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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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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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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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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탑(10)

DUMMY

*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현재 나는 50층 ‘마왕의 본거지’에 있었다.

40층~50층은 전부 마계였다.

평범한 마족 병사들부터 시작해서 온갖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마족 군단장 처치, 마왕성까지···힘든 여정이었다.


처음 만난 마왕은 듣던 대로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

마왕 특유의 고압감과 오만함, 화려한 스킬로 날아다니며 날 농락하기 위해 애쓰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나는 순차적으로 마왕의 HP를 깎았다.


“하하하하하! 인간이여! 감히 마왕성에 침입한 죄를 네가 알렸다! 죽어라!”


-회피했습니다.-

-주력스킬: S급 포세이돈의 창(Lv.40)을 사용합니다.-

-대상의 HP가 70% 남았습니다.-


“으윽! 제법 하는군!”


-S급 김곰돌이 ‘주력스킬: 곰은 사람을 찢음’ 스킬을 사용합니다.-

-대상의 모든 공격이 5분 동안 무효로 처리됩니다.-


“네 이노오오오옴! 무슨 짓을 한 거냐!”


-S급 김호랑이 ‘주력스킬: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삼‘ 스킬을 사용합니다.-

-대상이 일시적으로 공포, 혼란 상태에 빠집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감정, 으악! 이러지마!”


-대상의 HP가 20% 남았습니다.-

-공격력, 근력을 극대화합니다.-


“악, 아악! 인간 주제에! 악!”


지금 내 발 밑에는 초라한 모습의 마왕이 악을 쓰고 있었다.

손맛이 찰졌다.

주먹으로 왼쪽 옆구리, 오른쪽 다리, 왼쪽 팔을 신나게 북치듯 두들겼다.

마왕은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다.


“으악! 제발! 살려주십쇼!”


포세이돈의 창을 쓰면 너무 금방 끝나서 아쉽다.

짧은 시간 내로 나에게 한 모욕들을 생각하면···.

내 꿀주먹은 약과지, 그렇고 말고.


나는 가성비 노이즈캔슬링 장비를 낀 채, 주먹질을 이어갔다.

귀가 평화를 맞이하자, 나는 여유롭게 한 달 전을 회상할 수 있었다.


*


한 달 전.

다시금 목표를 상기한 바로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숙소를 떠났다.

더 이상 15층에 머물 이유는 없었다.


주인 부부는 우리를 보내기 아쉬웠던지 마지막 식사라며 푸짐하게 한 상을 차려줬다.

덤으로 아이들에게 간식거리와 용돈을 챙겨주었다.

물론 용돈은 내가 맡아줬다.


아, 15층을 완전히 떠나기 전, 외곽의 도박장에 잠깐 들렀다.

목적은 당연히 돈을 불리는 것이었다.


-극강의 운빨러를 사용합니다. 모든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100%로 증가합니다.-


참 여러모로 유용한 특성이었다.

고작 32의 스탯으로 맛보는 혜택들이 쏠쏠했다.

여러 번의 게임은 적당한 돈으로 진행했으나, 확률 100%가 뜨자마자 가장 큰 판으로 이동했다.

내가 한 선택은 ALL-IN.


통장 잔고의 모든 돈을 걸고 3배를 땄다.


“이건 사기야! 인간 너 무슨 스킬있냐!”


사기라고 난리치던 같은 게임 참가자들은 이내 구걸하기 시작했다.


“형님. 저 돈 없습니다. 이대로 집 가면 저 죽어요!”


그러게 왜 가족들을 두고 도박했냐.

나는 100%의 확률로 승리하기 때문에 인생 망칠 확률이 0%여서 상관없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한들 내 인생만 망치면 끝이었다.

가족의 인생까지 걸고 도박한 놈들에게 동정은 사치.

마약에 쩌들었을 확률이 100%인 몇 명의 유저들은 그대로 가드들에게 끌려 나갔다.


다음 게임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사장이 나와서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이러다 여기 망해요!“


착한 나는 도박장이 파산할 위기라며 제발 나가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었다.

내가 나간 이후, 듣기로는 -스킬 사용 금지- 팻말이 붙었다고 한다.

그러게 미리 좀 막지 그랬냐.


어쨌든 그래서 내 잔고에는 약 6천 억이 있었다.

3900억이 부럽지 않은 숫자였다. 그것까지 있었으면 1조인데···.

쩝. 어쩔 수 없지. 돈은 많을 수록 좋은 것이다.

반드시 필요할 때가 올 테니.


*


회상을 마치자, 마왕의 목숨이 끝나는 순간을 알리는 창이 보였다.


-대상의 HP가 1% 남았습니다.-


착한 나는 마지막 유언을 들어주기 위해 귀마개를 뺐다.

그제야 마왕이 발악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거, 효과 좋구만?


“이 빌어먹을 인간 새X! 내가 반드시 @%$%$&@@!!!!!”


퍽.


-50층의 BOSS! S급 마왕 (Lv.200)을 처치했습니다.-

-수동 전투 결과: 훌륭한 전투였습니다! (A)-

-특성 획득: 마왕의 저주 -


설명에는 죽기 전, 상대에게 저주를 걸 수 있다는 적혀져 있다.

저주를 받은 상대는 확률적으로 길 가다 넘어지거나, 음료를 없거나 그런 소소한 불운이 생기는, 쓰레기 특성이었다.

마지막까지 자기같은 특성을 주고 사라지다니···괜찮은 아이템은 없냐?


-아이템 획득: 마족지옥 모든 체인점 ‘마그마 치킨’ 100회 무료 주문쿠폰-


인벤토리에 스윽 챙겼다.

한국인 안성맞춤인 매운데 맛있는 맛은 못 참지.

마왕 사체를 털어보았으나 더 나오는 것은 없었다.

질소로 포장된 과자 봉지 안 내용물도 아니고, 보상이 너무 짰다.


“애들아, 앉아서 쉬어라.”

“응!”


털썩!


우리는 안락한 마왕의 왕좌에 편하게 앉았다.

50층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난 한 달동안 여러 성과가 있었다.


첫 번째. 오직 수동 모드로만 탑을 등반해서 이제는 자동 모드를 사용할 때처럼 능숙하게 싸울 수 있었다.

두 번째. 말했듯이 50층까지 올라왔다. 레벨업도 꽤 많이 했다. 방금 레벨업해서 S급(Lv.570), 레벨은 201이었다.

세 번째. 새로운 주력 스킬이 2개 생겼다. 둘 다 S급이고 꽤나 쓸만했다. 전투가 조금 더 다채로워졌다.

네 번째. 곰돌이와 호랑이가 폭풍 성장을 해서 100레벨이 되었다.


녀석들의 외관은 여전히 아이의 모습이지만, 이제 싸움에서 어엿한 1인분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잘 말린 육포’를 꺼내 아이들에게 건넸다.

심드렁한 표정 봐라, 이것들.


“너희. 음식 귀한 줄 모르는 건가?”

“계속 육포만 먹잖아. 맛있는 거 줘!”

“고기! 말린 거 말고!”


나는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럴 줄 알고 마족 주방장을 살려놨다.

덜덜 떨고 있는 주방장을 발로 툭 건드렸다.


“어이. 당장 요리해라.”

“마, 마족은 네깟 인간에게!”

“죽고 싶어?”

“무엇이 드시고 싶으신지요? 저희 마족 특제 마그마 치킨은 어떠신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로 하지.”

“네! 빨리 대령하겠습니다요!”


주방장은 곧장 조리실로 뛰어가더니 10분 후, 헐떡이며 마그마 치킨 3마리를 가져왔다.


“여기 있습니다!”

“이게 전부인가?”

“네? 네! 세 분이라서···.”

“네 눈에는 얘네가 겨우 한 마리씩만 뜯을 걸로 보이냐?”


나는 뒤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어느새 두 아이는 스킬을 사용해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크어어엉!”

“크르르르!”


-S급 김곰돌(Lv.100)이 포효합니다-

-S급 김호랑(Lv.100)이 스킬을 사용합니다-

-S급 상급 마족 (Lv.50)이 공포를 느낍니다!-


“딸꾹!”


두 녀석은 전투뿐만 아니라 공갈 협박에도 재능을 보였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닌가!

나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당, 당장 100마리를 만들어 대령하겠습니다!”


사색이 된 주방장은 거의 네 발로 뛰다시피하며 조리실로 도망쳤다.

얼마 후, 주방장은 녹초가 되었고, 우리는 신나게 마그마 치킨을 원없이 먹었다.


“살려주마. 가라.”

“감사합니다!”


내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주방장은 지금까지 본 속도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을 탈출했다.

마지막 뼈까지 깔끔하게 발골한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가자.”

“으엥? 조금 더 안 쉬어?”

“힘들어, 삼촌!”


투덜거리는 아이들을 양팔에 끼웠다.

인벤토리는 불편하다니 이 방법밖에 없었다.

지금은 너희를 배려할 시간이 없다.


“투정은 너희들끼리 해라.”

“너무해!”

“우우-”


이전에 봐놓은 보상이 괜찮은 51층 퀘스트가 하나 있었다.

플라톤의 책에 저술되어 있는 전설 속에 존재하는 섬, 아틀란티스의 멸망을 막는 퀘스트였다.


-51층 추천 퀘스트: 아틀란티스의 멸망 / 난이도: 최상 / 클리어 조건: 멸망을 막아라. / 보상: 포세이돈-


포세이돈.

기록에 따르면, 아틀란티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영역이었다.

여러가지 얽힌 설화들이 있지만, 학자도 아니고 전설에 불과한 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단어만 봐서는 보상의 정체가 무엇일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래서 나름대로 추론을 해봤다.


1번. 신이 보상? 그거 종교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상식적으로 가능할리가 없다.


2번. 포세이돈이 성좌 개념으로 날 후원해준다는 건가?

현실에는 없고 소설에는 있는 성좌가 탑에 있는 것인가.

별게 다 튀어나오는 곳이 탑인지라 그다지 놀랍지 않은 선택지다.


3번. 제일 가능성 있고 현실적인 답변이다.

관련 스킬이나 아이템을 준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제일 높았다.


3번대로 스킬이나 보상이라면 이름이 왜 포세이돈 딱 네 글자란 말인가.

내 S급 스킬처럼 ‘포세이돈의 창’이라면 모를까···.


찜찜한 건, 난이도가 최상이라는 사실이었다.

101층도 아니고 51층에서 최상?

더 찜찜한 건 따로 있다.

수동 모드를 사용할 때마다 귀신같이 뜨던 경고창 ‘경고! 목표를 벗어나지 마십시오.’ 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오랜만에 나와 시스템의 목표가 일치한 순간이었다.


“복잡한 건 딱 질색이다.”


가타부타 말 얹을 것도 없다.

가 보면 알겠지.


“시스템. 51층으로 간다. 추천 길안내를 시작해라.”


-추천 길안내를 시작합니다.-

-목적지: 51층 아틀란티스로 이동합니다.-

-주력스킬: S급 포세이돈의 창을 사용하십시오.-


스킬을 왜?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사용했다.


“발동.”


-주력스킬: S급 포세이돈의 창을 사용합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어느새 거칠게 파도치는 바다가 우리 주위를 둘러쌌다.

깊은 심해 한가운데 서 있는 경이로움은 여전했다.


-포세이돈의 창을 뽑으십시오.-


포세이돈의 창은 내 스킬인데 뭘 뽑으란 말인가.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창으로 된 바다.

즉, 전부 창이었다.


나는 눈 앞의 창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창 한 개가 서서히 움직임을 멈췄다.

그것을 잡자마자 창이 환하게 빛났다.


-창을 화살표 방향을 따라 3,500km/h으로 던지십시오.-


전투기 속도로 던지라고···.


-근력을 극대화합니다.-


창을 잡은 팔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터질 듯이 팽창했다.

이윽고 무엇이든 터뜨릴 수 있을 정도의 힘이 깃들었다.


“우와, 물고기다!”


창의 바다를 유영하던 물고기 홀로그램이 모이더니 작은 화살표를 만들었다.

화살표는 정면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냥 던지면 된다는 거지.

나는 한 발 내딛고 바로 창을 있는 힘껏 던졌다.


“으아아아!”


우렁찬 기합과 함께 창이 바다를 가르며 쏘아져 나갔다.

엄청난 속도로 창이 지나간 자리에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다.

바다 한가운데 원형으로 길이 생긴 것이다.


“우와아···섬이다! 엄청 커!”


길의 끝에 51층 입구가 있었다.

그곳에, 전설 속에서만 존재했던 아틀란티스가 실존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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