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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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4,105
추천수 :
288
글자수 :
273,335

작성
24.07.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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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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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피라미드의 무덤 (5)

DUMMY

*


일은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정지환은 메테오를 향해 검기를 날렸으나, 안타깝게도 실패했다고 한다.


“아깝군. 바로 반으로 딱! 갈라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정지환은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1시 방향입니다. 주의하십시오.’


자동 전투는 메테오의 위치를 시시각각 알려주었고, 우리는 끊임없이 부활하는 개구리를 물리치며 돌산에 도달한다.

산 정상에는 신의 날개 아래 ‘세이프존’이 있었다.

밝게 빛나는 구역에 들어가자마자 다음 재앙이 시작되었다.


-

세 번째 재앙: 어둠의 재앙

-


이름과는 달리 산 너머의 사막은 아주 밝았다.

그렇다면 어둠을 직접 지상에 상륙시켜야 했다.

방법은 하나.


“태양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미친 거야?”


설유천의 경멸을 뒤로 하고 날았다.

정지환의 다리를 잡은 채.


“꼭 이렇게 가야 되나?”


-

여왕벌의 가호를 사용합니다. 민첩, 방어력을 극대화합니다.

-


이카루스처럼 태양에 가까이 갈 수록 온 몸이 녹아내리는 듯 했다.

대충 정지환을 공중에 던진 후, 내려왔다.

화염 저항이 없는 나는 소중하다.


“아?”

“수고하십시오.”


-

S급 정지환이 S급 주력스킬: 일격 (Lv.30)을 사용했습니다.

-


예상대로 그는 태양을 정확히 반으로 갈랐다.

그리고 완벽하게 착지했다.

사막에 캄캄한 밤이 찾아왔다.

달도 태양도 밝혀주지 않는 완연한 어둠.


쿠-웅! 쿵! 쿵-!


불타는 태양의 작은 조각들이 지상에 떨어졌다.

신기하게도 길안내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쪽으로 조각들이 정렬되었다.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앞을 볼 수 있었다.


“보스는 언제 나오는 건가요? 형님?”

“이제 나옵니다.”


사실 나도 모른다.

그냥 길안내를 따라갈 뿐이다.

슬슬 네 번째 재앙 알림이 뜰 때가 되었는데 나타날 기미조차 없다.


“저건?!“

“처음 우리가 들어갔던 피라미드 아니야?“

“스핑크스도 그대로군. 어떻게 된 거지, 김수한?“


나도 당황스럽다.

처음 봤던 피라미드가 나왔다.

주위가 온통 어두워서 착각할 뻔 했지만 분명 같은 장소다.

이번에도 역시 스핑크스 밑에 섰다.


- 신이 택한 자가 너희를 이끌지니. -


멘트 역시 똑같다.


쿠르릉···


문도 같은 자리에 생겼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던전이 반복되는 것인가?


“미로군요.“


작은 횃불이 통로를 밝히는 미로에 진입했다.

내부 구조가 바뀌었다.

원래는 직진 통로였다.

정지환은 투박한 손으로 벽을 쓸었다.


“미로는 손으로 짚으면서 가라던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길을 압니다.”

“그것도 신이 택한 자의 특권인가?”

“맞습니다.”


EX급 자동전투도 대충 신이 내린 것 같은 사기 스킬이니 비슷하다고 치자.

이리저리 꺾으며 이동했다.

이놈의 미로는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대체 언제 끝나는 건가.


불평하던 고객놈들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다들 잘 따라오고 계십···“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 새X들 잘 따라오라니까 또 독단행동하다가 길 잃은 거냐?


“어디 있습니까! 다들!“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목청 터져라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쿠릉···


움직이는 소리다.

어디서? 지진인가?


쿠르릉···

드드드드드득···..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앞을 응시했다.

왔던 길이 사라졌다.

미로가 바뀐다.


‘우회전 후, 100m 직진하십시오.’


길안내가 확신을 더해주었다.


“망했군.“


나야 길안내가 있어서 바뀌어도 잘 간다지만 고객놈들이 걱정이다.

셋이 붙어있으면 암살자 관련 스킬을 가진 박태우가 더듬더듬 짚어서라도 안내할테지만, 뿔뿔이 흩어졌다면 답이 없다.


쉬이이이이-


바람소리.

근처에 밖과 통하는 곳이라도 있는 건가.


-신의 죽음에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새로운 알람이 미로 전체에 울렸다.

신의 죽음이라.

누군가 보스를 물리치기 시작한 건가.

나도 나설 때가 되었다.


지난 세 가지 재앙동안 나는 보조 역할만 했다.

길안내가 그리 하라는데 어찌 하겠는가.

레벨업을 못할까 걱정했지만 괜찮았다.

세 번째 재앙까지 처리한 후, 길을 걸으며 상태창을 점검했다.

레벨이 올라있었다.


-

열람 권한 허용

이름: 김수한

.

등급: A (Lv. 40)

레벨: 55

-


그래서 알림창을 자세히 확인해보니 이게 있었다.


-

추천 전투 모드 중 대상이 획득한 경험치를 확률적으로 획득합니다.

-


확률은 내게 의미없었다.

고객들이 편하게 몬스터를 물리치는 동안 나는 거의 100%의 확률로 경험치를 받아 먹었다.


‘S급 박태우가 S급 주력스킬: 들키면 전부 죽인다 (Lv.30)을 사용해 A급 초록 개구리 (Lv.30) 5,000,000마리를 처리했습니다.’

‘김수한의 등급을 고려해 경험치를 상향 조정합니다.’

‘특성: 극강의 운빨러를 사용합니다.’

‘경험치 304,291을 획득합니다.’


S급들이 태워준 버스가 짭짤했다.

아무튼.

지금은 눈 앞의 것에 집중해야 한다.


쉬이이이익···


바람 소리만 내며 흩날렸다 다시 모이는 검은 안개.

먼저 공격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묘한 탐색전이 계속되었다.


-

정보 열람

목표물: A급 ????의 분신 (Lv.60)

-


몬스터였다.

상태 이상도 없고, 주의하라는 말도 없다.


‘음성으로 전환합니다. 마력을 30으로 조정합니다.‘

’A급 주력 스킬: 무한의 창 (Lv.1)을 사용합니다.‘


일렁이는 안개를 향해 손을 들었다.


“발동.”


우우웅-


허공에 작은 창이 한 개 생성되었다.


‘끊임없는 단 하나의 창이 적에게 영원한 고통을 선사합니다.‘


창은 통로를 꽉 채울 정도로 커지더니 화살처럼 쏘아져나갔다.

안개를 뚫고 계속해서 뻗어나갔다.


쏴아아아아아-!


-신의 죽음에 두 걸음 다가섰습니다.-


검은 분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공격 한 번 하지 않는 게 싱거웠다.


“근데 어디까지 가는 거냐?”


아직도 스킬이 발동 중이었다.

마력은 거의 소모되지 않았다.

A급으로 바뀌면서 마력 소모량이 줄고 대비 효과는 커졌다.

즉, 가성비가 좋아졌다.


알림이 연이어 들렸다.


-신의 죽음에 세 걸음 다가섰습니다.-

-신의 죽음에 네 걸음 다가섰습니다.-

···


“설마 미로를 따라 분신들을 전부 죽이고 있는 건가?”


다른 이가 죽이고 있는 게 아니었다.

나에게 개인 알람까지 뜨는 걸로 보아 내 짓이었다.


띠링.


마침 눈 앞에 미니맵이 생성되었다.


“실시간으로 창이 이동하는 궤적을 보여주는군.”


화살표가 빠르게 이동하며 목표물을 없애고 있었다.

무한의 창.

계속해서 적을 죽이는 영멸의 창.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마음에 드는군.”


천천히 걸었다.

한 걸음에 알림이.


-신의 죽음에 열두 걸음 다가섰습니다.-


또 한 걸음에 알림이.


-신의 죽음에 열세 걸음 다가섰습니다.-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걸음이다.


-신의 죽음에 열네 걸음 다가섰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신이 영원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처음 들어왔던 제단이다.

저번에 무너졌던 통로는 온데간데 없었다.

제단 위에는 처음 보는 관이 있었다.

파라오의 관인가?


계단을 올라가 관 앞에 섰다.


-모든 인간이 신의 제단에 소환됩니다.-


“으악!”

“컥!”

“비켜.”


계단 밑에 세 명의 고객놈들이 허공에서 떨어졌다.

길을 못 찾으니 던전이 알아서 데려왔군.

나는 관뚜껑을 열었다.

안은 텅 비어있었다.


“형님, 거기에 뭐 있어요?”

“미라라도 있나 봤는데 없습니다.”

“미라고 뭐고, 너네 왜 갑자기 사라졌지? 나만 두고 간 건가?“


정지환은 불만스럽게 우리를 훑어봤다.

그러고 싶다만 1300억 고객님이라 그럴 수가 없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저도 잘 가다가 뒤를 돌아봤더니 당신들이 없었습니다.“

“나도.“

“저도요.“

“그래? 미로가 스스로 움직였나보네. 아, 그래서 신의 죽음이 뭐지?”


보나마나 정지환은 그냥 걷다가 여기에 소환된 양 싶다.

박태우도 똑같이 멍청한 얼굴인 걸로 보아 패스한다.

남은 건 설유천.


“몰라. 앞에 갑자기 안개가 껴서 손으로 휘적이긴 했는데.“


그래.

무의식에 몬스터를 죽였군.


“그 안개가 몬스터였습니다. 죽이면 저 소리가 미로 전체에 울려퍼진거고요.“

“진짜? 몰랐어.“


모르는 게 당연하다.

몬스터가 어둠이라 빛인 설유천에게 한 방에 죽은 거라고 추측해봤는데 아니다.

너무 쉽게 죽었다.

손만 흔들었어도 사라졌을 몬스터다.


네 명은 제단 곳곳을 조사했다.

관을 더듬고, 바닥과 천장의 문양을 살피고, 벽화를 살폈다.


“여기! 이리 와 봐!“


벽화를 조사하던 정지환의 다급한 외침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여기 봐. 사라졌어.“

“뭐가요?“


내 눈에는 이전과 똑같았다.

고대 이집트 벽화하면 떠오르는 검은 강아지 모양 가면을 쓰고, 상체는 벗고 하의는 천으로 치마처럼 둘러입은 사람들.

알아볼 수 없는 고대의 언어들까지.

정지환은 제사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벽화의 중앙을 가리켰다.


“여기. 원래라면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야 해.“

“확실한가요?”

“그래. 처음 왔을 때 벽화의 제단 위에 서 있었어. 근데 지금은 없다.”

“그렇다면···.”


불길한 예감이 든다.

물론 정지환이 잘못 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여기도 봐.”


이번에는 설유천이었다.

설유천은 손으로 벽화의 진행방향을 가리켰다.

나는 경악했다.


“우리···잖아요?”


나, 박태우, 정지환, 설유천 4인의 모습이 새겨져있었다.

3가지 재앙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전부 벽화로 기록되어 있었다.


“아까도 이랬습니까?“

“아니. 네가 신이 택한 자잖아. 뭔가 아는 거 더 없어?“

“저도 모릅니다.”


설유천의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길안내도 더이상 뜨지 않는다.

네 번째 재앙에 대한 소식도 없다.


솨아아아-


바람소리가 귓가에 스친다.


“저만 들립니까, 이 소리?“

“나도 들려.


곧이어 새카만 안개가 흘러들어왔다.

안개는 제단 위로 올라갔다.

사방에서 모인 검은 안개가 점차 형상을 갖춰갔다.


허망할 정도로 저항도 않고 쉽게 죽었던 ????의 조각.

신이 영원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알림.

벽화에 그려진 우리와 사라진 제단 속 신.

그리고 신의 제단에 모든 인간이 모였다는 알림까지.


알겠다.


“우리는 신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입니다.“

“뭐?“

“몬스터를 처치했다고 알람이 뜨지 않고 ‘죽음에 다가섰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죽이면 안될 것을 죽였습니다. 죽이면 죽일수록 그가 다시 부활할 수 있게 한 겁니다.“

“대체 무슨 말이야?”


짙은 검은 안개가 꾸물거리고 있었다.

나는 일행에게 말했다.


“죽음에 14걸음 가까워졌다고 했죠. 죽음의 신, 오시리스. 그는 네트에게 죽음을 당합니다. 14조각이 나서요.“

”잔인하군.“

”죽음 그 자체인 신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그에게 죽음은 또 다른 부활, 삶입니다. 우리가 그를 깨웠고, 제물을 자처한 겁니다.”

“그렇다면···“

“네. 곧 있으면 진짜 던전의 주인이 나타납니다.“


‘?급 던전의 관리자, 죽음의 신 오시리스가 세상에 현현합니다.‘


마침내 제단 위의 존재가 깨어났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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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라미드의 무덤 (5) 24.07.19 18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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