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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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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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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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DUMMY

Chapter 23.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2010년 8월 4일 수요일 오전 7시 21분 경. 대한제국 신시 한궁내 별궁원 소군의 방.


이른 아침 남쪽에서 급보가 날아왔다.

그제 저녁에 콜린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갔던 소군으로 부터 한궁에 전달된 희소식.

남해왕이 황실의 넷째 황자인 우석황자가 의식을 회복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근 5년, 길게는 10년 동안 황실에 전해 내려오는 천형이라는 원인 불명의 병마에 시달리던 그가 정말 오랜만에 몸을 일으키고 자신의 의지로 말을 했다는 소식이 새벽에 급히 전달되자 새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별궁원 뿐 아니라 한궁 전체가 들썩 거리기 시작했고 아침이 된 지금은 그 들썩거림이 명백한 소요로 바뀌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한궁 내에서 소란스럽게 군다고 하여 경을 칠 일이었지만 새벽부터 퍼지기 시작한 소식이 소식인지라 그 누구도 무어라 하지 못하는 가운데 점차 한궁을 넘어 신시 전체로 번져나가기 시작하는 그 이야기.


“...네가 정말로 해냈구나!!”


“제가 잘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소식을 들었기 때문일까?

이른 아침, 물론 한궁 내에서 지금의 시간은 결코 이르다고 할 수 없는 그런 시간이었지만 어쨌거나 그 시간부터 들이닥친 또 하나의 군주가 가만히 방의 한 가운데 앉아 명상에 잠겨 있던 율하를 뒤흔든다. 눈을 뜨고 다소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자신을 뒤흔드는 상대를 바라보는 율하. 그의 시선에는 정문이 아닌 방끼리 연결된 비밀통로를 통해 어느 샌가 몰라 이 방에 들어온 또 다른 군주 수아가 잡혔다.


과연 남매라는 것인지, 그가 모시는 주군 소군과 상당히 닮아 보이는 그녀의 모습.

그녀를 처음 보았던 첫날에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과 다른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또 어제는 서로 다른 이유로 바빠 보지 못했기에 별 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오늘 이렇게 보니 그녀의 모습은 확실히 소군과 많이 닮아 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듣자하니 네가 네 수호령을 보내 우석이 녀석의 증세를 호전시키게 해 주었다고 들었다. 이 어찌 잘한 것이 아니라 하겠느냐.”


“하지만...”


“사람이 죽을병에 걸렸다. 그 병을 고친 약을 가져온 사람이 있었다. 물론 그 병을 고친 것은 약이지만 그 약을 가져온 사람에게 공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느냐?”


“그건...아니겠네요.”


“그래. 그런 것이다. 후후후.”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소군의 침상에 그대로 앉아 소군과는 약간 다른 자세로, 하지만 그녀와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앉아 있는 율하를 바라보았다. 그제와는 달리 진정으로 즐겁게 보이는 미소.


“저도 소식은 들었습니다. 하지만...소식은 소식일 뿐.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때 까지 제가 무어라 드릴 말씀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과연, 신중한 아이로구나. 그래, 그저께도 그렇게 말을 했지.”


“죄송합니다. 군주님. 소신이 조금 더 영민했더라면...태한님의 상세에도 차도가 있었을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그런 말은 하지 말거라. 아바마마의 상세가 천형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낸 것만 해도 너는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운 것이니라.”


“소신의 말은 아직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는 그저 소신 혼자만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말을 믿어주시는 겁니까?”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구나. 어째서 혼자만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냐?”


“...네?”


율하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수아가 그 답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그 답을 찾았고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만상회에서 그 뒤에 너와 같은 뜻을 보내왔다.”


“역시 그렇군요.”


율하는 그제 밤, 아니 엄밀히 어제 새벽에 대면했던 그 존재를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과거의 왕이라 부르며 조롱했던 존재. 물론 자신을 그렇게 불렀던 것은 홀스마이뉴도, 수라도 그러하기는 했지만 그들이 부르는 것과는 달리 정말로 조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로 부른 것은 그가 유일했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가 모시는 미래의 왕, 주시자라 부르는 원주민, 망향인의 지도자의 뜻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자신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건 분명 홀스마이뉴의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말 그대로 적대를 넘어서는 무시와 멸시로 자신을 농락하는 그 이름 모를 존재를 다시 한 번 떠올리자 그는 쓴 웃음을 짓는 것으로 자신의 기분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분하고 짜증나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자신은 그를 어찌 할 수 없었다. 애초에 그가 지닌 힘이 무엇인지...설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상 승산은 없었으니까.


“정말...너는 대단한 아이로구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군주님.”


“지금까지 네가 한 일만 해도 황실의 녹을 먹는 어지간한 고위 관리들이 한 것 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이냐?”


“저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운?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구나.”


“......”


“운. 그래,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너는 그 운이라는 것이 너 자신과 따로 구분하여 생각하고 배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더냐?”


“예?”


“네 말대로 네게 그런 힘과 지식과 기회가 찾아온 건 운일 수 있겠지. 아니, 운이겠지. 하지만 그 운 또한 네것이 아니더냐? 아니면 너는 대체 무엇을 생각하는 것이더냐.”


“......”


“그것이 네 순수한 노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기에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더냐?”


“그건...”


“후후. 가끔 그런 아이들이 있기는 하지. 뭐, 그런 신념이 틀렸다고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신념대로라면 본 군주는, 이곳 황실의 식구들은 전부 아주 운이 좋을 뿐인 멍청이가 되지 않더냐?”


“저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그랬겠지. 아마 너는 너 스스로에게만 그런 제한을 걸었겠지. 한궁에서도 가끔 그런 아이들이 보이니까. 게다가 그런 아이들 치고 높게 올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단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만큼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군주님.”


“물론 본 군주는 너를 모른다. 오늘까지 해서 겨우 2일을 본 아이에게 어떤 평가를 내리는 건 아무리 군주라고 해도 성급한 일이겠지. 게다가 본 군주는 사람을 보는 눈이 그리 정확하다고 자부하지도 않고 말이다.”


“......”


“하지만 오늘 본 군주는 그대를 보며 한 가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소신이 무언가 실수를 한 것입니까?”


“실수? 그런 문제가 아니다. 단지...위화감 정도이려나?”


“위화감.”


“그래. 분명 그대의 말이나 행동은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고 또 신중한 자의 그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느껴지는 여유는...무어라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구나.”


율하는 수아의 그 말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았다.

확실히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을지 모른다.

자신은 필사적인가? 정말로...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물론 그렇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이 가상세계에 떨어진지 불과 6개월이 될까 말까한 시간.

아무리 게임과 비슷하다고는 해도 현실적인 제약 또한 따르는 이 세계에서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이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 즉 이 세상에 떨어진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보정]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건 보정이 아니라...


“흠, 본 군주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구나. 한양을 구하고 나아가 황실에 큰 공을 세운 영웅에게 말이다.”


“아닙니다. 저도...초심을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후후. 그게 초심을 잃은 정도라면 다시 되찾게 되었을 때 얼마나 엄격해질지 기대가 되는 구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소신의 초심은...잘먹고 잘살며 행복하자였으니까요.”


“뭐? 호호호...”


그녀는 율하의 그 이야기에 진정으로 즐겁다는 듯 입을 가린 채 웃음을 쏟아내었다.


“진심입니다.”


“후후. 그, 그래. 호호호...정말, 너는 소군이가 딱 좋아할만한 아이로구나.”


“그, 그렇습니까?”


“그렇단다. 아, 그러고 보니 내 정신 좀 봐.”


큼큼,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황족의 군주답게 처신을 가다듬는 그녀.

그리고는 그녀는 그녀가 이른 아침부터 그를 찾아온 이유를 생각해 낸듯 손을 내밀었다.


“군주님?”


“혹시, 본 군주가 방해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지금은 받아들여.”


“예?”


“오라버니, 그러니까 태자저하께서 그대를 조찬에 초대하셨느니라.”


“저, 아니 소신을 말입니까? 하지만...”


“염려 말도록 하거라. 그대 또한 오늘 새벽에 간신히 눈을 뜬 것으로 되었으니 말이다.”


“벌써 말입니까?”


“그래. 어차피 지금 신산회의 시선은 소군이, 그 아이에게 고정되었느니라. 만상회에서 공언한 그대가 깨어나지 않고 한궁에 머물러 있는 동안 그 아이 혼자 내려가서 우석이의 병세를 호전시킨 것으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그렇군요. 보통 사람들은 소신의 상태와 소신의 수호령에 대해 모를 테니 말이지요.”


“...사실은 본 군주 또한 아직은 그 수호령이라는 게 믿어지지는 않는다.”


“어려운 이야기지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과학적인 검증도 어려운 이야기니까요.”


“그런 것을 소군이는 믿었다는 말이냐?”


“소군군주님도 엄밀히 영적인 것을 믿지는 않으십니다. 아니, 그러셨습니다.”


“허면?”


“돌아오면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러자꾸나. 소군이 또한 우석이와 함께 오늘 저녁 정도에는 신시로 돌아온다고 했으니 그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꾸나. 그리고...”


“예?”


“아니, 이건 지금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구나. 하여간 준비를 하도록 하거라.”


“알겠습니다.”


“아, 그렇지.”


율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키자 무어가 떠오른 듯 양손을 짝하니 부딪치며 재미있는 것을 떠올렸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그녀.


“예?”


“그대 또한 본 군주의 분장을 하고 태자마마께 누가 진짜인지를 알아맞추게 해 보는 건 어떠겠느냐?”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후후후.”


율하의 강력한 저항에 결국은 기각된 그녀의 제안.

결국 율하는 평범한, 하지만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복장을 적당히 갖추어 입은 채 태자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는 별궁원 1층의 홀로 내려간다.


“오, 왔느냐?”


“밤새 별래무양하셨습니까? 태자저하.”


“하핫, 그렇게 예를 갖출 것 없다. 전에도 말했지만 공적인 자리가 아닐 때는 편하게 해도 된단다. 아, 물론 그렇다고 ‘좋은 아침입니다. 형님.’까지는 아직 허락하지는 않았다.”


“끄, 끄응.”


“여전하시군요. 오라버니.”


그리고 그런 율하의 뒤를 이어 내려온 수아군주.


“오, 왔느냐? 우리 셋째.”


“네. 헌데...언니는 오늘도?”


주변을 둘러보고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또 한 명의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는 한숨을 내 쉬는 그녀. 그에 대해 태자 역시 어깨를 한 번 으쓱 할 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쩔 수 없지 않더냐? 숙하. 그 아이는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말이다.”


그들 사이에서 언급되는 또 한 명의 황실 식구의 이름.

숙하군주라고 했던가?

황실의 둘째이자 셋이 있는 여인들 가운데 가장 먼저 태어난 맏언니가 되는 그녀.

그녀 또한 신시에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태자나 수아군주가 그랬던 것과는 달리 단 한 번도 그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남해왕이라는 황자야 병으로 인해 남쪽의 병원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녀는...


“그러고 보니 그대는 둘째를 본 적이 없겠구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남해왕전하 또한...”


“아, 그렇겠지. 흠...모처럼 소개시켜줄까 하여 불렀는데 말이다.”


약간은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태자.

아니, 난감함 이전에 그는 전에 보았던 것 보다 훨씬 더 피곤한 표정이었다.


“그날의 일은 잘 풀리셨나요?”


“아아. 그럭저럭 말이다. 아무래도 남해왕이 깨어나고 남쪽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그들로서도 좀 더 기회가 생길테니 말이다.”


“...오라버니께서 직접 움직이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의심을 표했다는 말인가요?”


“아직은 태자일 뿐이지 않더냐. 게다가...황실의 입지 또한 예전 같지 않고 말이지. 아, 참 그래...오늘은 그런 무거운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니 말이다.”


태자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율하를 바라본다.


“소신은...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그럼 안 되지. 들으라고, 그리고 말을 하라고 이 자리에 너를 부른 것이느니라.”


“태자저하?”


“짐이 이야기 하지 않았더냐. 아직 정식으로 관직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대를 종5품의 사감관에 임한다고 했던 이야기...벌써 잊었더냐?”


“그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관계없다.”


“오라버니, 정말로 이 아이를 그 직에 앉히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


“문제는 아닙니다만...”


수아는 잠시 율하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 되는 그녀.


“아니면 걸리는 것이라도 있는 게냐?”


“본래 사감관의 직위는...황실과 가까운, 황실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특별히 내리는 것 아닙니까? 물론 이 아이의 공은 그 관직에 어울리고도 남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수아,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의외구나. 혹, 이아이가 네게 믿음직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더냐? 아니면...”


“으음.”


첫날 대면했을 때 지어보였던 그 무시무시한 표정과 함께 율하를 바라보는 태자.


“아닙니다. 단지 소녀는 오라버니의 의중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짐의 의중 말이냐?”


“예.”


“흠...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짐은 잘 모르겠구나.”


“혹 오라버니께서 이 아이를 황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실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요.”


그 순간 홀의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었다고 느껴진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닐 것이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역린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것일까?

아까 전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하게 구겨지는 태자의 얼굴 앞에서 그저 고개를 가만히 숙인 채 바람의 대정령의 폭풍보다 더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풍란이 그저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뿐인 율하.


“네 녀석, 혹시 수아에게 무언가 언질을 한 게냐?”


“소, 소신은...”


“오라버니. 그런 게 아니에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격한 반응을 보이는 태자의 앞에서 율하와 마찬가지로 식은땀을 흘리는 그녀. 하지만 그것도 잠시...


“뭐, 그런 쓸데 없는 생각이 아니라면 되었다.”


“아하하.”


“...물론 짐 또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만...”


“예?”


“오라버니?”


“아직 어리지 않더냐. 이 아이도, 소군이도.”


“그건, 그렇겠네요.”


태자의 보다 진지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아.

그 사이에서 오직 율하만이 대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아직 끝나지 않은 태풍의 끝을 기다릴 뿐이었다.


“아니면 수아 너는 어떠냐.”


“어머나~ 오라버니?”


“미안. 짐이 잘못했느니라.”


“그러고 보니 오라버니 또한 배필을 찾아야 할 때가 훌쩍 지나지 않았나요?”


“컴...그, 그 이야기는 지금 다루기에 적당한 이야기가 아닌 듯 하구나.”


“그러고 보니 오라버니께서 10년 전에 마음에 드신다 하셨던 그 아가씨는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요?”


“지, 짐이 잘못했다.”


“후후...저와 소군이는 그렇다고 하지만 먼저 제국의 태자이자 황실이 맏이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시지 않을까, 소녀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끄윽...”


그렇게 결국에는 태자의 완패로 끝난 그들의 대화.

그 뒤에는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뿐 생각보다 중요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그 사이에 아침 식사가 나오고 원래 태자가 그들을 초대한 뜻대로 무사히 식사를 마친 율하. 하지만...


“이율하.”


“예. 태자전하.”


“짐의 이야기는 그저 그런 농담이 아니다.”


“예?”


식사가 끝나고 나인들이 상을 치운 다음 가벼운 다과를 차린 원형 탁자에서 차를 한 모금 들이킨 태자의 표정에 진중함이 깃든다.


“물론 너도, 아직 소군이도 황실의 기준에서, 아니...그런 게 아니라고 해도 어린 나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렇기에 부담을 주는 건 당치 않은 일이지.”


“태자저하?”


“게다가 너는 이미 충분히 황실에 큰 공을 세웠느니라.”


“소신의 존재가 황실에 도움이 됩니까?”


“...된다.”


“오라버니.”


“가만있어라. 수아. 이 아이는 지금 남자로서 짐에게 말을 걸고 있느니라.”


“하지만...그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요.”


“그래. 하지만 그건 나이 뿐이다. 이미 이 아이가, 아니지...그리 대접하는 것은 실례겠군. 차기 사감관이 이룬 업적은 그 누구보다 많다. 게다가 거기에 더해 이번이 그는 남해왕 그 아이를 구했다. 그것만 보아도 그저 어리다고 하여 망설이고 무시할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 오히려 그것은 그에 대한 실례가 되겠지.”


“하지만...”


“게다가 짐이 알기에 그의 뜻은...짐보다 높지 않을까 싶구나.”


“네?”


“저, 전하?”


“걱정하지 말도록. 짐이 말한 그 높다는 것은 그대가 짐의 위치를 노리고 있다고 여겨 이야기 한 것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런 생각을 품게 된다면...”


“하등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태자저하.”


“그래. 그래야 할 것이야. 본 군주는 다른 것은 전부 용서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종묘사직을 해치려는 자는, 황실의 권위를 우습게 여기는 자는...짐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그리고 그 가운데서 역모를 꾀하는 자는...마땅히 짐의 손으로 손수 목을 쳐 줄 용의도 있느니라.”


“며,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하지만...그런 짐이 결의와 심기를 어지럽히는 자들이 아직 한궁 내에 있다. 하지만 그들을 엄중히 다스리기에는 짐의 힘이 부족하구나.”


“소신이... 어떤 일을 하면 되는 것입니까?”


율하는 고개를 들어 태자와 눈을 마주친다.

이것은 시험이다. 그가 자신을 신용하고, 진정 사감관이라는 직책으로, 황실과 가까운 자로 받아들이기 위한 시험.


“그대는 사감관의 직위가 어떤 일을 하는 지 정확히 알고 있더냐?”


“전에 2급의 면책특권과 외교권을 지닌다고 들은 바가 있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보면...국외에서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짐작할 뿐입니다.”


“그래. 분명히 그것 또한 사감관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다. 국외의 정보를 모아 짐에게 전해주는 것.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 임무의 중요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무선기술의 발달 때문이군요.”


“그래. 물론 지금은 괴국과 괴물들로 인해 그 연결이 완전하지는 않지만...과거에 비해 정보의 교류가 활발한 편이지. 그리고 그건 외국과의 교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기술이 완전하지 않은 나라들은...”


“그런 나라에는 따로 정보원이 파견되게 마련이지. 그러고 보니 네가 고리에 속해있다고 했던가?”


“네. 오라버니. 덕분에 소군이를 제대로...”


“수, 수아 군주님.”


“어머, 본 군주가 틀린 말이라도?”


“...환담은 그만두도록 하거라. 지금은 진중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니 말이다.”


“네. 오라버니.”


제법 진중하게 나오는 태자의 앞에서 고개를 가볍게 숙이는 그녀. 태자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한 번 저은 다음에 이야기를 계속 이었다.


“어쨌거나 과거 고리가 지금보다 더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시기에는 고리의 산하에 그런 역할을 하는 부서가 있었느니라.”


“그렇습니까? 하지만...”


“그대의 말대로다.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고리는 그저 국내의 정보만을 담당하며 그 역할 또한 상당히 축소되어 있느니라. 그 이유를 혹시 알고 있느냐?”


“송구하옵니다. 소신은...아직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들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 그것은 고리 뿐 아니라 황실에게 있어서도 그리 좋지 못한 실패의 역사. 그 일로 인해 고리는 3등분이 되었고, 황실 사람들의 움직임은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아바마마님의 병세 역시 그 때 부터 시작된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설마 그 이야기는...”


“10년 전 고리를 총괄했던 분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황실의 가족이었다. 짐의 백부되는 분으로 아바마마께 형이 되는 분이었지. 물론 원래라면 그 분께서 태한이 되었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겠지만 그 분은 아바마마께 그 지위를 양도하고 그림자로 내려가시기를 원하셨다 했다. 물론 짐 역시 아직은...그 연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렇습니까?”


“그래. 그리고 그 때는 그 분께서 30년 가까이 고리를 이끌어 거의 안정된 위치에 올려놓아 은퇴를 앞두고 계셨을 때였다. 그 분께서 고리의 머릿자리에 있으셨을 때는 제국 내외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여 황실에 가장 확실하고 정확하며 중요한 정보를 전해주셨기에 황궁의 위치가 공고할 수 있었다.”


“허면 지금은 어찌하여...”


“10년 전 그 분께서...국내의 정보 총괄담당으로 김태진이라는 자를 천거하여 높이 쓰신 일 때문이지.”


“김...태진?”


“너는 들어보지 못했을 게다. 왜냐하면 그것은 황실에도, 제국에도 그리 좋지 못한 역사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 일은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체 그건 어떤 일이었습니까?”


“대외적으로는, 물론 그 조차도 대외비지만 어쨌건 공식적으로는 그가 정보를 잘못 다루어 황실 사람들의 행적이 드러났고, 그게 괴국에 전해지는 바람에 황실의 주요 인사들이 크게 죽거나 다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입니까?”


“......”


“태자저하?”


“오라버니. 정말로 그 일을 이야기 하실 생각이신가요? 그건...”


“말하지 않았더냐. 그는 곧 사감관이 될 사람이라고. 황실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해서야 어찌 일을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그 이야기는...”


무언가 주저하는 것 같은 수아의 표정.

하지만 태자는 그에 비해 단호하게 결정을 내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지. 그러니까 지금부터...그 아이를 너희들이 데리고 오지 않겠느냐?”


“설마?”


“누구를 말씀이십니까?”


“누구겠느냐. 이 이야기를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했다면 화낼 사람이 말이다.”


“...둘째...언니를...”


“흠. 네가 왜 그렇게 무서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맞다. 우리 사랑스러운 둘째 숙하, 그 아이를 데려와야 하겠다.”


태자의 그 말에 이번에는 수아가 얼어붙는다.

태자의 말처럼 조금은 무서워하는 것 같은 표정.

그것은 그녀가 숙하의 바로 아래의 여동생이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라면-


“꼬, 꼭 소녀가 가야 합니까?”


“네가 아니면 짐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 일일까? 겨우 가족 한 명을 데려오는데 뭘 그리 망설이느냐.”


“하, 하지만 우웅...숙하 언니는 조금.”


“쯧쯧. 그러니 평소에 좀 잘하지 않았더냐.”


“자, 잘했다고요, 하지만 언니는...”


“하여간 그나마 네 말은 조금 듣지 않더냐. 물론 짐이 움직여도 되겠지만...그 또한 모양새가 그리 좋지는 않을 테지. 그래, 정말로 그리 내키지 않는다면 여기 있는 율하와 함께 가도록 하거라.”


“이 아이와 함께 말입니까?”


“이제는 사감관이 될 사람이라 하였다. 함부로 이 아이라 불러서는 실례가 될 것이야.”


“하아...”


“짐의 앞에서 한숨이라니...짐의 교육이 잘못된 것어더냐?”


“아니에요. 하지만, 소녀 정말로 자신이 없어요. 다른 것은 몰라도...우웅.”


“정 그러하다면 짐의 이름을 대도 좋다. 아니, 그게 아니라면 움직이지 않겠지. 그래, 짐도..알고는 있느니라.”


“하아.”


“어허!”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그럼...율하야. 본 군주를 따라오도록 하거라.”


“숙하군주님을 뵈러 가는 것입니까?”


“그래. 하지만...어...음. 일단 가만히 있어. 본 군주가 알아서 할테니까. 일단은 어떤 말을 들어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대체 그녀가 어떤 사람이이게 수아군주가 이렇게까지 걱정하고 꺼려하는 것일까?

걱정 절반, 호기심 절반으로 몸을 일으키는 율하. 그리고 그런 율하보다 반발 늦게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으며 몸을 일으키는 수아.


“그럼 오라버니. 그동안 무운하셔야 합니다.”


“누가 들으면 전쟁터라도 가는 줄 알겠구나.”


“히잉.”


“시끄럽고, 얼른 다녀와라. 이 이야기를 끝내야 다음 일을 시작할 것 아니냐.”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작가의말

좋은 월요일입니다.


보니까 어제가 제가 TES를 연재하기 시작한지 딱 1주년이 되던 날이더군요.

1년동안 이거 밖에 못썼나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슬슬 이야기가 중반이 되어가고 있으니...


넵, 그럼 연참대전도 1주일 남았고...계속 가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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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2 31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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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4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6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6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1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6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8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89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0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0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7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5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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