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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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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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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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DUMMY

2010년 7월 19일 월요일.


“소식 들었어?”


“응응. 뉴스에도 나왔다니까? 정말로...너희 동네는 괜찮은 거야?”


“바보냐? 우리 동네가 너네 동네잖아.”


“아, 맞아 그랬지?”


아침부터 학교가 어수선했다.

어제 요우에게 흑랑을 위시한 괴물들이 동네를 습격했다고 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눈치를 채기는 했지만 그건 비단 그의 동네에서만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다. 책상에 머리를 묻다시피 하여 엎드린 그의 귓가로 들려오는 이런 저런 흉흉한 소식들. 아침에 나누기에는 무척이나 불길하고 무거운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현실이기도 했다.


“......”


“괜찮아?”


약간 복잡한 심경으로 가방을 걸고 자리에 앉아 주변에서 들려오는 흉흉한 소식에 한숨을 내 쉬는 율하와 그를 향해 다가오는 이나.


“이나?”


“아침에 뉴스를 보니까 너희 동네도 공격을 당했다고 하는데...”


“응. 하지만 괜찮아. 우리 동네는 그래도 큰 피해는 없었거든.”


율하는 고개를 들고 무거움을 담아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다행이네. 응, 다행이야.”


“그러는 이나네 동네는? 뉴스에서는 못 봤지만.”


“응, 우리 동네도 조용했어. 바로 옆 동네는 공격받았다고 하는데...”


“그것도 다행이네. 아니, 실은 다행은 아니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겠어. 응...확실히 할머니 혼자 계서서 나도 걱정을 했는데. 하아...”


그녀의 동네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는 말에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율하. 그리고 그의 말을 받아 억지로 괜찮은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이는 이나였지만 확실히 그녀의 표정과 말투는 무겁기 짝이 없었다.


“경아, 아직 안 왔지?”


“응. 하지만...”


“아아.”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금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평소 이 시간대에 등교하는 아이들에 비해서 그 숫자가 적다. 그리고 분명 그 아이들의 대부분은 아침에 보았던 뉴스에서 괴물들의 습격으로 피해가 가장 크다고 했던 지역의 아이들. 그리고 그 가운데는 분명 이나의 친한 친구도 있었다.


“괜찮겠지?”


“괜찮기를 바라야지...아니, 괜찮을 거야.”


율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숨을 내 쉬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남에 따라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아이들이 등교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조회시간의 종이 울릴 때 까지 빈 몇 개의 자리가 보인다.


“자, 조용. 조용히.”


담임선생님이 들어와서 분위기를 수습하려 하지만 제대로 될 리가 없는 노릇.


“율하는 어떻게 생각해?”


“무얼?”


그렇게 담임선생이 아이들의 질문을 받으며 진땀을 빼는 동안 슬그머니 목걸이에서 빠져나와 율하의 어깨에 앉는 콜린.


“이번 사건.”


“괴물들의 습격?”


“응. 사실 난 그 괴물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그것들에게서도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해.”


“비슷한 냄새?”


“응. 아직은 느낌인 것뿐이지만.”


“그런데 대체 무엇과 비슷한 냄새라는 거야?”


“음- 마도인형. 하지만 인왕도, 불국도 아냐. 그거라면 어떻게든 내가 눈치를 챘을 테니까.”


“......”


“확실한 건 아냐. 하지만...율하가 지금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게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면 괴물들 또한 같지 않을까?


“그 말은 현생의 인류와 괴물들이 결국은 같은...”


“나도 몰라.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 어제 율하가 들었던 [단절]의 이론이 사실이라면 좀 더 가능성은 높아질 것 같아. 하지만 어째서 괴물과 아인종, 인종이 나누어졌고 그 사이에 협력과 갈등이 나누어졌는지는 아직 나도 짐작이 가지 않아.”


율하는 곰곰이 콜린의 말을 떠올려 본다.

괴물과 아인종, 인종.

과연 이 차이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 세계, 가상 세계와 그 세계의 구성원인 그들 사이에 놓여 있는 연결고리와 비밀은 무엇일까? 그것이 자신이 찾고자 하는 진 엔딩과 연관이 있을까? 아니면 단순한 사이드 퀘스트일 뿐일까?


모르겠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직 풀린 것도 그리 많지 않은데 점차 늘어만 가는 복잡한 상황에 얽히고설킨 상관관계.

그 속에서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게 잘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율하는 그저 얼굴에 그늘을 띄우고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하긴, 지금 율하에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닌 것 같지만.”


“신경써줘서 고맙기는 하지만...확실히 그래.”


“걱정 돼?”


“안 될 리가 없지. 정말로...다음 주 만상회의 일도 있는데 괴물들은 또 뭐냐고.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지금이라는 말은 의미 없다고 생각해. 어제도 말했듯 어차피 시대는 흘러가게 마련이니까.”


“하아. 하긴, 그렇겠지.”


“그 보다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흑랑?”


“흑랑도 그렇고 괴물도 그렇고. 율하의 성향상 모른 척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야. 아니면 혹시 나한테도 비밀?”


“비밀은 아냐. 그러니까 그렇게 볼 부풀리고 있지 마. 그리고 이제 슬슬 다른 애들이 나 혼잣말 하는 거 이상하게 바라본다고.”


“아, 맞아. 여기 학당이었지?”


“.......”


“우웅, 어쨌거나 그러면 나중에 다시 나올게. 그리고 잊지 마. 난 율하의 수호령이야.”


“아아.”


“아아가 아냐. 정말로 오죽하면 내가 계속 이렇게라도 세뇌를 시키려고 하겠어.”


그렇게 말하며 다시 목걸이의 안으로 들어가는 콜린.

하지만 율하는 모르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조금 떨어진 뒷자리에서 이나가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잠시 나타나서 율하의 어깨에 앉아 그에게 무언가를 속삭이는 콜린을 보며 눈을 빛내는 이나. 어제 잠시 조우했던 그 혼령과의 대면은 그녀에게 있어서도 상당한 충격이었다.


“콜린...더글라스.”


그러고 보면 어디에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성씨.

물론 더글라스라는 성이 물 건너 미합중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꽤나 널리 쓰이는 성씨라고는 하지만 그녀는 어쩐지 그 성이 조금 친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콜린이라는 저 혼령은 죽은 지 100년이 가깝게 되었다고 하니 별 다른 상관이 없겠지만...


“그래도 확인을 해 볼 필요는 있겠지. 응. 확실한 아군이라는 확신이 들 때 까지는.”


그녀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옆의 텅빈 책상을 넘어 바깥을 바라본다.



“아직도 안 오셨나요?”


“아아. 그래서 우리도 연락을 취해 보기는 했지만...”


점심시간.

율하는 언제나 그러하듯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근로학생실로 간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개인의 사정으로 점심시간에는 근로학생실에 모이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그 빈도도 적지는 않지만 지금 이것은 단순히 개인 사정으로 인한 것이 아닌 일.


“가영선배가 연락을 안 받나요?”


“그래. 개인 휴대폰도 그렇고...수아대장님도 계속 집에 전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가영 선배의 동네가 오늘 뉴스에 나온 거기죠?”


“그래서 다들 걱정하고 있어.”


“응. 가영이 괜찮은 걸까?”


다른 근로 선배들과 모여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아니 오늘 등교하지 못한 가영에 대한 걱정을 털어 놓는다. 혹시 어제 있었던 그 괴물들의 습격에 어딘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자치 방위군들이 구 단위로 각 피해 지역에 파견되어 뒷처리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별 다른 좋은 소식을 들려오지 않는 상황.


“......”


그렇게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다들 침울해 하고 있는 상황.

아니, 비단 침울하고 어두운 것은 거기만이 아니었다.

온 학교가, 아니 대신고등학당 뿐이 아니라 그 일대의 무수한 다른 초,중,고등학당의 대부분이 지금 이런 분위였다.


아직 피해 범위가 자세하게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종로, 서대문, 은평, 성북, 강북등 삼각산을 둘러싼 한양의 북서쪽의 크고 작은 마을들이 괴물들의 습격을 받은 것은 과거 30년 전에 있었던 인수대호와 괴물들의 한양침공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


물론 현재 학당에 다니는 아이들이나 20, 30대의 사람들 대부분은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어른들에게는 트라우마처럼 남은 그 사건. 그렇기에 아침부터 뉴스로, 다른 통신수단으로 그 소식을 접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계속 하였고, 그 분위기는 그 사건에 대한 어린 애들조차 걱정과 공포로 몰아넣기 충분한 것이었다. 게다가 거기에 더해 아침에 학당에 등교해 보니 금요일까지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가 그 일로 등교를 하지 않았다거나 소식이 끊어졌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면 그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가 더욱 짙어지는 것은 당연할 터.


흑랑만이 아니었다.

어제 그의 동네를 침공한 것은 흑랑을 위시한 100여마리의 괴물개와 고양이었지만 다른 지역에는 또 다른 괴물들이 또 다른 리더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다.


어디엔가에서는 거대한 침팬지 같은 것이, 또 어디에서는 거대한 불길을 일으키는 여우가, 또 어디에선가는 그 숫자도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숫자의 거대 쥐떼를 부리는 하얀 쥐가 나타나서 도시와 마을을 공격했다고 했다. 그리고 가영이가 산다는 그 지역에는 분명 거대한 뱀 같은 것이 나타났다고 했던 것 같다.


그 무수한 괴물들과 그 괴물들을 지휘하는 중간지휘관급 다른 괴물들의 등장.

그들이 일제히 움직여서 한양을 공격했다는 것은 분명 그 뒤에 또 다른 배후가 있다는 이야기. 그렇기에 뉴스에서는 지금도 인수대호의 부활이나 공격받는 한양이니 하는 것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중앙군이 투입될 것인가?

그 전에 다시 괴물들이 대대적인 공세를 취한다면 구나 시의 방위군으로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도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차라리 남쪽으로 이주라도 갈 수 있는 상황이면 모르겠지만 괴물들이 삼각산을 중심으로 한 북서쪽에서만 공격한다는 보장도 없는데다가 다른 도시로 이주하더라도 언제 어떻게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물론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보다도 지금 이 자리에 없는 한 사람에 대한 걱정이, 그리고 연락이 닿지 않는 다른 사람이나 친구들에 대한 걱정이 더 먼저였기는 하지만 율하는 거기까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학생이자 근로학생이기도 했지만 한궁의 정보조직인 고리의 일원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고리는 아직 한양에 남아 있었으니 이대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리가 없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요.”


“율하?”


하지만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것일까?

율하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어차피 오늘 같은 날 일도 손에 안 잡히는 게 당연하고...할 수 없는 일이죠.”


그렇게 율하가 다른 선배들의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그 순간이었다.


벌컥-


“우, 우왓?”


“어머. 미안. 그나저나 여기 다 모여 있었네?”


“대장?”


“수아대장! 뭔가 소식이 있습니까?”


문을 열고 근로학생 실로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그들의 관리자이자 학교의 이사이자 동시에 보건체육 주임을 맞고 있는 천수아. 그녀 역시 얼굴에 걱정과 피로의 그늘을 드리운 채 그 안으로 들어선다.


“응. 그래, 일단 가영이에게 연락을 닿았단다.”


“무사한가요?”


“그게 말이다...후우.”


“대장?”


무겁게 한숨을 내 쉬며 고개를 내 젓는 그녀.

그에 다른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진다.


“크게 다쳤나요?”


“자세한 것은 모르겠구나. 나도 가영이하고 직접 연락을 한 건 아니고 그 아이의 할머니하고 통화를 한 거라서. 지금은 구 자치대에서 마련한 임시 의료소에서 쉬고 있다고 하더구나.”


“......”


“그래서 말인데 율하야.”


“네?”


율하를 내려다보는 수아.


“네가 좀 다녀와 주지 않으련?”


“지금요?”


“그래. 물론 나도 한 학생에게 이러는 건 안 되는 걸 알기는 하지만...그래도 할 수 없는 일이지. ”


“대장, 그런 일이라면 제가...”


그에 관주가 율하를 대신해서 자신이 가겠다고 자원을 했지만 수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 일은 율하가 좋을 것 같구나.”


“하긴...가영이라면.”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하지만 기각하는 수아.

그리고 그런 그녀의 결정에 다른 두 여 선배들은 이해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율하는 알고 있었다.

지금 수아대장이 자신을 지목해서 조퇴를 권하는 건 단순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 지금 이것은 밖에서 철수 준비를 하고 있던 고리가 사건이 터지자 요원들을 움직이는 것이리라.


“제가 다녀오면 되나요?”


“그래. 물론 조심하도록 해라. 장소는 알지?”


“집까지는 가 본 적이 없지만 동네는 알고 있어요.”


“지금은 집까지 갈 필요는 없단다. 그리고 그 쪽의 소식을 들어 보면 집이 남아 있지도 않은 것 같고 말이지.”


“네?”


“자세한 것은 현장에 가서 살펴보면 알 거야. 그리고 지금 가영이도, 다른 피해자들도 주 방위군이 마련한 임시대피소에 있으니까 그쪽으로 가면 돼.”


“네. 알겠어요.”


율하는 고개를 끄덕인다.


“관련된 처리는 내가 하도록 할 터이니 다른 건 걱정하지 말도록 해. 그리고 부디 부탁인데 무리하지 말고.”


“네. 알겠어요.”


평소 흘리던 마른 웃음도 흘리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는 율하.

이것은 아마도 임무.

대장이 가보라고 한 그 현장에는 아마도 고리의 상관들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소군군주도 아직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석은 분명히 거기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뭔가 불길하기는 하지만 할 수 없나?”


근로학생의 실을 나서며 다시 그렇게 한숨을 내뱉는 율하.

그는 일단 교실에 들려 자신의 짐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최대한 가볍게 몸에 지녀야 할 짐만을 들고 복도를 지나 본관 아래의 계단을 내려가려는 그.


“어디 가?”


하지만 그 순간 그를 붙잡는 익숙한 목소리.


“아아. 이나?”


“집에 가?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거야?”


그의 발걸음을 붙잡는 그 목소리는 이나의 그것.

그녀는 매점에서 산 것인지 캔음료를 하나 손에 든 채 율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고개를 기울이는 그녀.

율하는 그녀의 걱정에 고개를 내 저었다.


“아니, 그런 건 아냐.”


“그러면?”


“수아선생님이 잠깐 일을 맡겨서.”


“일을 맡기는데 조퇴?”


“응. 안쪽의 일과 바깥쪽의 일이 같이 있는 거라서.”


“...바쁘네.”


이나는 율하의 앞으로 다가온다.

학당이기 때문에 하나로 묶여 가볍게 흔들리는 그녀의 머리칼.


“조금 말이야.”


“그건 그만큼 율하가 능력 있다는 말이기는 하겠지만...그래도 조심하도록 해.”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옷깃을 바로잡아 준다.

미묘하게 쇄골에 닿는 손길.

그리고 이내 그녀는 자신의 오른손을 그의 왼뺨에 가져다 댄다.


“아아.”


“지금은 이게 최선이기는 하지만.”


그 한 마디와 함께 손끝에서 이는 청명한 바람.

그녀가 만들어 낸 녹색의 기운을 갖춘 바람의 정령이 일어나 율하의 볼끝에서 부터 시작하여 온 몸을 한 바퀴 돌아 사라진다.


“이건?”


율하는 예상외로 온 몸에서 계속 잔향처럼 남아 자신을 지켜주는 바람에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바람으로 피로를 조금 지워주는 것 뿐이야. 응, 지금으로서는 이게 내 능력의 한계.”


조용하게, 그리고 나긋나긋하게.

어제와는 또 다른 말투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고마워.”


율하는 아침보다는 많이 풀어진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힘이 된다.


“그럼 마지막으로-”


쪽-


“어, 어?”


가볍게 그의 볼 끝을 스치는 그녀의 입술.

그녀는 발을 돋아 그의 볼 끝에 작은 그녀만의 흔적을 남긴다.


“레이디가 전하는 행운의 상징.”


“아하하...”


“아니면 첫 번째나 두 번째가 아니라 이제는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 그럴 리가 있겠어?”


“그렇지? 후후. 그러면 다녀와. 무사히...”


“응. 다녀올게.”


“행운의 징표도 찍었는데 다치거나 하면 나, 화낼 거야.”


“알겠어. 알겠다고.”


그는 그렇게 학당의 문을 나선다.


구의 자치요원들이 요소요소를 지키며 통제하는 도로.

그래도 아직은 유지되는 대중교통을 타고 보다 북쪽의 홍은동에 있다는 가영이의 동네로 찾아간 율하.


“심하네.”


그리고 그는 그 동네에 내리자마자 그 한 마디를 내 뱉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자연재해라도 난 것처럼 멀쩡한 건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동네처럼, 아니 자신의 동네보다 훨씬 높은 삼각산의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그 동네는 말 그대로 폭격이라도 당한 것처럼 건물들이 부셔지고 나무가 쓰러지고 흙이 뒤집어 지는 등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잠깐, 거기 너- 너, 뭐야?”


그리고 거기에 내려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자신이 거슬린 것인지 근처를 지키는 구의 자치요원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자신을 향해 다가온다. 한 사람은 경계하듯 총구를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언제라도 신호탄을 던질 준비를 하며 다가오는 그들.


“아, 저는 수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뭐야? 이 일대 오전 9시 이후로 통제되었다는 거 못 들었어?!”


날카롭게 소리치며 신경질을 내는 그 사람.

율하는 그런 그들을 향해 자신의 신분을 어떻게 증명할 지 잠깐 고민한다.

하지만 그 때-


“괜찮습니다. 그는 저희 쪽의 사람이거든요.”


“어? 어엇?”


“...충성.”


갑작스레 그들의 뒤에 모습을 나타내 어깨를 잡는 남자.


“환주님.”


“생각보다 훨씬 빨리 왔군요. 수아 아주머니가 생각보다 빨리 보내준 모양이죠? 아, 방위군 여러분은 계속 임무를 서 주세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서 주시면 든든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충성.”


태석에게 경례를 하며 모퉁이를 돌아 멀어지는 두 자치군.

그 이후 태석은 조금 기분 나쁜 웃음을 얼굴에 지어 보이며 율하를 향해 다가온다.


“자치군에서 환주님을 알아보는 건가요?”


“아, 전에 말해주지 않았던가요? 저는 고리의 환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앙군에도 한 자리를 맡고 있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직함을 위한 명예직이기는 하지만요.”


“그렇군요.”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제대로 들으셨나요?”


“아니요. 그냥 수아대장, 아니 등호문주님은 저를 여기로 보내셨을 뿐이에요.”


“하아, 그 아주머니도 참...하긴, 학당 내에서는 여러가지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기는 하겠군요. 그럼 가실까요?‘


“어디로요?”


“당연히 안쪽으로죠. 지금 군주님께서 율하대원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번 괴물들의 침공에 고리가 끼어드는 건가요?”


“글쎄요. 그건 알 수 없겠죠. 모든 것은 군주님의 의향에 따라 달라질 테니까요. 아,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음 주의 약속이 조금 변경될 수도 있고 말이지요.”


“......”


“그럼 갈까요? 지금은 한 시라도 시간을 아껴야 하니 말이지요.”


태석은 그렇게 말하며 앞장서 거의 붕괴에 가까운 참사를 겪은 동네의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고 율하 역시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 뒤를 따른다.


“이건...심한데요?”


“그렇죠. 심하죠.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랍니다.”


“환주님께서는 이런 괴물들을 많이 보셨나요?”


“당연한 것 아닐까요? 명색이 고리의 환주이자 군주님을 대행하는 자로 제국의 가장 큰 적인 청국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입장에서 그건 너무나도 바보 같은 질문이라 하고 싶군요.”


“.......”


“청국의 괴물들. 그들은 이런 한양시에 남은 잡스러운 괴물들과는 차원이 다르답니다. 당신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그들 가운데 장군급의 괴물들은 제국의 가장 강한 능력을 지닌 능력자도 버거워 할 수 밖에 없어요.”


“환주님께서 그 능력자 가운데 한 분이시고 말인가요?”


“제가요? 농담이겠죠? 저는 그저 적당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 뿐 그리 강한 사람이 아니에요. 다만 머리를 쓰는 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말이죠.”


“그 정도인가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그렇군요. 30년 전에 한양을 침공했던 괴물들의 배후인 인수대호 정도가 청국이 장군급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라는 기록이 있을 뿐이며 그 외에는 기껏해봐야 부장급. 그러니까 지금의 소요를 일으킨 괴물들을 지휘하는 괴물이라고 해 봐야 기껏해야 그 정도라는 이야기겠죠.”


“......”


“그런 의미에서 저희 고리는 이번 일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답니다. 다만 군주님의 의향이 어떠하신 지가 문제가 될 뿐이지요.”


“군주님의 의향이군요.”


“그렇지요.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적당한 [표면]적인 일에서 볼 때의 이야기지만요.”


“네?”


태석은 아무도 없는 으슥한 폐허의 골목에 멈추어 율하를 바라본다.


“당신이 보기에는 어떤가요. 이번 사건이 그저 괴물들의 단순한 난동이라 보시나요? 그렇지 않다면 무언가의 영향을 받은 음모라 보시나요.”


“저, 저는...”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그 배후인가요.”


“무,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큿.”


율하는 갑작스럽게 자신이 이번 사건의 배후가 아니냐고 추궁하는 태석의 말과 태도, 그리고 강하게 자신을 옭죄는 기운에 그 자리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앞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제대로 답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아무리 제가 청국의 장군급 괴물에 홀로 대항할 능력이 없어도 아직 채 개화하지 않은 능력을 지닌 마도사 한명 정도는 감당할 수 있으니까요.”


“그, 그러니까 환주님. 그건 대체-”


“당신은 인왕의 유적, 그 안쪽에서 혼자 무얼 한 거죠? 대체 당신은 거기에서 무얼 발견했죠? 군주님을 급히 쫓아내고 거기에서 무얼 얻은 건가요. 군주님께서는 당신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아니랍니다.”


“.......”


자신을 향해 손을 내뻩어 점점 더 강한 기운으로 움켜줘는 태석.

그 앞에서 율하는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고통을 호소할 뿐이었다.


“소용없어요. 이 제어의 힘 앞에서는 영력도, 마도력도, 다른 어떤 도력,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해요. 만상회의 연구결과를 무시하지 말아요.”


“그, 그러니까 저는...몰라요. 이건 저와는 관계없어요.”


율하는 그저 부정한다.

그의 말처럼 자신을 옭아 맨 그 기운 안에서는 마도력도, 영력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 때문인지 콜린도, 아지단도 평소 그가 위험할 때 항상 나와서 지켜주었던 것을 하지 못하는 듯 그저 마도서와 목걸이의 안에서 웅웅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저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최선이었던 율하.


방심했다.

최소한 같은 편으로 있을 때는, 그리고 다음 주 까지는 자신을 건들거나 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태석이 갑자기 이런 식으로 자신을 위협하고 겁박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가 말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기에 이런 일에 대한 어떤 대응을 생각한 적도 없었기에 그는 그저 무방비하게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증거는 있나요? 당신의 무죄를 증명할 증거 말이에요.”


“그, 그러니까 제가 무슨 수로...”


“마도사의 힘. 마도력이라는 건 저희의 상상을 넘어서는 힘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괴물들 역시 그것과 아예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바. 거기에서 저희의 관찰과 제어를 넘어섰던 유적 안에서 당신이 보인 행동은 충분히 의심을 유발한다고 말하고 싶군요.”


“그, 그건...그러니까 정말로 거기에 영적으로 위험한 흐름이 있어서...”


“그 말을 믿으라고요? 증거 하나 없는 그 이야기를요?”


“......”


“무죄추정의 원칙, 전부 좋은 이야기죠. 하지만 저는 제국의 정보와 안위를 책임지는 고리의 2인자. 그리고 여기는 당신의 법적인 안전을 책임져줄 그 무엇도 없지요. 물론 나중에 어느 정도 추궁이야 당하겠지만 [이런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저를...없애시려는 겁니까?”


“설마요. 아, 물론 당신이 범인이라면 그러해야겠죠. 네. 제국의 안위를 위해서.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그렇다면 저는...저는 아니에요. 그럴 생각도, 그럴 능력도 저는 없어요.”


“그러니까 증거를 대 보라니까요? 아, 억울해도 할 수 없어요. 지금은 제가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까요.”


“...그, 그러니까...”


율하는 할 말이 없었다.

아니라는 증거를 대 보라고?

그런 게 세상에 어디 있다는 말인가.

아니기 때문에 아닌 것이지 아니라는 증거를 어디에서 어떻게, 설사 그런 게 있다고 해도 납득이 가도록 댈 수 있다는 걸까?


“불가능한가요? 그렇다면 할 수 없죠.”


“윽.”


점점 강하게 옭죄는 그의 기운.

이 안에서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숨이 점점 막혀오고 강한 기운이 자신의 육체까지 조여 압박한다.

이대로라면 이 안에서 질식하거나 아니면 압사당할 게 분명한 상황.


만약 조금 더 자신이 강했다면 저항 할 수 있었을까?

조금 더 마도에 정통했더라면, 아니 더 날카롭고 절대적인 영력을 갈고 닦았다면 이런 상황에서 저항 할 수 있었을까? 그게 아니면 좀 더 상황을, 사람을 의심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까?


그렇다면?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율하가 눈을 질끈 감은 채 처분을 기다리는 그 때였다.


“거기까지.”


그 순간 그의 귓가에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말

음,오늘은 11000자 넘었군요.


그럼 위기의 율하는 과연?


...댓글 좀 많이요. 엉엉.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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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8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6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7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5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4 48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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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6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9 4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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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8 46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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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2 4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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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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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8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7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8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3 70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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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9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7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3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5 7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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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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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6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3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80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50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8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4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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