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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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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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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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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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탑 (6)

DUMMY

*


-정산 완료. 업데이트 내역을 확인하시겠습니까?-


나는 두 주먹을 쥐며 소리 없는 환호를 내질렀다.

영문을 모르는 곰돌이와 호랑이는 내가 기뻐하자 자기들도 반달 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내 답은 하나 뿐, 바로 확인한다.

그러자 반가운 상태창이 주르륵! 펼쳐졌다.


-

열람 권한 허용 (업데이트 완료)

이름: 김수한

.

등급: S급 (Lv.1)

-


와, 드디어!

나는 S급이라는 두글자를 확인하자마자 입술을 꽉 깨물고 고개를 위로 쳐들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애들 앞에서 꼴사납게 울 것 같았다.


각성하기 전에도,보조계 쩌리 시절에도, 태성이에게 개소리를 들을 때도, A급 괜히 따라갔다가 다치고 입원치료비 전부 내 사비로 부담하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고시원 쪽방에서 컵라면 하나 먹을 때도, 잠재스킬만 바라며 평생 생각도 못 해본 똥을 매일 찍어 먹는 날들을 버틴 것은 오로지 이 순간 때문이었다.

모든 힘들고 지치고 X같은 나날들의 보상이 드디어 나에게 온 것이다.


-김호랑의 S급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삼 (Lv.3) 스킬이 적용 중입니다.-


감상 따위 스킵하고 다음 업데이트 항목을 보도록 하자.


-

레벨 70


능력치

공격력 150 근력 150 방어력 200 마력 400 민첩 200 운 32

(분배 가능 스탯: 45)


주력 스킬 (3)

EX급 자동전투 (Lv.3) – 양육 모드가 활성화된 상태입니다.

S급 포세이돈의 창 (Lv.1)

A급 전투빨리감기 (Lv.20)

(스킬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보조 스킬 (5)

S급 근력 강화 (Lv.2), S급 동물의 감각 (Lv.1)

-


레벨, 능력치의 폭발적인 증가는 순전히 마지막 오시리스를 상대했을 당시 죽도록 고생하며 끈질기게 버틴 것과 세 명의 S급들의 경험치를 흡수한 결과일 것이다.

자동전투는 레벨이 오르지 않았음에도 새로운 모드가 추가되었다. 물론 시스템이 제대로 공지를 안해줘서 몰랐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건 내 어깨 양쪽에 붙어 있는 곰돌, 호랑이와 관련 있는 모드일 것이다.


창 스킬은 확인할 때마다 어째 등급이 바뀌어 있는 모양새였다. 싫은 건 아니고, 아주 좋다는 의미다.

오! 전투빨리감기가 드디어 A급이 되었다!


“꺄악!“


그 와중에 한 명 더 죽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봐라. 확인 좀 하자.


-이 외에 보상 10개, 업적 30개, 랭킹 증가 등 업데이트 사항을 마저 확인하시겠습니까?-


생략한다. 어차피 보상은 자동 모드에서 알아서 필요할 때 사용할 거고, 업적은 날 잡아서 보고, 랭킹은···궁금한데?


-김수한 님의 현재 세계 랭킹 순위는 2위입니다.-


한 자리 숫자.

2위라는 것도 충분히 놀랄 만한 사실이었지만, 나는 다른 것에 더 놀랐다.

세계 랭킹 1위 찰스 웨이커가 생각보다 더 강한 탓에 내가 2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었다.

더 분발해야겠다.


어쨌든 지금 2위라면 1위는 금방 따라잡을테고, 중요한 건 세계관 통합 랭킹이다.

이 정도면 억 단위, 아니 천만 단위까지는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은 채 세계관 통합 랭킹을 확인했다.


-김수한 님의 현재 세계관통합랭킹순위는 2,200,000,000,000,000,001위입니다.-


보기 좋게 내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이전보다 더욱 깔끔해지고 단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천만은 커녕 그 근처조차 진입하지 못했다.

이래뵈도 지구에서 2위를 하는 S급 70레벨이 겨우 저 정도 순위에 그친다면 대체 위에는 얼마다 더 많은 괴물이 있다는 건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어쩌면 SS급, SSS급의 존재 가능성을 넘어 EX급 스킬을 가진 게 나뿐만이 아닐 수도 있었다.


“아아악!”


나만의 진지한 고찰은 마침내 8위 요정족 세룬의 비명 소리에 의해 강제로 중단되었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자, 큰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레드 드래곤이 용암을 작고 날카로운 결정체 수백만 개로 굳혀서 발사하고 있었다.

자신의 비행 능력만 믿고 자신만만하던 요정족은 결정체를 연발로 맞아 만신창이가 되어힘없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고개를 돌리자, 내 쪽으로 빠르게 날아오는 용암 결정체 여러 개가 보였다.


슈웅!


-방어력을 극대화합니다. 당신의 피부는 드래곤의 비늘처럼 단단해집니다.-


쩌저적-

팅! 티팅!


순간적으로 내 표피가 강철처럼 단단해지며 정확히 결정체 여러 개를 전부 튕겨내었다.

아이들은 내 피부를 주먹으로 쳐보면서 감탄했다.


“와! 아저씨도 저 드래곤처럼 다 튕겨냈어!”

“삼촌 대단해!”


아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제는 나, 세계 랭킹 2위 김수한님이 나설 차례였다.

나는 곧장 아래로 직하강했다.


-자동 타겟팅 중-


모든 드래곤의 공격을 튕겨내며 자동 전투가 드래곤의 약점을 확인할 때까지 시간을 좀 끌어볼 생각이다.

애들의 실력도 한 번 확인해 볼 겸 테스트를 시작해볼까.


“너네 차례다. 한 번 싸워 볼래?“

“응!“


내가 물어보자마자 기다렸단 듯이 곰돌이와 호랑이가 어깨에서 뛰어내렸다.

아직 레벨이 낮긴 해도 S급이니 찰나의 순간을 벌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이 김에 스킬 설명으로는 불확실했던 부분을 알 수 있겠지.


“가라.”


곰과 호랑이는 초원을 광속으로 질주했다.

당연히 둘만 보낼 수는 없었기에 나는 뒤에서 둘이 미처 막지 못한 공격들을 대신 쳐내며 따라갔다.


-

S급 레드 드래곤 (Lv.70)

적수가 없어 폭주 중입니다!

-


네 적수, 여기 있다.

드래곤은 진격하는 우리를 발견하자마자 깊은 곳에서부터 브레스를 끌어 모아 방출했다.


파아아아-!


김곰돌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없이 높이 뛰어 올라 정면에 마주 섰다.


“크어엉!”


아기곰은 거대한 성체 곰으로 변해 포효하며 날카로운 발톱을 뜨거운 화염 소용돌이를 향해 휘둘렀다.


-피보호자 김곰돌이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레벨이 낮아 효과가 조정됩니다-

-S급 레드 드래곤의 모든 스킬이 5초 동안 무효 처리됩니다-


브레스는 곰의 발톱 모양대로 갈기갈기 찢겨 사라졌다.

갑자기 입에서 뿜어지던 뜨거운 화염 브레스가 더 이상 나오지 않자, 드래곤은 당황해서 입을 뻐끔거렸다.

공격에 성공한 곰돌이는 어느새 원래 모습으로 복귀해 바닥에 네 발로 무사 착지했다.


“삼촌, 봤어?!“


앞의 적을 무시하고 나를 바라보는 위기감 하나도 없는 곰돌이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유저 한 명이 크게 소리 질러 현 상황을 모두에게 알렸다.


“드래곤의 공격이 멈췄다! 다들 지금이야!”


5초 후에도 저 유저들이 살아남아 전진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호랑이가 움직였다.


“내 차례야!”


-피호보자 김호랑이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레벨이 낮아 효과가 조정됩니다-

-사용자 반경 1km 내로 호랑이 굴이 생성됩니다. 지정 대상 외에 사용자가 ‘적’으로 간주한 생명체는 일시적인 공포.혼란.스턴 상태에 빠집니다-


순간 호랑이 주변 지역이 굴의 형태로 변하며, 녀석은 잡채만한 호랑이로 변했다.

어미 드래곤은 잠시 휘청이는 듯 했으나 곧바로 정신을 차렸고, 아기 드래곤은 HP가 많이 소진되서인지 온몸을 경련하듯이 떨어댔다.

어미 드래곤은 입을 뻐끔대던 것을 멈추고 포효하며 제 자식을 감쌌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호랑이의 실수는 말 그대로 반경 1km 내의 나와 곰돌이를 제외한 모두를 적으로 간주했다는 것이었다.

연약한 A급들은 호랑이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제자리에서 벌벌 떨었다.

다음에는 누구를 적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알려줘야겠다.


“잘했지?!“


이 정도면 처음 치곤 잘했지, 나는 호랑이에게도 엄지를 들어올려줬다.

바닥에 엎어져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유저들 사이를 지나 제 자식을 날개로 감싼 채, 경계하는 드래곤 앞에 섰다.

곰돌이의 스킬 해제까지 몇 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자동 타켓팅이 완료되었습니다-

-약점 발견: 왼쪽 날개 아래 부분-

-공격력, 근력을 극대화합니다-


꾸구국-


자동으로 주먹에 힘이 실리며 팔 근육이 터질 듯이 팽창했다.

나는 드래곤의 발, 배, 가슴 순으로 뛰어 올라 날개에 이르렀다.

녀석은 제 자식을 감싸느라 여념이 없었고, 덕분에 약점을 노리기 훨씬 수월했다.

한계치까지 힘이 더해진 주먹이 사정없이 레드 드래곤의 왼쪽 날개 아래를 정확히 강타했다.


콰---앙!

끄오오오오오오--------!


드래곤의 날개는 완전히 직각으로 꺾였고, 피가 공중에 솟구쳤다.

당연히 녀석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S급 레드 드래곤의 HP가 70% 남았습니다-


연이은 타격이 무자비하게 이어졌다.


쾅!


오른쪽 날개.


쾅!


명치 부근.


-목표물의 HP가 50% 남았습니다-


콰아아!


드래곤은 브레스를 다시 발사하며, 용암 결정체 공격을 퍼부었다.

나는 전부 튕겨내며 손을 들었다.

이제 끝낼 때가 되었다.


-S급 주력 스킬: 포세이돈의 창을 사용합니다-

-신의 분노가 차갑고 어두운 바다를 뒤흔듭니다-


“발동.”


드래곤은 브레스를 내뿜던 입을 다물었다.

놈은 주변에 뭐라도 있는 건지 성치 않은 몸으로 새끼를 등에 태운 채, 오른쪽 날개를 퍼덕였다.

아직까지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킬이 사용된 건 맞는건가?


“발동. 발동된 건가?”


-스킬 사용 중입니다-

-S급 동물의 감각을 사용합니다-


순간 비릿한 바다의 냄새가 코에 진동하며 오싹한 긴장감이 전신에 감돌았다. 저 멀리서부터 무언가가 온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만한 것이 오고 있었다.

새카맣게 땅과 하늘을 가득 메운 파도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다가왔다. 내 스킬이어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스킬 사용자 및 지정 대상은 스킬의 피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그 때, 블랙이 소리쳤다.

어느새 최후의 3인만이 살아남아 도망치고 있었다.


“해일이 온다! 저 정도 규모라면 우리 모두 죽을 거야!”


나는 제외하고 곰돌이, 호랑이, 칸탈시안, 블랙, 꾸웱억까지 딱 알맞게 5명이군.

전부 지정대상으로 삼는다.


-완료되었습니다-


콰과과과과과가가가가가가가가------!!!!!


15층 전체를 뒤덮을 규모의 해일이 우리를 덮쳤다.


“다 죽는다 꾸웱억!”


나 제외 모두가 바닥에 엎드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 숨이 쉬어지는 건가.”


칸탈시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말대로 일행 중 누구도 숨막혀 죽지도, 해일에 휩쓸려 가지도 않았다.

멀쩡하게 서 있는 그들의 시야에 펼쳐진 건, 마치 수족관에 들어온 것 같은 웅장한 풍경이었다.

손을 들어 바다의 흐름을 만져 본 블랙이 입을 열었다.


“이건···물이 아니라 창이다.“


포세이돈의 창이라는 이명답게 자세히 보니 물이 아닌 전부 검푸른 창이었다. 창으로 된 해일, 바다였던 것이다.

해일이 지나간 자리는 잔잔히 파도쳤고, 해일은 계속해서 앞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나는 레드 드래곤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대로 하늘을 날지도 못하던 녀석은 결국 해일에 잡아 먹힌 채,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었다.


-S급 레드 드래곤과 아기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가상 계좌로 1000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요약 전투 결과 총평: S (최고의 전투였습니다!)-


1000만원 개이득.

속세에 찌든 어른과 달리 두 아이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리저리 펄쩍거리며 돌아다녔다.


“우와! 신기해!”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그런 거겠지.

오죽하면 어른 유저들도 제자리에서 고개를 고정한 채 한참동안이나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 역시 생각해보니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가만히 감상에 빠졌다.


-드래곤의 마석 (S급)을 획득합니다-

-특성: 화염 저항을 획득합니다-


“그아아아아아!“


아름다운 분위기는 나의 환희에 찬 외침 덕에 산산조각났다.

드디어, 화염 저항을 얻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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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D-3 (3) 24.09.07 43 2 12쪽
52 D-3 (2) 24.09.06 41 1 13쪽
51 D-3 (1) 24.09.04 47 2 12쪽
50 탑(19) +1 24.08.30 49 2 13쪽
49 탑(18) 24.08.29 53 2 11쪽
48 탑 (17) 24.08.24 61 2 13쪽
47 탑(16) +1 24.08.23 67 2 12쪽
46 탑 (15) 24.08.22 69 2 13쪽
45 탑(14) 24.08.17 83 2 13쪽
44 탑(13) 24.08.16 90 2 12쪽
43 탑(12) 24.08.15 97 2 12쪽
42 탑(11) 24.08.14 105 3 12쪽
41 탑(10) 24.08.09 103 3 11쪽
40 탑(9) 24.08.08 117 4 15쪽
39 탑 (8) 24.08.08 133 3 12쪽
38 탑 (7) 24.08.02 137 3 12쪽
» 탑 (6) 24.08.01 129 3 12쪽
36 탑 (5) 24.07.31 136 3 12쪽
35 탑 (4) 24.07.28 147 3 11쪽
34 탑 (3) 24.07.27 149 3 11쪽
33 탑 (2) 24.07.26 156 3 11쪽
32 탑 (1) 24.07.25 177 3 11쪽
31 피라미드의 무덤 (7) 24.07.21 174 3 11쪽
30 피라미드의 무덤 (6) 24.07.20 171 3 11쪽
29 피라미드의 무덤 (5) 24.07.19 184 4 11쪽
28 피라미드의 무덤 (4) 24.07.18 193 4 10쪽
27 피라미드의 무덤 (3) 24.07.17 18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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