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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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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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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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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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DUMMY

정리해야 할 게 산더미 같았다.

하지만 율하는 일단 하나씩, 자신이 생각해야 할 것,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며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상세를 살펴보았다. 시스템이, 즉 세상이 한 번 정지되었다가 다시 재가동되었다. 이것은 현실세계에서도 그렇지만 시스템의 정지 및 재가동은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수반되곤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역시.”


“뭐가 역시야?”


“콜린, 내 다리...괜찮아 보이지 않아?”


“응? 아- 그러고 보니.”


그녀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돌아가는 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기는 했지만 율하의 그 말에 그의 다리를 바라보았고, 분명 가이젠 주르에 의해 깔끔하게 잘려나갔던 것을 마도의 힘으로 임시로 붙여놓았을 뿐인 그 다리, 허벅지와 발목은 마치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멀쩡한 모습이었다.


“콜린.”


“어?”


“넌 내가 왜 다리를 다쳤는지, 기억하지?”


“응. 기억하고 있어. 똑똑하게.”


콜린은 율하의 그 말에 대체 왜 그것을 자신에게 묻느냐는 듯 고개를 기울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가벼운 탄성을 내뱉으며 율하를 올려다 본다.


“잠깐, 율하. 그 말은 설마?”


“응. 지금 확인 해 보고 있는데...지워졌어.”


“관련된 사항들 전부가?”


“전부는 모르겠지만....이곳의 던젼 정보 자체가 완전히 없어졌어. 이곳은 분명히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정급의 던젼 ‘사령의 절규가 담긴 탈출구’라 불리었고, 여러 가지 임무도 부여되었었는데 그 제반 사항들이 완전히 지워져 있어.”


율하는 게이져를 꺼내 시스템 창들을 살펴보았고, 그 가운데서 지금까지 자신이 진행하던 던젼에 대한 제반 정보가 전부 삭제되었음을 확인하고 표정을 굳혔다.


“그건...롤백이라 부르는 거?”


“그렇게 봐야 할 지, 아니면 관련된 오브젝트가 사라진 건지, 아니면 단순히 정보는 존재하는데 그에 대한 접근오류로 인해 가상세계에 구현되지 못하게 된 건지는 몰라. 하지만 분명한 건...지금 이 세상에 그런 던젼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안에 있던 임무도, 이벤트도, 지금까지 내가 진행했던 모든 사항들, 즉 성과도, 피해도 전부 사라졌다는 거야.”


“...그런.”


“그래서 혹시 확인해 본 거야. 콜린이 그 내용을 기억하는 지 하지 못하는 지. 그에 대한 차이점은 콜린도 알지?”


“응. 하지만 나는 좋은 대조군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나는 이곳 가상세계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율하에 속해있기도 하잖아? 그 때문에 율하만이 볼 수 있는 시스템의 창도 나도 같이 볼 수 있고. 그 때문에 내가 기억하는 것일 수도 있어.”


“확실히, 그 가능성도 있겠네.”


“그러면...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그건 솔직히 나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지.”


“해야 할 일?”


“응. 해야 할 일.”


율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바로 위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결과론적으로 볼 때 자신은 지금 이 미궁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별 다른 피해 없이 들어 올 수 있게 되었다. 아마 이 인근 어딘가를 잘 살펴보면 영왕이 말했던 세이브 포인트가 있을 것이고, 자신은 거기에 세이브를 한 번 한 다음에 죽음을 경험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하고자 했던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그래, 분명 그러할 것이다.


“...율하?”


“나는...꼭두각시일까?”


“무슨 소리를?”


“좀 약한 소리처럼 들리기는 해도, 그런 생각을 완전히 지워 버릴 수 없어서 말이지.”


“그건...”


“괜찮아. 설사 그렇다고 해도...그게 한두 번도 아니고.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응?”


“음. 뭐, 그런 거야.”


콜린도, 자기 자신도 납득하지 못할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흔드는 율하.

알고 있다. 이미 그건 알고 있는 일이다. 처음 이 세계에 떨어졌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다. 가상세계. 신이 만든 가상의 세계. 그 안에 영문도 모르고 떨어진 자신. 진엔딩을 찾는 조건으로 모종의 계약을 했다고는 하지만, 일단 그 자체로 결국 자신은 자신도 모르는 어떤 내몰림을 당한 것이다. 그러니까 시작점부터 그러한 것을 이제 와서 자신을 꼭두각시처럼 조정했다고 화내는 것은 바보 아니면 그냥 우기기 좋아하는 사람에 불과할 것이다.


“난 율하가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어.”


“하하. 사실 나도 그래. 그 보다는...읏차.”


자신의 몸이 멀쩡한 것을 확인한 율하는 영적인 기운을 끌어올려 주변을 탐사한다. 던젼이었다는 정보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인지 보스방으로 설정되었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것들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쪽인가?”


자신이 홀스마이뉴에 의해 끌려 들어왔던 곳이 아닌 그 방과 연결된 또 다른 통로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기운. 그게 영왕이 말했던 세이브 포인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 방향에 주목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먼저 가 볼까?”


“아냐. 아까처럼 될 수도 있으니까.”


“으으, 아, 아까 전에는.”


“응. 실수였다고 하겠지.”


“피이- 여인의 허물은 그냥 넘어가 주는 게 신사의 도리라고.”


“그럼 신사를 안 하면 되지.”


“뭐?”


“그러니까 같이 가 보자고.”


“...응.”


콜린은 약간 못마땅한 듯 하기는 했지만 같이 가자는 율하의 말에 새침한 듯 고개를 돌리고는 그의 어깨에 올라탄다. 고요하게 자신의 마도력을 끌어올리는 율하. 역시, 아까 전 가이젠 주르와 싸우며 소비했던 마도력은 그 사건이 없던 것으로 돌아간 탓인지 다시 거의 가득히 차 있었으며 그것은 그의 생명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신이, 사령이 자신을 주목하는 것 같은 느낌을 거의 받지 않는 다고 하면 그것은 역시 홀스마이뉴가 말한 대로 삼각산에 떠 있는 사신 레문트는 거짓이라는 이야기가 사실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 또한 아직 확신은 할 수 없는 이야기다.

자신이 느끼는 위압감이 아직은 유지되는 이상 저것이 거짓이라는 이야기, 그것도 적에 불과했던 홀스마이뉴의 그 이야기를 완전히 믿고 그 정보에 의거하여 움직이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이 자신을 주목하는 기척이 없는 지금은...어떻게든 움직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콜린과 함께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율하.

그리 깊지 않은 보다 더 안쪽으로 향하는 공동의 통로. 그리고 그 안쪽 약간 패인 웅덩이 같은 곳에 고여 있는 물과 그 물 한 가운데 조금 높게 솟아 있는 제대 하나. 율하는 그 제대를 보는 순간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거기에 손을 대야만 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물론 그건 처음이 아니다. 일전 인왕의 눈을 보았을 때도 그랬다. 자신을 홀리는 듯한 그런 기운. 물론 지금의 율하는 그 때의 율하와는 조금 달라 대책 없이 홀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였다.


“율하.”


“저거야.”


“저게, 율하가 말한 세이브 포인트?”


“그건 모르겠어. 하지만 저건 전에 봤던 인왕의 눈과 유사해.”


“인왕의 눈과?”


“응. 그러니까 아마...관련이 있을 거야.”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천천히 그 제대로 다가선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저 홀린 듯 그 제대를 향해 다가서는 콜린과 율하.

그 동공의 제법 높은 곳의 그늘진 곳에서는 자신의 기척을 완전히 숨긴 채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림자들이 있음을 말이다.


“이것으로 되는 걸까요?”


“네. 홀스마이뉴님은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아까 전 율하를 혼란으로 몰아갔고, 원래 이곳 던젼의 최종보스였던 홀스마이뉴. 그는 여전히 깊게 자신의 후드를 눌러쓰고는 자신의 옆에서 자신 못지않게 온몸을 철저하게 가리는 의상으로 모습을 숨긴 누군가를 향해 조심스럽게 의문을 표했고, 그는 그런 홀스마이뉴를 향해 부드러운 칭찬을 남겼다. 그 자신의 목소리조차 숨기듯 딱딱한 기계음이었지만 거기에 담겨 있는 감정만큼은 흡족해 보이는 그의 소리.


“하지만...지금 저희를 드러내는 것이 과연 현명했을까요?”


“어차피 곧 알게 될 일입니다. 조금 빠르건, 조금 늦건 그건 저 분께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지요. 중요한 것은 저 분이 다른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 뿐입니다.”


“다른 길...말이군요.”


“네. 시스템이 안배해 둔 이곳과 당신의 원래 역할이라면 그분이 자칫 [사령술사]라는 전혀 다른 마도의 길을 택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중요합니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일입니다.”


“......”


“그 분은 과거 우리들의 시대에도 그러했던 것 처럼 세상의 최고이자 또 유일이었습니다. 그 분으로 있어 마도가 시작되었고, 완성되었으며 또한 끝났습니다.”


“그건 저도 익히 알고 있는 바입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 [살아남은 자]들은 그 분께서 지금처럼 다시 돌아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최근에 합류를 하게 된 홀스마이뉴님은 잘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저는...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시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일을 처리했지만...이게 꼭 필요한 일이었는지는 지금도 의문입니다.”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드러날 일입니다. 다만 저희는 지금처럼 지켜보면서 그분의 선택지를 뒤에서 몰아가며 좁히면 됩니다. 그 분께서...다시 근원의 마도사로서 세상을 주무르실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시면...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니까요.”


“신을 끌어내리기 위해.”


“네. 우리들의 세계를 멋대로 주무른 그 [신]이라는 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두 사람은 그렇게 한손을 들어 올려 그릇을 쥐는 형태로 만든 다음 가볍게 자신의 가슴께에 가져다 대며 고개를 숙인다.


“그러기 위해 저 분이 완성되어야 하는 것이군요.”


“네. 적어도 지금은 그러기 위해 시스템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좋겠죠. 그분께도, 신이라는 자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기대가 됩니다. 주시자님.”


“곧 때가 올 것입니다. 신도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지만 급히 일을 진행하는 터. 우리는 그 틈을 잘 노려 우리의 목적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 분이 완성되시는 그 날이...우리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그 날.”


“잘 알겠습니다. 주시자님. 하지만 다른 분들은 어떠할 지.”


“그렇군요. 다른 분들은 다른 분들 나름의 생각이 있으니 약간의 변수는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상관없답니다. 지금은 저 분께서, 그리고 그분들께서 하시는 대로 그대로 흘러가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의 무리로 인해 시스템이 우리의 정체를 조금은 파악했을 터.”


“그것을 감수해야 했을 만큼 오늘 제 역할이 중요했던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홀스마이뉴님. 신은 그분을 위해 다양한 길을 열어 두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길을 하나로 좁혀야 합니다. 다시 그 분이 완전한 근원의 길을 걸어 그 힘을 손에 넣을 때 까지 말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흠- 시작되는 군요.”


두 사람은 그렇게 잠시 율하와 콜린을 계속 내려다 보며 지켜본다.

심상치 않은 변화가 그 아래에서 일어난다.

당사자들은, 그리고 다른 존재들이 보기에는 그저 신비로운 빛과 기운이 일어나서 흩어지며 그 안에서 어떤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살아남은 자들이자, 동시에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 풍경의 실체가 조금 더 정확하게 보였다.


0과1로 만들어 진 복잡한 문장들.

그 문장들이 갈라진 허공의 틈새에서 복잡하게 변화를 나타내며 그 일대의 공간을, 그 중심에 있는 이율하라는 존재를 보다 더 근원이 되는 시스템의 [서버]에 저장한다. 무방비하게 노출된 [서버]의 흔적을 보자 눈에 일렁거리는 빛을 띠우는 홀스마이뉴.


“참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저건- 외부 서버일 뿐입니다. 물론 저것을 장악하는 것으로도 신을 곤란하게 할 수 있지만 그래서야 그를 끌어내리는 건 무리입니다. 하물며 저것이 망가지게 되면 우리의 구원자 역시 거기에서 끝이 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대로 지켜만 보면 되는 것입니까?”

“일단은 우리의 머리 위에서 슬슬 활동을 시작할 거짓된 사신. 그것을 약간 움직여야겠죠. 그 분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련은 필요하니까요.”


“레문트.”


“네. 그 흔적을 찾은 건 나름 재미있는 일이었지요.”


“그걸 주시자님의 그 뜻대로 그렇게 소모하면 [영감]이 화를 내지 않을까요?”


“그렇겠죠.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다음은 그의 차례일 터. 그 때 선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재미를 볼 것을 용인하면 그 역시 수긍할 것입니다.”


“...저는 주시자님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뜻은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구원자를 완성의 길로 이끈다. 그리고 신을 끌어내린다. 모든 것은 장난감처럼 소멸된 우리 마도세계를 위한 것. 그 세계를 만들고, 완성하고 끝낸 구원자를 위한 것.”


그렇게 말하며 주시자라 불린 남자는 자신의 주변에 투명한 기운을 둘렀다.


“주시자님?”


“슬슬 자리를 떠나야겠습니다. 시스템이 곧 이곳을 인지할 것 같군요.”


“벌써 말입니까?”


“정확히 시스템의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에 동조하는 기운. 흠...이것 또한 하나의 변수 일 수는 있지만...그래도 아직은 저희의 예측범위 안쪽입니다.”


“그렇다면 자리를 비켜야겠군요. 저는 어찌할까요?”


“홀스마이뉴님은 레문트의 일을 마무리 지어 주십시오.”


“부활시킬까요?”


“아뇨. 하지만 가깝게는 해 주세요. 그것을 구원자께서 막을 수 있을 정도로만. 그래야만...이야기는 이어져 나갈 테니 말이지요.”


“알겠습니다.”


“그럼...다음은 한궁에서 뵙도록 하죠.”


“네. 그 영감의 얼굴이 일그러질 것이 기대되는 군요.”


그 말을 남기고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사라지는 두 존재. 그리고 그 뒤 몇 초 그 들이 있었던 자리에는 커다란 공간의 일그러짐이 생겨났고 그 일그러짐을 따라 어떤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놓친 건가?”


아주 간발의 차이로 두 존재를 놓친 그 존재는 다름 아닌 영왕.

그는 인상을 크게 찡그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 어떤 흔적도 느껴지지 않았다.


“원주민이라...이건 그녀의 말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감히 영왕인 이 몸의 추적을 피해?”


정말로 기분이 나쁜 듯 이를 바득바득 가는 영왕.

그리고 그는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추욱 늘어뜨리고는 바로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에 고개를 돌린다.


“음? 저 아이는? 그렇군...그런 건가?”


세이브 포인트를 발견하고 그에 동조하여 잠시 멈추어 버린 세상과 그 작업과정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은 채 잠시 기절한 율하를 바라보는 영왕. 그는 그제야 자신이 어떤 [이질적인 기운]을 따라 추적하다가 어디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깨닫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탁-


그 제법 높은 동공의 틈에서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리는 영왕.

그는 회백색으로 물든 세상의 한 가운데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움직이며 차가운 물에 몸을 담군 채 쓰러진 율하와 그 앞에서 멈추어 선 콜린을 추슬러 마른 땅에 끌어 내어 눕히고는 그 앞에 정좌를 하고 앉는다. 그리고 그대로 율하를, 이 가상세계의 메인플레이어이자 지금까지 그의 조사에 의하면 과거에 모종의 사건을 벌였던 주인공인 그를 가만히 내려다 볼 뿐인 영왕. 그가 율하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 지는 그 누구도 알 지 못했다.


“...너는 무엇을 하고자 했던 거냐. 그리고 네 뒤에 있는 그녀는 이 세계를 통해 무엇을 꾀하는 거지?”


돌아오지 않는 대답.

돌아올 리 없다. 설사 그가 깨어있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할 수 없는 답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이, 처음에는 소일거리처럼 맡았던 이 사건이 자신의 생각보다 더 크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어머님도, 보다 큰 전체 세계의 관리자인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관련되고 주목하는 일. 그건 과연 과거 그 두 분의 적이었던 파고스, 즉 파고스다 때문일까? 모르겠다. 지금의 그로서는 모르는 일.


“좋아. 이왕 이렇게 된 것...끝까지 지켜봐 주지. 영왕이자 파마황의 아들인 나 유천. 내 이름을 걸고...계약은 지키겠다. 게이져.”


그는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는 잠시 그 자리에서 그렇게 율하를 지켰다.


작가의말

세이브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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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5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3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5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1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2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8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8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8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3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3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2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7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5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8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3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3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9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7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3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2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7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3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5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5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8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4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6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6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4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81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50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60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20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8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4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1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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