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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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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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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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탑(16)

DUMMY

*


명단이 먼저 채워진 순서대로 작업을 시작했다.


[14번 구역: 사이비, 이단 교주 및 신도들]


14번 구역은 바로 오늘 오전, 나에게 두 번 맞고 다시금 믿음을 찾은 교주와 같은 자들이었다.

하나의 섬에 이단과 사이비가 이렇게 많다니···.

이러다가 특! 진짜 포세이돈을 찾아라 서바이벌 예능이라도 하나 찍어야 할 판이었다.


무엇보다도 논리는 기본이요, 시청각 효과 또한 이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미친 사람과 대화를 나눠 보았는가?

지금 하고 있는데, 도저히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차라리 아까 만난 포세이돈이 문명인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그래서 당신이 포세이돈이란 증거가 겨우 저겁니까? 저희 신도들도 저 정도 쯤은 할 수 있어요!”

“내가 포세이돈이다! 다 고개 숙여라, 개새X들아!”

“포세이돈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제우스의 시대가 왔어! 내가 제우스다!”

“이제 곧 세상이 멸망할 겁니다! 모두 나무교를 믿으십시오!”


포세이돈의 창 스킬을 보여줘도, 권능을 사용해도 도저히 들어먹을 생각을 안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러면 잘 넘어가던데, 역시 미친 놈들의 집합이라 그런가 속여먹기 참 힘들었다.

저런 사람들에게는 다른 것보다 온 몸의 신경세포들을 짜릿하게 만드는 고통이 훨씬 효과적이란 건 앞선 선례들을 통해 검증된 사실이었다.


-수동 모드: 공격력, 근력을 6으로 조정합니다.-


“아악! 악!”

“믿,믿겠습니다!”


너무 쎄게 치면 죽으니 적당히 내장에 출혈이 발생할 정도로만 쳤다.

뻔한 놈들이었다.

정말로 미쳐서 그런 놈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저런 놈들은 돈, 성, 권력을 얻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런 놈들을 굴복시키는 법 또한 뻔했다.


“커걱···!”


나는 관리 인력에 의료 및 간호도 추가했다.

대상이 죽으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희 모두 포세이돈을 믿습니다!”


역시 주먹의 힘은 강력했다.

교주들과 그들의 신도들은 모두 포세이돈의 신도가 되는 의식을 치렀다.

의식은 모두 경력직 신도들에게 맡긴 채, 나는 다음 구역으로 넘어갔다.


-209번 외 1,549개의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신의 자비가 아틀란티스에 임합니다.-


“다음은 몇 번 구역이지?”

“3번 구역의 2,700명 전부 모였습니다.”

“많기도 하군.”


3번 구역은 아틀란티스 전역의 만나서는 안 될 커플들이 모인 구역이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그들을 보니 눈과 귀를 떼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이좋게 포옹하며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다양한 연령대의 커플과, 옆에서 떨어지라고 고성을 지르고, 서로 간에 폭력이 난무한 현장은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나는 잉여 인력을 전부 불러들여 지시했다.


“지금 당장 바람 핀 이들을 떼어다가 진짜 부부끼리만 붙여놔라.”


이걸 깜빡했다.

진작에 떨어뜨려 놓았어야 했다.

신도들이 쩔쩔매며 다시 재분리하는 사이, 나는 그 다음 구역으로 이동했다.


“5번 구역 2,450명 전부 모였습니다. 분리는 완벽히 해놓았습니다.”


5번 구역. 살인과 같이 중범죄를 저지른 놈들과 피해자들이 있는 곳이었다.

이쪽은 진작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놓으라고 지시해놓았었다.

가운데 높은 벽을 두고 왼쪽은 가해자 무리, 오른쪽은 피해자 무리였다.

가해자 무리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뻔뻔한 표정이었고, 피해자 무리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다들 떨어져라.”


내 명령을 알아들은 신도들은 빠르게 피해자들을 데리고 멀어졌다.

이상해지는 분위기를 알아챈 가해자들이 반항하기 시작했다.


“뭐야, 왜 쟤네만 움직여-”

“너희는 쉽다. 그냥 죽이면 되거든.”


부패한 왕과 관리 외에도 클리어 조건이 대상의 죽음인 퀘스트들이 있었다.

5번 구역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었다.


“발동.”


-수동 모드: S급 포세이돈의 창을 사용합니다.-


“이, 이게 뭐-!”


푸슉!


범죄자 한 명의 머리가 창에 궤뚫려 바닥을 굴렀다.


데구르르···.


옆에 있던 다른 범죄자의 눈에 가득했던 분노는 사라지고, 극심한 공포만이 남았다.


“아···아···.”


그는 자신의 앞날을 너무나 잘 알았던 나머지, 옆 사람을 방패막으로 삼았다.


푸슉!


“크헉!”


사이좋게 죽을 뿐이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속도로 수많은 창들이 날카로운 궤적을 그렸다.

사람들의 눈에는 범죄자들이 있는 곳에 물폭탄이 계속해서 투하되는 정도로만 보일 것이다.

범죄자들 역시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도 모른 채 두려워했다.

그저 옆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전신에 바람 구멍이 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1890번 외 2449개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끝났군. 다음.”


몇 초 만에 범죄자들은 전부 싸늘한 시체가 되었고, 그 현장을 본 나머지 구역의 사람들은 침묵했다.

곧이어 놀라운 현상이 발생했다.


-3201번 외 1002개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984번 외 690개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6100번 외 327개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

.


대다수의 구역들의 퀘스트가 연쇄 반응처럼 줄줄이 클리어되는 것 아닌가.

서로 붙어있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굴던 커플이 빠르게 서로를 손절하고 원래 배우자에게 돌아갔다.

도박 중독이던 사람들은 도박으로 얻은 돈을 전부 바치고, 평생 도박을 하지 않겠단 서약서를 썼다.

부모의 속을 썩이던 자식들은 세계 제일의 효자, 효녀들이 되어 있었다.


곳곳에 바지에 지리거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소수의 구역은 안타깝게도 클리어 조건이 죽음인 곳들이었다.

몇차례 더 바다가 휩쓸어 간 자리에는 무수한 시체들이 남았다.

나는 신도들을 모아 또 하나의 역할을 맡겨야만 했다.


“정리해라.”


퀘스트를 완료해서 더 이상 신전에 있을 필요가 없는 이들은 전부 방주로 보냈다.

왕궁에서 네 명은 따로 보호했다가, 포세이돈을 만나기 직전 방주로 그들을 보내고 왔다.

그리고 곰돌이와 호랑이도 그곳으로 보냈다.

퀘스트 몇 개를 깬 후에 바로 방주로 향하라고 한 이유는 하나였다.


S급의 2명의 힘과 체력, 속도를 이용해 빠르게 방주를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방주로 가는 인원은 신도들을 제외하고 족히 삼천 명이 된다.

신도들까지 합하면 약 사천 명이다.

방주 한 개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000명이었다.


즉, 방주 3개가 더 필요했다.

평범한 사람이 방주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세월이 소모된다.

그러나 S급은 달랐다.

그들은 인간을 한참 초월한 존재, 방주 하나 만들기는 껌값이었다.


물론 개개인의 숙련도와 지식에 따라 다르지만, 양치기 소년의 아버지가 녀석들을 잘 이끌어 줄 것이다.


-남은 시간 06:34:12-


촉박했다.

퀘스트를 완료하는 건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그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렸다.

신전은 3개의 운하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중앙섬에 위치했고, 방주는 가장 바깥 쪽 외곽에 있었다.

저들이 부지런히 쉬지 않고 걸어가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너희들은 건물에 남아라. 걸을 수 있는 자들은 걸어라! 외곽으로 가라!”


그래서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인간 배달부였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을 위주로 건물에 들어가게 한 후, 통째로 건물을 들고 이동했다.

스킬을 사용해 창을 교차해서 고정시킨 후, 그 사이사이에 사람들이 앉게 했다.

놀이기구의 안전 장치를 바둑판 모양으로 구현한 셈이었다.


이전보다는 좀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노인들과 어린이들은 충격에 약했기 때문이다.

추락은 방지해줘도 큰 충격은 고스란히 그들이 부담해야 했다.

물론 진짜 사람들은 아닌 npc같은 존재였지만 이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이들이 모두 생존해서 방주에 탑승해야 했다.


나는 최대한 사람들을 많이 욱여넣고 출발했다.

내려주고 빠르게 다시 가서 태우면 3번은 왕복할 수 있었다.

나는 양 손에 건물 두 개를 들었다.


“꽉 잡아라.”


*


-남은 시간 00:29:01-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 방주에 도착하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나는 마지막 왕복 3번째 인원들까지 내려준 후 현재 상황을 확인했다.


“방주는 다 준비되었나!”

“네! 1번 방주는 1000명 전부 탑승 완료했습니다. 2,3,4번 방주도 차례대로 탑승 중입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대로라면···.


-자동 모드를 사용하겠습니까?-


귀신같군.

자신이 필요한 타이밍을 정확히 알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바로 자동 모드를 키고 싶었다.

그러면 모든 일이 거짓말처럼 일사천리로 해결될 것이다.


자동 모드를···.


-자동 모드로 전환 시, 3일 동안 수동 모드의 사용이 제한됩니다.-


취소한다.

하루였던 기간이 삼 일로 늘어났다.

자동 모드 한 번이야 사용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저 알림을 보라.


교묘하게 자동 모드로 계속 몰아가는 것이 꼭 한 번 빠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늪같아서 함부로 쓸 수 없었다.

시스템의 말대로 따른 결과, 내 목숨을 저당잡혔다.

다시는 이전처럼 자동 모드를 생각 없이 사용하며 전투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방법이 없을까?

방법이···.


“있다.”


포세이돈이 아틀란티스의 멸망은 사람들이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했나.

그 말은 맞지만 틀렸다.

맞다. 그들은 타락했다.

하지만 아틀란티스의 [멸망]은 포세이돈이 아틀란티스를 멸망시켰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나 자연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레 발생한 멸망이 아니란 말이었다.

지진해일조차 그가 일으킬 것이었기에 포세이돈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즉, 포세이돈을 막으면 아무리 아틀란티스가 타락했다한들 멸망할 일은 없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전력을 다해 포세이돈을 막아 시간을 번다.

사실 만났을 때 느꼈던 수준 차를 생각하면 시간을 끄는 것도 힘들 수 있었다.

그래도 해야지 별 수 없었다.


51층에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반드시 클리어는 해야 한다.

나는 김곰돌, 김호랑에게 마지막 부탁을 했다.


“너희들이 책임지고 끝까지 사람들 태워라. 뒤처진 사람들은 들처메고서라도 태워. 알겠지?”

“응!”

“걱정 마, 삼촌.”


어느새 눈빛이 진지해진 곰돌이와 호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녀석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저씨는 어디 가는데?”

“해야 할 일이 있어. 뒤를 맡길게. 믿는다. 김곰돌, 김호랑.”


아이들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사람들 쪽으로 달려갔다.

자신들을 믿어 준 나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수동 모드를 활성화합니다.-

-주력 스킬: S급 전투빨리감기를 사용합니다.-

-민첩을 극대화합니다.-


나는 바닷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길안내를 시작해라. 목적지는 포세이돈이다.”


-추천 길안내 모드를 시작합니다.-

-목적지까지 3분 남았습니다.-


“발동.”


-주력 스킬: S급 포세이돈의 창을 사용합니다.-

-스킬의 변형이 이루어집니다.-


물로 이루어진 바다가 아닌, 창으로 이루어진 바다가 나를 감쌌다.

이내 구체를 이루었고, 더 이상 물이 안쪽으로 침투하지 못했다.

완전한 독립 공간이었다.

참고로 설유천의 신의 방패 스킬에서 얻은 아이디어였다.


나는 그대로 바다에 입수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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