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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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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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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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D-3 (1)

DUMMY

*


D-3


3일 남았음을 알리는 적색 경고 알림창이 시야를 연속해서 가렸다.


“치워라.”


돌아보자면, 계속된 경고를 무시하고 한 달 동안 수동 모드를 고집한 결과였다.

시스템에 불려가서 마지막 경고와 함께 D-day가 되면 탑의 ??가 시작될 거라는데.

도저히 검열 처리된 ??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쭈그려 앉은 채 아이들과 나란히 머리를 맞대어도 결과는 같았다.


“너는 알겠어?”

“아니.”

“둘 다 S급인데 왜 모르는 거냐?”

“그런 삼촌은 SS급 됐는데도 모르잖아!”


김곰돌의 말이 맞았다.

알고보니 101층이었던 아틀란티스의 멸망을 끝마친 후에 나는 SS급이 되었다.

다른 능력치들 또한 각각 100 정도씩 올랐다.

전투빨리감기도 SS급이 되었다.

누가 봐도 포세이돈과 연관되어 보이는 ‘특성: 물 친화력’도 얻었다.


여러모로 얻은 게 많은 층이었다.

1조를 썼다는 건 다시 한 번 더 아깝고 통장 잔액이 0인게 말도 안 되지만, 그랬다.

다행히도 자동전투가 4레벨이 되면서 열린 ‘상점’ 기능 덕분에 자금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


-

상점


=구입하기 =

=판매하기 =

=경매=

=거래=

=도박=

-


물건을 사기 위해 들어간 상점에서 괜찮은 아이템들이 여럿 눈에 들어왔다.

개중에 가장 탐나는 건 이 아이템이었다.


-L급 공기팟: 방어력 +1500, 청각 완전 차단, 일부 차단 기능 탑재, 지구의 최신 유행곡 TOP 100 청취 가능-

-가격: 39,999,999,999원 -


가지고 싶다.

가성비 노이즈캔슬링이 아닌, 진짜인데다 능력치도 준수하고, 무엇보다도 최신 유행곡을 들을 수 있었다.

당연히 폰은 던전에 들어가면 먹통이기 때문에 헌터들은 폰을 들고 가지 않는다.

나 또한 그랬고, 그렇게 강제로 노래를 듣지 못하는 삶을 한 달 넘게 살고 있는 것이었다.


“노래는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던데···.”


지금은 잔고가 0이니 일단 패스한다.

한 1조쯤 모으면 그 때 사는 걸로.


다음으로 물건을 팔려고 하다가, 밑에서 상당히 상점의 본질이 퇴색된 목록들을 발견했다.


=경매=

=도박=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더 이상 도박장이나 경매장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되고, 도박장의 재정 상태를 고려해 적당히 돈을 딸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지금까지 모았던 잡템들을 전부 팔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동안 정말 필요한 장비 몇 개를 제외하고는 착용도 안하고 다녔고, 솔직히 별 필요성도 못 느껴서 전부 인벤토리에 방치해놨었다.

고급 아이템들이 드디어 자신의 쓸모를 알아주는 주인들에게 적정가로 팔릴 기회였다.


-잔고: 500억원-


판매하기와 경매장을 비교해서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곳에 물건을 팔았다.

그 결과, 대략 500억이 수중에 들어왔다.

이제는 돈을 무한정 불리기만 하면 되었다.

물론 합법적인 기관에서 하는 도박이니 전혀 문제될 것은 없었다.


없었지만···.


“삼촌, 또 도박해?”

“누가 들으면 도박 중독에 걸려서 집안 말아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발언이다. 조심해.”

“음···김곰돌의 한 마디에 그런 의미가 있었어···?”

“그래. 둘 다 주의해라.”


나는 엄격한 표정을 유지하며 도박하기를 눌렀다.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이건 내가 하면 도박이 아닌 투자···.

내면의 자기합리화를 어떻게 눈치챈 건지, 두 아이의 싸늘한 시선이 이어졌다.


“이게 다 너네 먹여 살리려고 그런 거야. 나는 100% 딴다.”

“책에서 읽었는데, 다 그런 말 한대.”

“그 사람들은 허풍이지만 난 진짜다. 그리고 이건 불법 아니야. 과도한 도박과 불법으로 하는 도박이···”

“알겠어.”


다음에는 몰래 숨어서 해야겠다.

시스템 창이 아이들에게 보이지도 않는데 대체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원···.


“또 고블린 표정이야.”


그거였구나.

나는 재빨리 포커페이스를 되찾았다.

그리고 엄중한 척, =도박하기=를 클릭했다.


번쩍거리는 로고와 함께 여러 게임이 있었다.

나는 가장 심플한 룰렛 돌리기를 선택했다.


-배팅액을 설정하십시오.-


“500억 전부를 배팅한다.”


똑같이 올인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기 특성.


-특성: 극강의 운빨러를 활성화합니다.-

-사용자가 10배에 당첨될 확률이 99% 증가합니다.-


이로써 실금같은 칸에 있는 1등:10배는 온전히 나의 차지였다.


-룰렛 돌리기를 시작하시겠습니까?-


“돌린다.”


휘리리릭···


룰렛이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예전과는 달리 긴장이나 기도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당첨될 거, 뭐하러 그러는가?


“멈춰라.”


끼긱···탁!


-축하합니다! 10배 당첨되셨습니다!-


눈을 크게 떠야 보이는 실금같은 당첨칸에 바늘이 멈추고 팡파레가 터졌다.

한 게임 더 하려고 했으나, 도박은 일주일에 1회만 이용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었다.

밸런스를 너무 철저히 조절하는 거 아닌가?

나는 아쉬운 마음을 잔고 5000억으로 달랬다.


-잔고: 5000억원-


거래하기는 들어갔는데, 아직 가지고 싶은 게 없어서 대충 경매장에서 구매했던 엘프의 고대 뿔피리를 등록해놨다.

괜찮은 거래가 들어오면 수락할 예정이다.


앉아서 돈을 벌고 있는 사이, 아이들은 육포를 씹고 뜯고 맛보며 추리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탑의 전쟁? 시작? 종료?”

“오, 그럴 듯 한데?”

“탑의 먹기!”

“김곰돌 넌 그냥 배고픈 거잖아.”


보다시피 S급, SS급 두뇌여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능력치에 지능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는 그냥 포기했다.

성장기 아이들은 머리를 열심히 돌린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니까 고기! 맛있는 거-!”


나는 상점에서 S급 고기 (섭취 시, 근력 +10)을 여러 개 구매했다.


“먹어라.”

“우와-! 삼촌, 마법이라도 부린거야?”

“아저씨, 얼른 와서 먹어. 맛있어!”

“난 하나면 돼.”


그렇게 정겨운 아침 식사가 이어졌다.


*


“아저씨···. 102층 입구는 대체 어딘데···?”


그러게나 말이다.

노는 게 제일 좋은 나이에 이곳저곳을 조사하려니 지친 김호랑이 말한 102층 입구.

두 번째 문제는 이것이었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102층 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추천 길안내 모드: ‘102층 입구’는 찾을 수 없습니다.-

-권고: 자동 모드를 사용하십시오.-


시스템은 작정하고 길안내를 막아버렸고, 틈만 나면 권고라는 이름으로 자동 모드를 권했다.

그 결과 우리는 한 층씩 차례로 뒤지고 있었다.

아이들을 옆에 달고 이제는 하나의 공식이 된 SS급 전투빨리감기 + 민첩 극대화 + 여왕벌의 가호를 사용해 빠르게 조사했다.

그렇게 조사를 시작한지 반나절만에 62층에 도달했다.


62층, 요정들의 페어리테일.

동굴을 통과하면 나오는 요정들의 신비로운 세상.

작고 사랑스러운 요정들이 각양각색의 날개를 달고 기웃거렸다.

그들은 오랜만에 보는 인간을 신기해했다.


“인간이다!”

“인간! 뭐 신기한 거 없어?”

“워터파크 하나 있긴 한데, 그거 쓰면 너네 다 죽을 걸.”


우리한테야 물방울이지, 이들에게는 자연재해나 다름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 힘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탓에 놀아줄 수 없었다.

바람의···엘프 뭐시기가 그렇게 멸망당했기 때문이다.


“에잉···인간이 어디에 있다고···.”


그들의 수장인 할아버지 요정이 손녀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헸다.

할아버지 요정은 날 보자마자 지팡이로 삿대질했다.


“인간이 어떻게 여길?!”

“102층으로 가는 입구를 아ㄴ···아십니까?”


이런, 포세이돈 행세를 한 지 좀 되었다고 명령형+반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동방예의지국의 자아를 다시 회복하는 데 조금 걸릴 것 같다.

할아버지 요정은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모르는데? 101층이 최고 공략층 아니었나?그걸 왜 여기서 찾아?”

“알겠다···습니다. 다음 층으로 가는 퀘스트는 누구에게서 받으면 됩니까?”

“골방에 혼자 사는 외톨이 요정 하나 있네. 그 아이한테 가봐.”

“감사합니다.”


다른 요정들에게도 전부 물어본 결과, 누구도 102층으로 가는 입구에 대해 알지 못했다.

나는 1층에서의 기억을 떠올려, ‘반딧불이를 퇴치하고 별사탕 50만개 모으기’ 를 별사탕 500만 개를 주고 클리어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고, 은둔형 외톨이 요정은 감격하며 비밀 루트를 통해 세계수로 안내했다.


“가서 친구 잘 만들어!”

“고맙다.”


자기는 요정들과 교류도 안하면서 우리를 70층 교류의 광장으로 전송했다.


-70층 교류의 광장으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유저간 PVP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20층 만남의 광장 이후 탑의 유저들을 평화롭게 대거 만날 수 있는 경험은 귀했다.

우리는 돌아다니며 102층의 입구를 찾아헤메다가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엘프의 정석 조각미남처럼 생긴···누구였더라.


“어? 자네, 김쑤환?”

“어? 엘프?”

“내가 당신을 어? 인간? 이라고 부르는 소리하고 앉아있군···. 내 이름 기억 안나나?”

“네.”


나는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야, 원래는 얼굴도 기억 못하는 데 이 정도면 기적이었다.

다시 한 번 자기소개를 듣고 기억해 낸 엘프는 15층에서 20층으로 가는 길안내를 도맡았던 킨탈시안이었다.


“A급이 70층에는 어떻게 왔습니까? 중간에 죽지 않은 게 용한데요.”

“당연히 불법 루트로 왔지. 지금 50층 공략 중인데 힘들어 죽겠다.”

“힘내세요.”

“고맙다. 그리고 또···아니다.”


킨탈시안은 자신의 슬픔을 알아달라는 얼굴을 하며 뜸을 들였다.

나는 이런 거, 제대로 싫어했다.


“3초 안에 말 안하면 영원히 물어보지 않을 겁니다.”

“사실 내 고향이 어제 멸망했네.”

“···네?”

“궁금하진 않겠지만, 바람의 엘프 왕국이라고···.”


아, 이런.

나는 시치미를 뗐다.


“유저는 탑 밖에서 오는 것 아닙니까?”

“그런 유저도 있지만, 나같이 탑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저도 있다. 그래서 더 불법 루트를 잘 아는 것도 있지.”


킨탈시안이 현지인이라서 길을 그렇게 잘 아는 거였군.

어쩐지 탑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응? 아니 괜찮다. 우리 부모님은 다행히 다른 층으로 휴가 중이셔서 다들 무사해.”

“그럼 됐습니다. 70층에는 왜 온 겁니까?”

“70층에서 오늘 대규모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당연히 참여하려고 왔지.”

“그렇군요.”


지금 한시가 바쁜 상황이니 축제를 즐길 여유는 없었다.

킨탈시안은 골똘히 고민하더니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래! 1등 상금이 천 억이라고 했나···.”

“어디서 열립니까? 그 축제?”


이번에 1조로 포세이돈 영입해서, 날 공격할 수 없게 한 후에, 최후의 일격을 날려, 101층을 클리어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돈은 언제, 어떻게 쓰일지 아무도 모른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았다.


-제 500회 다같이 교류 페스티벌-


우리는 킨탈시안의 안내에 따라 축제 장소로 이동했다.

구린 행사명과 글씨체를 결합한 최악의 현수막이 펄럭이며 우리를 맞이했다.

축구장 3개는 합쳐놓은 크기의 공터가 있었고, 중앙은 야외 무대를 설치해놓고, 양 옆 라인으로는 여러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마 이곳에서 마왕을 죽이고 얻은 쿠폰을 쓸 수 있을 듯 했다.


때마침, 입구에서 도룡뇽이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었다.


“탑력 ——-년 기념 축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받자마자 펼친 팜플렛의 일정란을 확인했다.

대회, 대회가 어디에 있을까···.

여기 있다.


‘예상 시간 PM 3:00-4:00 교류 대회: 우승 상금 1000억원’

‘참가 신청: 입장부스에서 받습니다.’


“얘들아, 가자.”


다음 목적지는 입장부스, 목표는 천억원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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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D-3 (5) 24.09.12 26 1 11쪽
54 D-3 (4) 24.09.11 32 1 11쪽
53 D-3 (3) 24.09.07 43 2 12쪽
52 D-3 (2) 24.09.06 41 1 13쪽
» D-3 (1) 24.09.04 48 2 12쪽
50 탑(19) +1 24.08.30 49 2 13쪽
49 탑(18) 24.08.29 53 2 11쪽
48 탑 (17) 24.08.24 61 2 13쪽
47 탑(16) +1 24.08.23 67 2 12쪽
46 탑 (15) 24.08.22 69 2 13쪽
45 탑(14) 24.08.17 83 2 13쪽
44 탑(13) 24.08.16 90 2 12쪽
43 탑(12) 24.08.15 97 2 12쪽
42 탑(11) 24.08.14 105 3 12쪽
41 탑(10) 24.08.09 103 3 11쪽
40 탑(9) 24.08.08 117 4 15쪽
39 탑 (8) 24.08.08 133 3 12쪽
38 탑 (7) 24.08.02 138 3 12쪽
37 탑 (6) 24.08.01 129 3 12쪽
36 탑 (5) 24.07.31 136 3 12쪽
35 탑 (4) 24.07.28 147 3 11쪽
34 탑 (3) 24.07.27 149 3 11쪽
33 탑 (2) 24.07.26 156 3 11쪽
32 탑 (1) 24.07.25 177 3 11쪽
31 피라미드의 무덤 (7) 24.07.21 174 3 11쪽
30 피라미드의 무덤 (6) 24.07.20 171 3 11쪽
29 피라미드의 무덤 (5) 24.07.19 185 4 11쪽
28 피라미드의 무덤 (4) 24.07.18 193 4 10쪽
27 피라미드의 무덤 (3) 24.07.17 18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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