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 인왕의 주인
“후아, 힘들다.”
율하는 지친 다리를 이끌고 거리를 걷는다.
이미 시간은 새벽 3시를 훌쩍 넘긴 시간.
그나마 오늘이 토요일, 아니 이미 12시를 넘겼으니 일요일이라고 해야겠으나 어쨌거나 아침에 일찍 학교에 가야 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고 하면 학교에서 그대로 잠드는 것 까지 고려했을 법한 그런 시간.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지금의 율하가 결코 편안한 입장이 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
그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내 젓고는 하늘을 바라본다.
오늘 있었던 일, 오늘 하루 동안에 있었던 일과 그 일로 인해 얻은 것, 잃은 것들을 계산해 보면...아니 실제로는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사건의 인과들을 떠올려 보면 그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마도사의 일기를 얻었지만 암호문으로 되어 있어 해독표가 없이는 해독하지 못하고 그걸 해독하지 못하면 전직할 수 없는 자신의 입장으로 보아 반드시 해독표를 찾아야 하는 것을 위시하여 콜린이 인왕의 주인인지 무엇인지로 각성하였고 더글라스 가문에 마도서 한권을 보관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된 것, 소군군주가 말해준 황실과 아인종의 기원에 대한 가설을 듣고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 등 저 아래 인왕의 고대수로에서 있었던 일은 하루만에,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 것 치고는 무척이나 복잡하게 많이 일어나 서로 얽혀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도 더 복잡하고 지독하게 자신을 옭아매는 일이 하나 있었다.
“슬슬 시작한다고 봐야겠지?”
율하는 자신이 학교를 빠져나오기 전, 고리의 임무종료 강평회 이후 자신을 따로 불러 낸 환주, 즉 태석의 말을 떠올리고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게 끝나고 나름대로 정리를 했다고 생각하는 자신에게 찾아와 다음 주 쯤에 따로 자신을 볼 수 있겠냐고 하던 그.
율하는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말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임무 이후 아직도 날카롭게 선 영감에 잡히는 그의 의도. 그것은 아마 자신이 지닌 마도서의 사본과 마도사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자신에 대한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이리라고 그는 금방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그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었다. 거절할 명분이야 만들면 되기는 했으나 태석이 말하는 그 너머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또한 자신이 찾는 것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되겠지...응,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읏차.”
율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기지개를 켰다. 그래,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며칠 전이었다면 전전긍긍했을 터지만 이제는 별로 그럴 이유가 없었다. 물론 아직 자신은 약하고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애송이라 한궁의 깊은 곳에 있다는 노 괴물들, 덕범 할아버지나 성환 할아버지의 말처럼 징글징글한 노 괴물이 거기에 있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들 뿐이었다.
다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 하나가 있다면 그들이 자신이 지닌 마도서를 빼앗으려고 할 경우, 콜린을 강탈하려고 하는 경우는 대비를 해 둘 필요가 있다는 것 정도. 그것을 제외하면 다른 것은 문제가 될 게 그다지 없다는 게 지금의 율하의 입장이었다.
학교에서 부터 그의 집인 건양공동주택까지의 거리는 얼마 되지 않기에 그렇게 생각에 빠진 채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금방 집 근처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잠시 그 자리에 멈추어 선 율하. 그는 고개를 들어 컴컴한 밤하늘과 그 아래 있는 어두운 도시를 바라본다.
“후우.”
아니, 그것은 허세다.
걱정이 안 될 리가 없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다.
다만 지금은 그것을 억지로 잡아 억눌러 괜찮을 것이라고 자기 세뇌를 거는 것 뿐. 아무리 정신 lv이 13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근원적인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조금 더 잘 참을 수 있을 뿐 그 걱정을 없앨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후우, 후우.”
그는 그렇기에 당장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그 앞쪽에서 도심의 길로 연결해 주는 기슭의 커브길 언저리의 난간에 서서 저 아래를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 쉴 뿐이었다.
다음 주, 다음 주라고 했다.
그 다음 주에 태석의 초대를 받아 그가 간직한 비밀과, 한궁의 안에 존재하는 가장 위험한 조직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소군군주도 그녀가 말하기를 한궁의 다른 황족들도 알지만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오래된 두뇌집단, 덕범 할아버지와 성환 할아버지가 괴물이라 칭한 그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국의 검은 두뇌.
“만상회...라고 했었지?”
태석은 그 집단의 우두머리가 자신의 스승이라 했고 그 스승이 율하를 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그 집단의 이름을 일컬어 만상회라 말해주었고 자신은 그 초대를 거부 할 수 없다고 했다.
물론 거부를 할 생각은 없다. 애초에 존재하는 위험요소라고 하면, 그리고 그것을 피할 수 없다고 하면 자신의 인지범위 안에 두어 관찰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럴 능력이 있고, 그럴 마음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실 자신은 그냥 좀 편하게 살고 싶었다. 세계를 관찰하고 그 구조를 파악하며 혼자 두뇌유희를 하는 정도를 제외하면 그냥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었다. 아니,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좋을 일을 해 보고자 마음을 먹고 움직이더라도 불행을 불러오는 사람이 있지 않던가? 그는 자신이 그런 사람에 가깝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비단 이 세계의 자신에게 국한 된 것이 아닌 현실세계의 자신에게도 통용되는 이야기. 그렇기에 그는 가급적 움직이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도, 세상에게도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런 이유 때문에 자신이 그런 생활을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인식이 그의 뇌리 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는 했다.
하지만...
“많이 늦었구나.”
“어?”
그 순간 그의 뒤쪽에서 느껴지는 인기척과 목소리.
율하는 깊게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다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 인기척과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 희미한 달빛 아래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커다란 체격의 그림자.
“명환...아저씨.”
율하는 금방 그 정체를 알아채고 그 이름을 불러 본다.
“그래, 지금 일이 끝난 게냐?”
“알고 계셨나요?”
“수아에게 들었다. 네가 정식으로 고리에게 들어갔다고 말이다.”
“죄송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서.”
“아니다. 나도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요우의 일로 나도 다른 것에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으니까. 후우.”
그렇게 말하며 율하의 옆에 다가와 서서 수염 가득한 얼굴로 율하와 같이 저 너머를 바라보는 명환.
“아저씨.”
“으응? 왜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느냐. 하핫. 걱정하지 마라.”
“하지만 굉장히 피곤해 보이시는 데요?”
“뭐- 그동안 내팽개치다시피 했던 자치방어군의 일을 처리하느라 3일 정도 날밤을 샜을 뿐이다. 하핫. 흔한 일이지. 암, 흔한 일이야.”
그렇게 말하며 호탕한 웃음을 어둠에 흘리고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그.
“요우는 괜찮은가요?”
“음? 그건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그 녀석, 제 앞에서는 좀 무리를 하니까요.”
“끄응...그도 그런가? 확실히 그런 감이 없지는 않지.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라. 이제 거의 9할 이상은 회복했으니까. 이번 주 월요일부터는 다시 학당에 가도 괜찮은 모양이더구나.”
“그건 다행이네요.”
율하는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그래도 한시름 덜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이내 흘깃 옆을 바라보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응? 왜 그러지? 뭔가 할 말이 있는 거냐?”
“아뇨. 그냥 조금이요.”
하지만 율하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말을 할까도 생각을 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았다. 율하는 전에 요우를 보았을 때 아지단이 설명을 해 주었던 그녀의 그 증세에 대해 명환에게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말았다.
그녀의 광증은 단순한 증세가 아니라고 했다.
아지단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저주. 당사자가 아닌 당사자의 혈육에게 계승되는 그런 저주라고 했다. 거기에 대해 무언가 짐작 가는 것이 있는지를 묻는다면 일이 빨라질 수도 있지만 일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운명으로 보아 그 결과가 그리 좋을 것이라고는 볼 수 없었기에 율하는 좀 더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거기에 대해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런데 아저씨도 이 시간까지 안 주무셨던 건가요?”
“응? 하핫, 말하지 않았냐. 삼일간 철야라고. 나도 지금 잠깐 집에 들려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가는 길이란다.”
“그런 것 치고는 수염이 긴데요?”
“원래 밤샘하는 자치방어군 대장의 로망이지.”
“......”
“응? 그 침묵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게냐?”
“제 취향은 아니라서 말이지요.”
“호오.”
전과는 다르게 무작정 맞장구를 치기 보다는 가볍게 대드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율하를 향해 눈을 빛내는 명환.
“무엇보다도 요우가 아저씨 그렇게 꾀제제하게 다니는 거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걸요? 아주머니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 그건.”
“물론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상관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이 컸구나. 율하야.”
“뭘요. 아직은 아저씨의 절반 크기지요.”
“...고리의 일, 많이 힘들지는 않으냐?”
“그냥 보통이에요. 군주님도 좋으신 분이고...단...”
“아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겠다. 그 태석이 녀석 말하는 거지?”
“아시나요?”
“일 때문에 몇 번 만났으니까. 확실히 그 싸가...아, 아니. 험험. 아무것도 아니다.”
말을 얼버무리기는 했지만 율하는 명환이 그에 대해 어떤 인상을 지니는 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는 모양이네요. 하하.”
“그 녀석이 네게도 그러느냐?”
“하지만 제 직속상관이라 대놓고 욕을 하지는 않겠어요.”
“끄응. 녀석...많이 힘들겠구나.”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힘들다는 말은 없었지만 태석이 직속상관이라는 단 한마디에 단번에 측은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흔드는 명환. 아무래도 타인에게 있어 태석의 평가는 거의 대동소이한 모양이었다.
“괜찮아요. 그보다도 늦으신 거 아닌가요? 지금 나가시는 길이라고 하셨잖아요.”
“아, 참 그랬지. 끄응.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서로 바쁘다 보니 이렇게 보는 게 꽤 오랜만이지 않니. 그래서 괜히 붙잡아 두었구나.”
“제가 아니라 아저씨가 걱정이지요.”
“욘석이? 네 녀석이 나를 걱정하기는 100년은 이르다. 음하핫.”
그렇게 말하며 그 솥뚜껑 같은 손으로 그의 머리를 부비는 명환.
“하하,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100년까지는 아니에요.”
“율하야.”
“네?”
약간은 진지한 표정이 되어 그를 바라보는 명환.
“만약의 경우...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무언가를 말을 하려다가 한숨과 함께 다시 집어 넣는다.
“아저씨?”
“그냥, 요우에게도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할 뿐이란다.”
“아하하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요새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하던데 말이지. 응?”
은근히 그 커다란 얼굴을 율하에게 가깝게 들이밀며 눈을 부라리는 명환.
“아하하하.”
율하는 그 앞에게 그저 마른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뭐- 내가 이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말이지. 큼큼. 그, 그냥...에잇,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쿵쿵 다시 율하에게 멀어지는 명환.
그런 그를 바라보며 율하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아저씨.”
“음. 뭐냐?”
“혹시 덕범 할아버지, 지금 이 시간에 일어나 계시지는 않겠지요?”
“응? 영감님? 영감님은 어쩐 일로?”
“여쭈어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요.”
“고리의 일이냐?”
“아뇨. 그보다 좀 더 배후의 일이에요.”
“...너 말이다.”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어 막 발걸음을 옮기려던 것을 다시 돌아서는 명환.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다만 환주, 제 직속상관이 제게 한 가지 제안을 했는데 거기에 대해 가장 잘 아시는 분이 그 분이신 것 같아서 말이에요.”
“태석이?”
“네. 그러니까 이건 제가 위험을 자초해서 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일이에요.”
“......”
주어진 일이라는 그의 말에 별 다른 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걱정스러운 표정이 될 뿐인 명환.
“수아에게는 이야기를 해 보았느냐?”
“오늘 들은 이야기라 이야기를 할 시간은 없었어요. 게다가 수아대장님에게 이야기를 하면 그 내용은 금방 환주의 귀에도 흘러갈 게 뻔하니까요.”
“그건 또 그렇겠구나.”
“그래서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덕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요.”
“그렇구나. 하지만 이 시간이라면 그 영감님이라도 주무실 시간이기는 하지.”
“역시 그렇겠지요?”
“그래도 지금 시간이...이크 벌서 이렇게 되었나? 보통 그 영감님은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는 일어나시니 조만간 일어나실 게다. 물론 아침에는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으실 테니 좋은 소리는 못 듣겠지만.”
“이제 1시간 내지 2시간만 더 기다리면 되는 군요.”
“그렇지. 헌데 그러면 너는...”
“기다려야죠.”
“허허.”
“삼일 밤샘 중이신 아저씨도 계신걸요 뭐.”
“너와 내가 동급이냐?”
“음- 직책상으로는 비슷하지 않을까요? 아앗, 농담이에요. 농담.”
솥뚜껑 같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쥐어 보이는 명환을 향해 양 손을 내 저으며 농담이라 급히 말하는 율하.
“생각해 보니 아직 개길 때가 아닌 것 같으냐?”
“개긴다니요.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니까요.”
“흠. 어쨌거나 나는 이만 가보도록 하마.”
“네. 다녀오세요. 아저씨.”
“율하야.”
“네?”
“조심하도록 해라. 모든 것을.”
“네. 명심할게요.”
명환은 그 한 마디를 남기고 출근길을 서두른다.
율하가 지금 막 올라온 길을 내려가 서대문구의 자치방어 본부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는 명환. 율하는 잠시 거기에 서서 그런 명환의 뒷 모습을 바라보았다.
“1시간에서 2시간 뒤라.”
그는 시간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지금 시간은 오전 4시가 되기 직전의 시간.
덕범 할아버지가 깨어날 5시에서 6시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때 까지 깨어 있어야 하는 걸까?
“아- 그러고 보면 오늘도 이나하고 약속이 있기도 했는데....끄응.”
그리고 불현듯 떠오르는 이나와의 약속.
오늘, 아니 어제도 보기는 했지만 오늘의 약속은 그녀뿐이 아니라 그녀의 어머님과도 만나기로 한 그런 약속이었다. 그것을 떠올리고 새삼스레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는 율하.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잠들면 그래도 그럭저럭 약속시간까지 휴식을 취해 잠이 들 수 있을 테지만 만약 덕범 할아버지에게 상담을 하기 위해 기다린다고 하면 아마 자신은...
“나도 밤샘인가? 하아.”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의 주말.
휴식을 위해 주어진 그 시간.
하지만 그 시간에 쉴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조금 우울해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우울함도 잠시.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응...초라한 모습이기겠지만 할 수 없겠지. 끄응.”
그는 이내 편안하게 생각하기로 하고 어깨를 으쓱 한다.
그래, 어떻게든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자신은 그저 그 틈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될 뿐이다.
해야 할 일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그렇게 그는 일단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동 주택의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 주어지지 않을 지금의 휴식을 조금이라도 누리기 위해.
- 작가의말
네, 그의 고생은 이제 시작입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그렇게 말이죠.
그리고 정말로 진행을 빨리 빨리 하지 않으면 이건 네크로세이지 보다 길어질지도 몰라요. 그래서 좀 진행을 빨리 빼기로 했어요. 여튼 재미있게 보아주시고 댓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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