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을 살아가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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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프로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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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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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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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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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DUMMY

49화

EP4 – 세 가지 갈림길


12월의 첫 번째 날.

먼 곳에서 반가운 손님이 나를 찾아줬다.


“신촌에서는 동주 작가님이 제 손님이라니까요!”


괜스레 언성을 높이며 농담을 하는 사람.

그녀는 어느새 부쩍 친밀감을 표하는 우타 나나미였다.


우리가 만난 곳은 서울의 신촌.

그녀가 어학당을 다니는 연희대학교 앞 번화가였다.


우타 나나미가 내 팔을 붙잡고 앞장섰다.


“일단 여기 탕후루를 먹어봐야 한다니까요!? 어, 근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


그거야.

탕후루는 벌써 한물갔으니까요?


나는 그녀를 면박주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른 목적지로 잡아끌었다.


“한국의 겨울 간식은 탕후루가 아닙니다. 자, 이거 보시죠.”


그녀를 이끌고 간 것은 붕어빵 장수 앞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길거리엔 하나, 둘 물고기가 늘어난다.


그래, 겨울이었다.


나는 주섬주섬 품을 뒤져 현금을 꺼냈다.


“아저씨, 붕어빵 좀 주세요!”


우타 나나미가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헤에, 동주 작가님은 현금을 들고 다니세요? 한국 친구들은 전부 카드만 들고 다니던데요. 핸드폰만 들고 다니거나.”


나는 그녀를 보면서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놉! 한국에선 찬 바람이 불면 가슴팍에 오천 원을 넣고 다녀야 합니다. 그게 국룰이에요.”


나는 그녀와 함께 붕어빵을 호호 불며 먹었다. 우리의 입김이 신촌 하늘 어딘가로 경쾌하게 떠다녔다.


어묵. 떡볶이. 닭강정. 신촌의 모든 노점상을 털 기세로 우리는 식도락 순회를 했다.


“이야, 배 터지겠네. 아니, 나나미 상은 배 안 불러요!?”


우타 나나미는 고개를 저으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좋아요. 일본에선 이렇게 돌아다닐 수가 없거든요. 한국에서 마음껏 이렇게 다녀야지.”


아무렇지 않은 말에서 무언가 그늘이 느껴졌다.

그래.

그녀는 내가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슈퍼스타지. 일본에서는 마스크만 푹 눌러쓰고 다닐 정도로.


한국에서의 우타 나나미는 일본에서의 그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훨씬 생기있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


그녀가 어째서 한국이 더 자유롭다고 말하는지 이해가 갔다.


’그런데 우리 지금 데이트하는 건가?‘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내게 팔짱을 끼고 있는 우타 나나미였다.

일본은 개방적이어서 이런 풍습이 자연스럽게 번져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말도 안 되겠지?


“가요! 가요! 유 작가님! 오늘 신촌 풀코스로 모십니다!”

“아, 아니, 그런 말은 도대체 어디서 배우셨대요? 어학당에서 그런 말도 가르쳐줘요!?”


우타 나나미는 나를 이끌고 말 그대로 신촌 풀코스를 보여줬다.


방 탈출, 코노, 마라탕, 그리고 최종 목적지는 바로 그녀가 다니는 연희대학교였다.


“유 작가님, 우리 학교 가보실래요?”

“저도 들어갈 수 있어요?”

“당연하죠. 외부인도 다 출입 가능합니다. 같이 가고 싶은 곳도 있고요.”

“같이 가고 싶은 곳이요?”


의아한 표정을 짓는 나를 우타 나나미가 이끌었다.

그녀가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일본이 아니라 중국에 가실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베이징, 국예종, 도쿄 세 가지 갈림길 중에서 마음을 드디어 정했다.


“네, 아무래도 베이징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국예종 면접은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하니 잠깐 호텔에 돌아와서 보면 될 것 같고요. 남은 건 둘인데, 아무래도 베이징 쪽이 마음에 더 끌리네요.”


베이징 아시아아동도서마켓.

한국을 대표한다거나 하는 거창한 명예에 욕심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내 마음을 이끈 건 단순했다.


“사실 친구랑 여행 가본 적이 없어요. 고등학교도 잘려서 수학여행도 못 갔고요. 중학교 때도 집이 어려워서 그냥 학교 남아 있었어요.”


내 말을 들은 우타 나나미가 생각이 많은 표정이 되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씩 웃어 보였다.


“그래서 열아홉 되기 전에 서완이랑 우정 여행 간다 생각하려고요. 다행히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초청받은 거니까요. 그리고 또······.”

“그리고 또?”

“새로운 독자를 만나보고 싶어요. 시상식도 의미 있겠지만, 저한테는 독자가 더 중요해요.”


우타 나나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가 씩 웃어 보이며 내 말을 수긍했다.


“맞아요. 사실 저는 아카데미 음악상 시상식도 불참했답니다.”


나는 표정을 정색한 채, 우타 나나미에게 답했다.


“그건 가야죠. 그건 너무했다. 아카데미는 가야지.”

“윽! 이러기예요!? 나가레보시 문학상도 엄청 중요한 상이거든요!?”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함께 박장대소했다.


“푸훕. 푸하하핳.”

“푸하하.”

잠시 웃던 우타 나나미가 밝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나가레보시 문학상은 진짜 큰 상이예요. 한 번만 더 고민해 보세요.”

“그래요?”


나가레보시 문학상.

한국의 문학상도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는 내가 일본 문학상에 대해 알 리가 있나.


우타 나나미가 걱정 어린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살기 힘든데.”

“네, 네!?”

“이 누나 말 들어요. 나가레보시 문학상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지만,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이 받은 상이라고요.”


나는 입을 삐죽 내밀며 우타 나나미를 놀렸다.


“누나라기엔 저랑 한 살 차이밖에 안 나잖아요.”

“한 살 차이도 누나죠?”

“나는 거장이라기에 나보다 다섯 살은 많은 줄 알았더니······.”

“거장이 아니라 신동으로 해주죠?”

“풉, 본인 입으로 신동은 좀 그렇지 않아요?”


나의 비웃음에 우타 나나미가 언성을 높였다. 화끈 붉어진 얼굴이 나를 쏘아보았다.


“아씨! 진짜 우리 너무 편해진 거 아니에요!? 그만 놀려요!”

“아, 알겠습니다! 풉! 푸하하!”


우리는 한참이나 투덕거리다가 이내 다시 연희대 교정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그런데 열아홉인데 정말 다사다난했네요. 대단하기도 하고.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정점을 두 개나 찍은 거잖아요? 보통 사람은 생각도 못 한.”


우타 나나미는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다사다난이라······. 다사다난 맞네요.”


그 말만 남기고 그녀는 고요한 침묵에 잠겨 들었다. 무언가 건드려선 안 될 기억을 떠올리게 했나.


우리는 교정을 따라 나란히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녀가 소리쳤다.


“여기예요. 제가 같이 오고 싶었던 곳.”


그녀가 손을 쭉 뻗으며 한 곳을 가리켰다. 나는 한눈에 이 장소가 어디인지 알아봤다. 일전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적도 있었다.


“윤동주 시비네요?”


나는 윤동주의 시비를 복잡한 마음으로 쳐다보았다. 생각에 빠진 내 옆으로 우타 나나미가 조용히 와서 섰다.


연희대학교.

이 전생의 내가 다녔던 모교.


어디선가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시비 주변의 나무를 흔들었다. 풀 내음, 흙의 냄새, 선선한 미풍 속에서.


시비엔 서시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엔 누군가 놓고 간 꽃다발이 적요롭게 나의 시를 지키고 서 있었다.


나는 찬찬히 이전 생의 내가 썼던 시를 쳐다보았다. 우타 나나미가 내 옆에서 말을 꺼냈다.


“위로 가면 핀슨관이라고 해서 건물이 있어요. 그곳에 서시 말고도 다양한 시가 적힌 시비가 또 있답니다.”

“아, 그래요?”

“네, 그곳은 윤동주 시인이 살던 기숙사인데 지금은 윤동주 기념실로 쓰여요.”

“제가, 아니, 윤동주 시인이 살던 기숙사요?”


나의 말실수에 우타 나나미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아무리 동명이인이라지만 본인이 살았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재밌네요.”


우타 나나미가 그윽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긴 가끔 안 믿겨요.”

“뭐가요?”

“그냥 어디서 사람 때리고 다닐 것 같은 우락부락한 남자애가 그런 멋있는 작품을 쓴다는 게?”

“윽! 뭐예요!? 나 놀리는 거죠!?”

“아니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혹시 전생이 윤동주는 아니었을까······. 그런 망상?”


나는 황당한 마음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보기보다 예리한 데가 있는 사람이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를 향해 툭 터놓고 사실을 말해주었다.


“맞아요. 저 사실 윤동주 시인의 환생이에요. 물론 전생의 기억인지라 동일한 사람이라 보기는 힘든 것 같지만요. 윤동주로서의 기억은 그냥 까마득한 옛날의 기억? 한 0살 이전의 추억?”


내 말을 들은 우타 나나미가 폭소를 터뜨렸다. 그녀가 배꼽까지 부여잡은 채 대답했다.


“풉. 푸하하핳. 농담에 소질이 있으시다니까.”


한참이나 웃던 그녀가 나를 향해 물었다. 어느새 진지한 낯빛이 돌아온 그녀였다.


“어때요? 환생한 윤동주 시인님? 본인을 기리는 시비를 본 소감은? 일본에서도 보셨고, 한국에서도 보셨잖아요.”


소감.

소감이라.


전생의 기억이 떠오른 후로 나의 생각은 늘 비슷했다.


윤동주로서 살았을 때의 내 문학이 이렇게 높게 평가받는 일.


민족시인, 순결한 영혼, 최후의 양심 같은 것으로 호명되는 것.


그 모든 것에 대해서 나는 그저 부끄러웠다. 내가 그런 얘기를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 것인가.


때로는 고뇌했고.

때로는 좌절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유동주로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독자 앞에 계속 나서게 되었다.


이 전생의 나는 혼자 글을 쓰는 사람이었지만, 지금 나는 모두의 앞에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하여.

나의 대답은.


조금 변할 수밖에 없었다.


“고맙네요. 죽은 지 곧 100년이 될 작가를 아직도 기억해 주는 것이 고맙네요. 사랑은 작가를 겸손하게 하고, 또 고맙게 하네요.”


우타 나나미가 그런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신기하네요.”

“뭐가요?”

“정말 윤동주가 다시 살아온다면 그런 대답을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작가님을 좋아하나?”


우타 나나미는 뜻 모를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냈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내 앞에서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에이.”


우타 나나미는 천천히 시비를 향해 걸어갔다.


“저는 윤동주 시 중에서도 서시가 가장 좋아요. 왜인지 알아요?”

“글쎄요?”


그녀가 시비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내게 답했다.


“이 구절 때문에요.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이 구절이 너무 좋아서요.”


그리고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사실 자이니치예요. 재일 교포요. 일본에서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하긴, 전 세계 통틀어도 우리 가족이랑 유동주 작가님만 안다.”


우타 나나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


“제 진짜 성은 우타가 아니라 김이에요. 어떻게 사람 성이 우타겠어요?”

“그래요?”

“네. 뭐, 진짜 우타가 성일 수도 있겠지만요. 드문 일이죠?”


그녀는 씩 웃어 보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저희 아버지는 영화감독이에요. 그런데 재일교포란 이유로 평생 차별을 받았다고 해요. 본인은 제대로 된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인정해 주는 곳이 없어서 결국 B급 코미디 영화만 찍었대요.”


우타 나나미는 생각에 잠긴 눈으로 먼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저희 아버지는 개명했대요. 성을 바꾼 거죠. 원래 노래를 좋아했고, 가수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어서 ‘우타’ 그러니까 노래라는 뜻으로 성을 바꿨대요.”


우타.

일본어로 노래라는 성이 그래서 지어졌구나.


우타 나나미는 나를 향해 말을 이어갔다.


“근데 하나를 바꾸면 다 바꾸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가 봐요. 아버지는 자기가 B급 코미디 감독인 것도, 한국 출신인 것도 다 싫어했어요. 그래서 자식인 저는 클래식을 하라고 강요했죠.”


잠시 말을 멈춘 우타 나나미가 한숨을 쉬었다.


“이제 생각해 보면 거의 아동 학대 수준? 전 정작 첼로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부모님 강요 때문에 더 안 좋았던 것도 있고요. 물론, 재능은 꽤 있었던 것 같지만요.”

“그래서 은퇴한 거예요?”

“네, 정점을 찍었고 더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타 나나미는 한숨을 쉬면서 천천히 걸었다.

그 걸음에 맞춰 낙엽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나중에 알았어요. 제 조부가 독립운동을 하다가 윤동주랑 같은 감옥에 있었었단 사실을요.”


뜻밖의 얘기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놀란 내 앞에 우타 나나미가 말했다.


“자이니치로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제 가족의 삶을 떠올리면 아버지가 자이니치란 사실을 꽁꽁 숨긴 것도 이해가 가요. 하지만 너무 뒤늦었죠. 그땐 이미 첼로를 그만뒀고, 아버지랑 사이도 멀어졌거든요.”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우타 나나미를 향해 되물었다.


“그러면 그래서 윤동주에 관심이 갔던 거예요?”

“네, 그전부터 좋아하긴 했죠.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근데 모든 사실을 알고 나니까 서시의 이 문장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어떤 문장이요?”


우타 나나미가 다시 한번 자신이 좋아하는 문장을 읊조렸다.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간다는 이 구절이요. 첼로 그만두고서 저는 그냥 죽을 생각이었어요. 아니면 잠수를 탄 채 아예 행방불명되려고 했죠. 누구도 찾지 못하는 곳에 숨으려고 했어요.”

“그래요?”

“네, 사람들이 날 보고 수군거리는 것도 싫었고요. 지긋지긋한 첼로를 그만뒀는데 별로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생각보다 제가 음악을 좋아하더라고요.”


나는 우타 나나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래서 영화 음악 시작하게 된 거예요?”

“네, 꼭 영화 음악을 하겠단 생각은 없었어요.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있던 차에 아버지 친구인 감독님과 연결된 거죠. 망설이던 차에 문득 윤동주의 시를 다시 보게 됐어요.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간다는 문장이요.”

“그렇······군요.”


우타 나나미가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왔다.


“고마워요. 내 앞에 윤동주가 정말 살아있다면, 윤동주한테 고맙단 말을 듣는 건 내게 가장 큰 위로예요.”


그녀가 나를 껴안았다.

나는 밀쳐 낼 틈도 없이 그 포옹을 받아들였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잠시 놀랐지만, 곧 이어 내 몸으로 그녀의 떨림이 전해졌다.


그녀의 어깨가.

두 팔과 다리가.

그 작은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우타 나나미의 따뜻함이 내 쪽으로 찬찬히 흘러들었다.


“사실 가끔은 못 견디겠어요.”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세상 모두가 나를 싫어한단 생각이 들어요. 오만하고, 건방지다고요. 다 착각인 걸 알아요. 하지만 자꾸 외로움을 자처하게 돼요. 그런데요.”


잠시 말을 멈춘 우타 나나미가 심호흡했다. 그녀의 들숨, 날숨이 내 어깨에 닿았다.


“저도 가끔은 지독하게 힘들어요.”


나는 무어라 대꾸할 말을 찾기 힘들었다. 그저 두 팔을 조심스럽게 올려 그녀의 포옹에 화답했다.


잠시 내 몸에 기대 울던 그녀가 정신을 차린 듯 나를 밀쳐 냈다.


“아, 아, 실례를 저질러 버렸네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뭐, 이런 걸 가지고.”


그녀는 화끈 낯이 붉어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황하던 그녀가 침묵을 견디지 못한 채 아무 말이나 뱉었다.


“아, 아, 그러고 보니까 나가레보시 문학상은 그러면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갑자기 나가레보시 문학상 얘기를 한다고?


정말 당황하긴 했나 보다.

무언가 놀려줄까 했지만 그냥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떻게요?”

“반드시 본인이 참석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주최 측에 충분히 성의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가는 건 어때요?”

“누구요?”


우타 나나미가 미소를 씩 지어 보였다.


“저요!”

“아카데미도 불참한 사람이 제 시상식을 대신 가주겠다고요? 진심이에요?”


그녀가 말없이 두 눈을 반짝거렸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8월 7일 연재는 정상적으로 오후에 진행됩니다! 49화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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