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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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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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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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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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chapter. 21 - 꿈의 온도

DUMMY

“으음...”


아프지 않다.

아니, 아프지 않은 것을 넘어 별 다른 감각이 없었다.

그저 환영처럼 빙글빙글 자신의 머리에 씌워져 회전하는 디지털 코드의 관.

율하는 자신으로서는 바라볼 수 없는, 그렇기에 그저 멍하니 서 있는 것 처럼 여겨지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무얼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영왕을 바라볼 뿐이었다.


“느껴지나?”


“아뇨. 아무것도.”


율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전직하고 처음 [사신]을 대면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도 거기에 있다는 건 무언가 상당히 미묘하고 이질적인 기분이었다. 그래, 전에 전직하고 바로 자신의 목을 노렸던 그 [사령]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것을 생각하자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초조해 할 건 없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거니까.”


“하지만 저는 영왕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클리어 했는걸요?”


“그렇지. 하지만 그건 조건의 하나일 뿐이다.”


“...어렵네요.”


“너는 영(靈)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혹은 혼(魂)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 둘은 같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그건 이 가상세계 내에서의 일인가요? 아니면 실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물론 둘 다 정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됩니다만.”


“가상이고, 실제고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네. 어차피 둘의 구분은 구성요소의 질량이 다를 뿐 개념은 같으니까. 그리고 정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너의 생각을 묻는 게지.”


“제 정의와 생각이 중요합니까?”


“그렇다면 중요하지 않은가?”


“어차피 세상에 의해 정해져 있다면 개인의 생각은 무의미한 게 아닙니까? 특히 영이나 혼 같은 건 더더욱 말입니다.”


평소와는 달리 꽤나 부정적으로 고개를 내흔드는 율하.


“세상에 의해 정해졌기에 무의미한 게 아니라, 그게 영과 혼, 그것도 가상세계에만 국한 된 게 아닌 모든 세상을 통하는 개념에 대한 이야기라 무의미하다 여기는 게 아니고?”


“...그건.”


안색을 흐리며 말문이 막히는 율하.

영왕은 그런 율하를 차분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냉정해지게. 그대는 메인플레이어라네. 그대에 의해 이 세상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건 이제 잘 알지 않나.”


“저는...그저 플레이어일 뿐입니다.”


“그런가?”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끝내고 싶습니다.”


“무엇을 그리 두려워하는지 모르겠군.”


“두려워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너에게 자격이 없다면 누구에게 있다는 거지? 지금에 와서 말이네.”


“......”


“현실을 직시하라고는 하지 않겠네.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도 하지 않겠어. 하지만 외면하여 잊지는 말게. 자신의 짐은 남이 짊어 질 수 없다는 것을.”


“왜...절까요.”


“그걸 나에게 물어서야 곤란하군. 나 역시 중간에 개입한 것뿐이니까. 하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는 법.”


“제가 선택된 것도 말인가요? 하지만 저는 정말...보통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나지 않는 계약 이전의 저는 다른 누구와도 다를 것 없는 그런...보통의 사람이었습니다.”


“과연 그랬을까?”


“...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의 평가만큼 부정확한 건 없지. 특히나 자신의 기억만큼 왜곡하기 쉬운 것도 없거든. 그게 미화이건, 폄훼이건 말이네.”


“......”


“그 이야기는 그쯤 해 두고, 답을 주지 않겠나? 아니면 나를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생각인가.”


“영과 혼은...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잘 다루었으면서도 그런가?”


“제 주변의 공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어도, 그러니까 산소와 질소의 비율, 기압, 기온의 수치를 자세히 알지 못해도 숨을 쉴 수 있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틀린 비유는 아니군. 확실히 너는 영과 혼에 대해 자세한 고찰을 하기 전에 그 능력을 너무 쉽게 얻었지. 그저 손을 뻗는 것만으로도 영기를 느꼈고, 거기에서 전해오는 정보를 간단히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이득라고는 생각하지 않나?”


“그저 게임의 능력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 생각했으니까요.”


“타당한 접근이군.”


“그리고 가능하다면 지금도 그렇게 끝내고 싶습니다.”


“그 말은 여기 있는 콜린을 비롯하여 네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그저 가상세계의 주민으로, 그 미약한 인연으로만 남겨두고 연을 끊을 생각인 건가?”


“그건...”


“그럴 생각이야? 율하?”


옆에서 같이 압박을 하듯 지긋이 올려다보는 콜린. 그 두 사람의 시선에 율하는 다소, 아니 상당히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물론 그는 그럴 생각은 아니다. 다만 약간 울컥하고 반항하는 마음에 함부로 말을 한 것이 사실이었다.


누군가 강제하는 것이 싫었다.

특히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해 강요하고 짐을 짊어지게 만드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좋아하지 않는 것과 해야 할 일을 구분할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어째서인지 영왕의 그 말에 반발을 하고 싶었다.


“그건, 아냐.”


“......”


“정말로 아냐. 그럴 생각은 없었어.”


“응. 알고 있어.”


콜린은 율하의 그 말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가까이 가서 율하의 옷소매를 어루만진다.


“영왕님.”


“말해라.”


“영왕님께서는 인정을 받고 싶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지.”


“영왕님의 지위에 올라도 인정을 해주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까?”


“많다.”


“......”


“너는 네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 무겁다고 생각하나? 아아. 물론 가볍지는 않겠지.”


영왕은 거기까지 말을 하고 손을 내리고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인상을 찌푸렸다.


“저는 보통의 인간이니까요. 별 다른 능력도 없는.”


“그러니까 그건 네 생각일 뿐이다. 말했듯이 자기자신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이기 어렵지.”


“저는-”


“아무리 가상세계라고 해도, 게임이라고 해도 개념상 통일되어 있는 영감과 영력에 대해 그렇게 숨 쉬듯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다루는 존재가 [보통]이라 생각하나?”


“......”


“가상세계는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네가 처음 이 세상에 와서 익히려고 했던 게 무엇이었지? 그게 영감이었나?”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율하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잠시 생각을 깊게 해 보기로 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처음 여기에 와서 익히려 했던 것, 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자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반쯤 방치하고 있던 각종 육체기술들을 생각해 보면 영왕의 말은 그리 틀리지 않을지 모른다. 지금 자신이 습득하여 다루는 영적인 능력은 결코 낮은 수준의 것이 아니다. 아니, 그것을 다른 육체기술들에 대입해 보자면 제법 상위의 무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것들. 그 등급만 보아도 단지 1단계의 영감이 을급에 속한다는 것을 볼 때 영왕의 말처럼 선천적인 재능이 어느 정도 작용을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닐 지도 몰랐다. 아니...그 뿐이 아니다.


“무어가 떠오른 게 있는 모양이지?”


율하는 그 와중에 무언가를 떠올리고 핏기가 사라진 얼굴로 입술을 보다 강하게 깨물었다.

왜 자신일까? 게이져도, 마도세계에서도, 지금도, 그리고...현실세계에서의 파고스도 왜 자신에게 접근해서 계약을 요구했고 유혹하고자 했을까? 정말 자신은 평범한 보통의 사람이었을까? 단지 자신만 모르던 게 아니었을까?


흐릿하다.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모든 기억들에 대한 자신이 사라졌다. 게다가 거의 방금 전 자신이 왜곡했던 과거의 단면을 받아들인 이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정말 알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은 과연 사실일까?

그 앎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지식은 과연 진실일까?

진실에 가치는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존재란 무엇일까?


있다는 건 물질에 국한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세간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 처럼 물질을 초월한 무언가가 있을까? 있다고 하면 그건 무엇일까? 그게 영(靈)이나 혼(魂), 혹은 신(神)일까? 그렇다고 하면 가상세계는? 정보는? 실체는?


그런 답을 낼 수 없는 생각들에 깊게 빠져드는 율하.


“영왕님.”


“가만히 두도록. 몰입하는 모양이니까.”


“몰입이요?”


“그 아이는 지금까지 이 세상을 너무 가볍게만 생각했어. 물론 거기에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겠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모두가 그렇게 겪었듯이 말이야.”


“율하는 대체 어떤 과거를 겪었을까요?”


“나야 모르는 일이지. 오히려 그대가 더 잘 알지 않나?”


“하지만 저는...”


“그래. 게이져지만 너는 콜린 더글라스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직도 저는 실감이 나지 않아요. 제가 정말 이 세계의 관리자인 게이져의...”


“동일시 시켜도, 그렇지 않아도 그것은 전부 자기 자신의 선택. 아마 그녀 역시 그렇게 여기고 있을 게다.”


“어쨌거나 분명한 건 하나 있는 것 같아요.”


“음?”


“제 근원이 무엇이건 제가 결국에는 율하를 도와야 한다는 거죠?”


“그게 그대의 결정이라면.”


영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서 그대로 정좌를 한 채 율하의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디지털 코드의 관의 [고리]를 끊어 버린다. 그와 함께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던 율하의 몸이 흠칫 하고 경직되었고 그의 주변에서는 오색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와 동공을 환하게 밝히기 시작했다.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모양이군.”


“무엇을 말인가요?”


“자기 자신. 그리고 그의 앞에 놓인 짐의 일부를 말이야.”


길게 흘러나오는 숨결. 영왕의 그 숨결은 율하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오색찬란한 빛과 뒤섞여 하나의 형상을 만든다. 어찌 보면 보살, 혹은 부처 처럼 보이기도 하며 또 어떻게 보면 여러 성자들의 모습이 한데 섞인 것 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 형상. 물론 그렇다고 하여 그가 그 정도의 위치에 오른 것도, 그런 깨달음도 얻은 건 아니다. 다만 이건 이곳 가상세계에서 일정한 단계에 오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는 일종의 시스템 이펙트 효과. 그러니까 그런 것 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지 않나? 메인 플레이어.”


“후우-”


씁쓸한 표정을 짓는 율하.

그런 그의 주변에는 시스템의 창이 나타나 그가 겪은 변화를 수치화하여 알려준다.


[목표달성 -> 기술임무 ‘너, 나, 그리고 다른 존재’완료. 완료등급 : 상.

당신은 불완전한 깨달음이지만 기술 영감의 lv을 무사히 올렸고, 영계의 관리자와 접견하였며 관련 직업을 얻었습니다.]

[System : 목표를 상급의 성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추가적으로 칭호 ‘신통자’를 얻게 되었습니다.]

[System : 목표를 상급의 성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대상 ‘영왕 - 유천’의 존재와 그 존재와의 관계를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ystem : 대상 ‘영왕 - 유천’의 존재를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함에 따라 업적 ‘통로를 지키는 자’를 달성했으며 나아가 칭호 ‘영왕의 대리자’를 얻게 되었습니다.]


[알림 : 업적 - ‘통로를 지키는 자.’ : 당신은 모든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거쳐가는 통로의 끝을 지키는 위대한 영계의 왕과 접견하였습니다. 그러고도 다시 살아 세계로 돌아온 당신의 업적은 다른 모든 영적인 존재들에게 분명히 각인될 것입니다.

등급 : 을(乙)급, 인지도 : +2000point, 명성 : +3000point, 성향조절 : 0point

특이 사항 : 모든 영적인 존재의 존경을 받게 됩니다. 특히 성불하지 못한 악령과 사령들은 당신을 두려워하며 더 이상 함부로 덤벼들지 않을 것입니다.]



[알림 : 칭호 - ‘신통자(神通者)’ : 영왕 - 유천을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각인함에 따라 얻게 된 칭호.

등급 : 병(丙)급, 인지도 : +12000point, 명성 : +2000point, 성향조절 : +20point

특이사항 : 이 칭호를 달고 있을 때는 영적인 능력을 지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우러보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신과 통할 수 있음은 글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알림 : 칭호 - ‘영왕의 대리자’ : 기술임무 ‘너, 나, 그리고 다른 존재’를 상급으로 완료함에 따라 얻은 칭호.

등급 : 특갑(甲)급, 인지도 : 0point, 명성 : 0point, 성향조절 : +2000point

특이사항 : 세계의 관리자 보다 상위의 존재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고, 그 존재를 세상에 직접 내려 그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그 업적은 위대함이라는 말 외에 다른 말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의 위엄을 알아 볼 수 있는 자는 세상에 그다지 많지 않은 터. 하지만 당신은 그로 인해 상위 세계의 존재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system : 당신은 이 세계의 구조를 직시했고 그 근원에 보다 가깝게 다가섰습니다. 물론 동시에 그 가벼움 또한 느끼게 되었지만 당신이 보고 느끼는 것은 이 세계의 그 자체입니다. 기술 영감의 Lv이 상승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게이져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기술 - 영감 : 당신은 어떤 일인지 보통은 알 수 없는, 이 세상에 정상적으로 존재 할 수 없는 영(靈)적 존재와 접촉하고 소통하며 제어하는 동시에 통혼(通魂)의 기초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해당 능력에 익숙해지게 되는 경우 당신은 시스템에 접근할 권한을 얻게 될 것입니다.

등급 - 갑(甲)급 한계 : Lv.10, 현재 : Lv.7

주요 관련 능력 : 정신, 지능


관련기술 : 영적오감, 영적(靈蹟)기억, 영적추적, 영체교감, 통혼, 신통(神通), ???

관련지식 : 사후지식, 일반상식, 역사지식, 사교지식, 도력지식, 근원지식, ???

특이사항 : 당신은 더 이상 시스템에 의해 구술 될 수 없는 세상의 근원을 통하는 감각 기술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시스템에 의해 제어되는 세상 속의 다른 모든 존재는 물론이고 보다 상위 세계의 존재와의 접촉과 교섭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시스템의 관리자의 관리에서 벗어난 존재에 대한 감각은 확신 할 수 없으니 주의하여 주십시오. 영, 혼, 정, 마, 신 등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모든 존재를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지만 그들이 꼭 그 소환에 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System : 이제 이 보다 더 위에 있는 수준은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를 벗어나는 일입니다. 스스로 보다 더 상위의 존재들과 접해 성장해 나가세요. 당신이 걷는 길이 데이터베이스를 갱신하는 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언가를 하나 마치자 정신없이 터져 나오는 시스템의 창.

하지만 확실히 지금의 시스템 창은 지금까지와는 많이 달랐다. 모든 것을 제어하고 있다는 듯 시작과 끝,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 그 한계까지 명시해 주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시스템을 벗어난 일이며 데이터베이스에 각인되지 않은 일로 자신이 하는 일이 데이터에 저장하는 일이라고 하는 그 내용들을 보며 율하는 잠시 멍할 수 밖에 없었다.


“호오...이몸을 각인했다고?”


그러나 율하는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 그 가운데 한 가지 내용을 보고 불쾌하듯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는 영왕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얼른 그 창들을 끄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하긴, 지금 이몸은 영왕이 아니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계에서는 아직 그 이름을 써 먹을 수 있겠군.”


“영왕님.”


“상관없다. 그리고 의아하지 않나?”


“많이 의아합니다.”


율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시스템 적으로 10단계까지 존재하는 영감의 기술 가운데 고작 8단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계의 근원을 이해 할 수 있는 경지라고 말하는 것과 더는 시스템이 지원하고 방향을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그렇다고 하면 10단계라는 것은 대체 누가 만들었다는 걸까?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것을 어떻게 그렇게 구분 지을 수 있다는 것일까?


“당연할 것이다. 사실 원래라면 관련된 내용이 데이터베이스에 있었겠지.”


“네?”


“이 가상세계는 말했듯이 왜곡되어 있다. 네 기억만큼이나 말이지.”


“......”


“이 세계는 한 번 멸망했다. 그리고 그 주체는...”


“저...라는 거죠?”


“그래. 자세한 건 모르지만 그렇게 [기록]되어 있더군. 우리 세계에서도 말이지.”


“......”


“아무튼 그 과정에서 원래 상위 관리자로 가상세계 [가상낙원(EDEN) - 파편(Shard)]를 설계하고 제작했던 아주머니께서 만드셨을 때는 완벽하게 설계하고 제작되었지. 하지만 그 멸망의 과정에서 세계에 대한 데이터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이 세계와 세계의 관리자인 게이져가 세상을 복원하면서 어느 정도 재구축을 했지만 그 수준은 완전하지 못했다. 여기까지 말을 했으면 이해가 가겠지?”


“그렇군요.”


“그러니까 그 시스템에 나온 대로 메인플레이어인 네가 데이터베이스에 새로 기록, 저장하는 건 결자해지인 셈이지.”


“끄응.”


“어쨌거나 인지하고 받아들였으면 되었다. 어떠냐. 이제는 조금 [알겠느냐]?”


영왕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들의 머리 위를 가리는 천장, 아니 그 너머에서 고요히 요동을 치는 거짓된 사신 [레문트]의 형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드는 율하.


“네. 물론이죠.”


그렇게 말하는 율하의 손에서 빛을 뿌리기 시작하는 기이한 영적인 흐름. 그것은 그의 영감이 lv6일때와 비슷했지만 조금 달랐다. 단지 마도의 힘에 의해 그 성능의 일부만을 복원해서 사용했을 뿐인 퇴마봉과 비슷하지만 그 근원 자체가 다른 그것.


“그건 [영봉(靈棒) - 염봉(念封)]인가?”


“아직 제 수준이 lv7에 구성요소가 가상입자라...단순한 레플리카일 뿐입니다.”


“그건 그렇겠군.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차피 그대의 상대 역시 이 가상세계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니. 게다가 완전치도 않은 거짓 사령을 상대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겠지.”


“도와주실겁니까?”


“하? 여기에서 더 이상?”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영왕. 그 앞에서 율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흠. 하지만 지켜는 봐 줄 수 있겠지. 아무래도 아직은 불확실하니까. 게다가 냄새도 나고.”


“냄새요?”


“그 거짓된 사령이 저절로 움직였을 리 없지 않은가.”


“원주민...입니까?”


“가능성이 높지. 그러니까 이 세계에 국한 된 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 그 외의 일은 내가 하겠다. 게이져와의 계약이 그렇기도 하고.”


“그렇군요. 그럼 가겠습니다. 콜린.”


“응. 나도 준비했어.”


그들은 그렇게 말을 하고 그 동공을 나섰다.


작가의말

일단 영감 lv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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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5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2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4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9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90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4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2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3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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