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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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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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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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Chapter. 22 - 신시에서..

DUMMY

“......”


그런 회주의 접근에 반사적으로 한발 뒤로 물러나는 율하.

아직까지도 풍경은 정지되어 있었다.

주변의 공간을 포함하여 수아군주도, 태한도, 근위대장도, 다른 모든 요원, 근위병들도 정지되 총천연색의 공간에 고정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은 자신과 그 뿐. 이건 대체 무슨 술법인가?


“자아, 과거의 왕. 당신께 원한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제가 당신을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할 수 것 같습니까?”


파즈즈즈-

그리고 그와 함께 그의 손끝에서 번뜩이는 뇌전의 기운.

하지만 저것 역시 이 정지된 공간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래, 마치 스크린 너머의 장면을 보는 것과 같이...현실감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쉽지는 않을 겁니다.”


진정하자.

율하는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해 일단 침착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상대는 만상회의 회주.

게다가 아는 것은 고사하고 짐작도 가지 않는 능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는 자신에게 적의를 지니고 있었다. 한 마디로 홀스마이뉴와는 전혀 경우가 다른 상대.


어떻게 해야 할까?

할 수 있을까?

상대의 능력은 무엇일까?

그는 정말 자신을 죽이려는 것일까?


모든 것이 정지된 탓인지, 마도력도, 마도서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래도 다행인지 이 정지의 힘으로 세상의 근원요소라 할 수 있는 영적인 에너지까지 완전히 정지시킬 수 없었던 것인지 비교적 그의 뜻대로 움직여 손끝에 어리기 시작하는 영기.


그렇기에 율하는 그 영기를 끌어 모아 염봉을 만들어 손에 쥔 다음에 자세를 취해 회주의 공격에 대비한다.


“호오, 고작 그런 막대기로 말입니까?”


“큭?”


파지-지지직.

점점 더 커져가는 뇌전의 스파크.

처음에는 손끝에서 시작하여 팔을 타고 올라 그의 회주의 온몸을 감싸는 뇌기와 뇌명.

설마 여기에서 저것을 내쏘려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고 하면...


“염려할 것 없습니다. 어차피 이건 이 세계의 요소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니까요.”


“설마?”


“아, 좀 더 자세히 말하는 것이 알아듣기 편하겠죠? 네. 어차피 간섭불가랍니다. 제가 지닌 이 힘의 근원과 이 세계의 요소는. 하지만...당신은 다르죠?”


그렇게 말하며 점점 더 뇌전의 크기를 불려가는 회주.

그것은 말 그대로 뇌전의 거인이었다.

일전에 보았던 바람의 대정령과 비슷해 보이는 외형의 거대한 번개의 거인.

대지로 내려뻗은 굵은 양팔과 온몸에 끊임없는 뇌전을 만들어 보이는 거인.

당연한 이야기로 저것 역시 실감은 나지 않았다.

아니, 실감은 고사하고 마치 프레임이라도 끊어지고 오브젝트에 오류라도 생긴 듯 건청궁의 천장을 뚫고 그 객체가 겹쳐 보이는 모습은 마치 과거 불완전한 3D시대의 게임 그래픽이라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


정말 저게 자신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을까?

그냥 모양만 그런 것은 아닐까?

그렇게 심각한 고민을 해 보는 율하.

하지만 그런 그의 고민과 의심은 그 다음 순간 거인이 양팔을, 그 손만이 간신히 태한의 침소 안쪽으로 보일 뿐 전체적인 크기는 짐작도 가지 않을 정도로 크게 자라난 거인의 팔에 깃든 뇌전이 자신의 쪽으로 쏘아지는 순간 그게 [환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크으...으아아악!!”


아프다.

그 아픔은 육체의 아픔이 아니었다.

율하는 뇌전이 자신의 몸을 관통하는 순간 회주가 말한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그 뇌전은 그가 사용하는 모든 힘은 이 세계의 구성요소, 이 가상세계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거의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아무런 간섭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과거의 왕. 아니면 제 말을 믿지 않으신 겁니까?”


“큭, 으윽.”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저 뇌전을 그대로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율하의 육체에는 아주 조금의 생체기나 그을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신 그 내면에 있는 깊숙한 무언가. 어쩌면 그 자신의 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실체의 자신은 이야기가 달랐다.


눈앞이 아득해진다.

모처럼 깃든 이 이율하라는 이름의 아바타와 자신이 그대로 분리되는 느낌이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 물론 그 어떤 고통, 통증도 다시 겪으라고 하면 싫은 것은 당연할 테지만 이건 그 수준이 아예 달랐다. 게다가 문제가 한 가지 더 있다고 하면...


“당신은 그것을 피했었어야 했습니다.”


“무슨? 히윽?!”


실체화된다.

처음에는 그저 스크린 안쪽의 풍경, 전혀 현실성 없는 그림이나 환영처럼 다가왔던 회주와 거인의 뇌전은 그 다음 순간 이 세계 안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춘 무언가가 되어 버린다. 대체 그것은...


“과, 과연.”


“호오, 핵이 타격되었는데도 아직 일어설 수 있으신 겁니까? 과연...상실했다고는 하지만 과거 왕이라 불렸을 자격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율하는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몸 상태는 아직 나쁘지 않다.

단지 그가 말했던 것 처럼 [핵]이 타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그 역시 그리 큰 충격은 아니다. 무방비하게 당하지 않았다고 하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버틸 수 있었을지도 모를 정도의 충격. 하지만 그건...아까까지의 이야기다.


“당신은...대체...”


“계속...정면에서 저와 맞서실 겁니까? 그러실 수 있다고 아직도 믿으시는 겁니까?”


“큭!!”


율하는 소름끼치는 회주의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침소의 뒷문을 이용하여 건청궁의 밖으로 달려 도망쳐 나왔다.


“껄껄껄 과연, 그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대체, 이건 뭐야. 대체...”


하지만 그런 율하의 움직임 정도는 얼마든지 읽고 있다는 것일까?

아니,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상황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회주를 뒤로하고 곧장 최선을 다해 밖으로 도망쳐 나온 자신인데 어째서 그의 목소리가 뒤쪽도 아닌 앞쪽에서 들리는 것일까?


역시나 정지된 건청궁의 너른 마당.

그 위로 드리운 짙은 그림자만이 너울거리는 가운데 자신과 마주하는 방향, 즉 자신이 도망치는 방향에서 천천히, 하지만 광기서린 웃음과 함께 들려오는 회주의 목소리.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아,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이미 이곳은...[저의 공간]입니다.”


“큭...”


“도망쳐도 소용 없습니다.”


“애초에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 말이지요.”


“껄껄, 멀리 달리기만 한다고 될 거라 생각한 겁니까?”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는 율하.

건청궁의 지붕을 뚫고 높게 솟아오른 번개의 거인을 기점으로 하여 멀리, 아주 멀리 도망치려는 듯 달리고 또 달려 보는 율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장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벗어나려고 할 때 마다 그의 눈앞에는 또 다른 회주가 모습을 드러내었고, 어떻게든 방향을 틀어 그 외부로 벗어나려 할 때마다 어째서인지 그의 눈 앞에는 다시 건청궁이, 그 번개의 거인이 보였다.


“헉, 헉...소용없는 건가?”


“적어도 그런 시도로는 말이죠.”


“큭...그런."


“껄껄껄”


마침내 도망가는 것을 포기하고 건청궁의 마당 한복판에 지친 듯 멈추어 선 율하. 그리고 그런 율하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그를 막아섰던 수십의 회주가 압박하기 시작한다.


“.....”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나를 죽여 봐야...당신의 뜻대로 되지는 않아.”


“호오 그렇습니까? 그럼 한 번 해 보아도 되는 겁니까?”


“.....”


고요하게 자신을 가라앉힌 채 오른손에 염봉을 굳게 잡는 율하.

인수대호의 때와는 달리 염봉은 자신에게 그 어떤 태세도 속삭이지 않는다.

알고 있다. 왜냐하면 눈앞의 존재는, 숫자는 많지만 결국은 하나에 불과한 이 객체는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이 존재는, 이 존재가 사용하는 이 힘은 가상세계의 데이터에 각인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도 없고, 구성개념도, 질량도, 위상도 다르기에 그 존재와 힘은 이 세상의 것에 별 다른 영향도, 간섭도 줄 수 없는 것뿐이다.


하지만 자신은, 이 육신을 빌려 쓰는 이율하라는 아바타로서의 자신이 아닌 보다 근원적인 자신은 이야기가 달랐다. 물론 아직은 그게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지만 자신을 구성하는 핵은...가상의 구성요소가 아닌 보다 더 실체적인 존재감을 갖는 구성요소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만 타격이 가능하다고 하면 결국 회주가 사용하는 저 힘의 근원은...


“상위세계의...힘입니까?”


“제가 그렇게까지 친절해 보이십니까? 그 전부를 알려드릴만큼?”


“그건...”


“이런, 그렇다고 말씀하지 않으시다니 조금 상처가 될 것 같군요. 뭐...상관은 없습니다. 결국에는 아시게 될 일. 맞습니다. 당신은 상위세계라 부르지만 좀 더 정확하게 그 세계는 [원계(Original world)]라 부릅니다.”


“원계?”


“그렇지요. 물론...저도 그저 [지켜본 것]이기에 무어라 말씀을 드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당연한 말로 그 원계 또한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요. 어째서인지 아십니까?”


“그건...”


“네. 맞습니다. 당신이 상위세계라 말한 그 세계, 지금 우리의 세계를 가지고 놀 수 있는 힘과 권한이 있는 그 빌어먹을 작자들이 그 꼴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원계는 한 때 10개의 세계로 이루어졌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그 원계 또한 하나였다가 수백이었다가...여럿어로 갈라져 싸웠다 합쳐지는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고정되어 안정되었다 했습니다. 네, 그랬다고 했지요.”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알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지켜보았다고.”


“그건...불가능한 일이야.”


율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애초에 마도세계 자체를 포함한 가상세계는 그 상위세계가 구축되어 안정된 이후 한참이나 지난 다음의 이야기다. 그런 이유로 마도세계의 멸망 이후 정신만이 남아 고정되었다는 그가 그보다 한참이나 과거의 그 일을 지켜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껄껄, 맞습니다. 그건 불가능한일입니다. 보통이었다면 말이지요.”


“누구지? 당신에게 그것을 보여준 자가?”


“그게 중요합니까?”


“그럼 중요하지. 당신은 그게 거짓일 거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나?”


“거짓. 확실히 그럴 수도 있지요.”


회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 다시 한 번 광기에 찬 표정으로 씨익 웃어 보이는 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믿고, 거기에 따라 행동한다는 겁니까?”


“누구 그렇다고 합니까?”


“하지만...”


“이런, 오해하셨군요. 단지 저는 제 힘의 배경에 대해 잠시 설명을 드린 것뿐입니다. 원계의 역사나 결과에 대해서는 저는 아무런 흥미도 없습니다. 단지 저는 저와 저희의 목적을 위해서 그 [사실]을 믿었고, 그 결과 이 힘을 얻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어떤 환청이 제게 말을 걸고, 어떤 환영이 그것을 보여주었다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죠.”


회주는 그리 말하며...그 수십의 객체 뒤로 아까 전에 만들어 보인 것과 같은 번개의 거인들을 동시에 만들어 낸다.


“......”


크다.

그리고 강하고 위압적이다.

저 높은 곳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수십의 거인들.

아까 전과는 달리 분명히 그 실체가 느껴지는 뇌전과 그 거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충전이라도 되듯 잔뜩 뇌전을 머금어 자신의 상체에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회주의 신호에 맞추어 언제라도 자신을 향해 뇌전을 쏘아낼 준비를 갖춘 그것들. 피할 길은 없다. 게다가 이번에는 저것에 맞아 그저 핵에 타격을 입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염봉을 잡고 거인들을, 그리고 회주들을 노려보는 율하. 지금이라도 당장 회주에게 먼저 달려들어 선제공격을 하는 것만이 어떻게든 방법이 될 것 같았지만 지금으로서는 누가 진짜 회주인지도 모르는 상황. 여기에서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자아, 그럼 아까 전의 답을 아직 듣지 못한 것 같은데요. 저는 당신을 해칠까요. 해치지 않을까요.”


“...해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호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럴 생각이었다면 이미 끝냈을 테니까요.”


“호오...정말 별로 재미없는, 진부한, 그리고 성의 없는 답변이군요.”


“네?”


“한 마디로 틀렸답니다. 과정도, 답도. 그러니까...그 죄는 몸으로 받아내야겠죠?”


“설...마?”


“혹시 들어 본 적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원계 가운데서 [환유]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세계에 서식하던 거인들 가운데 번개의 힘을 얻은 자들입니다. 물론 과거의 원념이자 실체를 지니지 않기에 보통으로는 이 세상에 존재 할 수 없지요. 하지만...덕분에 지금 이들은 제가 만든 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든 존재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율하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수십의 번개거인들을 올려다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번개의 거인. 환유의 세계의 주민들이라고? 물론 율하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체 왜 그것을 자신에게 설명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고 하면.


“저, 정말로...설마?”


“오답이지만 기회를 한 번 더 드리죠. 만약 당신이 여기에서 버텨낸다면...제 생각이 조금 달라질 지도 모르겠군요. 약 1000만 전압으로 내리꽂히는 1억 발의 번개다발을 말이지요. 과연 당신은 저를 조금이라도 즐겁게 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의 왕.”


과거의 왕이라는 말을 이죽거리듯 내 뱉는 환주.

하지만 율하는 그의 그 표정을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말과 동시에 자신을 향해 내려떨어지는 수십, 수백, 수천...아니 1억 다발의 뇌전을 목도했으니까.


콰직-

그 마지막 각인과 함께 그의 정신은...세상에서 멀어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있는 것은 자기 자신과 아무것도 없는 주변.

아니, 그 주변조차 있는지 확신이 가지 않았다.


자신은 죽은 걸까?

이것으로 초기의 자신에게 주어졌던 3번의 기회를 이렇게 전부 소진한 것일까?

그렇다면 다시...그날로 돌아가 인수대호, 사신과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자신이 이미 두 번 경험했던 [죽음]과는 달랐다. 무엇이 어떻게 된 걸까? 자신은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렇게 그가 멍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무의 세계를 그저 바라만보고 있던 그 순간이었다.


“거기...누가 있어?”


“...어?”


분명 아무것도 없을 세상에 들려오는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

익숙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낯설다고 해야 할까?

분명 처음 듣는 것 같으면서도 아주 오랫동안 듣고 왔던 것 같기도 한 그 목소리.

율하는 그 목소리에 대해 무어라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응. 너구나.”


“나? 너는...”


“아직은 아냐.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어.”


“때?”


“응. 때. 아직 너도 나도 완성되지 않았으니까. 이대로는 그 날의 반복에 불과해.”


“......”


“잠시 충격으로 일어나기는 했지만 응. 아직은 아냐.”


“큿...”


그와 함께 목소리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늑하게만 느껴지는 그 공간에서 방출당하듯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고생하는 모양이네. 나까지 일어나게 한 것을 보면.”


“대체 그건 무슨 소리야? 그리고 너는...”


“응? 뻔한 이야기잖아. 나는 너. 너는 나. 원래는 하나가 아니었지만 [완전]을 위해 하나가 되기로 했던 것.”


“......”


“아, 그렇구나. 아직은...완전하지 않구나. 응. 그래...깨어난 내 조각도 몇개 없고.”


“너는...설마.”


“후후, 그래도 기억해 주는구나. 그래. 하지만 아직은 아냐. 그러니까...나중에 봐.”


그 말을 마지막으로 목소리는 다시 멀어진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실체적인 감각이 있는 세계로 돌아오는 자신.

시각도, 청각도, 촉각도...그렇게 모든 5감의 감각과 육신의 제어권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은 어떻게 된 걸까? 혹시 아직 살아있기는 한 건가?


율하의 그 생각과 동시에 들려오는 낭패감 어림 회주의 목소리.


“역시...왕다운...숨겨진 한수가 있었다는 겁니까?”


자기 자신이 어떻게 된 건지 율하 자신도 파악을 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외부에서, 그런 율하를 향해 절반정도 체념하는 듯한 목소리를 전하며 한 수를 운운하는 회주를 바라보는 율하. 하지만 율하는 회주 이전에 자기 자신이 시야를 가득 메우는 다른 무언가를 먼저 보아야 했다.


“이건?”


“바람의 대정령. 확실히...접점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그의 인장을 얻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군요.”


눈을 뜬 율하의 시야에 잡히는 연한 녹색의 장막.

그것은 분명 그의 힘이 아니었다.

하지만 율하는 분명히 그 힘의 근원을 알고 있었다.

회주가 언급한 것 처럼 이전에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는 바람의 대정령의 그것.

그리고 그게 지금 발현된 것은 아마...


“땡큐. 이나.”


율하는 이미 겉으로는 지워지기는 했지만 자신의 볼 끝에 닿은 적이 있었던 그녀의 입술의 감촉과 거기에 담겨 있던 그녀의 수호, 바람의 가호를 떠올리며 손으로 볼을 문질렀다. 물론 그녀가 걸어준 바람의 가호와 뇌전의 힘은 상당히 다른 힘이기는 했지만 번개의 거인들이 동시에 뇌전을 만들어 율하를 가격함에 따라 상당히 강력한 대기의 변화가 일어났고, 그 변화를 감지한 수호의 힘이 발동되어 강력한 바람이 일어나 뇌전의 길을, 즉 전하를 흩어놓음에 따라 율하를 지켜준 것이다. 정말인지...운이라고 하면 천운이라고 할 수 있는 것. 만약 그가 번개가 아닌 불이나 얼음, 이런 것으로 율하를 압박했다고 하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


“......”


어쨌거나 자기 자신이 멀쩡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염봉을 굳게 잡고 회주를 노려보는 율하. 그것은 회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잠시 아무런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회주는 약간 기분이 나쁜 표정이었지만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과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일단 태한님의 상세를 정확히 집으신 건 칭찬해 드리죠. 하지만 그거 저희 만상회의 짓이 아닙니다.”


“그것을 어떻게 믿죠?”


“껄껄, 믿기 싫으시면 그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


“조금 더 자세히 말씀을 드리자면 저희는 태한님에게도, 이 제국에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과거의 왕께서 합당한 자격을 갖추시기 전까지 저희로서도 이편이 더 움직이기 편하기에 잠시 태를 빌리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게다가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황실 내에도 저희 일원이 있으며 상당한 입김을 지닙니다. 그런 저희가 그런 일을 획책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


하지만 그런 회주의 말에도 여전히 율하는 경계를 풀지 않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경계하실 필요 없습니다. 과거의 왕께서는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번개거인들에게서 어떻게든 살아남지 않았습니까? 그게 우연이건, 실력이건...저는 제 말을 지킵니다.”


“그렇다면 더는 저를 노리지 않으실 겁니까?”


“당분간은 그럴 생각입니다. 저도...미래의 왕께 미움을 받을 짓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지금 이것도 나름대로 돌출된 행동. 이 이상은 불충이죠.”


“......”


“하지만 한 가지는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덕분에 제 힘 가운데 일부가 이 세상에서도 본격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니 말이지요.”


회주는 광기 대신에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율하는 그의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 세상의 다른 구성요소에는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고, 그 어떤 실체감도 지니지 않았던 뇌전이 자신의 핵을 한 번 흔들고, 자신이 그것을 [각인]하지 마자 나름의 실체감을 갖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명 자신의 각인과 경험이 세계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고 그 세계의 구성요소가 그 위력과 힘을 감지하게 되었기 때문.


즉, 그는 자신으로 인해...더 강해진 것이다.


“축하한다고는 빈말로도 드릴 수 없군요.”


“껄껄, 그렇습니까? 확실히 그렇군요. 저 역시...이번에야 말로 확실히 과거의 왕, 당신을 죽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 그 축하를 받을 자격이 없군요.”


“......”


“선물을 드리죠. 이번만큼은, 당신이 신시에서 움직일 때 저희 만상회가, 제가 나서는 일은 더는 없을 겁니다. 적어도...이번만큼은 말이죠.”


“나서는 게 합당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합당 말입니까? 그게...세상에 정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세상에는 강자와 약자, 그리고 강자의 자비와 약자의 발버둥이 얼마나 겹치느냐가 결정할 뿐입니다.”


“그건...”


“당신도 그런 세계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 마도세계를...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것만큼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생각하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합리적인] 세상인지도 모르겠군요.”


“......”


“남해왕 전하의 천형은 당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호전시킬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한님의 저주는 지금 당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것 또한...힘의 차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죠. 물론 당신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껄껄껄...”


율하는 제 멋대로, 별 다른 일관성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할 뿐인 회주를 바라보며 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대체 이 자는 무엇을 하고자 했던 것일까? 정말 자신을 죽이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고 하면 단지 한 번의 실패로 물러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면 자신을 그저 시험하고자 했을 뿐인가? 대체 이 자의 진정한 목적은...무엇이란 말인가.


“저는 당신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이해요?”


멈칫.

뒤를 돌라 손가락을 한 번 튕김으로 인해 지금까지 율하를 둘러쌌던 또 다른 자신들과 번개 거인들을 사라지게 만들고 휘적휘적 사라지려고 했던 회주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지금까지 지어 보였던 것 가운데 가장 광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표정으로 입술을 씰룩 거렸다.


“......”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1만년 동안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그저 생각하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말입니다. 이런 저를...이해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겁니까?”


“그건....”


“그런 이야기입니다. 절대로 당신은 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제가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처럼 말이지요.”


“자, 잠깐만...”


“이제 곧 제가 펼친 [아공간]의 술법이 끝날 겁니다. 거기에서 그 모습으로 있어 모든 일을 망치실 생각입니까?”


“아공간? 잠깐...윽...”


“그리고 정말로 저주의 근원을 찾아보고 싶으시다면...황실의 깊숙한 곳, 황실의 가장 깊은 치부를 들출 각오를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호전시키고 말고를 떠나 그 근원을 밝히려면 말입니다.”


회주는 그렇게 말을 한 다음, 처음 그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다시 점차 움직일 기미를 보이는 세상. 엷게 세상 위에 둘러진 코팅이 깨지고 멈추었던 것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느낌. 율하는 그에 허겁지겁 다시 안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처럼 본래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율하가 갑자기 거기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곤란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당하기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회주. 그리고 원주민들.”


“그렇게 되기를 빕니다. 껄껄껄. 만약 다음이 있고...다음에도 제 시험을 통과하신다면 제가 지닌 진정한 힘을 아시게 될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아직은 아닌 듯 합니다. 네. 껄껄껄...”


침소의 뒷문 끝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분한 듯 중얼거리는 율하. 그런 율하의 소리를 들었음일까? 오직 그의 귀에만 들리듯 아련하게 흘러드는 회주의 목소리. 율하는 그렇게...다시 한 번 패배감을 삼키고 다음을 기약한다. 그래 다음에는...이라는 자기 위안과 함께.


작가의말

토요일입니다.

다들 좋은 한주일을 보내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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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Chapter 26 - 신의 기억. +6 14.02.13 1,080 33 21쪽
175 Chapter 26 - 신의 기억. +5 14.01.28 759 3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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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5 14.01.11 708 28 25쪽
171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8 14.01.09 903 26 23쪽
170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4.01.03 878 25 42쪽
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9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9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23 31 34쪽
166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41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94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44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4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30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4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5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5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9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7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5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6 52 25쪽
»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2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3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7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5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9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9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90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8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61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4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7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7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7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2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3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2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3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7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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