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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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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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DUMMY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희미하게 창가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

가볍게 열린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새의 지저귐.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도 벽에 걸려 어렴풋한 그늘 아래에서 바늘을 흔드는 시계가 벌써 오전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평소라고 하면 텅 비어 있어야 할 방.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지금 이 시간, 주말이 아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 그 방의 주인은 아직도 침대에 누워 눈을 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여름이기에 얇은 이불 하나로 배와 하반신을 가린 채 고이 누워 있는 소년.

그리고 지금 그 소년의 바로 옆에는 희미하게 몸이 빛나는 소녀모양의 혼령 하나가 앉아 있었다.


“...역시, 아니야...아직은 확신할 수 없어.”


자신의 몸보다도 더 커 보이는 서책의 책장을 작은 두 개의 험악한 표정의 인형을 움직여 넘기게 만들고는 그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그녀. 대체 얼마동안 그녀는 그렇게 있었을까?


“그들이 노리는 것은 틀림없이 그거야. 하지만 가능한 걸까? 그리고 그게 가능하다고 하면 나는...”


무엇을 중얼거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 그 침상에 누워 있는 주인 소년을 향해 지어보이곤 하던 얼굴과는 달리 사뭇 심각하고 진지해 보이는 그녀의 표정. 그녀는 지금 대체 무엇을 생각하는 것이고 또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 것일까?


“우웅.”


그러나 그 순간 조금 움찔거리는 소년의 몸.

그의 입술에서는 가벼운 숨이 튀어나왔고 그의 숨에는 통증어린 신음이 함께 섞여 있었다. 그것은 틀림없이 그가 깨어나려는 신호. 그 신호를 확인한 소녀는 얼른 책을 덮어 지금까지 책장을 넘기게 했던 인형들에게 그것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가져다 놓으라고 시킨 다음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율하.”


그녀는 자신의 작은 손으로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 그의 손을 잡는다.

물론 잡는다고 하기에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온 몸을 전부 다 덮을 수 있을 만큼 컸기에 그냥 거기에 손을 얹는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녀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하얀 거즈로 덮고 붕대로 둘둘 말려 있기는 했지만 그녀는 그 아래에 뻥 하니 뚫려 있는 손의 상처를 똑똑히 보았다.


게다가 그것은 보통의 상처가 아닌 숙주에 기생하는 성향을 지니며 자신의 새끼들의 알과 기생충을 한꺼번에 전염시키는 총알새에 의해 당한 상처.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리에 속해 있는 의료진이 그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상처의 부위도 위험한 곳이 아니기에 금방 완치된다고 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 꽤나 고통스러울 거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테니 말이다.


“으음...시간이.”


그녀의 예상대로 금방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는 소년.

그에 그녀는 지금까지 지어 보이던 걱정스럽고 심각하며 진중한 표정 대신 얼굴에서 힘을 빼고 일부로,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일어났어?”


“응? 아아. 콜린.”


“남들보다 일주일 더 먼저 방학을 맞이한 기분은 어때?”


“끄응. 그게 내 뜻대로 된 것도 아니고...후우.”


“그래도 그 덕에 오늘 학교 빼먹을 수 있었잖아?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계속.”


“그거야 뭐.”


율하는 잠에서 깨자마자 정신이 몽롱한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콜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보면 그랬다. 휴일이나 주말이 아닌 평일 아침, 학교에도 가지 않고 이렇게 집에서 늦잠을 잘 수 있는 것은 다름 이른 방학의 덕분.


물론 그가 처음부터 그것을 바랐던 건 아니다.

아니, 아예 그런 쪽으로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어제 군주를 모시고 수행했던 작전 이후 산을 내려온 이후 여러가지로 손을 쓸 여유도 없이 일이 이렇게 결정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영웅이 된 기분은?”


“영웅?”


“설마 잊은 거야?”


“아? 아아.”


율하는 떠올렸다.

물론 콜린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영웅이라고 하는 것 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제 자신이 군주와 단독으로 펼쳤던 작전 이후 산을 내려와서 본의 아니게 미디어에 노출되었던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그리고 또한 그 한양시의 주요 미디어들과의 인터뷰에서 소군군주가 자신이 그 분을 구했다고 했고 그 대신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고 하는 바람에 한동안 자신이 상당히 곤욕을 치러야 했던 것도 떠올렸다.


“하아.”


어제의 그 기억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 쉬는 율하.

그는 뒤이어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린다.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오른 손.

그러고 보면 여기에 제법 큰 구멍이 뚫렸었던가?

하지만 지금은 그게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니, 실감이 나고 나지 않고를 떠나 지금은 오른 손에 별 다른 감각이 없다.


“손은 괜찮아?”


“지금은 별 느낌이 없어. 일시적으로 통각을 마비시켰다고 했으니까.”


“괜찮을까?”


“괜찮겠지? 아마도...”


그래, 자신의 손을 수술한 사람이 고리 내의 최고의 의사이자 신시에서도 외과수술에 있어서는 한손에 꼽는 사람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총알새에 대한 감염과 치료는 이미 상당한 시술정보가 누적되어 있기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고 말이다. 다만 문제는 그로 인해 한동안은 이 오른손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에 있었지만 말이다.


손을 가볍게 쥐어보려다가 그것조차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알고 포기하는 율하.


“그러고 보면 지금 몇시?”


“9시 30분 정도?”


“늦었네?”


“일찍 일어난 거 아냐? 어제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아하하. 하긴...그럼 좀 더 자도 될까?”


“그것도 율하의 마음대로.”


콜린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드러눕는 율하의 얼굴 위로 다가와 그 콧잔등의 언저리에 부웅 떠서 그를 내려다 보는 콜린.


“괜찮을까?”


“뭐가?”


“학교도, 고리도....근로학생의 일도.”


“괜찮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그럴까?”


“아니면 불안한 거야? 율하가 없이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아?”


“뭐, 그 정도로 내가 중요한 위치에 있는 건 아니겠지만...그래도 좀 미안하니까.”


“미안해?”


“아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가 맡아서 해야 할 부분이라는 게 정해져 있는데 그걸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더 힘든 거 아냐. 그건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대신 율하는 그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 한 거잖아. 더 어렵고 힘든.”


“글쎄. 그게 꼭 방어기재가 되는 건 아니니까.”


“방어기재...율하는 그걸 그렇게 표현하네.”


“표현의 문제지. 아니면 변명이나 핑계라고 해도 되고.”


“사람은 혼자서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고 한 건 율하 아니었어?”


“내가 한 말은 아니지. 이미 누군가가 한 말을 인용한 것뿐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야.”


“일중독자.”


콜린은 그렇게 말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딱히 중독은 아냐. 다만...”


“아니면 움직이지 않으면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 때문이야?”


“......”


“율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콜린, 너만 하겠어?”


“에? 나?”


“아아. 콜린도 드러내지 않을 뿐 생각이 많잖아.”


“으음. 그런가?”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듯 입가에 손가락 하나를 올리고 눈을 몇 번 껌뻑 거린 다음에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는 그녀. 그러나 그 이후 그녀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그대로 율하의 얼굴 옆에 그를 따라 눕는다.


“하긴, 아무려면 어때.”


“응. 그래 아무려면 어때.”


“...나도 내가 잡스러운 생각이 많다는 건 알아. 쓸데없는 걱정이 많다는 것도 알고. 그리고 그 대부분은 어차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절로 해결되겠지. 응. 대부분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


“아아. 시간이라고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지. 그랬다면 나이 많은 어른들 가운데 걱정 없는 사람은 없게?”


“하긴...그런데 대체 율하가 지닌 해결되지 않는 걱정은 뭔데?”


“......”


“율하?”


“글쎄. 뭘까?”


“뭐야 대체.”


“콜린.”


“응. 듣고 있어.”


“넌 만약에 이 세상이 거짓이라고 하면 어떨 거라 생각해?”


“이 세상이 거짓?”


“응. 누군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누군가의 결심에 의해 하루 아침에 부셔질지도 모르는 그런 세계라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음...글쎄. 사실 별 상관이 없지 않을까?”


“별 상관이 없다고?”


“응. 다른 사람이나 혼령들, 신들, 존재들은 모르겠지만 난 그래.”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데?”


“똑같으니까.”


“뭐가 똑같은데?”


“세상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다를 건 없을 테니까. 어차피 다 같은 거 아냐? 그 무게만 다를 뿐 그 의미는. 예를 들어 내가 진실이건 내가 거짓이건 상관없이 지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나라 여기고 인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게 무너진다면?”


“죽음이나 그거나 다를 건 없잖아?”


생각보다 훨씬 냉정한 콜린의 말에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돌려 그녀를 바라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진실이건 거짓이건 중요한 건 있다는 것이며 그 있다는 건 그 이유가 무엇이건 언젠가는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생각해. 그리고 그 다음에는 기존의 있음을 대체할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하고 다시 죽음을 위해 달려가겠지.”


“그 말은 살아간다는 것에 의미가 없다는 뜻이야?”


“아니, 그 반대.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만 의미가 있다는 게 내 생각.”


“살아가는 것 자체.”


“응. 난 율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모르지만 그래. 삶이란 결국 가능성의 탐색. 그 가능성의 안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지. 그 하고 싶은 게 뭔지, 그 욕망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는 결국 개인적인 문제.”


“그 말은 결국 거기에 의미가 없다는 거 아냐?”


“그러니까 아니라고. 피이- 이해 못하는 척 하지 마.”


“......”


“욕망이 있건 없건, 그게 선이건 악이건, 그가 무엇을 이루었건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건 결국에는 태어나서 살다가 죽어. 그 뒤에 같은 개체가 다시 태어나게 되는지 아니면 변형이 되는지, 아니면 소멸되고 아예 새로운 개체만이 새로 탄생하는지는 종교적, 사상적인 문제가 되겠지만 요는 그것. 그러니까 그 한정된 삶의 안에서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또 그 이용의 결과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은 어떻게 되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즉 현실을 즐겨라?”


“삶을 즐겨라. 가능성을 즐겨라. 그리고 가능하면 좀 더 그것을 오래 누려라.”


콜린은 그렇게 반쯤은 장난스럽게, 반쯤은 진지하게 말을 내 뱉으며 자신의 양 손을 허공을 향해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콜린 너는...”


“응. 나는 죽은 혼령. 그리고 율하의 수호령.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콜린?”


“그렇지만 아까 말한 대로 나는 지금의 나를 인지하고 있으며 지금의 내 삶에 대해 어느 정도는 만족해.”


“어느 정도는 말이지?”


“응. 어느 정도는.”


콜린은 율하의 말에 묘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인다.

율하는 다시 상체를 일으켜 세워 앉아 콜린을 바라본다.


“그러면...”


“나도 율하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언젠가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올지도 몰라. 아니, 그런 기회가 주어질지도 확실한 건 아니지만 거기까지 운이 따라준다면 결정을 내려야겠지.”


“결정?”


“응. 하지만 나도 아직은 뭐라 말을 할 수는 없어. 생각이 이미지처럼 떠오르지만 확실한 형체를 지닌 것도 아니고 아직은 공허하게 떠도는 망상들뿐이니까. 하지만...”


“콜린?”


“율하가 이 세계가 거짓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지? 말 그대로야. 응, 그러건 그렇지 않건 내게는 의미가 없어. 게다가 이미 난 죽었으니까. 그것도 100년 쯤 전에.”


“그렇다고 해도 콜린은 콜린이잖아?”


“맞아. 난 콜린. 콜린 더글라스. 율하의 수호령이자 동시에 인왕의 주인. 지금 그것이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이자 내가 자각하는 지금의 나겠지.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큰 상관은 없어. 율하의 말처럼 나를 이루는 그 모든 요소가 거짓이라고 해도 그건 큰 문제가 아냐.”


“그, 그래?”


“응.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그렇다고 거기에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난 다만 지금의 나를 인지하고 거기에 최선을 다해 내가 지닌 가능성을 즐길 뿐이야. 그리고 그게 거짓이며 진실이 따로 있다고 하면 거기에 맞춰 또 다른 가능성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해.”


“그게 콜린 더글라스의 정신이구나.”


“응. 좀 독특하지?”


“응. 독특해.”


“우으...역시 그래?”


“다른 누구도 그렇게 강하고 냉정한 정신을 가지지는 못하거든.”


“글쎄? 내 생각에 그건 강한 게 아니라고 보지만.”


“그건 또 왜?”


“그러지 않으면 더는 회복할 수 없이 무너지기에 절망의 한계를 좀 높게 잡아두는 것 뿐, 강한 건 아니야. 응. 난 그렇게 강하지 못해. 그렇게 냉정하고 관조적이지도 못하고.”


“콜린.”


“강한 건 율하. 응. 나보다 율하가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해.”


“......”


그렇게 말하며 역시 율하를 따라 상체를 일으켜 세워 율하를 바라보는 콜린.

그녀의 몸이 푸르스름한 빛으로 반짝이며 앉은 모습 그대로 허공으로 떠올려 율하와 눈높이를 맞춘다.


“나는 그 한계가 좀 더 높을 뿐, 한계를 가지고 있는 건 다른 사람과 같아. 응. 하지만 율하는 달라.”


“나라고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아.”


“아니, 특별해. 응. 율하는 특별해.”


“......”


“적어도 난 그렇게 믿고 있어.”


“끄응.”


“율하는 내가 만약 잘못된 가능성을 택해서 율하가 이루어 둔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고 하면 나를 원망하며 버릴 거야?”


“그, 그건.”


“응. 아마 지금의 율하라면,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는 아니라고 말할 거야. 그리고 난 그 말을 믿을 거고. 하지만 정말로 미래에 율하가 많은 것을 이루어 두었는데 나의 그 잘못된 욕망과 가능성의 즐김으로 인해 망가지게 되면 어떨까?”


“......”


“그래도 율하는 나를 용서하고 받아줘. 응. 그게 내가 내린 결론. 그게 얼마나 절망스러울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는 이론적이지만 생각해 보았어. 그건 내가 아무리 높은 한계치의 절망을 잡아도 감당하기 힘든 정도. 하지만 그걸 율하는 감당해. 그게 지금까지 내가 율하를 보고 내린 결론. 그렇기에 율하는 나보다 강해. 지금도...미래에도.”


“그걸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더 신기하지만.”


“후후후. 그래?”


“아아.”


“...별로 안 놀라네?”


“놀라야 하는 거야?”


“적어도 좀 더 격렬한 반응을 원하기는 했지만 우웅. 뭐- 상관없으려나?”


“콜린.”


“그러니까 지금은 지금 율하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해 줘.”


“어째서 결론이 그래?”


“응. 아무튼 그래. 에헤헤.”


이상한 쪽으로 결론을 도출하며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콜린.

율하 역시 그녀의 그런 억지 결론과 웃음에 의미는 조금 달라도 같이 웃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주 웃는 두 사람의 뒤로 스치는 조금 다른 기류.


“응. 만약 내가, 정말로......”


“방금 뭐라고 했어?”


“응? 뭐가?”


잘 모르겠다는 눈으로 율하를 바라보며 껌뻑거리는 그녀.


“아니, 방금 뭔가 중얼거린 거 같아서.”


“음. 그냥 의미 없는 혼잣말?”


“뭐야 그건.”


똑똑똑-


“어?”


“응?”


그리고 그 순간 정중하게 세 번 울려 퍼지는 노크 소리.

그건 틀림없이 율하의 집 현관문에 대해 울리는 소리.


“누구지?”


“글쎄? 네. 나갑니다.”


율하와 콜린은 서로를 한 번 바라본다.

그리고 율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는 현관으로 나간다.


“철컥-”


“어머, 일어나 있었니?”


“엇? 대, 대장?”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있구나.”


“네. 아, 그, 그리고 군주님?”


“그래. 들어가도 괜찮겠나?”


“그, 그것이...방안이 지져분한데 말입니다.”


“상관 없다. 그렇지 않은가? 등호문주.”


“군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 역시 상관 없습니다.”


이르다고만은 할 수 없는 아침의 시간 그의 방문을 두들긴 두 명이 여인.

그들은 다름 아닌 율하의 상관이라 할 수 있는 수아와 소군군주였다.

정확히는 수아대장이 등호문주이자 대신고등학당의 이사로서 소군을 모시고 자신의 집을 찾은 것이겠지만 율하에게 있어서는 그 이유야 어떻게 되었건 의외의 방문.


“어...어버버.”


그렇기에 아직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현관에 서서 멍하니 어버버 거리는 그를 바라본 소군은 가벼운 한숨으로 그를 책한다.


“아니면 너는 본 군주를 여전히 이 밖에 세워둘 생각인가?”


“죄, 죄송합니다. 안쪽으로 드시지요. 군주님. 그리고 대장. 으아아...”


“후후후. 그럼 군주님.”


“음.”


패닉에 빠져 있는 율하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 웃어 보인 수아는 소군에게 먼저 안으로 들 것을 권했고 그녀의 말 처럼 소군 역시 흥미를 지니고 그 방의 안쪽으로 들어섰다. 율하의 말과는 달리 크게 어질럽혀 진 것은 없는 방안. 아니, 어지럽혀져 있지 않은 것을 넘어 그의 방이 그녀에게 주는 인상은 단 하나였다.


“휑하구나.”


“죄, 죄송합니다.”


“그러네요. 저도 율하의 방이 이렇게까지 황량하리라고는...”


두 여인의 말 처럼 황량하기 짝이 없는 그의 방.

이 집에 자리를 잡은 지 근 5~6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그의 방에는 처음에 비해 늘어난 가구가 없었으니 당연한 말이리라.


“침대 하나, 책상 하나, 책장하나가 전부라니 정말...어떤 의미로는 대단하네요.”


“본 군주의 부하가 이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아하하하....”


“다른 건 몰라도 PC나 TV가 없다는 건 상단한 충격이네요 군주님.”


“그렇구나. 하지만 그래도...”


“네?”


“생각보다 깔끔하기는 하군.”


“아하하.”


율하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 외에 다른 어떤 감정표현을 할 여력도 없었다.

대체 왜 이들이 이 시간에 자신의 집에 찾아온 것일까?

아니, 왜라고 물을 수는 없는 것이리라.

어찌되었건 이 둘은 서로 다른 의미에서 자신의 상관이었으며 그 가운데 하나는 황족이었으니 말읻. 하지만 그런 황족을 이런 누추한 장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모셔도 되는 것일까?


“이곳이 네가 생활하는 집인가?”


“그렇습니다. 군주님.”


“그런 것 치고는 너무 황량한 것 아닌가 싶은데 본 군주의 말이 틀렸던가? 아니면 제국민의 대부분이 이런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그게 아니면 한양시이나 이 동네? 혹은 율하 너만 이렇게 사는 것이더냐.”


“저어, 그것이 제가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이런 것 뿐입니다. 사실 집에 붙어 있는 일도 별로 없고 말이지요.”


“어머나.”


“그것은 본 군주나 이곳의 등호문주가 너무 너를 혹사킨다는 것의 다른 이야기냐?”


“아, 아닙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양 손을 들어 올려 황급히 내 젓는 율하.


“흠, 그건 아무래도 좋겠지. 너는 본 군주와 등호문주의 방문에 상당히 당황한 모양이구나.”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한지라. 죄송합니다. 전부 속하의 불찰입니다.”


“아니다. 본 군주 역시 아무런 통보 없이 찾아온 것은 잘못. 게다가 보아하니 지금까지 쉬고 있던 모양이구나.”


“지금 막 일어났습니다.”


“그런가? 몸은 좀 어떤가? 손은...”


“어제보다는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손을 주어 보아라.”


“네?”


“오른손을 내밀어 보라고 하였다.”


“아...네. 읏.”


율하가 영문도 모르고 내민 오른 손을 그대로 자신의 양손으로 잡아 감싸는 소군.

그런 그녀의 행동에 율하는 물론이고 수아 역시 조금 놀란 눈치였지만 그녀는 거기에 대해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마취가 아직 다 풀리지 않은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군주님.”


“......”


“......군주님?”


한동안 율하의 손을 매만지며 그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그녀.

그녀의 눈 끝이 살짝 떨리는 것을 제외하면 무표정한, 어떻게 보면 약간 무섭게도 보이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본다. 평소 그녀가 보이던 위엄있으며 고고하며 또한 여유롭고 나타하게까지 보이던 표정과는 조금 다른 긴장이 서린 표정. 그리고...


“고맙다.”


“네? 군주님?”


“생각을 해 보니 어제 본 군주가 율하 네게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더구나.”


“네? 어제 군주님께서는 분명...”


“‘고맙다고 해야겠구나.’ 라고 말하는 것과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해야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며 후자는 한 것이다. 그렇기에 본 군주는 다시 한 번 너를 향해 고맙다고 하고 싶다. 고맙다.”


그렇게 말을 하며 바닥에 앉은 그대로 율하를 향해 허리를 숙이는 그녀.


“네? 아? 네에?”


그런 그녀를 향해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건 율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자신을 향해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대체...


“군주님.”


“등호문주. 그대 역시 본 군주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흉이라 생각하나?”


“군주님께서 가볍게 보이실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그렇기에 그대만을 대동하여 이곳으로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고 말이지.”


“......”


“본 군주의 말을 이해하겠는가?”


“네. 이해하겠어요.”


“대장, 그리고 군주님. 이건 대체.”


“말 그대로야. 군주님께서는 율하 네게 고맙다고 하고 싶어하시기에 모신 것이란다.”


“고작 그것 때문에 말인가요?”


“지금이 아니면 기회도 없기 때문이시겠지.”


“네?”


“너는 지금 네가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아니?”


“그건...”


“어제 군주님을 구한 일로 잠시 몇 마디를 했었지?”


“네. 하지만 그건 지극히.”


“응. 너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몰라. 그리고 그건 사실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걸 하는 것과 하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겠니? 그리고 넌 그걸 했고.”


“......”


“지금 여기에는 TV가 없어 모르겠지만 아직도 몇몇 채널에는 네 얼굴과 인터뷰가 돌아다니며 한양시의 위기에 직접 현장에 나와 자치군과 제국민을 독려한 소군군주님을 구한 너의 정체에 대해 여러모로 추측하고 있지. 그리고 아마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네 정체가 드러나게 될지도 모른다.”


“끄, 끄응.”


율하는 자신의 생각보다 일이 복잡해졌다는 것을 깨달으며 인상을 구겼다.


“걱정되니?”


“저는...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응? 어떻게 해야 하느냐니?”


“제가 드러나는 건 아무래도 좋아요. 제가 평범한 학생일 뿐이라면 그냥 좀 이슈거리만 되고 끝날 일이니까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고리의 일원이라는 걸 함부로 밝혀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근로학생의 일과 학당의 일도 복잡하게 얽히고 말이니?”


“네.”


“율하야. 넌 대신고등학당에서 끝까지 졸업을 하고 싶은 거니? 계속 근로학생으로 남고 싶은 거니?”


“저는...”


“아니면 네가 빠지게 되면 대신이 다른 근로학생 선배들이 힘들 것 같기에 그러는 거니.”


“사실 그런 것도 없지 않아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저를 받아준 대신에서 끝까지 다니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율하는 그렇다고 말합니다. 군주님.”


“본 군주도 귀가 있다. 등호문주. 이런 사적인 자리에서 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송구합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게 어렵겠지. 그렇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군주님.”


“율하, 너는 그 뒤로 학교를 다녀도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 역시 경험 아닐까요?”


“경험이라. 그렇군.”


“군주님.”


“아니, 본 군주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모양이구나.”


“아닙니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단 한 가지, 율하 네가 고리의 요원이라는 것만 밝히지 않는다면 본 군주와 고리는 네가 하는 말에 맞추어 주도록 하마. 아, 그리고...이것을 받도록. 등호문주.”


“네. 군주님. 여기에 준비했습니다.”


수아는 소군에게 미리 준비한 호화로운 상자를 건네어준다.

그것을 조심스럽게 받아들며 그 상자의 윗부분을 개방하는 그녀.


“이율하.”


“네. 소군군주님.”


“본 군주와 황실은 황족의 생명을 구하고 제국민의 모범이 되는 일을 한 바. 그대에게 본 [삼성훈장]과 [8품 참관]이라는 직위를 내리겠다. 예를 갖추도록.”


“한의 명을 받습니다.”


엉성하지만 그래도 배운 대로 예를 갖추는 율하. 그것은 율하의 좁고 황량한 집의 안쪽에서 이루어진 초라한 수여식, 군주와 수아대장을 제외하면 보는 이도, 참관인도 없는 수여식이었으나 율하에게 있어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런 율하의 가슴에 손수 훈장을 달아주는 소군.

제복도, 멋진 정장도 아닌 허름한 하얀 셔츠의 위에서 무겁게 대롱거리는 화려한 훈장. 그것은 결코 어울려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으나 받는 율하도, 주는 소군에게도 그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본 군주는 그대가 이런 훈장을 위해 그런 일을 한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쓸데없는 훈장과 명예직으로 밖에 치하를 할 수 밖에 없다니 미안하구나.”


“아닙니다. 군주님.”


“그대에게 황실이 내린 직위인 8품참관은 말 그대로 명예직으로 다른 관직과는 달리 별 다른 권한이 부여되지는 않는다. 다만 제국민이 그 명예를 명예로 여긴다면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한궁에서 운영하는 사업에 대해 어느 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정도가 있겠으나 그것으로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


“군주님!”


“사실이지 않은가. 등호문주.”


“하지만 그래도 군주님께서 직접 그런 이야기를 하시면 한궁의 명예가...”


“상관없다. 특히 이 아이에게는 말이지.”


“......”


“그렇기에 본 군주는 그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려 하는데...혹시, 시간이 되는가?”


“네. 그렇습니다. 군주님.”


“다행이군. 하긴 그런 손으로는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 말이지.”


“그래서 어제의 일도 있고 해서 율하에게 이사의 권한으로 일주일의 휴가를 주었습니다. 군주님. 그렇지 않아도 다음 주 부터 방학이니 방학이 한 주 앞당겨진 셈이지요.”


“다른 이들은 거기에 대해 불만이 없는가?”


“공적인 일은 아니니 아는 몇몇만 알고 모르는 애들은 모르는 일이지요. 그리고 그게 아니라고 해도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정도의 상처니까요.”


“그렇구나. 그러면 이율하.”


“네. 군주님.”


“30분의 여유를 주겠다. 본 군주는 밖에서 등호문주와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준비를 갖추는 대로 나오독 하거라.”


“알겠습니다. 군주님.”


“그럼. 등호문주.”


“네.”


그렇게 갑작스러운 폭풍처럼 율하의 집을 방문했던 두 여인은 밖으로 나가고 율하는 여전히 이게 꿈인지 생신지 하는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훈장? 직위?”


그는 자신의 가슴에 달린 훈장과 그 옆에 놓인 직위수여장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게 꿈이 아닌 현실이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작가의말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겠다. - 소군군주.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는데요? - 콜린


내가 입찰한 율하 상회입찰하지 마라! - 이나


오빠라도 사랑...꺗, 왜 나만 방해해!! - 요우


저작권- 작가.


... - 일동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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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1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13.07.22 17:22
    No. 1

    다 가지고말겠어!!!-율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해인(解仁)
    작성일
    13.07.22 17:37
    No. 2

    복선과 더불어 흥미진진한 데이트!
    사건의 후폭풍이 어마어마하군요.
    전개가 매우 궁금해지는 적절한 절단신공이라니...
    그나저나 작가의 말은 '...만 있으면 상관없잖아' 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만월이
    작성일
    13.07.22 17:51
    No. 3

    ......................................................

    삐뚤어질테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7.22 18:27
    No. 4

    얽매이지마 속박당하지마 라고 말하고 싶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환상회랑
    작성일
    13.07.22 19:30
    No. 5

    실존주의가 제창되면서 현대철학은 허무와 회의란 나락을 피할 수 있었지요. 콜린의 말은 먼 미래에도 율하같은 이들을 구원할 희망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결론은...율하-군주님 지지함미다 하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뀨아아악
    작성일
    13.07.22 20:06
    No. 6

    일일연재... 아주좋소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이제하
    작성일
    13.07.22 21:09
    No. 7

    독자 중 일부 - 율하를 더 굴려주세요

    그리고 매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고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bujoker
    작성일
    13.07.22 21:30
    No. 8

    데... 데이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우의
    작성일
    13.07.22 23:05
    No. 9

    율하를 깊고 어두운 환상으로 인도하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3.07.23 05:33
    No. 10

    아니에요. 콜린이 저런 말을 할리 없어요.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군.
    콜린 : 저기 마지막 말은 분명..매니저역을 나보고 하라는 건가? 꺄아~좋아, 매니저. 그런데 뭘하지?
    이나 : 앗, 설마..하렘을 만들려는 거야? 나도 같이가!

    (이후에 다른 분들은 멀리 있어서 나중에 들을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 기록은 안 되었다.)
    (아, 이나는 찾아왔다가 운 좋게 만났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이장입니다
    작성일
    13.07.23 12:36
    No. 11

    환상회랑님
    그 무슨 말입니까?
    흰것은 종이이고 까만것은 글씨같게 만드는
    그 요상스런 말 뜻 좀 알려주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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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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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7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2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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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5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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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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