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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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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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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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DUMMY

“후우- 일단 하나는 해결했고.”


홍우가 율하를 찾아온 지 1시간 만에 오후에도 바쁜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또 금요일에 시간을 내기 위해서는 그날의 일정들을 앞으로 당겨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급히 떠난 자리를 다시 홀로 지키는 율하. 그는 이제는 거의 텅 비어 버린 빙수그릇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지금의 시간은 오후 12시 하고 20분 정도.

뉴스가 흘러나오는 TV에서는 아직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았으며 거리에는 그래도 아직 가게건, 사무실이건을 지키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점심식사를 하러 거리에 나온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그의 생각보다도 훨씬 빠르게 끝난 오전의 일정.

사실 일정이라고 하기 보다는 일종의 협상이라 생각하고 그 텀을 길게 잡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시원하게 홍우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한 다음 바삐 떠나는 바람에 시간이 꽤나 비게 되었다. 원래라면 이제 요우가 학교가 끝나는 것을 기다려 같이 영천체육관에 들려 관장님을 뵙고 그 때 흑랑과 대치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은 다음 덕범을 다시 찾을 생각이었지만 그러기에는 조금, 아니 상당히 이르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시간.


“흐음.”


그는 자신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꺼내 그것을 만지작거렸다.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꽤 많은 번호들.

명환 아저씨와 아주머니, 수아대장, 환주를 비롯한 고리 내의 주요 간부들의 연락처, 친구들, 선배들의 연락처 등 지금 여기에 저장되어 있는 번호만 해도 그 숫자가 50을 훌쩍 넘을 정도였다. 그리고 미쳐 연락처를 받지 못한 다른 아는 사람들까지 생각을 해 보면 자신이 결코 길지 않은 기간 동안에 결코 적지 않은 인연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나일까?”


“저, 손님.”


하지만 그렇게 율하가 잠깐 상념에 빠져 쓴 웃음을 흘리는 사이 그에게 다가온 가게 주인. 그는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율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그만 가게문을 닫아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하시면 다음 기회에 찾아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무슨 일 있나요?”


“그것이.”


곤란해 하는 가게 주인의 표정.

그리고 그런 그의 뒤쪽으로 별 다른 변화가 들려오지 않았던 TV에서는 속보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렇군요.”


율하는 그 속보들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물론 그것은 패배의 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기에 나온 괴물들이 대규모의 공세를 시작했으며 몇몇의 전선에서는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말에 가게 주인은 결국 가게를 닫고 피신을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죄송합니다. 대신에 다음에 찾아오신다면 음료 세 잔을 무료로 드리겠습니다.”


“음- 가능하시면 한잔 더 쏘시면 안 되나요?”


“네, 네?”


“네 잔요.”


율하는 싱긋 웃으며 가게 주인을 향해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인다.


“...네, 좋습니다. 네 잔. 아니, 만약 다음에 저희 가게를 찾아주실 때 까지 저희 가게가 멀쩡하면 그 이상도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하하, 그건 좋네요.”


“그럼...부탁드리겠습니다. 군주님을 구해주셨던 것처럼 한양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율하는 순간 그 가게 주인이 하는 말에 흠칫 하며 웃는 얼굴 그대로 굳어 버린다.

그러고 보면 잊고 있었다.

자신의 얼굴이, 그리고 한 일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미디어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보아하니 이 가게 주인은 거의 하루 종일 TV를 틀어 놓고 뉴스나 그런 것을 보는 모양. 그렇다면 자신을 알아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터.


“......”


“아하하.”


율하는 그런 가게 주인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견디다 못해 도망치듯 가게의 밖으로 빠져나온다. 순간적으로 덥다고 느껴지는 것은 바깥의 날씨 때문일까 아니면 온 몸에서 열이 나기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 나- 유명인사가 되었던가?”


뜨거운 땡볕을 피해 건물의 그늘 아래 서서 주변을 바라보는 율하.

물론 그의 그런 걱정과는 달리 지금은 거리에서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는 않는다.

아니, 사실 그러기에는 다들 지금의 율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그는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어째서 손님을 쫓아내는 거야!!”


“당신이 내 목숨 책임질 거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묘한 느낌을 만끽하거나 어떤 상념을 떠올리기에는 거리의 분위기가 점차 험악해지고 있었다. 자신에게 정중하게 돌아가서 나중에 다시 내방해 줄 것을 권한 카페의 주인과 비슷하게 손님들에게 돌아갈 것을 권하는 근방의 가게 주인들. 개중에는 강압적으로 손님을 내쫓은 탓인지 막 점심식사를 하려던 손님들의 항의와 맞물려 싸우는 모습도 보였고 또 개중에는 패닉에 빠져 가게 문을 열어 둔 채 도망을 가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


율하는 가만히 그 모습들을 지켜본다.

말 그대로 인간 군상들의 평범한 모습들.

저것을 보고 한심하다고만 볼 수도 없고, 어쩔 수 없다고 옹호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저들은 말 그대로 평범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이 세계의 강자들과 비교를 해 보면 저들에게는 그런 무력이 없다. 그런 무력이 없이는 혼자의 힘으로 이 세계의 사람들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괴물들에 대항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기에 저들의 태도는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 자치군이 밀린다는 뉴스도 없었는데 저렇게 까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려는 모습만을 보이는 것은 자치군의 입장에서, 거기에 지인을 많이 둔 사람의 입장에서 약간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저것에 대해 마냥 부정적으로도, 마냥 옹호하는 입장으로도 볼 수 없이 쓴 웃음을 지어보이는 율하. 그는 고개를 흔들고는 역시 이런 사태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괴물들의 사태를 종결시켜야 하며 그 핵심에는 부활한 인수대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러면 오늘 관장님의 조언과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금요일에 홍우형님과 장군의 갑주에 대해 접근하기로 했으니까 내일은...음?”


자신이 생각한 스케쥴을 다시 정리하는 율하는 때 마침 울리는 손 안의 휴대전화.

거기에 떠 오른 발신자의 이름은 분명-


“네, 대장님. 이율하입니다.”


율하는 전화를 받으며 발신자의 이름을 불러 본다.


“율하구나.”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수아대장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 보다 훨씬 기품 있게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분명.


“구, 군주님?”


“그렇다.”


“무사하십니까?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것은 본 군주가 묻고 싶구나. 지금 뉴스를 보고 있느냐?”


“네. 방금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구나. 너는 지금 즉시, 가능한 빨리 상계동에 가서 노원구의 구 자치군을 도와주도록 해라.”


“네?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도 지금 연락을 들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른다. 하지만 시 자치군의 대장에게서 본 군주에게 연락이 와서 고리의 지원을 요청했다.”


“지금 말입니까?”


“그렇다 지금. 물론 본 군주 역시 지금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이며 환주에게도 연락을 해서 고리를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하지만 너는 본 군주의 심복으로 따로 그쪽으로 움직였으면 하는구나.”


“저 혼자 말입니까?”


“그래, 그리고 그건 환주도 동의한 내용이다.”


“하, 하지만 저는-”


“본 군주는 너를 믿는다.”


“......”


율하는 자신을 믿는다는 소군의 말에 무어라 답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혼란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자신은 그저 고리 내에서 신입대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그것도 입단한지 채 보름이 되지 않는 파릇파릇한 신입. 그런 자신을 무얼 믿고 단독행동을 허가한다는 것일까? 아무리 자신이 소군군주의 심복이며 몇 가지 작은 재주로 일을 수월하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애송이에 불과한 자신을 무얼 믿고 이러는 것일까?


아니, 소군군주까지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에게 자신은 심복이었으며 그래도 어느 정도 능력도 보여준 적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대체 환주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군주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일까? 그리고 다른 간부들은...


“어째서 대답이 없느냐.”


“군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저로 괜찮겠습니까? 저는...”


“사실 너 외에 다른 사람 가운데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이 없기도 하다.”


“......”


“단독으로 움직여 괴물을 견제하고 가로막고 시간을 벌고 나아가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요원들의 대부분은 지금 한양에 없다. 있다고 해도 환주나 몇몇 간부들이겠지. 하지만 그들은 고리의 다른 대원들을 이끌어 구 자치방어군을 지원하고 삼각산의 내부로 침투하는 일을 할 것이다. 그러니까 상계동으로 가서 도봉산과 불암산으로 진출하려는 괴물들을 막아 시간을 벌어주었으면 한다.”


“알겠습니다. 군주님.”


율하는 평소보다 급박하게 명령을 내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인다.


“미안하구나. 아직 너도 손이 다 낫지도 않았는데...”


“아닙니다. 그만큼 지금의 일이 급하다는 것이겠죠.”


“이 일이 제대로 마무리 되면 네게 충분한 보상을 해 주도록 하겠다. 본 군주의 이름을 걸고 말이다.”


“어라, 그 말씀은 다시 한 번 군주님을 모실 기회를 부탁드려도 된다는 것입니까?”


“.......”


“아하하, 가벼운 한담이었습니다. 군주님.”


“그 말은 본 군주와 농담따먹기를 했다는 말인가?”


“네? 아, 아니 그것은...”


“그대는 본 군주가 조금 풀어주었다고 하여 너무 본 군주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닌가 싶구나.”


“소, 송구하옵니다. 군주님.”


“...본 군주는 농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뼈, 뼛속까지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번 내 뱉은 말을 그리 쉽게 집어넣는 사람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구, 군주님?”


“그러니까...그대는 내 뱉은 말을 지키도록 하라.”


“네, 네?”


“그리고 이번에는 본 군주의 일로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것도...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잠시 흔들리듯 횡설수설하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그것을 들은 율하는 지금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들은 것은 아닌가 하고 눈을 껌뻑인다.


“아니, 아니다. 방금 말은 듣지 못한 것으로 하거라. 그리고 본 군주 역시 올라가고 있으니 곧 그쪽으로 합류하도록 하겠다. 어서 속도를 내라 등호문주.”


“그러니까 군주님 지금 이런 상태에서는...”


수화기 너머로 웅성거리듯 흐려지는 목소리가 잡음과 함께 섞이더니 이내 끊어지고 뚜 뚜 하는 신호만이 그의 귓가에 들려온다.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수화기를 든 채 서 있는 율하.


“뭐지? 아니, 아니지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할 틈이 없지.”


그는 고개를 흔들고는 상계동까지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생각해 본다.

하지만 과연 이런 상황에서 대중교통만으로 노원구 까지 갈 수 있을까?

율하는 점차 남쪽으로 향하는 차량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교통이 정상적으로 운행을 할 리도 없거니와 한다고 해도 격전지인 삼각산의 일대를 감싸는 한양북부의 전선까지 운행을 할 리는 더더욱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운전면허라도 하나 따 두고 중고차라도 한 대 구해놔야 하나.”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디에서 면허를 딸 수도, 차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했다. 아니, 사실 면허야 지금 당장법이 중한 것이 아니니 어떻게든 무시한다고 해도...


“아니지, 방법이 없는 건 아니구나.”


율하의 시선에 잡히는 가게들의 모습.

주인들은 이제 거의 다 가게의 문을 닫았고 피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 가게들 가운데서는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배달용 바이크들이 그 옆에 세워져 있었다. 만약 저 가운데 하나만을 빌리거나 할 수 있다면-


“좋아.”


율하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금 막 가게 셔터를 내리고 있는 중국집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의사를 밝힌다. 하지만 당연한 말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중국집 사장. 그는 율하를 미덥지 않다는 시선으로, 아니 숫제 이런 도둑놈이 있나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려 한다. 하지만 율하가 품 안에 보관하고 있는 삼성훈장을 내비치며 자신의 신분증을 보관하는 것으로 중국집 주인이 소리 지르는 것을 막고 현금으로 10만 원 정도를 쥐어 주며 간신히 바이크를 빌릴 수 있었던 율하는 현실에서의 감각을 떠올리며 그 위에 올라 시동을 건다.


“아깝지만 할 수 없겠지.”


약간 억울하게 생돈이 나가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것.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

소군군주의 명에 따라 노원구의 상계동에 있는 노원구 자치군과 합류하는 것이 중요했지 푼돈, 아니 그에게 있어 푼돈은 아니었지만 어쨌건 그 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이었다.


혼란스러운 도로와 인도를 오가며 바이크를, 물론 중국집 배달용이라 그리 폼이 나지는 않았으며 또한 속도 또한 그리 빠르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걷거나 뛰는 것 보다는 월등히 빠른 속도로 달려 먼저 집에 들린 다음 마도서를 챙기고 콜린을 다시 소환한 다음 곧바로 북관대로로 올라 자치군이 확보한 홍제동의 내부순환 도로를 타고 길음으로 가서 다시 북쪽의 도로를 타고 상계동으로 향하는 율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쪽에서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길은 상당히 막히는 편이었던 것에 비해 반대편의 차선은 거의 비어 있다시피 했으며 그게 아니라고 해도 인도와 차도를 오갈 수 있는 바이크의 특성상 그리 어렵지 않게 소군이 지시한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던 율하.


“세상에.”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율하가 본 것은 참상이라고 밖에 설명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전 은평구와 서대문구의 연합작전을 보고 생각보다 구 자치군이 괴물들에 잘 대응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에 비하면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지는 이곳.


“살려줘!!”


“밀어! 밀라고.”


“아악!! 내 팔, 내 팔!!”


아비규환.

무간지옥.

그리고 두텁지 않게 형성된 대열을 향해 무지막지하게 밀려드는 멧돼지의 군단을 막지 못하고 전열들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막아! 막으라고!! 이익!!”


“거기! 도망가지 마!!”


중하급의 지휘관들이 고분군투하며 직접 땅에 떨어진 방패를 들고 멧돼지의 진격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 이미 한 번 뚫리기 시작한 전선은 끝도 없이 밀리기 시작했고 전열, 날개 할 것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젠장.”


“세상에.”


그 광경을 지켜본 율하는 급히 바이크에서 내리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우두두두두-

저 멀리에서 부터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기 시작하는 멧돼지의 군세.

삼각산의 해골바위라 불리는 곳에서 부터 우이동을 거쳐 방학동을 통과하여 상계 10동이 있는 쪽으로 몰려드는 시커먼 흑멧돼지들의 돌진은 전차부대의 그것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중랑천으로 인해 그것들이 한꺼번에 일제히 달려들지 못하고 다리의 좁은 길을 지나 와야 했기에 전선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것뿐이었으나 지금 이대로라면 그것도 그저 시간문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가능성이 컸다.


“저 놈인가?”


“주인,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그, 그래, 율하야 여기는 너무 끔찍해. 응?”


멧돼지의 군세 가운데서도 유독 거대한 몸집을 지니고 핏빛으로 물든 것처럼 붉은 어금니를 지닌 하나를 찾아내는 율하. 아마도 저것이 이 군세의 우두머리이리라. 하지만 그런 율하의 말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아지단과 콜린. 특히 그 가운데서 콜린의 표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


정신의 레벨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도 이런 끔찍한 전장은 사실 처음이라 할 수 있었다. 아니, 전장 자체야 처음은 아니었으나 이렇게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나가며 끔찍한 꼴을 당하는 전장은 처음. 화약의 냄새, 피비린내, 그리고 비명이 그 일대를 지배한다.


“시, 싫어.”


“콜린. 괜찮아?”


“여기는, 그리고 저건...싫어.”


마치 지난 번 대정령이 보여준 풍경 속에서 두 명의 초월자가 싸우는 것을 보았을 때와 비슷하게, 물론 그 때만큼 격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이후 처음으로 격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 율하는 그녀가 미쳐 그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자신의 양 손으로 그녀를 감싸고는 입술을 깨물며 앞을 바라본다.


“그래도 해야 해.”


“율하.”


“이런 모습을 보기 싫으니까...나서야지. 응.”


“주인, 하지만 주인의 힘으로는...”


“응. 피해야지. 가급적. 일단은 여기는 지형적으로는 유리하니까.”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한 다음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지난 번 녹번의 전선에서와는 달리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비켜서 주지 않더라도 전선의 앞으로 나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만큼 지금의 전선은 엉망이었으며 대열은 거의 무너져 있었으니까.


“삐-스. 바커.”


앞으로 걸어 나가며 율하는 자신의 손에 마도력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배운지는 오래 되었으나 지금까지는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았던 마도 주문을 읊는 그.


[마도서 사령의 책 아지단 제 5장 - 2급 봉인마도주문 축사(逐邪)의 격(格)]


그의 그 주문과 함께 그의 손에 맺힌 마도의 기운이 순식간에 적당한 크기를 지닌 막대의 형태로 변화된다. 지난 날 최가에서 홍우에게 잠시 빌린 적이 있던 벼락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퇴마의 봉과 비슷한 형태지만 그보다 훨씬 길고 기이한 빛을 띠는 마도의 막대.


“꾸웨엑!!”


그런 율하를 발견한 멧돼지 두 마리가 성질을 내며 그대로 돌진해 달려든다.


“주인!”


“아아. 난 바보가 아니라고.”


아지단이 지르는 위험신호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막대로 바닥을 쓸듯 정면의 아래쪽으로 휘두르는 율하.


“꾸웩!”


“쿵-”


쓰러진다.

그리 강한 타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율하기 휘두른 가벼운 마도의 막대에 걸려 넘어지듯 쓰러지며 서로 얽혀 머리를 부딪치고 양쪽으로 튕겨 멀어지는 두 마리의 멧돼지.


“주인?”


“보여. 이것들은 적어도 내 상대가 아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별다른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차분하게 앞으로 걸어나갈 뿐인 율하. 그런 율하를 보며 아지단도, 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콜린도 멍하니 바라본다.


“율하?”


“조금 이상하군.”


“후우-”


의아한 듯 그의 이름을 부르는 콜린과 고개를 흔드는 아지단.

그들의 말처럼 지금의 그는 어쩐지 조금 이상해 보였다.

평소와는 달리 온 몸에서 고요하고 안정적으로 진한 기운을 내 뿜으며 숨을 가늘게 내 쉬며 정면의 멧돼지들을 바라보는 그.


그의 눈에는 강한 영기가 맺힌다.

그의 손에는 강한 마도의 기운이 어린다.

이질적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전혀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두 힘을 동시에 일으키며 앞으로 전진하는 율하.


“쿠륵, 쿠르륵-”


“푸스스.”


“비켜.”


그가 막대를 한 번 휘둘러 멧돼지들의 다리를 때리거나 아니면 가볍게 옆으로 몸을 비킨 다음 머리를 찌르는 것 만으로 너무나도 쉽게 넘어지는 멧돼지들. 어떻게 된 것일까? 전혀 강해 보이지 않는 타격에도 불구하고 그 거대한 멧돼지들이 손쉽게 넘어지고 힘 없이 쓰러지는 것은 대체 어떤 이유일까?


“......쿵.”


그리고 마침내 정면에서 달려드는 멧돼지들을 넘어 중랑천의 한 가운데, 멧돼지의 군세가 접근하여 넘어오는 방학동과 상계동을 잇는 상계교의 위에 도달하여 막대로 바닥을 한번 강하게 내리치며 그 앞을 가로막는 율하. 그는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는 표정으로 정면의 멧돼지들을 바라본다.


“주인,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무모한 것 아닌가?”


“그래. 율하야. 응?”


“괜찮아. 응. 적어도 우두머리만 아니면...응.”


하지만 그런 그들의 걱정에 대해 괜찮다는 듯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막대를 들어 정면으로 향하는 율하. 그에 멧돼지들 뿐이 아니라 그의 뒤쪽에서 무너진 대열을 간신히 수습한 노원구의 자치대들 역시 율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어쩐지 익숙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그들.


“나는 이율하. 한궁과 황족의 명을 받아 이 자리를 지키러 왔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웅성거림을 잠시 멎게 만드는 그의 한마디.


“꾸에에에-”


“킁, 킁.”


하지만 그런 그의 말을 알아들을 리 없는 멧돼지들은 특유의 괴성을 지르며 율하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왕복 6차선의 넓은 다리를 가득 메우며 다섯 마리의 멧돼지가 동시에 율하를 향해 달려든다. 하지만-


“그러니까 너희는 안 돼.”


“쿵-”


“꾸에엑.”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역시 가볍게 막대를 휘둘러 멧돼지들을 넘어뜨리고 밀어 중랑천에 빠뜨리는 율하. 그런 율하를 보며 뒤쪽에서 간신히 대열을 수습하는 것에 성공한 구 자치군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온다.


“우와아아!!”


“한궁 만세!! 태한님 만세!!”


하지만 그런 그들의 환호와 구호에도 전혀 변화가 없는 율하의 얼굴.

그는 그저 차분하게 흐름을 읽을 뿐이었다.

물론 그 자신도 지금의 자신이 어딘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은 깨닫고 있었다.

전혀 감정의 동요가 없으며 이런 무모한 상황이 전혀 무모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아니, 그는 지금 무언가를 읽을 수 있었다.


“......율하야, 너 정말 괜찮은 거야?”


“아아. 걱정하지 마 콜린. 더는...끔찍한 꼴이 없도록 할 테니까.”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눈에 보이는 영의 흐름.

이상했다.

그것은 평소 그가 기를 쓰고 영감을 극도로 끌어올려야만 간신히 가능했던 수준보다 더욱 상세했고 또한 자연스러웠다. 검은 흐름과 하얀 흐름, 회색의 흐름이 그의 눈에 보인다. 그리고 그 검은 흐름에서 느껴지는 사기는 전에 최가에서 보았던 잡귀나 악귀의 그것과 비슷한 힘이 느껴졌고 그렇기에 그는 단지 퇴마의 힘을 담은 막대로 그 검은 흐름을, 괴물 멧돼지의 몸 군데군데에 큼직하게 보이는 검은 흐름을 가격할 뿐이었고, 그의 생각이 옳았는지 그 부분을 얻어맞은 멧돼지들은 힘 없이 쓰러지는 것이었다.


“어라? 이건?”


그리고 그제야 콜린의 눈에도 그것이 보이는 것일까?

율하가 막대로 멧돼지들의 몸에 그려진 검은 흐름만을 가격하는 것과 그것이 그 멧돼지들의 약점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놀란 눈으로 율하를 돌아보는 그녀.


“눈치챘지?”


“율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아니, 하지만 콜린이 무서워 하는 순간 보이기 시작했어.”


“......”


“어쩌면 이건 영왕을 만났기 때문에 내가 더 민감해 진 걸 수도 있어. 물론 기술 레벨이 따로 오른 건 아니지만. 응, 어쩌면 이게 진정한 lv.6 수준의 영감일지도 모르고.”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 다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또 다시 돌진해 오는 다섯 마리의 멧돼지들을 가격하여 쓰러뜨린다.


“쿠에엑.”


“킁, 킁.”


“오잉크..”


“주인, 이것은-”


“아아. 어쩐지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


율하가 쓰러뜨린 멧돼지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쓰러진 채 일어서지 못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율하가 가격한 그 부분은 이상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히...


“주인, 이것은 사령술의...”


“아마도 말이지.”


“하지만 지난번에는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응, 그랬어. 하지만 지금 이놈들은 이상해. 그리고 어쩌면 그렇기에 노원구의 자치대가 보다 더 쉽게 밀렸던 것일 수도 있고.”


율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앞으로 한 걸음을 더 걸어 나간다.

땅에 넘어진 채 율하에게 얻어맞은 다리, 머리, 혹은 복부에서 시커먼 검은 물을 쏟아내며 그 부분이 썩어 들어가지만 죽어 없어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 그것들. 그 모습은 분명 죽은 것을 다시 일으켜 세워 특별한 힘을 부여 했을 때 흔히 보이는 광경.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으나 사령의 서의 사본을 지닌 율하에게 있어서는 꽤나 익숙한 그 술법은 분명-


“아지단, 너에게도 기록되어 있는 3급의 봉인마도주술, 하급사자소생(animated dead)인 것 같은데 어때?”


“내 생각도 그렇다. 주인, 하지만...조금 다르기도 하다.”


“아아. 순수한 마도술로 일으킨 사자소생에는 악귀의 기운이 없으니까. 단지 죽음의 기운이 있을 뿐. 그 말은 사령의 마도서를 지닌 또 다른 마도사가 있다는 뜻일까?”


“그건 모르겠다. 그리고 이 방식은 나나 나의 원본과는 또 다르다.”


“그럴지도. 전에 마도인형 역시 외도라는 것이 존재했듯 이것에도 외도라는 것이 존재할 지도 모르잖아?”


“......”


“그리고 어쩌면 인수대호의 부활 역시 이 외도로 추정되는 사령술과 관계가 있을 수도. 그리고 그렇다고 하면 그들이 중랑천을 넘고 노원구를 점령하여 불암을 노리는 것 역시...불암에 있는 무가를 노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주인 그것은 억측 아닌가?”


“아아, 그럴지도. 말 그대로 지금은 추측일 뿐. 게다가 저쪽의 저 우두머리 급과 그 휘하의 친위대로 보이는 괴물들은 사자소생이 아닌 살아있는 괴물들이기도 하고. 저것들은 이런 식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건 알아.”


“그 말은 처음 주인이 자신 있게 나선 건 그 흐름을 읽었기 때문인가?”


“당연하잖아. 나도 내 목숨 아까운 건 안다고.”


“......”


“그럼 이제 적당히 길도 막았으니 살짝 물러나 보기로 할까?”


율하는 자신의 말처럼 끝없이 몰려드는 멧돼지의 군세를 쓰러뜨려 양쪽으로 가로막아 길의 폭을 좁힌 다음 더는 밀려들지 못하게 만든 다음 한숨을 돌리고 뒤로 다시 물러난다. 다리 위에 남아 있는 좁은 폭의 통로를 뚫고 돌진하려 하는 멧돼지들. 하지만 그러기에는 쓰러져 쌓여 있는 다리 위의 멧돼지들의 부피가 상당히 컸고 그들이 그렇게 난동을 피운다면 결국에는 다리의 통로가 다시 뚫리는 것 보다 다리가 무너지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몰랐다. 물론 중랑천에는 다른 다리들이 남쪽과 북쪽에 더 있기는 했지만 그 쪽으로 돌아오기에는 시간도 걸릴 것이며 자신들 역시 상대에 맞추어 움직이며 유기적으로 대형을 짜면 되는 것.


“어쨌건...한숨 돌렸군.”


율하는 그렇게 다시 자신의 온 몸을 감싸던 영기를 가라앉히고 뒤를 돈다.


“와아아아-”


“살았어!! 살았다고.”


“흑흑- 조금만 더 일찍...”


함성과 비명, 안도, 그리고 안타까움이 교차하며 율하를 향해 쏟아지는 병사들의 함성. 그들 역시 뉴스를 보고 또 여러 가지 자치군들끼리 소식을 교환했기에 율하가 누구인지, 또 전날 어떤 활약을 했는지를 알았기에 별 다른 의심 없이 열광한다.


“아, 좀 쑤시네.”


하지만 그런 그들을 향해 한 번 웃은 다음 그저 보조하는 식으로만 썼을 뿐이지만 쑤셔오기 시작하는 오른 손을 흔들며 인상을 찌푸리는 율하.


“괜찮아?”


“응. 조금 쑤실 뿐이야. 그리고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도 아니고.”


율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정면을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군사들을 뚫고 모습을 나타내는 한 사람의 모습. 약간, 아니 상당치 지쳐 보이는 중년의 여인이 율하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그의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그녀는...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 역시 군주님의 명을 받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자신을 향해 달려와 그 앞에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를 향해 마주 고개를 숙이는 율하는 그녀의 복장 한편에 달려 있는 표식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례했습니다. 저는 노원구의 자치 방어군을 이끄는 대장 차유람이라고 합니다. 율하님의 위명은 익히 들었습니다. 정말인지...아아, 살았습니다.”


“아닙니다. 그 보다도 아직 사태는 끝난 것 같지 않은데 자세한 이야기는 지휘소에서 할 수 있겠습니까?”


“네. 물론이죠.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저 우두머리가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그리고 저 멀리 보면 또 다른 무리가 이번에는 북쪽의 노원교를 노리고 이동하는 것 같은데요. 다른 구에도 지원을 요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그렇군요. 그럼 일단은...지휘소로.”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율하는 노원구의 대장인 그녀를 따라 지휘소가 있는 쪽으로 향한다.


작가의말

덥네요.


음, 그리고 전 8월 2일 부터 여름휴가를!! 그래서 연참대전이 끝난다음에 잠시 연재가 늦어지질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어제의 연재분 가운데 화요일이라 적힌 것을 수요일로 수정합니다. 제가 날자계산이 틀려서.... 그리고 이제 슬슬 율하도 조금씩 강해져야죠. 지금은 사령을 대상으로만 강하지만 언젠가는 살아있는 것을 대상으로도 강해져야 하지 않겠어요?


ps. 소군 귀여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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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4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6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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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2 74 24쪽
»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1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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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5 6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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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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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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