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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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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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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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4쪽

Chapter. 22 - 신시에서..

DUMMY

“......”


아무런 기별도 없이 안으로 쓰윽 들어서는 수아.

율하는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 정말 저래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져 보지만 일단은 아무 말 없이 따라 안으로 들어선다.


생각보다 훨씬 더 간소한 태한의 침소.

방의 한 가운데 놓인 커다란 침상과 약간의 가구를 제외하면 다른 어떤 조각이나 그림, 서예등의 장식품이 일절 놓여 있지 않은 넓은 공간. 물론 그렇다고 해도 율하의 방과는 비교를 할 수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연 이게 한 나라의 지존의 침상인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그런 풍경. 게다가 보통 생각하기로는 안에 궁녀나 경비가 상시 거주하며 지킬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생각과는 달리 내부는 쓸쓸하기 짝이 없었다.


경비는 단지 저 근위대장과 그가 이끄는 근위대, 그리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궁을 둘러싼 비밀요원 정도면 된다는 걸까? 정말 그거면 된다는 건가? 만약 그게 아니라 이게 태한의 증세와 관련이 있는 거라면...


“아바마마...”


그녀는 태한의 침상 가까이 다가선다.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그녀가 빌린 태자의 그것이 아닌 그녀 본래의 목소리.

율하는 그에 자신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일단은 두어걸음 정도 뒤에 서 있었다.


“......”


반응은 돌아오지 않는다.

단지 시간이 시간인 만큼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율하는 느끼고 있었다.

이 방에 들어오면서 부터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지금 이 방은 상당히 무거운 기운에 둘러싸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그건 딱히 ‘나쁘다.’고는 할 수 없기는 했다.

단지 사람의 정신을 비롯한 각종 영적 에너지들의 활동을 저하시키듯 무겁게 내리 누르는 그런 기운. 그리고 율하는 거기에서 전에 한 번 맛본 적이 있는 환주의 힘과 비슷한 흐름을 느꼈다.


“여기는 무겁군요.”


“아바마마의 통증을 제어하기 위해 특별히 만상회주가 기운을 눌러둔다고 하였다. 덕분에 아바마마께서 하루 2시진도 채 깨어개시지 못하게 되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통증을 견딜 수 있게 되었지.”


“만상회주...말입니까?”


“그래. 혹시 그가 해 둔 이 작업에 뭔가 이상이라도 있는 게냐?”


“그건 아닙니다.”


율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상한 건 없다.

진통제가 사람의 증세를 낫게 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통증에서 어느 정도 해방을 해 주고 시간을 벌게 해 주는 만큼 이 또한 그런 진통제의 역할 정도는 해 줄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전혀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구나.”


“태한께서 일어나서 움직이시는 그 때, 혹시 태한님의 말씀이나 행동이 평소와 다르거나 하시는 경우는 혹시 없습니까?”


“그건...본 군주는 잘 모르겠구나. 사실 지금 태한께서 움직이시더라도 이 침소 안에서만 움직이실 뿐. 제국의 모든 일은 오라버니인 태자저하께서 이끌어가고 계시다.”


“그렇군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구나.”


“그저 기운이 무거울 뿐입니다. 확실히 통증이나 여러 정신적인 증세를 안정시키는데는 효험이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몸이 지나치게 허약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너무 무거워서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이 다소 염려가 됩니다.”


“그러한가...”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하옵니다만...소신이 태한님의 증세가 어떠한지 몰라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가까이 와 보도록 하거라.”


“하지만...소신이 감히.”


율하는 과연 자신이 옥체를 함부로 보아도 되는 것인지 저어하는 마음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괜찮지만 직접 자신이 그것을 보게 되면 일이 어떻게 될지 자신이 없었다.


“괜찮다. 그것을 위해 오지 않았더냐? 이미 태자마마께서도 허하신 일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말처럼 이미 그러기로 한 것.

여기 와서 책임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두려워 발을 빼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다.

자신이 지금 혹시 빠져나오지 못할 개미지옥에 함부로 발을 들이민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잠시 들기는 했지만...어차피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온 모든 일들이 그렇지 않았던가?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굳게 먹은 다음 태한의 침소 바로 옆에 다가서서 그 아래를 내려다 보는율하.


“윽...”


그러나 율하는 그것을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며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심각하게 보이는 상세.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좀 아픈 사람처럼 창백하고 수척하게 눈을 감고 누워 있는 장년 남성의 모습. 하지만 율하는 그 내면에 숨어 있는 지독한 기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지?”


“이것이...천형입니까?”


“무언가 찾아낸 것이더냐?”


“아뇨. 아직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율하는 정확하게 지금 태한의 내부에 깃들어 있는 이 지독한 기운에 대해 설명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비유를 하자면 삼각산 위를 점거하고 있던 주술로 만들어 진 거짓된 사신과 그것이 내뿜던 지독한 사기와 비슷하면서 그보다 좀 더 [실체적]으로 다가오는 것.


“......”


“......”


잠시 그렇게 심각한 생각에 잠기 율하를 향해 수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라면 태한의 앞에서 무례한 행동을 한 그에게 주의를 주었어야 하지만 정말로 그가 무언가를 찾아낸다고 하며 그런 무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큰 공을 세우는 것일 테니 말이다.


물론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아니,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헛된 기대가 무너지면 남는 것은 그 기대만큼이나 무거운 실망감만이 남으며 그 실망감이 계속 쌓이면 절망과 체념밖에 남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하는데 대체...


“이것이 천형이라면...지금의 저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한가?”


역시, 그러했던가?

자신도 모르게 끌어올려지던 기대가 단번에 내려간다.

하지만 괜찮다. 아직 그건 심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수아의 목소리에 적지 않은 실망감이 깃든 것은 사실. 그녀는 살짝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서서 가볍게 흔들렸다.


“네. 하지만 소신의 생각이지만...이건 천형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뭐라?”


천형이...아니라고?

그럼 대체 태한님은, 아바마마는...


“아직, 아직 확실히 무어라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며 틀릴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소신의 의견을 개진해도 괜찮겠습니까?”


“말해 보도록 하거라.”


“괜한 한궁내의 불신과 암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신산회더냐? 아니면 만상회?”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상당히 인위적인 냄새가 납니다.”


“...천형또한 인위적이지 않겠느냐?”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무어라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정확하게 [천형]이라 할 수 있는 대조군을 한 번 본다면...아, 망극하옵니다. 소신이 말 실수를...”


“괜찮다.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개재도 아니고 말이다.”


“망극하옵니다. 그러니까 정말 천형의 증세라 여겨지는 남해왕전하의 증세를 보아 비교를 한 다면 좀 더 확실하게 제가 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나가야 하지 않더냐?”


“그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혹시 소군을 통해 남해왕, 그 아이를 신시로 불러들일 생각이냐?”


“그것 또한 아닙니다. 대신 소신은 소군군주님을 통해 소신의 또 다른 분신을 붙여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소군군주님께서 돌아오시면 그 때는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 남해왕전하께서 저희가 생각하는 그 증세라면 호전되실 가능성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흠...네가 한 말은 확실히 가볍지는 않구나. 천형이 아니라는 것은 누군가 감히 태한마마를 해치기 위해 약이건, 독이건, 주술이건...음해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더냐.”


“그렇기에 소신이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다 한 것입니다.”


“...아바마마.”


“수아군주님.”


“알고 있다. 본 군주도 여기에서 오간 대화가 함부로 외부로 유출될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 쯤은 말이다.”


“황공하옵니다.”


“하지만 그래도 태자저하께는 귀띔을 해 드려야겠지.”


“소신 또한 태한마마께서 겪고 계신 격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낸 것이 있다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한 번 태한의 옆으로 다가선다.

분명 건강했을 때는 무척이나 강인하고 완고하며 또한 인자했을 인상의 남성.

이 사람이 이 세계의, 이 나라의 태한인가?

물론 지금의 자신 역시 이 세계에, 이 나라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감동이나 이런 건 조금 덜한 편이기는 했다. 어차피 가상 세계 속에 구현된 가상의 나라. 가상의 존재들. 물론 그들이라고 해도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오오 태한님, 오오 하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바마마께서는 일어날 수 있겠느냐?”


“수아군주님께서는 태한님과의 추억이 많습니까?”


“그건 무슨 의미지?”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신이 너무 생각 없는 이야기를 꺼낸 것 같습니다.”


율하는 고개를 저었다.

자상하고 인자하며 또한 엄해 보이는 남자.

그래, 그는 이 나라의 지존이지만 또 한편으로 황실 직계 식구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물론 한궁 황실로서 일반적인 가족, 식구, 아버지라고 하기는 힘들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새삼스레 그는 한양에 있을 또 한 명의 남자를 떠올렸다.


“......”


“저주총람.”


“무엇을 말하는 게냐?”


그리고 그 생각의 끝에 떠오른 또 하나의 단어.

그래, 어떻게 보면 비슷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그래도 그 흐름이나 호흡, 박자가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율하는 다시 한 번 태한의 옥체를 자세하게 내려다 본다.

이전에는 자신의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보인다, 그리고 들린다.

한 존재에 깃들어 있는 영적인 흐름이.

그 영적인 흐름과 함께 맥동하는 혼의 목소리가.

그렇기에 무언의 비명을 지르는 이 존재의 그릇을 좀먹고 있는 이 사이한 기운과 분리하여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 모두를 관조해 보는 율하.


“무, 무슨 짓이더냐!!”


“불충과 무례를 용서하소서.”


갑자기 율하는 손을 뻗어 태한의 몸에 손을 댄다.

창백하게 굳은 피부. 가볍게 울리는 들숨과 날숨의 흐름이 아니라면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딱딱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자신의 손, 영적인 보호를 이루는 기운을 둘러 다가오는 손을 튕겨내는 것 같은 내부의 기운들.


“......”


수아는 상당히 놀란 듯 했지만 율하를 제지하지는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럴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보이지 않는 기운에 위해 무방비한 그녀의 몸이 살짝 뒤로 밀려난다. 그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호인으로서의 기운을 드러내며 절반의 수인화를 이루어 그를 태한의 옥체에게서 떼어놓으려 했지만 그 순간 율하의 얼굴에 드러나는 진지함과 집중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에 울리는 동생 소군의 목소리에 일단 멈칫 하며 그가 하는 것을 지켜본다.


냉정해지자.

어차피 지금의 상황에서 태한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노릴 사람은 없다.

만상회도, 신산회도, 또 다른 주변의 다른 누구도 태한께서 어떻게든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이익이 최대가 되는 것이지 그 분께서 승하하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게다가 이 아이는 다른 사람도 아닌 소군이 데려온 아이. 소군과 태자저하의 인정을 어느 정도 받은 아이가 그런 무모한 일을 저지를 리는 없을 것이다.

그래, 지극히 냉정하게...그리고 현재의 상황만을 두고 보았을 때는 말이다.

물론 이 아이가 황실을 원수로 여기고 모든 것을 버려 소군과 태자저하를 속여 가까이 한 다음 태한께 가까이 다가갈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재야의 암살자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까지 공교롭지는 않을 것이며 만약 그런 일말의 살의나 나쁜 생각을 품고 있었다면 아까 저 석금 아저씨의 [기운]에 드러났을 것이니...적어도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저건 지금 막 태한의 옥체에서 무언가 특이한 것을 찾아내어 살피는 것이리라.


그 짧은 순간에 그렇게, 어찌 보면 믿고 싶은 그대로 긍정적인 판단을 내린 그녀는 몸을 멈칫하고는 율하를 그대로 지켜보았다. 물론 그럼에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그를 제지하지 않고 바라보는 그녀.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후...우...”


털썩.

기력이 다했는지 보이지 않는 온몸의 압력이 그대로 사그라진 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율하. 그에 수아는 우선 태한의 옆으로 다가서서 그분께서 무사한지를 먼저 살핀다. 변화는 없다. 그분은 여전히 숨을 쉬고 계시며 어떻게 보면 아까 전 보다 좀 더 편안해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무엇이 말이지?”


“소신을 믿어주셔서 말입니다.”


“...목숨이 아깝지 않더냐?”


“아깝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지도 몰라서 말입니다.”


“기회? 아니, 그런 건 좋다. 대체 뭘 한 거지? 아바마마께 무슨 짓을 한 게냐.”


아까 전과는 달리 꽤나 날카롭고 싸늘한 목소리로 율하를 쏘아 붙이는 그녀.

사실 그것만 해도 그녀로서는 상당히 관대한 반응인지도 몰랐다.

원래라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태한께 아무런 말없이 무언가를 하려던 수상한 자를 제지하고 즉각 처분을 하는 것이 보통. 그렇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고, 그건 말 그대로 관대함을 넘어 공법으로 몰릴지도 모르는 행동이었다.


“이야기를 했다면 내부에 숨 쉬던 기운 또한 들었을 겁니다.”


“내부에 숨 쉬던 기운?”


“네. 하지만 제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서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아마도 천형은 아닐 것입니다.”


“무슨 뜻이지?”


“저주입니다. 소신은 8할 정도 그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주? 감히 제국의 지존을 누가 감히?”


“그건 저도 모릅니다. 만약 소신이 이번에 그것을 잡았다면 모르겠지만...소신의 전공과는 다른 분야에 술자의, 그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수준이 소신보다 높아서 실패했습니다.”


“저주...라면...마도사의 짓이라는 이야기냐?”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마도에도 저주를 전문으로 하는 마도사가 있기는 하지만 저주는 그 동력에 따라서 구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이냐?”


“그건 아닙니다.”


“정말이더냐?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더냐!!”


수아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꺼내는 율하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가깝게 다가가 그의 양손을 꽉 움켜쥐고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구, 군주님?!”


“어서 말하거라. 아바마마의 상세를 낫게 할 수 있다는 것이냐?”


그러나 그런 건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는 그녀.

율하는 약간 곤란한 표정이었지만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완치는...힘듭니다. 하지만 호전 정도라면 어떻게든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그 이야기. 허언은 아니겠지? 하지 못하는 건 상관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다고 해 두고 나중에 그게 헛된 이야기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너는 물론이고 네 삼족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상당히 진중하고 또 험한 얼굴로 율하를 윽박지르는 그녀.

하지만 그건 타당한 이야기였다.

지금 자신의 이야기는 제국의 지존의 목숨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이야기였으니까.

자신에게 나름의 인맥이 있다고는 하지만 황실 전체, 한궁과 신시 전체로 보면 자신의 거의 무명에 어디에서 굴러온지 모를 놈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자신이 갑자기 태한의 상세를 고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그것을 넙쭉 받아들인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리라.


“소신의 말과 행동은 소신 뿐 아니라 소신의 주변 분들의 체면까지 걸려 있는데 어찌 감히 허언을 하겠습니까.”


“...그렇군. 너는 소군의 아이.”


율하가 그렇게 말을 하자 수아는 어느 정도 납득을 한 듯 율하의 손을 놓고 한 걸음을 뒤로 물러섰다.


“물론 지금 당장 소신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는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제가 한 번 손을 대는 바람에 저주의 핵이 안으로 숨었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약간 시간은 걸릴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끌려는 건 아니더냐?”


“그렇다면 소신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했겠지요.”


“그렇구나.”


“그리고...조만간 아시게 되실 겁니다. 정말 남해왕 전하의 상세가 천형이고, 그 천형이 저희가 생각하는 그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면 그분은 곧 호전되실 겁니다. 그리고 태한마마님의 증세는 그 천형을 흉내 낸 누군가의 저주. 그 때가 되면...제가 움직일 여지가 생깁니다.”


“본 군주가 그대를 믿어도 되겠는가?”


“별다른 변수나 추가적인 위협이 없다면...소신의 말대로 될 겁니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소신은 마도사입니다.”


“...처음에만 해도 그게 만능은 아니라고 했으면서 말이더냐?”


“아하하. 만능은 아닙니다. 다만 그 범주안에 들어오는 일이라면 대체로 가능할 뿐입니다.”


“아까 전 태자저하의 말이 이해가 되는 구나.”


“네?”


“정말 가지가지 하는구나.”


“끄응.”


“...아무튼 좋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본 군주는 너를 믿겠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네 목숨 뿐 아니라 네 친지의 목숨, 친구의 목숨이 위험해지고 소군 또한 입지가 좁아질 것이다. 그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짐작은 가는 것이냐? 누가 아바마마를 음해했는지 말이다.”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능력을 지녔다고 하면...”


율하는 절로 한 세력과 한 존재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것을 함부로 입에 담지는 않는다.

생각은 자유라고는 해도 그것을 입 밖으로 내 뱉는 순간 그 말에는 무게감이 실리고 그만큼의 책임감이 생기니 말이다. 게다가 율하의 그 생각은 말 그대로 심증이자 자기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만 의거한 것. 다른 어떤 실질적인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렇구나.”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응?”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지잉 하는 느낌과 함께 율하를 둘러싼 일정한 공간이 단절된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그대로 정지하여 멈춘 것 같은 풍경.

이것은 설마 전에 보였던 홀스마이뉴의 그것?


아니, 그렇지 않았다.

그것과는 구동의 근원 자체가 달랐다.

무엇보다도 율하의 감각에 시스템 자체가 정지했다거나 오류가 발생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세상 그 자체는 분명히 멀쩡히 존재했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은...”


“뵙는 것은 처음이군요. 과거의 왕.”


“만상회의 회주십니까?”


율하는 그 멈추어진 시공의 틈에서 유일하게, 아니 자신과 함께 유이하게 움직이는 한 노인을 발견한다. 그 어떤 위화감도 들지 않는 평범한 노인. 약간 허허롭게 보이기도 하며 인상또한 자애로워 보이는 그 노인은 율하의 영감에 의해서도 그 어떤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율하는 그가 만상회의 회주일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잠시 그런 장난질을 하고 있지요. 네, 장난질이지요. 껄껄.”


그 노인은 율하의 앞으로 와서 성큼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런 노인을 향해 경계를 하는 율하.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껄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지요. 저의 앞에 과거의 왕께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신 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보호에서 벗어나실 줄은...미쳐 몰랐군요. 네, 몰랐습니다.”


“보호? 아니, 그 이전에 저를 과거의 왕이라 부르신다면...역시 회주께서는 원주민이십니까?"


“원주민...살아남은 자. 확실히 그것들이 저희를 칭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보다도 망향인이라 불렸으면 하는군요.”


“망향인.”


“껄껄, 뭐 칭호가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회주님은...제가 무어라 불러야 하죠?”


“이름을 여쭈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러하다면 제게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네?”


“홀스마이뉴, 가이젠 주르, 싱...과거 마도제국을 아우르던 위대한 존재들이었죠. 그런 분들께는 분명히 그분들을 칭할 수 있는 이름들이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 저는 분명히 살아남은 자. 망향인입니다. 하지만 저는 마도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마도사도, 대전사도 아닌 저 같은 평민은 그런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었습니다. 네, 당신이 만들었던 그 마도시대에는 그랬습니다.”


“......”


“놀라셨습니까?”


“제가 어찌 그것을 믿어야 하죠?”


“믿건 믿지 않으시건, 그건 저희로서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저는 그저 저의 이야기를 할 뿐이니까요.”


“......”


“왕께서는 아십니까? 저희가 얼마나...지금의 시대를 기다렸는지 말입니다.”


“예?”


자신의 이름이 없다 밝힌 만상회의 회주는 그렇게 말을 하며 등을 돌아선다.

생각보다 훨씬 작은 몸. 덕범과 비슷해 보이는 연배였지만 그런 연배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마도시대의 생존자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다른 어떤 특별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홀스마이뉴만 해도 자신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힘과 기운이 느껴졌지만 지금 이 사람...만상회의 회주라는 자에게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기에는 지금 이 자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용한 이 힘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세상이 기울어 멸망하고...세상은, 시간은 정지했지요. 그리고 그 가운데서 미쳐 [죽음]의 축복을 받지 못한 몇몇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몇몇은 각자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예를 들면 왕께서 먼저 만나보신 홀스마이뉴. 그 자는 세상의 멸망과 함께 거의 정지된 시간 속에 머물러 고작해야 단절의 시간을 1년 정도 밖에는 경험하지 못했지요.”


“....설마.”


“물론 저희는 절대 시간으로 그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최소한 저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그 시간을 경험했다고 말씀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네.”


“.......”


“1만년. 어둠 속에 오직 나 자신과 생각만이 남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끝없는 어둠 속에 홀로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경험. 해 본 적 있으십니까?”


“그건?”


율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해 차가운 웃음을 지어 보이는 회주와 함부로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네. 제가 경험했던 단절의 시간입니다. 물론 제 이 기록이 최장은 아닙니다. 가장 오랫동안 그 미칠 적 같은 영겁의 흐름 속에 정체되어 있으셨던 분은...지금 저희를 이끌고 있는 분. 저희는 그 분을 주시자라 부릅니다.”


“주시자...?”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 때 홀스마이뉴와 주시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것을 모르던 율하로서는 그들을 지도하는 우두머리의 존재를 듣자 흠칫 할 수밖에 없었다.


“네. 그 분께서도 그저 자신을 그렇게 불러달라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그 분을 조금 다르게 부르고 싶었습니다.”


“....미래의 왕?”


“역시, 과거의 왕께서는 빠르시군요! 물론 그 분은, 그리고 다른 자들을 그런 생각이 없어보이지만...저는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큭...그렇다면 지금 이곳에서 저를 해치울 생각입니까?”


“글쎄요? 제가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회주는 그렇게 말하며 밝은, 그러나 차가운 웃음과 함께 율하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섰다.


작가의말

여장이요? 당연히 서비스신이죠. 서비스에 이유가 어디있습니까? 그냥 하는 거지...(ex 게임하는데 이유가 어디있어! 그냥 하는 거지)


는 환담이고, 뭐 그냥 겸사겸사입니다.

게다가 엄밀히 여장이 아닌 수아군주의 능력.


그리고 수아군주와 대신고등학당의 천수아의 이름이 같은 것은 일부러 그런겁니다. 아니, 소군이 수아를 자신의 군주로 삼은 것은 언니인 수아군주에게 당한 것을 그대로 갚아주기 위해 일부러였다는 소리가...(소근소근)


소군 : 헛소리 유포하지 마라!!


작가 : 작가의 말이 곧 법이지! 헛소리가 어디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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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9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3 31 34쪽
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1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5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1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5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7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6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2 44 25쪽
»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1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9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7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5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5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2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4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9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90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2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4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2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3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80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8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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