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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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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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5
추천수 :
288
글자수 :
2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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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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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피라미드의 무덤 (4)

DUMMY

27화


*


강에 핏물이 진하게 번지고 있었다.

소용돌이에 휘말린 몬스터들의 피까지 더해졌다.

곧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강줄기가 붉게 변했다.


“정말로 바다가 갈라지는군요. 내려갑시다.“


지팡이가 바다를 가른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모세의 기적처럼 강이 반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이내 젖은 땅이 드러났다.

우리는 바닥에 착지했다.


정지환은 위를 올려다보더니 감탄하며 물었다.


“이야. 깊은 걸. 여기까지 들어갔다 온 거야?”


“그렇습니다. 이동하죠.”


양 옆에 거센 소용돌이가 계속해서 강을 옆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피의 방벽이 형성되었다.

비로소 백 명도 거뜬히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나는 계속해서 걸었다.


곧 있으면 그들이 추격해 올 것이다.


“물 속이면 저항도 컸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갔다 왔지?”


“그건 형님의 전투빨리감기때문에 그렇습니다.”


“D급이라고 들었는데. 아, 재각성했으니 등급도 올랐구나?“


“맞습니다. 그나저나 한가하게 이야기나 나눌 때가 아닙니다.“


정지환과 박태우의 질의응답 시간은 중단되었다.

그들이 왔다.


-

알림

왕의 군대가 추격해옵니다! 제한 시간 1시간 내로 강 끝까지 이동하십시오.

제한 시간 00:59:58

-


“도망치는 죄인들을 잡아라-!”


병사들이 전차를 끌고 진군하고 있었다.

끝을 알 수 없을만큼 많은 수의 군사가 오고 있다.

어차피 제약 때문에 물리칠 수 없다.

이건 하나의 상황극이다.


그가 했던 것처럼 나도 일행을 이끌고 강을 건너야 했다.


“저 길 끝까지 1시간 내로 가야 합니다.“


“네? 끝이 안보이는데요? 어디인 줄 알고···“


“헌터놈은 납두고 가자.“


“동감이야.“


“스킬 세 분한테 적용해드리겠습니다. 최대한의 속도로 달리세요.“


과거 내 유일한 주력스킬이었던 전투빨리감기.

파티원 여러 명에게 쓰는 것은 익숙했다.

아까 설유천에게 썼을 때 생각보다 마력이 많이 소진되지 않은 걸 보면 3명도 괜찮을 것이다.


“그럼 갑니다.”


-

B급 전투빨리감기를 활성화합니다.

사용자 지정: 정지환, 설유천, 박태우에게 적용합니다.

-


“우오오오오! 겁나 빨라! 이거 좋은데? 괜찮은데? 우리 회사에 들어와라!”


“엿먹어. 백운 기업 인재야.”


“헌터 협회가 최우선입니다!”


“프리랜서로 평생 돈 흥청망청 쓰다가 갈 겁니다.”


헛소리는 가볍게 넘어간다.

S급들의 이동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장거리도 몇 분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S급들에게 빨리 감기를 적용했으니 벌써 왕의 군대가 점으로 보이는 건 당연했다.


너무 쉽군.


‘사용자의 수준에 따라 밸런스가 조정됩니다.‘


광산에서 들었던 알람이다.

내가 괜히 플러그를 꽂았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네 이 놈들----!“


다시 말발굽 소리와 온갖 병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나는 알람 소리에 따라 몸을 왼쪽으로 틀었다.


쉬-익!


원래 내가 있던 방향으로 창이 날아왔다.

내 옆에 있던 정지환은 식겁했다.


“으악! 쟤네 공격도 하네? 그냥 NPC 아니었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 속도도 빠르지만, 뛰는 건 뛰는 거였다.

나는 것보다 느릴 수 밖에 없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단 말이 있다.


“빨리 오십시오.”


“어? 형님-!”


바닥을 박차고 날아 올랐다.


솨아아아아-!


바람을 가르는 감각이 나쁘지 않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들은 모두 사라졌다.

바람 소리와, 거센 파도 소리만이 남았다.

그리고 강의 끝이 보였다.


“이런 의미였군.“


투명한 벽 너머로 평탄한 초원지대가 보인다.


‘목적지까지 100m 남았습니다.’


길안내에 따라 막을 통과했다.

그러자 새로운 알람이 들렸다.


‘첫 번째 재앙을 통과했습니다.’

‘잠시 후, 두 번째 재앙이 시작됩니다.’

‘강에 다시 물이 차오릅니다.’


나는 급하게 뒤를 돌아봤다.

저 먼 곳에서부터 길이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고객 3명이 보이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일단 계약서는 각 회사로 전달되었을테니 회장이 없더라도 돈은 받는다.

참으로 안타깝군.


나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다음 재앙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으아아아아------!”


달갑지 않은 소리가 들려온다.

아깝다.

세 명이 살아 돌아오고 있었다.


“저 의리없는 자식! 우리는 물에 수장되라는 거냐!”


“형님! 어떻게 저희를!”


“힘들다···”


세 명은 미친듯이 달려왔다.

이미 강은 왕의 군대를 집어삼켰다.

저들도 곧이었다.

잡채만한 소용돌이가 그들을 집어삼키려는 순간-


“뛰세요-------!!!!!!”


박태우의 외침과 함께 일행들은 벽을 통과했다.

그들의 발이 바닥에 닿음과 동시에 강물이 투명한 벽에 휘몰아쳤다.

계속해서 소용돌이치던 강은 시간이 지나자 잠잠해졌다.

강은 이제 ‘생명의 강’ 이라고 불릴 수 없어 보였다.


“죽음의 강이 더 낫겠지···.“


돌아선 나는 일행들의 무사 도착을 팔을 벌려 환영했다.

비즈니스 미소까지 지어주었다.


“세 분 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거짓말.”

“영혼 없어.”

“형님···”


고객들의 비난 쯤이야.

각 사람당 1300억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스했다.


이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저들이 전부 죽어버리면 뒷처리가 곤란하다.

한 놈은 괜찮지만 나머지 두 고객님이 문제였다.

높으신 분들이라 피말리는 조사가 이어질 게 뻔했다.


적당히 고객들의 분이 풀릴 때쯤 바로 다음 재앙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 재앙은-”


하려고 했다.

하늘에서 메테오가 떨어지기 전까진.


쾅--------------------!


“크윽!”


메테오가 떨어진 곳에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

주변은 용암이 떨어진 것처럼 불이 붙었고, 먼지가 바람에 나부꼈다.


“다들 괜찮으십니까!”


“네! 형님 쪽으로 떨어져서 저희는 무사합니다!“


그렇군.

나만 위험했다.

눈 앞의 새로운 알림창을 읽어내려갔다.


-

알림

두 번째 재앙: 하늘의 재앙

죽어도 죽지 않는 것들이 당신을 공격하고, 당신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구역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신의 날개 아래 거하십시오.

-


“하늘의 재앙! 좀비같은 몬스터가 나타날 거고, 구역이 점점 한정될 겁니다! 안전 지대를 찾아야 하니까 다들 절 따라오십시오!”


“알았다! 근데 이 메테오 걸리적거리는데 자르면 안돼?“


“본인의 자유지만,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케이-!“


뒤로 곧잘 따라붙는 설유천, 박태우와 달리 정지환은 홀로 자리에 우뚝 섰다.

저 인간도 말을 들어먹질 않는군.


길안내에 따르면 저 지역은 비안전지대다.

내가 가는 길은 본연의 색이었지만, 저 곳만 빨간색이었다.

메테오가 곧 정지환에게 떨어질 것이다.

나는 최대한 그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팀원 한 명을 잃게 생겼군.”


“에? 형님. 그게 무슨 소리에요?”


설유천은 이미 이해한 것 같은데 역시 박태우는 귀찮다.


“첫 번째 재앙에서 던전의 제약이 풀리기 전까지 아무도 뜻대로 움직이지 못했던 거 기억하십니까?”


“네.”


“메테오도 비슷합니다.”


“그럼 이 재앙을 통과하는 방법은 뭐지?“


설유천은 정지환 쪽은 돌아보지도 않고 물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안전 지대로 가는 겁니다.“


“그냥 도망치는 게 전부란 거야?”


“그냥 도망치는 게 아닙니다.”


“그럼?”


“앞을 보시죠.”


설유천은 나에게 고정된 시선을 앞으로 옮겼다.

앞은 초원이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아닙니다. 자세히 보십시오.”


사실 나도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평범한 초원인 줄 알았다.


“개굴!“


개구리였다.

한 마리가 폴짝 뛰어 올랐다.


“뭐야, 겨우 한 마리?”


설유천은 콧방귀를 꼈다.

자만하지 마라.

한 마리일 리가 있냐.

초원이 렉걸린 화면처럼 들쑥날쑥하기 시작했다.


“대비하십시오. 옵니다.”


한 마리가 아니다.

초원도 아니다.

언뜻 보면 초원으로 착각할 수 있던 건, 개구리 떼였다.


-

정보 열람

A급 초록 개구리 (Lv.30)

개체 수: 5,000,000

-


“이런···”


마력 소모가 심하겠지만 그 스킬을 쓸 때다.

나는 손을 들었다.


“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


수 백만 마리의 개구리가 하늘로 힘차게 뛰어 올랐다.

그 때 누군가 내 앞에 섰다.

박태우였다.


“저만 믿으세요, 형님!”


동시에 박태우의 상태창이 눈 앞에 떴다.


-

열람 권한 허용

이름: 박태우

나이: 24세

등급: S

레벨: 20

능력치

공격력 50 방어력 20 근력 30 마력 100 민첩 200 운 0


주력 스킬 (4)

.

-


더 볼 새도 없었다.

박태우의 손에 있던 단검이 흑색 마력을 품었다.

그가 팔을 휘두르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툭!

투둑!

투두둑!


개구리가 반으로 갈라져 땅에 떨어졌다.

보이지 않는 공격에 의해 사체들이 땅에 쌓여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몬스터가 전부 정리되었다.

다시 평화로운 (개구리 사체 더미로 이루어진) 초원의 모습을 회복했다.


“협회놈이 제법이네.“


“형님! 어떤가요?“


내 레벨업 기회를 빼앗다니...

박태우의 말을 무시한 채, 다시 상태창을 확인하려는데 멀리서 폭발 소리가 들렸다.


콰아아아앙-!


“저긴 정지환이 있던···”


설유천의 말대로였다.

정지환이 있던 곳은 불바다가 되었다.

고객이 죽으면 곤란하다.

나는 재빨리 달려갔다.


“흔적도 없군요.“


“그러게 말 좀 듣지.“


“협회는 정지환 헌터의 숭고한 희생을···“


숭고한 희생은 무슨.

혼자 말 안 듣고 독단 행동하다가 갔으면 개죽음이다.

심각한 말과는 달리 분위기는 평화로웠다.

그야 당연했다.


S급이 고작 메테오 따위로 죽을 리가 없으니까.

아무리 던전의 제약이 걸렸다고 해도 말이지.


“정지환 씨, 나오세요. 갈 길이 바쁩니다.”


“어딜 보고 말하는 거야?“


무슨 주인공 같은 등장을 원하나 본데, 소용 없다.

나는 허공에 소리질렀다.

정확히는 산산조각 난 메테오 조각 뒤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


“역시 안 속아 넘어가네. 재미 없군.“


정지환이 모습을 드러냈다.

설유천의 말을 빌리겠다.

이래서 S급들이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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