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가 사는 세상(이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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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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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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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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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쟁투(4)

DUMMY

현수의 차가운 눈과 마주치자 얼굴에 냉수라도 쳐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 오야봉은 침을 꿀꺽 삼켰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가 목구멍을 간질거렸지만 삼켜지는 침과 함께 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망각했던 생각이란 것이 되돌아왔다.

단 한 번의 쟁투로 저 싸가지 없는 무명의 소년에게 괴물이란 호칭이 생긴 것이다. 그런 소년을 상대로 개기려하다니 오야봉의 등이 축축해졌다.

사실 이치카와 켄을 법이란 울타리 속에 집어넣었으니까 그를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이지, 그렇지 못했다면 야수인 켄을 저리 다룰 순 없었을 것이다.

그런 야수를 눈앞에 있는 소년은 공기돌 다루듯이 갖고 놀았었다.


“그래 저 자와 저 자의 가족들 모두.”

“.......”


오야봉은 현수의 말에 목울대가 꿀렁거릴 정도로 다시 침을 삼켰다.

켄의 가족까지 요구하다니 핵심을 찍어내는 치밀한 놈이란 생각에 이성적으론 한 번 정도 강하게 보상을 요구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생존 본능이 그것을 말렸다. 왠지 보상을 요구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오야봉이 부하들을 둘러보자, 다들 그의 눈길을 피했지만 그들 중엔 자신의 행동을 은밀히 살피는 녀석들도 적지 않았다.


‘저 괴물 같은 놈이 나타나자, 다들 썩은 동태 눈깔을 하더니만, 하지만 뭐? 어쩌라고......, 내가 저 괴물을 어떻게 할 수 있는데.......’


삿뽀르에서는 세상이 좁다고 설치던 수하들이 저 괴물 같은 아이가 나타나자 몸을 사렸다. 심지어 저 괴물 같은 녀석과 눈도 마주치질 않으려했다.

저런 녀석들을 믿고 언젠가는 북천각을 지배할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오야봉은 기가 차다 못해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오야봉은 짧은 시간에 그런 일련의 생각들을 정리하자, 자신이 처한 입장에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조직의 수하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괴물 같은 아이의 손에 정신을 잃은 녀석들을 빼고는 모두 이 순간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 역시 칼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물러서면 좃되는 것이고 덤비면 요단강을 건너갈 것이다. 진퇴양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어느 방향으로도 결정을 못하는 오야봉의 옷이 흘러내리는 땀으로 젖어갔다.


“천만엔. 저 치와 저 치 가족들을 모두 넘겨주는 조건이다.”


그 때 오야봉의 고민을 해결해주기라도 하듯 현수가 켄과 그 가족들의 몸값으로 천만엔을 제시했다.

천만엔이란 지극히 가벼운 금액을 제시한 괴물을 보며 오야봉은 자신의 입장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았다.


‘천만엔? 젠장, 겨우 켄과 그 가족들의 목숨값으로 천만엔이라니, 하지만......’


사실 이치카와 켄을 지하격투장의 투견으로 부린다면 더 많은 배당금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영화배우처럼 예쁜 켄의 여동생을 여급으로 활용한다면 특급 손님들의 잠자리 역할만으로도 제법 쓰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여기서 살아남아야 얻을 수 있는 수익이었다.

그러나 이 일방적인 거래가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든 오야봉은 저 괴물 같은 아이가 자신에게 한 제의를 거절하면 어떻게 나올까? 하고 생각하니 답이 바로 나왔다.

여긴 북천각 내부에 존재하는 은밀한 창고였다.

즉 쉽게 들어올 수 없는 장소란 말이었다.

이 건물을 할당 받기 위해 상당한 돈을 기부하고 켄까지 쟁투의 선수로 내보내기로 북천각의 수뇌부와 계약을 했다. 하지만 저 괴물은 여기까지 아무런 장애도 없이 들어온 것 같았다.

오야봉은 켄과의 협상이 끝나면 북천각의 수뇌와 만나야 할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자신했던 승률에 대한 계약불이행에 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요구받는 것 이외에도 지하격투장에도 상당한 압박이 들어올지도 몰랐다.

북천각 내에 자신의 세력을 늘리려다가 오야봉은 오히려 금전적인 손해를 입은 것이다. 저 괴물 때문에, 그래도.......


‘여기까지 조용히 들어오다니 괴물은 괴물이군. 시끄럽게 굴어봤자, 북천각이 저 괴물에게서 날 보호해 줄 수도 없고. 그렇게 해봤자, 저 괴물에게 내 목숨만 확실히 끊어질 뿐이겠지. 돈도 살아있어야 쓰는 거지. 죽은 뒤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래 이 건은 천만엔도 벌고 내 목숨도 건졌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왜? 저 괴물이 켄과 그 가족을 원하는 걸까? 동천각에서 무슨 쓰임이라도 있는 걸까? 궁금하지만 여기까지겠지, 더 나가면 아마도 내 목숨도...... 젠장, 내 처지가 이리되다니 한심하군.’


장고 끝에 악수라고, 오야봉은 실타래처럼 엉킬 수도 있는 이 일을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돈도 벌고 목숨도 구한 걸로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평소의 그의 성정을 생각하면 도저히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그의 얼굴엔 그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표정이 없었다.


“좋소. 허나 우리도 경비가 들어간 것이 있으니 조금 더 쓰시오.”

“........”


오야봉의 제의에 건물 안 공기가 마치 시베리아의 찬 공기라도 뿌린 듯이 차가워졌다.

수하들의 시선도 ‘도대체 저 괴물을 상대로 오야봉이 왜? 저러나.’ 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들도 괴물이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었다.

하긴 한 칼에 죽일 수도 있는 자를 희망 고문이라도 하듯 몇 시간을 데리고 놀았으니 다들 어린 현수가 나이답지 않게 잔혹한 여흥을 즐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괴물을 상대로 거래를 제안하다니, 자신들 오야봉의 배포에 내심 감탄도 했지만 이 시기에 왜 그런 제안을 하는지 답답하기도 했다.

오야봉은 수하들의 시선이 감탄과 초조함이 얽혀있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선택에 만족했다. 이제 선택의 공을 괴물에게 넘겼다. 오야봉은 배에 힘을 꽉 주었다. 한 번 버텨보는 거야.


“오백만 추가, 더 이상은 안 돼.”

“좋소. 거래 성립이오,”


오야봉의 뱃심이 통했다. 노심초사하던 오야봉은 현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거래의 성사를 결정했다.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얼어붙어가던 공기도 조금은 따뜻해진 것 같았다.


“돈은 내일 동천각으로 받으러 와. 조용히. 저것들도 돈 받으러 올 때 데리고 오고.”

“알겠소.”


현수는 오야봉과 거래를 끝낸 후 이치카와 켄에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눈길도 주지 않고 몸을 날려 들어온 곳으로 사라졌다.

그가 사라질 때 보여준 움직임조차 인간이 할 수 있는 동작이 아니었다.

현수가 사라지자 긴장이 풀리며 한숨을 내쉬는 오야봉을 비롯한 사람들의 얼굴에 이젠 살았다는 표정들이었다. 자신들은 몰랐지만, 언제나 지하격투장의 포식자 위치에서 사람들을 괴롭혔지 자신들이 철저히 을이 되어본 적이 없었기에 죽음의 공포를 진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온 현수는 기감을 펼쳐 안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더 이상 구타를 하지 않고 조용했다. 거래를 위해 이치카와 켄을 무시하기로 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알자 회심의 미소를 지은 뒤 동천각을 향해 이동했다.


이른 아침, 동천각 사람들이 묵는 숙소에는 찾아온 방문객들로 긴장감이 흘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이 찾아온 사람이 현수였기 때문이었다. 동천각으로선 절대 지켜야하고 보호해야 할 그를 왜? 이들이 찾아온 것일까? 하는 의문과 방문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한 사람 때문에 갖가지 의혹들이 증폭되며 그들을 목격한 동천각 사람들 사이에 떠돌아 다녔다.


“언니, 한 이사님은 아직 주무셔.”

“응, 아직 취침 중이신데......, 왜? 무슨 일인데?”

“응 한 이사님을 찾아온 방문자가 있어서.......”

“방문자? 무슨 실례야. 아침부터 찾아오다니. 누구야? 그 방문자가?

“그게 지금 사장님께서 접대를 하고 계시는데, 아무래도 한 이사님이 가보셔야 할 것 같은데.”

“그래? 저리 곤히 주무시는데 깨우기도 뭐하고.”

“그럼 어떡하지?”

“글쎄, 조금 기다리라고 하면 안 될까?”

“언니, 그 사람들 분위기가 좀 그래. 게다가 한 이사님과 약속이 되어 있다고 하던데. 사장님도 한 이사님이 관련되어 있어서인지 처리하기가 곤란한가 봐.”

“한 이사님과 약속이 되어 있다고? 이상한데. 너도 알다시피 한 이사님이 그런 약속을 할 시간이 있었을까? 우리들 중 하나는 언제나 같이 있었는데,,,,,,,, 그럴 시간이 있을 턱이 없는데 약속이라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새벽에 겨우 눈을 붙였던 현수는 사유리와 카렌이 나누는 대화 소리에 선잠에서 깨어났다.


‘그들이 왔나?’


현수가 시계를 보니 8시였다. 한국보다 두어 시간 일찍 움직이는 일본에선 꽤 늦은 아침이었다. 이제 2시간 뒤인 10시에 쟁투가 시작될 것이다.


“하찌스까 양, 일어났어요. 혹시 나를 찾는 손님들이 왔나요?”

“예? 예. 조금 전부터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 답답한 사람들이네. 아침부터 찾아오고 그래. 좀 느긋해도 좋으련만, 곧 준비할 테니 그들에게 좀 더 기다리라고 하고, 그 전에 후지와라 사장님 좀 봤으면 하는데, 될까요.”

“예, 지금 사장님께서 그분들을 접대하고 계십니다.”

“그래요? 음. 알았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준비하고 나갈 테니까요.”

“예, 이사님.”


현수는 후지와라 사장이 북천각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자, 미리 그녀를 만나서 아공간(룬)에 있는 금을 좀 팔아 자금을 융통하려고 했는데, 북천각 사람들이 아침 일찍 찾아온 덕분에 생각해두었던 계획이 어그러져서 조금은 당혹스러웠지만 같이 만나고 있다니 일은 좀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했다.

날씨가 아침인데도 습하고 무더웠지만 미닫이 다다미 문을 모두 떼어서 사방이 환히 열려있는 거실에는 후지와라 사장과 아침 일찍 방문한 사람들이 마주 보고 앉아있었다. 후지와라 사장 뒤에는 기모노를 입은 사이고 아이가 무릎을 꿇고 단정한 자세로 앉아있었다.

의혹이 가득한 시선으로 후지와라 사장은 아침 일찍 숙소를 방문한 북천각 사람들을 지켜봤다.

그들이 북천각 사람들이란 것은 안 것은 그들 중 한 사람은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어제 현수와 더불어 마지막까지 쟁투를 벌인 선수였는데, 호기롭던 그의 기세는 많이 꺾여있었고 그의 곁에는 초로의 남자와 여고생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소녀가 두려운 얼굴로 그의 등 뒤에 숨어있었다.

그런데 초로의 남자와 소녀를 등 뒤로 감춘 이치카와 켄이 같이 온 남자들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저 저승사자란 흉명을 가지고 있는 이치카와 켄이......, 내막을 전혀 모르는 후지와라 사장에게는 이 상황들이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른 아침에 이들이 한 이사님을 찾아온 이유가 무얼까? 돌아가는 모양이 이치카와 켄이란 저 자와 연관이 있을 것 같긴 한데, 도무지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가 없네.’


동부 그룹의 계열사인 동부 미디어의 사장이며 아사이 가문의 수호역인 풍림사영 중 기업 정보를 맡고 있는 후지와라 사장은 정보 집단의 수장으로서 자괴감을 느꼈다. 허나 노련한 후지와라 사장은 자신의 내면을 전혀 밖으로 들어내지 않았다.


“한 이사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어서 이리로 뫼시어라.”

“예, 사장님.”


거실에 있던 사람들은 현수의 도착을 알자, 팽팽하던 긴장감이 조금씩 낮아져갔다.

거실로 걸어 들어오던 현수는 후지와라 사장 옆에 놓여있는 방석에 않았다.

현수가 앉자, 후지와라 사장이 이게 무슨 일이냐면 눈으로 물어보았지만 현수는 그녀의 물음에 아무런 답을 주지 않고 거실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이치카와 켄과 함께 북천각에서 온 사람들은 어제 창고에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아마도 대리인을 보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켄이 그를 상당히 두려운 눈으로 지켜보는 것을 보고 현수는 삿뽀르 지하격투장에서 상당한 실권을 가진 자일 거라고 짐작했다.

현수는 그런 켄을 보자 의외로 그가 저승사자란 흉명처럼 거친 남자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대리인에게 고개를 돌리려던 현수의 눈이 반짝거렸다.


'저건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커서가 아닌가? 그럼 저 여자가 플레이어인가? 그래서 이치카와 켄이 그런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거였군. 그럼 이치카와 가문이 플레이어의 피를 전승해 온 걸까? 저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을 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은데....... 그럼 모계에서? 음-, 앞으로 알아보면 되겠지.'


켄의 등 뒤에서 고개를 들고 자신을 쳐다보는 소녀의 관자노리 옆에서 뜻밖에 플레이어를 나타내는 커서가 보인 것이다. 커서를 의식하자 그녀의 상태창이 열렸다.


이치카와 하나꼬 (4성, 레벨-0)

고유 : 하울링, 치료사


‘그나저나 레벨이 0인 것을 보니 아직 각성하지는 못했군. 그랬다는 건 자신이 플레이어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할 수도 있겠어. 운이 좋은데, 북천각 놈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저들을 순순히 내주지 않았겠지...... 아니 그 자들이 플레이어란 존재를 알기나 할까? 크크크, 이젠 내 거야.’


현수가 쟁투에서 켄과 오랜 시간을 겨룬 것은 그가 쟁투를 즐긴 것이 아니라 자신을 상대로 보여준 비정상적인 움직임 때문이었다. 그건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가는 것이었기에 마음이 쓰였고 그런 이유로 그의 가족이 여기에 있는 거였다.

하지만 현수도 여기서 플레이어까지 볼 줄 몰랐었다.


“서류는.......”


대리인은 현수의 말투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지만 들은 것이 있는지 바로 미소를 띄우며 서류 가방에서 서류 한 뭉치를 꺼냈다.

채무를 증명하는 서류들과 함께 이치카와 켄과 그의 가족들을 현수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였다. 한마디로 사람을 거래하는 인신매매 서류였다.


“대금을 지불하시고 여기 서명을 하면 거래가 끝납니다.”


서류를 건네받았지만 현수는 이런 서류들을 파악할 능력이 없었기에 슬며시 후지와라 사장에게 서류들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후지와라 사장은 아무런 질문도 없이 서류 내용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현수를 대하는 그녀의 행동을 본 북천각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현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들어난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큰 정보였다. 그럼에도 그녀가 스스럼없이 적들 앞에서 그런 태도를 보인 것이다.

후지와라 사장이 그렇게 한 건, 동천각에서의 현수의 위치를 알려 다른 각에서 들어올지도 모르는 현수를 향한 회유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서류의 내용을 살펴본 후지와라 사장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채무를 빙자해 사람을 팔고 사는 서류였기 때문이었다.


‘이건 채무를 빙자한 인신매매 서류잖아. 이런 서류를 왜? 한 이사님이....... 설마 이치카와 켄과 그 가족들을 저들에게서 구매하신 건가? 어떡해 이걸......, 그런데 구매란 표현을 써도 되나? 음-, 이치카와 켄이 채무 때문에 아카오니 대전에 참가한 것이군. 이것 참. 저 얼굴에 겨우 18세라니 액면은 거의 20대 중후반 같은데, 그의 진짜 나이를 안다면 다들 놀랄 일이군. 홋카이도 사람들은 다들 미치기라도 한 거야? 겨우 18세 정도인 고등학생에게 저승사자란 흉명을 붙인 거야? 도대체 왜?’


뜻밖의 내용에 후지와라 사장은 현수를 돌아봤지만 그녀를 쳐다보는 현수의 얼굴엔 별다른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하긴 현수가 살고 있는 저쪽 세상에선 사람을 팔고 사는 노예제도가 보편화되어 있었기에 켄과 그의 가족들을 구매하는 것은 그에겐 지극히 정상이었다.

그리고 현 지구에서도 동서양의 여러 나라, 많은 지역에선 지금도 사람을 팔고 사는 행태가 법의 보호 아래 혹은 은밀히 계속 이어져 오고 있었다. 그걸 아는 후지와라 사장은 그냥 넘어갔다. 이건 현수의 일이었으니까.


“천오백만엔이 필요하겠군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좀 융통해 주겠습니까?”

“하- 네.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한 이사님. 그럼 현금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계좌로 보내드릴까요?”

“현금으로 원합니다.”

“알겠습니다. 잠시 나가실까요.”

“서류는.......”


대리인의 말에 후지와라 사장의 예쁜 눈이 샐쭉해졌다.


“자중하세요. 나 후지와라 유리코에요. 그깟 돈이 얼마나 한다고, 따라 나오세요.”

“넷? 예.”


서슬 퍼런 후지와라 사장의 말에 꼬리를 내린 대리인과 북천각 사람들이 나가자, 거실엔 현수와 이치카와 켄, 그리고 켄의 가족들과 현수의 호위로 남겨진 사유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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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플레이어로 각성하는 하나꼬(1) 24.09.01 24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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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집으로 돌아가다(4) 24.08.25 27 1 16쪽
35 집으로 돌아가다(3) 24.08.24 32 1 16쪽
34 집으로 돌아가다(2) 24.08.24 26 1 16쪽
33 집으로 돌아가다.(1) 24.08.18 28 2 16쪽
32 아이언 콜로니(2) 24.08.17 33 2 17쪽
31 아이언 콜로니(1) 24.08.15 32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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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착하는 한 씨 가문(6) 24.08.10 31 2 17쪽
27 정착하는 한 씨 가문(5) 24.08.06 28 2 17쪽
26 정착하는 한 씨 가문(4) 24.08.06 30 2 17쪽
25 정착하는 한 씨 가문(3) 24.08.04 32 2 16쪽
24 정착하는 한 씨 가문(2) 24.08.03 35 2 16쪽
23 정착하는 한 씨 가문(1) 24.08.03 33 2 16쪽
22 귀신들의 쟁투(6) 24.07.28 32 2 17쪽
21 귀신들의 쟁투(5) 24.07.27 31 2 17쪽
» 귀신들의 쟁투(4) 24.07.27 35 2 17쪽
19 귀신들의 쟁투(3) 24.07.21 34 2 16쪽
18 귀신들의 쟁투(2) 24.07.20 31 2 17쪽
17 귀신들의 쟁투(1) 24.07.14 36 1 16쪽
16 마수들의 습격(2) 24.07.13 37 2 16쪽
15 마수들의 습격(1) 24.07.10 33 1 16쪽
14 최 씨 상단(3) 24.07.04 35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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