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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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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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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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DUMMY

“오셨군요.”


그리고 대전.

이미 세 번째라 할 수 있는 그 안쪽에 들어선 율하는 정갈하고 화려한 무복을 갖추어 입은 남양선자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다.


“남양선자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율하님도, 그리고 이나님도.”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어 앞쪽의 자리를 권하는 그녀.


“그럼. 누님. 저는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그래, 그래주도록 하렴.”


홍우는 그들을 대전으로 인도한 다음 문을 드르륵 닫고 밖으로 나간다.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는 대전. 지난날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의 그 내부를 바라보며 율하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율하님은 눈치를 채신 모양이군요.”


“네? 그것이...조금.”


율하는 남양선자의 앞에 놓인 여러 무구들을 본다.

방울의 다발부터 시작하여 형형색색 갈라진 줄기의 총채, 그리고 절반은 깨끗하고 절반은 더러운 거울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아니었다.


“율하님은 이것들에게서 무엇이 느껴지시나요.”


“상당히 오래된 귀물들이군요. 하지만 남양선자님께서 쓰시던 건 아닌 듯 합니다.”


“과연, 정확하게 아시는 군요. 그렇다면 어떤 시대의 물건인지도 혹시 짐작하십니까?”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주 오래되었고...또 이 땅의 물건이 아닌듯 싶기도 합니다.”


“...그렇군요. 이 땅의 물건이 아니라...”


“선자님?”


“사실 저도 자세한 건 알지 못해요. 아니, 저희 최씨 일가 가운데 누구도 이 물건의 유래에 대해 알지 못했어요. 제가 모시는 다섯 신 분들께 여쭈어 보아도, 어떤 기록을 뒤져봐도, 다른 가문이나 일족에게 도움을 청해봐도 알지 못하던 물건들이에요.”


“...헌데 그러면 한 가지 여쭈어도 됩니까?”


“네. 말씀하세요.”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물건인데...이것을 선자님이나 최가는 어떻게 발견하신 겁니까? 그리고 왜 지금 이것을 저에게...”


“사실은 저희도 이런 게 저희 가문에 있는 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마 과거 선조분 가운데 어쩐 분께서 전리품처럼 챙겨오신 듯 하지만...적어도 최근 까지는 별 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았던 물건입니다.”


“그렇다면 이게 이런 기색을 띈 것이...”


“네. 최근, 아니 정확히는 어제 오후 무렵부터였습니다.”


“어제 오후.”


“네. 홍우가 집 안에 이상한 기운을 발산하는 물건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 수거했고, 제 앞으로 가져 왔죠. 하지만 저도, 집안의 다른 어떤 어르신들도, 어떤 기록도 여기에 대해 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모시는 다섯 신분들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어떤 이야기입니까?”


“이건 이 땅의 물건이 아니다. 이 땅이 아닌 다른 땅에서 유래된 물건이다. 그리고 이게 갑자기 자신의 기운을 띠는 것은...그와 관련된 아주 높으신 누군가가 이 땅에 내려왔기 때문이다.”


“......”


율하는 남양선자의 그 말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짐작이 간다. 그녀가 말하는 것, 그리고 이 땅에 내려왔다는 높은 누군가가 누구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대체 그것을 어떻게 자신을 통해 찾을 생각을 했을까?


“율하님.”


“그 신분들께 그 높으신 누군가가 저와 관련이 있다고 하셨습니까?”


“그건 아닙니다. 다만 저희로서는 율하님이 유일했습니다. 홍우, 그 아이로도 잡을 수 없는 섬세한 영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율하님이 저희가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게 아니라면, 혹시 율하님은 이 일에 대해 무언가를 자세히 알고 계신지요.”


“율하.”


그녀의 그 말에 지금까지는 그저 듣고만 있던 이나 역시 입술을 가볍게 열고는 그의 이름을 부른다. 약간은 곤란한 상황. 물론 숨길만한 일은 아니며 자신이 꺼림칙하게 여길만한 그 어떤 일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는 과연 이 일을 이야기해도 좋을지, 그렇지 않은지...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만약 이야기하시기 힘든 것이라면...”


“아닙니다.”


하지만 율하는 결국 결정을 내린다.

그가 어차피 자신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고 다니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최가나 옆의 이나는 자신이 자신의 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의 편에 대해 아주 이상한 일이 아닌 이상 숨기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리라. 그는 그렇게 판단을 내리고는 숨을 두 번 정도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율하님은 그 분이 누구신지 아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건 이미 선자님께서 모시는 신분들도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하지만 그분들 역시 확신을 내리시지 못하는 것이겠죠. 어째서 그 분이 이 땅에 내려왔는지, 그리고 자신들이 그 사실을 감히 입에 담아도 좋은 것인지...결론을 내리시지 못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선자님이 모시는 신보다 좀 더 격이 높으신 분이거든요.”


“그건...”


“율하?”


“이나는 기억하지? 내가 전에...콜린과 이나의 도움을 받아 어디에 다녀왔는지 말이야.”


“응. 작은 영계라고 했었던가?”


“맞아. 물론 이름만 작은 영계지, 그곳은 결코 작지 않았지만 말이야.”


“작은 영계요?”


“네. 아마도 이 세상과 보다 큰 세상을 잇는 가장 크고 정식적인, 어쩌면 유일한 통로...라고 그분께서 그리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이 땅에 내려오신 그 분은...”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과연.”


남양선자는 율하의 그 말에 알겠다는 듯 눈을 감고는 탄식어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자님.”


“[영왕]이라 부르시는 분. 이 땅의 모든 신령, 즉 영격을 지닌 모든 존재들의 왕이자 동시에 신이라 불리는 그 분이시군요. 저도 용신님을 통해 딱 한 번 그 그림자를 엿보았을 뿐인 아득히 높은 그 분.”


“...제가 보았을 때는 그렇게까지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그건 율하님께서 특이하시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


“아무튼 이야기가 그렇다는 것은...그렇군요. 그럼 율하님, 이것을 한 번 보아주실 수 있으신지요? 사실 저희도 이게 뭔지는 잘 몰라서 율하님께 정식으로 의뢰를 드릴까 했지만 홍우가 오늘 율하님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라고 해서 많은 것을 아는 것도 아니며, 아직 자격도 없지만 일단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 앞에 놓인 방울을 집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당들이 흔히 쓰는 것 같은 방울의 다발들.

다만 특이한 것이 있다면 그 방울들의 크기가 다 달랐으며 그 아래 달려 있는 술의 빛깔 또한 다른 것들과 달리 굉장히 칙칙하다는 것이 특징으로 그것을 잡고 살짝 흔들자 서로 다른 음가를 지닌 방울 소리가 공명하듯 대전의 내부를 울렸다.


“음.”


“율하님?”


“율하?”


하지만 그 방울 소리를 듣자 곧장 눈쌀을 찌푸리는 율하.

그의 그 반응에 남양선자와 이나는 놀란 듯 몸을 움찔한다.

하지만 괜찮다는 듯 손을 펼쳐 멈추라는 신호를 하는 그의 손짓에 다시 멈추는 그녀들.


“딸랑-”


율하는 다시 한 번 그 방울을 흔들어 본다.

생각보다 청명하게 울리는 소리.

하지만 율하는 그 내면에 담겨 있는 강한 영적인 흐름을 느꼈다.

보통의 사람들, 특히 이곳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듯 했지만 보다 큰 틀의 세계, 영기로 구성된 세계의 틀을 조금 흔드는 느낌을 주는 방울의 소리. 당연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율하 역시 거기에 자기 자신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야 했다.


무엇일까?

이 방울은 무엇일까?

이 흔들림은 무엇일까?

어느 시대, 어느 대지의 물건일까?

이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것일까?

이게 이 방울이 지닌 힘의 전부일까?


모르겠다.

그것까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고 하면-


“이건 어쩌면 이 세상에 있어 상당히 위험한 물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가요?”


“네, 확신은 하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처분하면 좋을까요?‘


“아마 하지 못할 겁니다.”


“어째서죠?”


“아마도 이건 선자님께서 보시기에는 [신의 힘]이라고 불러도 좋을, 그런 것이 담겨 있는 물건. 이 그릇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그 힘을 담아 가두고 있는 만큼 평범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것을 일반적인 힘으로 부순다는 건 힘든 일이겠죠.”


“홍우가 지닌 퇴마의 힘이나 다른 일족들의 힘으로도 불가능합니까?”


“아마 그럴 겁니다. 홍우형님이 지닌 퇴마의 힘은 그것이 [마]의 성질, 혹은 [사이]의 성질을 띠는 것에 강하지 다른 것에는 그저 일반적인 이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입니다. 하물며 이것은 홍우형님이나 선자님이 기원을 두고 있는 신령의 힘, 그것도 아득히 높은 힘입니다. 가능할 리가 없죠.”


율하는 단호하게 불가함을 이야기했다.


“율하님의 힘으로도 말입니까?”


“당연합니다. 저의 영력 역시 이 세계에 국한 된 것. 적어도...지금은 말입니다.”


율하는 천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아마 자신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땅의 모든 힘, 모든 능력, 특히 자신이 수치로서 확인 할 수 있는 여러 기술들과 거기에서 파상된 상위의 능력, 아이템들은 전부 보다 상위세계에서 한 번 검증을 거쳐 프로그램화된 것이라 했다. 그렇다는 것은 적어도 그 기술들의 등급이나 lv이 일정수준 이상에 오르지 못한다면 그 [상위세계]에는 전혀 통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 것. 지금으로서 그 기준은 잘 모르지만...적어도 자신이 지닌 그 어떤 기술이나 능력도 거기에 닿는 것이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지금은 이군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율하는 이번에는 영력과는 조금 다름, 그러나 그 보다 훨씬 미숙하다 할 수 있는 마도의 힘을 자신의 손 끝에 담아 그 방울을 감싸 본다. 그러자 아까 전보다 훨씬 심하게, 그리고 혼자서 격하게 떨려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는 그 방울.


“율하님.”


“역시 이것도 마도력에는 반응을 하는 군요.”


“괜찮나요?”


“율하, 괜찮아?”


“네. 물론입니다. 제가 이 방울에 주는 영향도, 이 방울이 제게 주는 영향도 서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로서 저는 한 가지를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무엇인가요?”


“마도력은 단순히 과거 번성했던 마도문명의 산물이 아닙니다. 그들이 누렸던 그들 특유의 힘이 아닌 것 같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율하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율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잘 모르겠어요.”


“......”


고개를 흔드는 남양선자.

하지만 그에 비해 이나는 지금 율하가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래, 지금 율하가 하는 이야기. 그것은 다름 아닌 마도문명에 관한 것. 그리고 그 마도문명과 지금의 문명 사이에 있는 단절.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아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런 것이 세상에 있었는지를 아는 사람의 숫자조차 적은 그런 이야기다. 원래라면 자신 역시 무관할 그런 이야기였지만...


“이나는 이해해?”


“이해는 못해. 하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하긴, 이나네 어머님이 어머님이니까. 그리고 이나 역시...”


“......”


“선자님께서는 그렇게 걱정스런 표정을 하실 건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변하는 것은 없거든요.”


“그런가요?”


“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지요.”


“하지만 변하겠죠?”


“그럴지도 모릅니다.”


“역시, 그렇군요.”


“이 세상에 왜 마도문명이 나타났고, 왜 멸망했는지는 저도 아직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감히 그들이 그 마도의 술을 발전시킨 이유가 그 상위세계에 대항하기 위해, 혹은 그들과 동등해지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희 세계의 과거입니까?”


“그건 저도 모릅니다.”


“......”


“제가 괜히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율하는 무표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남양선자의 얼굴에 약간은 머쓱한 표정이 된다.

하지만 오히려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것은 남양선자 본인.


“아닙니다. 다만 저도 조금 생각을 해 보았을 뿐입니다. 과거에 한 번 유행한 적이 있던 단절이론이 떠올라서 말입니다.”


“물증은 없죠.”


“율하님도 거기에 대해 아시는 모양이군요.”


“얼마 전에 알게 되어 공부를 좀 했습니다.”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이나를 바라보았다.


“...모든 인간, 아인종이 어느 순간 갑자기 세상에 나타난 것은 과거 마도 문명의 [인형]으로 부터 비롯한 것이 아니냐는 산드라 페초의 그것 말씀이시지요?”


“네. 정확합니다. 물론 마도문명의 존재 증명부터 시작하여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아 금방 사라졌지만 지금도 아는 사람들은 정말 그렇지 않을까 하며 걱정하는 그것 말이지요.”


“율하님의 생각은 어떤가요?”


“솔직한 제 생각 말입니까?”


“네. 정말로 율하님도, 저희들이...그 [인형]이라는 것으로 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래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라 생각합니다.”


“......”


“설사 그렇다고 해도 지금 선자님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네. 과거 그 문명을 구가하던 힘을 지닌 자들, 그러니까 저와 같은 마도사들이 어떤 특별한 지식을 얻어 인형을 조정하는 힘을 손에 넣어 조정할 수도 있다는 걱정 말이지요. 하지만 그건 다른 어떤 것도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선자님, 그리고 이나님도 만약 자신이 알던 세계가 진실이 아닌 것이라고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실 겁니까?”


“그건-”


“...나는.”


“모든 사람들은 전부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것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말입니다. 사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를 이루고 있는 모든 주변의 환경이 거짓이면, 한순간의 꿈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 내가 이루려고 하는 모든 것이 무의미한 것이라면, 허무한 것이라면 내가 왜 살아가는 걸까...그건 누구도 정답을 내릴 수 없으며 또한 쓸데없는 걱정이기도 하죠.”


“철학적인 이야기네요.”


“철학의 껍데기를 쓴 쓸데없는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먹고사는데는 말이죠.”


“......”


“하여간 그 이론도, 선자님의 질문도, 우리가 지금 떠올리는 그 어떤 두려움도 결국은 실존에 대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겁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그런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설사 실재한다고 해도 허상과 같거든요. 죽고 사는 건 말이지요.”


율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과거를 다시 한 번 떠올린다.

가상세계인 이곳과는 다른,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던 자신의 진짜 세계와 어린 시절. 그것은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있기로는 이곳과는 다른 진실의 세계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과연 그 세계가 이곳보다 더 좋은 것이었을까?


...모르겠다.

또 혹자는 그게 진실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이 더 가치가 있는 경험이며 만약 그것이 거짓이라면 그 모든 기쁨, 슬픔, 좌절들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할지도 모른다. 게임에서의 죽음과 실제의 죽음의 무게가 다른 것 처럼...그것이 진짜이기에 더 가치가 있다고 그들은 말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 역시 그런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율하님?”


“아뇨. 그냥 잠깐 생각을 하느라 말입니다.”


“그런가요?”


“네. 아무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허상이고, 이 세상도 허상이라면 내가 진실이고 이 세상도 진실인 것과 같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콜린, 그러니까 선자님도 아시는 제 수호령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그게 사실이건 거짓이건, 내가...허상이건 뭐건 지금의 나는 나이며 내가 나일 수 있을 때 까지 나와 지금을 즐긴다. 그것이 제가 그녀에게 똑같이 던졌던 질문에 대한 그녀의 답이었습니다.”


“허무주의의 탈피로군요.”


“그렇게 되나요? 사실 저는 그런 쪽으로 지식이 많은 게 아니라 말입니다.”


“그런 건 지식이 중요한 게 아니죠. 인식이 중요한 거죠. 후후, 무당인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조금 이상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군요. 율하님의 대답은 잘 알겠습니다. 결국 그런 것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거군요.”


“자신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 율하님은...조금 다른 길을 걸으시는 것 같지만 말이죠.”


“취미라서 말이죠. 하하.”


“악취미에요.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요.”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희미하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 율하를 보며 역시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젓는 이나.


“당신도...율하님과 같은 생각인가요?”


“저는...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그리고 별로 필요할 것 같지도 않고요.”


“그렇군요.”


“설사 그렇다고 해도...율하 역시 마도사니까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네? 호호호.”


“......”


이나의 그 말에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던 남양선자가 선자가 아닌 자신의 본래 모습인 미경으로 돌아와 큰 웃음을 터뜨리자 이나는 볼 끝을 살짝 붉히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응? 뭐, 뭔가요?”


“아니에요. 후후, 여자들끼리의 이야기에요.”


“유, 율하는 몰라도 돼.”


“끄응.”


“아무튼 저는 제가 듣고 싶은 것을 다 들었어요. 그러고 보면 율하님은 저희 집안의 영보, 장군의 갑주를 잠시 빌리고 싶다고 하셨지요?”


“네. 홍우형님께서 힘을 써 주신다고.”


“상관없어요. 이미 저희 최가는 율하님께 상당한 은을 입은 터. 그게 아니라 더한 것이라고 해도 도와드릴 수 있어요. 이건 저 뿐이 아니라 제가 모시는 신령님들의 뜻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장군의 갑주, 그 안에 깃든 귀령은 위험하니까요. 저희 선조님들도 때문에 그것을 함부로 쓰시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그것은 홍우 역시 마찬가지. 그 아이도 제가 제작한 특별한 보호부적이 없이는 그것을 함부로 입을 수 없어요. 지난 번에 시간이 걸린 것은 그런 이유도 있지요.”


“그렇다면 지금도 힘든 것 아닌가요?”


“평소라면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율하님의 덕에 지난 번 사건 때 쓰고 남은 부적이 세장 정도 남았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이용하면 크게 어려울 건 없지요.”


“다행이네요.”


“네. 그럼...시간이 될 때 까지 편히 쉬세요. 저는 정리를 조금 하고 쉬어야 할 것 같네요.”


“혹시 저희 때문에 무리를 하신 건...”


“아뇨. 오전에 손님을 한 분 받았는데 꽤나 힘을 쓰는 일이어서요. 단지 그것 뿐이에요.”


“죄송합니다. 쉬셨어야 했는데.”


“호호. 말씀드렸잖아요. 저 역시 율하님께 물어볼 것이 있었다고요. 그리고 그게 해결되었으니...편히 쉴 수 있겠어요.”


“그럼 선자님, 이것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글쎄요. 봉해둬야 할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아직 결정은 내리지 않았어요. 혹시 필요하세요?”


“그분께 한 번 보여드리고 확답을 얻으려고요.”


“아, 그러고 보면 그분, 율하님께서 잘 아신다 하셨지요. 네, 그러면 그렇게 해 주세요. 이것들 전부 다 필요하신가요?”


“아뇨. 이 거울은...그냥 조금 낡은 영가가 깃들었을 뿐 상위세계와는 관계 없는 거에요. 아마 놀라서 깨어났겠죠.”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반은 깨끗하고 반은 더러운 그 거울을 선자쪽으로 밀어 놓는다.


“그렇군요.”


“그럼, 시간을 내어 주셔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아, 그리고 혹시 장군의 갑주의 일로 이분...필요하신 건 아니죠?”


“네? 아, 이나는...그런 것 때문에 함께 온 건 아닙니다.”


“다행이네요. 후후, 그렇다면 전에 하던 이야기 한 번 다시 해 볼까요?”


“네? 아. 네.”


이나는 선자와 율하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호호, 그럼 율하님은 잠시 자리를...”


“율하. 미안”


“아냐. 그럼 저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일이 끝나면 기별을 넣어 주세요.”


“호호. 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에요.”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대전을 나선다.

여전히 맑게 펼쳐진 하늘.

당연한 말로 정오경에 찾아왔으니 아직 하늘이 환한 것은 당연하리라.


“덥네.”


율하는 그 앞쪽 대청의 끝자락에 앉아 손으로 가볍게 부채질을 해 본다.

장군의 갑주를 준비하는 것인지 홍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이전보다 훨씬 활발하게 아랫사람들로 보이는 여러 사람들이 집안 마당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잡힌다.


생가보다 훨씬 평화롭고, 또 생각보다 훨씬 활기차 보이는 최가의 내부.

역시 그날은 사람이 다 대피했고, 저택이 공격당했고, 주변이 짙은 사기로 뒤덮여 악령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깊은 내부, 저택의 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곳으로 부터 수시로 느껴지는 불길하고 어두운 흐름들. 그것은 아마 이 가문이 봉하고 있는 무수한 영보나 그 안에 봉인된 사이한 물건들로 부터 흘러나오는 기운이리라.


만약 그 물건들이 아무런 제재나 통제 없이 세상에 풀려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최가 역시 이 정도이이 최가와 쌍벽을 이루는 불암 쪽의 무가 역시 이와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삼각산의 괴물들이 불암을 노리는 것은 그 가운데 노리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만약 자신이 그날 여러 사자의 군대를 막아내지 않았다면 이미 불암도, 다른 여러 기운 넘치는 땅도 괴물들에게 넘어갔을 것이며 그렇다면 한양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 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난 과연 잘 한 걸까?”


조금 다른 생각을 하며 한숨을 토해내는 율하.


“괴물은 무엇일까? 그들은 무엇을 노리는 걸까?”


이 세계, 이 가상세계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세계라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자신이 알던 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세계의 흐름. 여러 아인종과 능력, 괴물의 존재, 단절의 이론과 마도문명, 그리고...영왕과 상위세계, 그들이 말한 1억 년 전의 프로젝트라고 하던 것. 그것들이 대체 어떻게 이어져 있으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며, 자신이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며 또 그것을 해 주었을 때 어떤 결과가 자신에 있게 될지...아무것도 확실하게 아는 것은 없다. 다만 그가 움직이는 것은 시스템과 게이져의 이끎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전부. 하지만 그게 과연 정말로 옳은 길일까? 영왕에 의하면 이미 1억 년 전에 끝났다고 하는 프로젝트가 왜 하필 자신에게, 이 세계에서 계속 이어지는 걸까?


“결국은...가 봐야 아는 거지. 응, 끝까지 가 보면 나올 거야.”


율하는 언제나와 같은 결론만을 내며 의미 없다는 듯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내젓는다.


작가의말

결국 알바를 구했습니다.

한국 교율개발원 소속으로 교총건물에서 모종의 사무보조를 하게 되었네요.

이걸로 일단 생활비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덜었네요.


문제는 장소가 서초구라 출퇴근에 왕복 3시간은 걸린다는 것. 퇴근하고 카페에서 글을 쓴다고 해도 좀 많이 피곤하네요. 게다가 9월 말에는 야근이 있을 텐데...아하하하하.


자아...그럼 날도 비교적 시원해지고, 저도 조금 기운을 차렸으니 계속 가보겠습니다.


ps.하지만 내일은 벌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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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rue ending seeker)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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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죄송합니다. +3 16.03.12 684 0 -
공지 공지 +10 13.03.15 7,692 0 -
176 Chapter 26 - 신의 기억. +6 14.02.13 1,080 33 21쪽
175 Chapter 26 - 신의 기억. +5 14.01.28 758 31 24쪽
174 Chapter 26 - 신의 기억. +6 14.01.20 640 30 19쪽
173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5 14.01.15 972 26 24쪽
172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5 14.01.11 708 28 25쪽
171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8 14.01.09 903 26 23쪽
170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4.01.03 878 25 42쪽
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9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2 31 34쪽
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0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5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6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6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1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8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89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7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5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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