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년 (부제: 경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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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10 01:15
최근연재일 :
2024.09.17 0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3,501
추천수 :
127
글자수 :
132,112

작성
24.06.28 00:00
조회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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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5쪽

탈 것이 생겼다, 그리고 드디어 베이컨의 식구들을 만났다

DUMMY

며칠 후 수는 나를 끌고 타조새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의 나무에 올라가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타조새가 그 나무 밑을 지나갈 때 내가 지난번 했던 것처럼 단숨에 그 녀석 몸통에 뛰어내려 단번에 새를 조종하는데 성공했다.


‘와! 정말 되는 구나. 우연이 아니었어!’


나는 타조새를 정말로 탈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처음에는 무섭고 가랑이 사이가 저리듯 아파서 힘들었지만 타보면 타볼수록 우리는 잘 탈수 있는 자세를 알게 되었다.


“오빠! 우리 저 아래 바위까지 누가 먼저 달리나 내기하자!”


그로부터 얼마 안 돼 수랑 나는 경주를 할 수 있을 만큼 타조새 타기가 편해졌다.




그 즈음 나는 숲에서 한 번, 배회하고 있는 그레이를 만났다.


녀석은 터널에서 다쳤던 발이 아직도 불편한지 발을 조금 절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굶었는지 힘이 없어 보이고, 털에 윤기가 사라져있었다.


그런 녀석이 정말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날 잡은 타조새를 녀석이 볼 수 있는 자리에 두고 수와 나는 물러났다.


녀석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우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보고 있다가 우리가 사냥감을 두고 온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모습에 착잡한 마음이 들었던 나는 그레이가 어서 기력을 되찾아 예전처럼 못 되긴 했어도, 겁나게 무섭고 대단하게 멋있는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베이컨이 우리를 찾아왔다.


‘꾸엑! 뀌익! 뀍뀍!’


녀석을 보고 우리는 뛸 듯이 반기며 인사했다.


하도 찾아오지 않아 모두가 녀석 걱정을 계속 했던 차였다.


“야! 살아있었구나!”


“요 인정 머리 없는 놈! 죽은 줄 알았잖냐!”


녀석은 자신의 짝과 그리고 제주에서 자신이 이끌고 왔던 녀석들과 함께였다.


‘뀌뀌뀍! 꾸익! 뀡!’


그런데 놀랍게도 베이컨 네와 함께 온 작은 베이컨 들이 있었다.


족히 10 마리는 돼 보이는 녀석들은 모두 머리에 검은 큰 반점이 있었다.


그것은 베이컨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 반점이었다.


‘흐어억! 베이컨이 이제 아빠라니!’




감회가 새로웠다.


녀석은 못 본 사이 더 늠름해졌고 양쪽 눈 위로 전에는 없었던 여러 개 뿔이 돋아나 있었다.


수는 반가워하며 작은 베이컨들에게 말린 과일을 나눠주었다.


작은 녀석들은 제 아빠를 닮아서인지 식욕도 귀여움도 다 대박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베이컨 네는 우리에게 아는 체를 하고 금방 얼마 안 돼 숲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나는 녀석이 가정을 꾸리고 무리도 만들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 내내 혼자 방치됐던 녀석이 이제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한 무리를 이끌고 있지 않나! 역시 우리의 트레이닝이 효과를 발휘했음이 틀림없어! 저 기특하고 부러운 녀석!’


사라지는 녀석을 보면서 나는 서운한 마음 반 대견한 마음 반이 되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제주도에서 탈출해 나와 머물고 있는 육지 동굴에 그어 놓은 짝대기의 수도 벌써 다섯 달 이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날 아버지는 어머니가 만들어 준 그물 통발에 미끼를 넣어 바다에 던져 넣으러 갔고, 어머니는 뼈바늘로 헤어진 우리의 신발을 기우는 데 열심이었다.


수는 어머니에게 부탁을 받아서 야생 고추를 따러 나가는 길이었다.


“수야! 같이 가자. 민기야! 너도 가자.”


나는 혼자 동굴을 나서는 수가 걱정돼 따라 나서며 말했다.


“으응! 나는 준비됐어. 가자!”


민기가 내 말에 재빨리 창을 들고 우리를 따라왔다.


수는 귀찮다는 듯 우리를 쳐다봤다.


“괜찮아. 오빠! 다 아는 길이고 금방인데, 뭐!”


“아니, 그래도, 안 돼! 혼자 다니는 건 위험해! 어서 가자.”


나는 앞장서며 말했다.


그렇다.


아무리 숲을 잘 알고 화살을 귀신같이 잘 쏜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인 것이다!




얼마 전에도 아버지가 늑대에게 공격을 받고 팔에 부상을 입었었다.


그때 생각만 해도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어느 오후, 버섯이랑 나물 채취, 사냥에 정신이 팔렸던 우리는 숲에 어둠이 내려앉은 줄도 몰랐다.


“엄마가 걱정하시겠어. 빨리 돌아가자. 어서!”


그렇게 재촉하는 수를 따라 우리는 산등성이를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제일 뒤에서 따라오던 아버지가 우리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얘들아! 우리 주위에 뭔가 있다. 다들 조심해라.”


아버지의 목소리에 초조함이 묻어났다.


“어어, 경우야! 저게 뭐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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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원주민들 24.09.17 7 0 5쪽
47 밥은 맛있는데 마음이 영 불편하다 24.09.13 14 0 5쪽
46 마을 리더의 집에 초대받다 24.09.10 25 1 5쪽
45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마을 24.09.06 47 4 5쪽
44 드디어 마을을 발견했다 +3 24.09.03 70 4 5쪽
43 너스탱과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 24.08.30 49 2 4쪽
42 다시 여행을 떠나다 24.08.27 52 3 6쪽
41 너스탱 24.08.23 47 3 6쪽
40 서울로 24.08.20 49 2 5쪽
39 싸움에서 승리하다 24.08.18 48 3 4쪽
38 근육 돼지와 베이컨 24.07.05 47 1 4쪽
37 위험했던 상황 24.07.02 50 2 5쪽
» 탈 것이 생겼다, 그리고 드디어 베이컨의 식구들을 만났다 24.06.28 51 1 5쪽
35 타조새 24.06.25 50 1 5쪽
34 멋지게 친구를 구했는데 입술이 이상하다 24.06.21 50 2 4쪽
33 민기와 같이 사냥을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24.06.18 51 1 6쪽
32 적과의 어색한 동침 24.06.14 53 1 5쪽
31 기껏 육지에 도착했는데,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났다 24.06.11 51 2 5쪽
30 어쩌다보니 숲의 제왕을 구했다 24.06.08 50 1 5쪽
29 모두 다 힘을 합쳐 제왕에 맞서다 24.06.07 53 1 5쪽
28 베이컨이 돌아왔다 24.06.06 53 1 6쪽
27 탈출 24.06.05 50 2 5쪽
26 동굴 (?)을 발견했다 24.06.04 54 3 7쪽
25 화산 폭발의 징후 24.06.03 56 1 6쪽
24 거기에 있던 친구의 사정 24.06.02 58 1 8쪽
23 친구, 민기의 등장 24.06.01 55 1 7쪽
22 말 안 듣는 아버지를 구하러 남매가 나섰다 24.05.31 58 2 9쪽
21 상어 떼가 나타났다 24.05.30 56 1 6쪽
20 이사를 결심했다 24.05.29 62 2 7쪽
19 만 년 전 이야기와 아버지의 선물 24.05.28 68 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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