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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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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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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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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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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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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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피라미드의 무덤 (6)

DUMMY

*

과연 ‘죽음의 신’이라는 이명이 잘 어울렸다.

검은 안개로 이뤄진 탓인지 형상이 불분명했지만, 제단 전체를 휘감은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여기에..왜..-


검은 안개가 넘실거리며 힘겹게 음성을 내뱉었다.

던전 속 관리자, 오시리스.

내가 만난 두 번째 관리자다.

보스가 또 사라졌다.


‘BOSS! A급 파라오의 망령 (Lv.70)의 존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딱히 위험해보이지 않는다.

S급들은 오시리스가 소환된 순간부터 긴장이 풀렸는지, 여유롭게 몸을 풀고 있었다.

나는 일행에게 긴장감을 심어줬다.


“다들 방심하지 마십시오.”

“뭐가 있나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계속해서 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광산의 관리자처럼 내 레벨에 따라 밸런스가 조정될 것이다.

죽으면 부활하는 오시리스.

우리가 계속해서 죽일수록 부활할 것이다.

이론상 무한히 강해지겠지.


물론 공격하지 않는 전략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자동모드는 이미 모든 능력치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모든 능력치를 극대화합니다.’


자동모드가 나에게 해가 되었던 적은 없다.

‘나’에게 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저 S급들 목숨은?

자동전투는 저들을 방패 삼아 나만 사는 전략을 채택할 수도 있다.


어떠한 변수도 배제할 수 없었다.


다시 검은 안개가 꿈틀거렸다.


-너..희들은···그..곳으···로..갈수···없···...다···-


그곳?

문득 제단에 처음 진입했을 때 보았던 조건이 떠올랐다.


-

목표 달성 조건

2. ???에 진입해라.

-


맥락상 ???이 그곳이라면, 그곳은 대체 어디인가.


솨아아-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검은 안개가 불온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경계 태세를 취했다.


‘목표물: ?급 관리자 죽음의 신 오시리스‘

‘자동 타겟팅을 시작합니다.‘


솨아아아아아아-!


안개가 크게 발산하자 수많은 작은 안개 조각들이 분리되어 나왔다.

조각들은 이내 병사의 형태를 갖췄다.

창, 검, 채찍 등 다양한 병기를 든 안개 병사들이 대열을 갖췄다.

이내 제단 위를 가득 메웠다.


-

정보 열람

A급 오시리스의 조각 (Lv.70)

죽음의 신과 하나가 된 조각들은 더욱 강력해집니다.

개체 수: 5,000명

-


나에게는 적정했고, S급들에게는 지루할 정도로 쉬운 학살이 될 것이다.

손을 들었다.


쉬이익!

쉬익!

쉬이익!


안개 병사들이 일행을 향해 쇄도했다.

제일 앞에 있던 나는 안개가 닿기 직전, 손을 내렸다.


“발동.”


‘A급 주력 스킬: 무한의 창을 사용합니다.‘


쏴아아아아!


창은 하나로 시작되어 이내 궤적을 바꾸며 여러 형상으로 갈라졌다.

해일처럼 뻗어나간 무한의 창은 안개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았다.

안개가 풍압에 밀려나가듯 하나 둘 터져 나갔다.


푸스스!

푸슥!

푸스스···


‘A급 오시리스의 조각 5,000명을 처리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이런. 우리가 손 쓸 틈도 없겠군.”


일행은 나를 위해 뒤로 빠져주었다.

방해되었는데 고맙군.


나는 제단 위를 걸어 올라갔다.

죽음의 신은 제자리에서 다시 분신들을 생성해냈다.


쉬이이이익-


소용 없었다.

내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적에게 영원한 죽음을 선사하는 창.

무한의 창.


“너에게 딱이다.“


잡몹들을 처리한 무한의 창은 제단 위쪽으로 향했다.

시야로 판별할 수 없는 속도로 수많은 궤적을 이룬 창은 거대한 파도로 보였다.

이내 무한의 파도가 그것을 완전히 감쌌다.


쏴아아아아아아아-


물 퍼붓는 소리만이 제단 전체를 울렸다.


1분 후.


-

죽음의 신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


됐다.


“형님, 대단하세요! 이렇게 금방 보스를 물리치다니!“

“계약하자.“

“대단해.”


일행의 칭찬을 듣고 있자니 뭔가 찝찝했다.

목표 달성 알림이 안 뜬다.

전투 결과도, 축하 알림도 뜨지 않는다.


“아직입니다.”

“왜요? 뭐가 더 남았나요?“


주위를 경계하며 제단에 올라섰다.

아무 것도 없었다.

정말 이걸로 끝인가?

그럴 리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방어력을 극대화합니다.‘


역시 죽지 않았다.


다시 안개가 피라미드 곳곳에서 중앙으로 모이고 있었다.

더욱 짙어진 검은 안개가 모이자 짙은 심연을 형상화한 것 같았다.


‘목표물: ?급 관리자 죽음의 신 오시리스 +1’


더 강해졌다, 이 자식.

옆에 +1은 또 뭐냐, 죽은 횟수냐?

죽으면 죽을수록 강해진다.

상대하기 까다롭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피할 수도 없다.

이대로라면 소모전이다.


솨아아아아!


다시 생성된 병사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수가 더 많았다.

레벨 또한 올랐다.


‘A급 오시리스의 조각 (Lv.75)‘

‘개체 수: 100,000‘


이 좁은 공간에 너무한 숫자 아닌가.


“워우. 조무래기들 천지군.“


정지환이 제일 먼저 나섰다.

그는 검을 고쳐잡더니 바닥을 박차고 공중으로 날았다.


‘S급 소드마스터 정지환이 S급 연격 (Lv.25)를 사용했습니다.‘


붉은 반달형의 날카로운 검기가 사방으로 발산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검기는 안개 사이를 활보했다.

안개가 정확히 사선으로 갈라지며 병사들의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었다.


“하여간 나서는 건 여전해.”


다음은 설유천이었다.

터벅터벅 걸어오더니 내 옆에 섰다.


‘S급 힐러 설유천이 S급 디버프 (Lv.20)을 사용했습니다.‘


찬란한 금빛 가루가 하늘에서부터 떨어져내린다.

마치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성스러움.

그것은 속임수였다.


쉭-

쉬익-

쉭!


디버프가 확실하다.

실시간으로 안개 병사들이 눈 앞에서 펑! 터져나갔다.

이것도 S급에게나 디버프지, A급 조무래기들은 한 방에 컷 당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박태우가···?


“박태우 어디에 있나요?”

“저기.“


설유천이 가리킨 곳은 안개 병사들이 빽빽하게 차 있는 곳이었다.

역시 암살자였다.

설유천의 눈에는 보여도 내 눈에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다만 알림으로 그의 존재를 확인할 뿐이었다.


‘S급 암살자 박태우가 S급 은밀한 죽음 (Lv.30)을 사용했습니다.’


S급이 나서자 2분도 지나지 않아서 모든 병사들이 처리되었다.


‘A급 오시리스의 조각 (Lv.75) 100,000명을 처치했습니다.‘


생각을 바꾸겠다.

혼자라면 소모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끝.“


손을 탁탁 터는 설유천.

어깨를 이리저리 휘두르는 정지환.

다시 내 뒤에 나타난 박태우까지.


S급이 무려 3명이었다.

해볼 만 한 싸움이다.


‘추천 전투 모드를 활성화합니다.‘


“다들 제 지휘를 따르십시오! 설유천 씨는 S급 디버프, 정지환 씨는 S급 일격, 박태우 씨는 S급 은밀한 죽음을 사용하세요!“


죽음의 신을 한 번 더 죽일 차례다.

3명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는 대신, 동시에 제단 위로 뛰어올랐다.


촤악-!


-죽음의 신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더 강해져서 다시 부활할 겁니다! 다들 체력을 아끼세요!”


쉬이이-


짙은 안개가 다시 제단에 모이고 있었다.

어쨌든 자동전투는 현재 ‘전투‘ 외에는 나에게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럼 내가 할 것은 단 하나.

소원대로 계속 죽음을 선사하는 것.


‘A급 무한의 창을 사용합니다.‘


“발동.“


*


며칠이 지났다.


처음에는 교대해가며 싸웠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체력 보존을 위해서였다.

놈은 점점 더 강해졌고, 병사들 또한 강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세 명이 가세하지 않으면 끝내기 어려워졌다.


그것의 이름에는 +143이 붙어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관리자를 죽인 횟수를 의미한다.


‘목표물: ?급 관리자 죽음의 신 오시리스 +143’


나는 이미 한계에 임박했다.

일행들도 슬슬 한계였다.

조각 병사들이 S급이 되었다.

본체인 ?급 오시리스는 그 이상일 것이 분명했다.


쉬이이!


“죽어라!“


콰아아앙----------!


정지환의 S급 연격이 이어졌다.

그것에게 144번째 죽음을 선사했다.


“허억..헉..언제 끝나는 거지.”

“힘내. 재소환되기 전까지 와서 치료나 받아.”

“저도···“


설유천이 S급 신의 손길을 사용해 깊은 상처와 체력을 회복시켰다.

재소환되는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처음에는 5분 텀을 두고 소환되었지만, 지금은 1분도 채 안 걸린다.

병사들도 조무래기 취급할 수 없었다.


쉬이이···


“다들 대비하십시오.“


치료가 중단되었다.

다시 전투 태세를 갖춘 채 놈의 귀환을 기다렸다.

일행은 많이 지쳐보였다.

나 또한 그랬다.


‘경험치 정산 중입니다.’


경험치 정산이 되지 않았다.

나만 여전히 A급이었다.

관리자를 완전히 물리친 게 아니라 그런건가.

X같다.


“후우···“


설유천의 치료는 나를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제 몫을 못하기 시작하니 나머지 3명이 더 고생해야 했다.


“형님, 힘내세요···“


박태우의 목소리는 눈에 띄게 힘이 빠졌다.

힘없는 칭찬 고맙다.


“쳇. 아직 재각성한지 얼마 안되서 고생하는군.“


정지환 씨. 미안합니다.

사실 저 A급입니다.

애초에 S급이라고 말한 적도 없긴 한데···

자기들이 멋대로 착각했다.


설유천이 내 옆에 섰다.


“김수한.“

“저는 괜찮습니다.“

“알겠어. 이번만 버티면 다시 신의 방패를 쓸 수 있어. 조금만 더 버텨.“

“네.“


나는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자동 전투는 언제나 옳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정말, 그럴까.


‘사용자 김수한의 HP가 30% 남았습니다.‘


회복젤리 덕에 100번째 죽음까지는 같이 날뛰었지만, 이제 다 썼다.

뒤로는 설유천의 치료를 받으며 버텨왔지만, 재소환 시간이 짧아짐에 따라 치료 시간도 줄었고, 기존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부상을 입었다.

이제 슬슬 한계다.


‘목표물: ?급 관리자 죽음의 신 오시리스 +144‘’


쉬이이이이-


‘주의! S급 죽음의 신 오시리스의 조각 (Lv.10)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개체 수: 40,000,000‘


“갑시다.“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파도 싸운다.

이것만 넘으면 돈을 더, 많이.

조금만 더,

그래.


조금만 더.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오른팔을 왼손으로 잡아 억지로 올렸다.


“발동.“


‘A급 주력 스킬: 무한의 창을 사용합니다.‘


쏴아아아아아------!


이젠 한 번에 죽일 수도 없었다.

처음 관리자를 죽였던 만큼 해일과 같은 큰 파도가 여러 번 놈들을 덮치면 그제야 사라진다.

4000만 마리.

S급들이 미처 막지 못한 병사들이 나를 향해 돌진했다.


쉬이이이이이-!


‘방어력을 극대화합니다.‘

‘주의! 치명적인 공격이 옵니다.‘

‘?급 관리자 죽음의 신 오시리스가 당신을 노립니다!‘


뭐?


혼란스런 작은 전장이 일순 고요해졌다.

눈동자를 굴려 전장의 지배자를 바라봤다.

내가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나를 들여다 본다는 말이 있다.


지옥의 어둠을 실제로 본다면 저럴까.

이제는 이목구비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알 수 있다.


적대적인 살기가 느껴진다.


“김수한!“


쉬이이이이-!


어둠이 시야를 덮쳤다.

눈을 한 번 깜빡였다.

두 번.

세 번···?


이상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몸도, 움직이지, 않, 아.

귓가에 소름끼치는 음성이 들렸다.


-너희들..은..그..곳..에..모..ㅅ..가..-


‘사용자 김수한님의 HP가 5% 남았습니다.‘

‘4번째 재앙: 시작의 재앙이 시작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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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D-3 (1) 24.09.04 4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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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탑 (7) 24.08.02 13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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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탑 (3) 24.07.27 15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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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라미드의 무덤 (6) 24.07.20 172 3 11쪽
29 피라미드의 무덤 (5) 24.07.19 18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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