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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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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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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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D-3 (2)

DUMMY

*


“접수 도와드리겠습니다. 서류 작성해주세요.”


입장 부스에 가니 한복을 입은 친절한 달토끼가 우리를 맞이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나는 문득 달토끼의 국적이 궁금해서 질문했다.


“한국 분이신가요?”

“네? 한국이요? 하하하! 아니예요.”

“그럼 그 복장은···.”

“보시다시피 이번 축제의 컨셉이 한국풍이라서요. 인간들의 수많은 문화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말하자면 외국인들이 축제를 한국풍으로 꾸며놓고 한복을 입고 접수처에 있는 독특한 현상이었다.

참관객들 대부분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고 있었고, 멀리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삼촌!” “아저씨!”


김곰돌과 김호랑이 킨탈시안의 손을 잡고 돌아왔다.

어린이 한복을 입은 채였다.


“우하하! 어때, 나 멋지지!”

“나는? 나도!”


단군 신화, 고조선 때는 한복이 없었겠지만, 뿌리가 같으니 상관없나.

나는 대충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너희는 참가하지 마라.”

“왜?”


나는 손 밑의 각서를 쳐다봤다.

접수 서류는 총 2장이었다.

대회 참가 신청서 1장, 그리고 목숨 포기 각서 1장.

나는 킨탈시안에게 질문했다.


“킨탈시안, 목숨 포기 각서가 대체 왜 있습니까?”

“그걸 설명 안했군. 이 층은 PVP가 금지되어 있지만, 비주기적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 한해서는 허용된다. 게임은 매회마다 랜덤으로 지정되고, 유저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거다.”

“고작, 아니 물론 많긴 하지만 천억원 때문에 목숨을 건다고요?”

“지구에서는 안 그런가?”


나는 말문이 막혔다.

물론 대부분의 헌터들은 자기 등급 외의 던전은 들어가지 않고, 운 나쁘게 던전 브레이크를 맞이하지만 않는다면 목숨을 잃을 일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생계 때문에 목숨을 걸고 자신의 등급 외의 곳을 들어가야 하는 헌터들도 있었다.

그렇군. 생각해보니 고작 천억원이 아니었다.


“···지구에서도 그렇습니다. 훨씬 더 적은 돈에도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고는 합니다.”

“그래. 탑에서도 저 돈만 있으면 떵떵거리고 살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저 돈이 소중한 유저들의 목숨값이라고 믿지는 않아. 그래서인가? 매회 대회 참가자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한···”

“100명?”

“10만 명 안팎으로 참가한다. 매우 적은 숫자지, 다들 제 목숨은 소중한 줄 아는 거야.”


나는 안면에 물음표를 띄웠다.

10만 명이 적은 수라고? 대체 탑에는 몇 명의 유저가 있는 것인가?


“아, 탑에 몇 명이나 유저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눈치군. 안타깝지만 대답해줄 수 없다. 마땅한 통계도 없고, 내가 아는 건 셀 수 있는 단위를 넘어섰다는 것 정도다.”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뭐지?”

“15층에서 마주했을 때는 드래곤을 죽이기 위해 다들 목숨을 걸던데, 천억원을 위해서는 목숨을 아낀다고요?”


고작 드래곤 하나 죽이자고는 목숨을 걸면서 이제는 아낀다는 게 의아했다.

물론 보상은 좋았지만 천억원이면 그보다 훨씬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러자 킨탈시안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음···. 전에도 말했지만 그날은 이상한 날이었다. 원래대로라면 A급 레드 드래곤이 있어야 했는데 난데없이 S급이 출몰한거다. 우리는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층만 간다. 가끔 나 같은 이상한 놈을 빼면 굳이 목숨을 걸지는 않아.”

“그렇군요.”


이제 이해가 갔다.

지구와 같은 생태계였다.

말하자면 헌터=유저 격인 셈이었다.

갑자기 S급 드래곤이 출몰한 건, 이들 입장에서는 던전 브레이크나 다름없었을 테고.


“그럼에도 저만한 액수는 평생을 열심히 일해도 벌기 힘들다. 목숨을 걸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조건이지.”

“당신도 참가합니까? 당신은...A급이잖습니까.”

“정곡을 찌르는군. 괜찮다. 엘프라면 인생에 몇 번쯤 목숨을 걸고 뜨거운 결투를 해야 할 때가 온다. 바로 지금이다.”


킨탈시안은 결연한 표정으로 목숨 포기 각서를 휘갈겨 쓴 후, 먼저 제출했다.


“자네도 당연히 참가하겠지?”


나는 각서를 쳐다봤다.

그리고 아이들을 한 번, 스킬창을 마지막으로 바라봤다.


-

EX급 자동 전투 (Lv.4) – 경고! 자동 모드를 사용하십시오.

EX급 포세이돈 (MAX) * 오류: 관?리자?의 힘??

-


나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네. 참가할 겁니다.”

“알겠다. 무운을 빌지.”


1등은 내 차지였다.

현재 대회 참가자 중, 101층에 진입한 유저는 누구도 없다.

‘난 여기에서 죽지 않는다.’는 당연한 명제였다.


나는 킨탈시안에게 말했다.


“당신이 승리할 거란 거짓말은 안하겠습니다. 힘내세요.”

“하하! 솔직한 친구군. 나중에 보자.”


킨탈시안이 가고 나도 목숨 포기 각서까지 작성한 후, 제출했다.


“김수한님, 접수 완료되었습니다!”


달토끼는 완벽한 발음으로 내 이름 석자를 불러주었다.

이로써 대회 참가 접수가 마무리되었다.

오후 3시 대회 시작까지 약 1시간이 남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리는 ‘마족 지옥’ 부스에 들어갔다.


100회 무료 쿠폰을 내밀자, 주인장의 손이 바빠졌다.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계속해서 칭얼거렸지만 나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우리도 참가할래!”

“안돼.”


평상시 전투할 때도 아이들은 항상 내가 보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했다.

이번 대회의 게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

개인으로 접수하기는 했지만 팀전일 수도 있고 개인전일 수도 있다.

자유롭게 팀을 짤 수 있다면 좋겠지만, 랜덤이라면?


S급 중에서도 강자인 아이들이 질리가 없다.

알지만, 나와 떨어졌을 때 단 1초라도 아이들이 틈을 보인다면 어떨까.

육아는 안 한다고 분명 다짐했건만 왜 이렇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행히도 성수에 여러 번 몸을 담금질 한 것처럼 지친 주인장이 마그마 치킨 100마리를 대령하자마자 아이들의 불만은 즉시 사라졌다.


“마그마 치킨···100마리···나왔습니다···.”


우리는 실컷 먹은 후, 볼록한 배를 잡은 채 70층 조사를 시작했다.


-해당 권역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70층의 끝에 도달했습니다.-


결과는 역시 허탕이었다.

우리는 시간 맞춰 축제장소로 복귀했다.


“잠시 후면, 500회 교류 대회가 열립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대기실로 이동해주세요!”


아이들은 관람석으로, 나는 참가자 대기실로 이동했다.

김곰돌과 김호랑은 주변에 다 들리도록 크게 응원의 말을 해주었다.


“아저씨가 다 발라버려!”

“그래, 다 죽여버리라고!”


아무래도 인성 교육을 잘못한 것 같다.

누구를 따라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악하고 교활한 미소까지···.

주변 유저들이 두 S급의 기세에 바짝 눌린 것이 보였다.

그들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에게 5만원을 공손히 내밀었다.


“돈을 왜 주지? 고마워!”


아이들은 천천히 수금해가며 자리로 이동했다.

나중에는 지폐 다발로 부채를 만들어 흔들었다.

누가 가르쳤는지 몰라도 참 잘 배운 것 같다.

흐뭇한 풍경을 뒤로 하고, 나는 대기실에 입장했다.


대기실은 북적였고, 하나같이 강해 보이는 유저들 투성이었다.

그래봤자 전부 내 아래급이었지만.


나는 시큰둥하게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다.

몇 분 후, 입장 마감 직전에 한 껄렁이는 무리가 들어왔다.

그들은 남은 의자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 앞으로 왔다.

고블린과 드워프를 합쳐놓은 면상이 내 의자를 발로 건들였다.


“어이, 자리가 없는데 좀 비켜주지?”


여기에서 싸워봤자, 대회 전에 사상자 여러 명 추가하고 시작할 뿐이었다.

나는 그냥 무시했다.


하려고 했다.


쾅!


“비키란 말 안들ㄹ···?”


의자가 완전히 산산조각 났지만, 나는 멀쩡했다.

투명 의자를 한 나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편안했다.

그대로 천천히 일어나 놀란 놈의 머리를 가볍게 잡았다.


-근력을 50으로 조정합니다.-


뿌드득···.


놈의 머리가 상한 과일처럼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를 했다.


“닥쳐라. 골 울리니까.”

“네,네···. 죄송합니다···.”


그렇게 사소한 시비는 마무리되었다.

놈들은 얌전히 구석에 앉아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눴다.

주 대화 주제는 새롭게 얻은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 때, 밖에서 사회자의 멘트가 들렸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3초 후, 대회가 시작됩니다!”


아직 아무 정보도 안 줬고, 대기실에 있는데 시작한다고?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두의 앞에 시스템창이 떴기 때문이다.


-대회가 시작됩니다.-


눈 앞에 빛이 번쩍이고, 우리는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끝이 없는 초원에 참가자 10만 명이 멀뚱히 서 있었다.

사회자와 관람석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거대한 시스템 창이 한 쪽 허공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었다.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며 시스템 창에 영상이 재생되었다.


“아아-참가자 여러분, 잘 들리십니까? 저는 사회자 달토끼입니다! 다들 갑자기 초원으로 이동되어서 놀라셨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고, 달토끼는 진행을 이어갔다.


“관람객분들과 참가자의 분리가 필요해서 70층의 특별한 구역으로 다들 이동시킨 겁니다! 해당 공간을 중심으로 대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럼 지금 바로 오늘의 게임을 공개하겠습니다!”


쾌속한 진행과 함께 새로운 화면이 보였다.


-게임명: 둥근 달이 떴습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도 아니고 둥근 달?

여러모로 이색적인 대회였다.


“게임 설명을 집중해서 봐주세요! 그럼 저는 잠시 이만!”


달토끼의 모습은 사라지고, 나레이션과 함께 게임 룰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길었다.


-

게임: ‘둥근 달이 떴습니다’ 진행 규칙


1.참가자 분류


늑대 인간 – 10,000명

평범한 인간: 암행어사 – 5,000명, 의원 – 5,000명, 평민 – 그 외

(총 참가 유저 수: 10만 명)


2.직업 설명


늑대 인간: 보름달이 떠 있는 동안 생존자를 무한정 죽일 수 있다. 단, 최초 1회 타격 후 생존자의 반격이 허용된다.

*공격받는 생존자를 제외한 다른 유저들은 모든 감각이 차단되어 상황을 알지 못한다.


암행어사: 초승달이 떠 있는 동안 유저 100명을 선택해 늑대인간 여부를 조사한다. 늑대인간을 검거하는 즉시, 검거된 늑대인간은 즉결 처형당한다.

*단, 늑대인간을 50명 이상 한 번에 검거한다면 방어막이 1회 추가된다.


의원: 반달이 떠 있는 동안 유저 100명을 선택해 늑대인간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 본인을 살릴 경우, 자신을 제외한 어떤 누구도 살릴 수 없다.

*단, 다른 유저를 한 번에 50명 이상 살리는데 성공한다면 방어막이 1회 추가된다.


평민: 매회 투표를 2회 한다. 총 2000명을 투표할 수 있는 셈이다.

*다른 직업군은 투표권이 매회 1회로 제한된다.


3.우승 조건


최후의 1인만 살아남아 천억원의 주인이 된다.


-늑대인간: 모든 유저를 죽인다. 모든 유저가 죽을 경우, 늑대인간끼리 마지막 살육의 밤을 보낸다.


-암행어사, 의원, 평민: 모든 늑대인간을 잡는다. 혹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모든 늑대인간이 죽을 경우, 생존자끼리 마지막 살육의 밤을 보낸다.


* 특별 우승 조건: 낮 시간 동안 숨겨진 ‘보물’을 찾으면 자동으로 대회는 종료된다.


4.구성: 총 10번의 낮과 밤으로 진행된다.



-낮에는 모든 종류의 PVP가 금지된다.

-낮은 총 10분이며, 5분은 사랑채로 이동되어 늑대인간을 추리하는 시간을 보낸다.

-나머지 5분은 개인 활동 시간이다.


낮에서 밤으로 넘어갈 때 10분간 투표가 진행된다.



-밤은 총 10분이며 초승달, 반달, 보름달이 무작위로 뜬다.

-초승달, 반달: 각 5분이다. 초승달-암행어사 / 반달-의원만 활동 가능.

-보름달: 총 10분이다. 늑대인간만 활동 가능.


밤에서 낮으로 넘어갈 때, 죽은 유저들의 수가 공개된다. 그 외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5.투표 방법


-1인당 총 1000명의 늑대인간을 투표할 수 있다. (평민 제외)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상위 1000명의 유저 중 늑대인간이 포함되어 있다면, 발각된 늑대인간은 즉결 처형당한다.


-투표 결과, 상위 1000명이 전부 늑대인간이라면, 즉시 게임은 생존자들의 승리로 종료되며, 생존자들의 ‘살육의 밤’이 시작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상위 1000명 중 늑대인간이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면, 생존자들 중 500명이 무작위로 사망한다. 또한 무작위로 1000명의 직업이 모두에게 밝혀진다.


6.중도 하차


5번째 낮에 중도 하차가 가능하다.

그 후로는 불가능하다.

-


한 마디로 마피아 게임이었다.

10분의 룰 설명 이후, 영상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다시 사회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규칙은 다들 숙지하셨나요? 직업은 랜덤으로 배정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직업 배정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직업 배정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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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D-3 (3) 24.09.07 43 2 12쪽
» D-3 (2) 24.09.06 42 1 13쪽
51 D-3 (1) 24.09.04 48 2 12쪽
50 탑(19) +1 24.08.30 5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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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탑 (17) 24.08.24 62 2 13쪽
47 탑(16) +1 24.08.23 68 2 12쪽
46 탑 (15) 24.08.22 70 2 13쪽
45 탑(14) 24.08.17 8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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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탑 (7) 24.08.02 13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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