 말하며 대피소의 밖으로 나가는 율하.

그녀는 그런 율하의 뒷모습을 계속 바라보았다.

계속 그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몸을 일으켜 충격으로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자신의 아빠의 옆으로 돌아와 다시 아까 전에 하던 간병을 계속한다.


“꼭, 돌아와. 무사히...그리고 아빠도 얼른 일어나고.”


그런 기도와 함께.


작가의말

어제는 좀 갑작스럽고 뜬금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사실 그건 이야기의 진행과 메인이벤트의 관점에서 볼 때는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서브 이벤트의 관점이나 태석, 또한 고리의 관점에서 보는 세계의 흐름상 한 번은 집고 넘어가야 할 사건이기도 했죠. 물론 그건 태석이 어느 정도 유흥거리로 삼아 일을 일으킨 것도 있기는 하지만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태석의 이 행동으로 소군군주와 율하의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졌으니 데우스 엑스 마키...(퍽). 


음, 지금 3부에 들어서는 이야기의 전개들이 급작스럽고 또 빠르다는 느낌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율하가 인왕의 눈을 통해 1차 봉인을 해제한 다음 여기저기에서 흐름이 시작되는 것을  사건의 흐름에 녹여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또 제 필력이 부족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으로 나중에 수정할 기회가 있으면 달라질 겁니다. 


그리고 전 태석이 악역이라고 한 적이 없...(끌려간다.)


ps. 가영, 미안. 넌 그래도 내 히로인 계획에 없어. - 참? 혹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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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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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0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4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6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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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1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6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8 4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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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0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0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7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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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5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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