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별을 살아가는 마음으로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알파카프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3 17:37
최근연재일 :
2024.08.21 23:26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73,913
추천수 :
2,845
글자수 :
373,400

작성
24.08.09 22:15
조회
455
추천
24
글자
16쪽

52화

DUMMY

52화

EP5 – 베이징의 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마치 삼국지의 장비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체구와 수염.


말수가 유달리 적은 얼굴은 가만히 있는 것 자체로 공포를 유발했다.


베이징 국제전시센터.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어린이들은 별안간 경기를 일으켰다.


“히, 히끅, 히끅, 우와와왕아앙.”

“으아아아앙! 저 아저씨 무서워!”

“살려주세요!!”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의 이름은 리우 웬첸.

이번 아시아아동도서마켓의 조직위원장이자, 중국 현대 5대 시인으로 불리는 사내였다.


그의 옆엔 그의 아들이자 비서 노릇을 전담하는 리우 지앙이 서있었다.

그가 아버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하, 하하. 아버님 괜찮으세요?”


리우 웬첸.

겉으로는 호랑이도 잡아먹을 것 같은 인상이었지만, 사실 그는 매우 여리고 수줍은 심성의 소유자였다.


무엇보다 그는 문학과 어린이를 사랑한다.

그의 굳은 표정이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지만.


“괜찮······다.”


리우 웬첸이 말을 줄였다.

그의 아들은 슬슬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어린이들의 반응이 리우 웬첸을 실망시킨 게 분명해보였다.


리우 지앙이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래도 곧 있으면 유동주 작가님 인터뷰입니다. 많이 기대하셨잖아요?”


리우 웬첸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감돌았다.

그것이 리우 웬첸이 할 수 있는 가장 밝은 얼굴.


그러나 모르는 사람은 살인 예고를 앞둔 도적으로 오해했을 것이다.

오직 한 사람, 리우 지앙만이 아버지의 표정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아버님, 정말 많이 기쁘시군요.”


리우 웬첸은 끄덕였다.


그의 오랜 지인인 경덕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은 얼마 전의 일이었다.


[내가 아주 잘 아는 녀석이 이번에 베이징에 가게 됐어! 챙겨주라고!]


그리고 사실 리우 웬첸은 이미 이전부터 경덕관이 말한 작가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유동주.

만주 출신인 리우 웬첸에게 동주라는 이름은 익숙했다.


윤동주.

일제에 저항한 투사이자, 순결한 영혼을 지닌 위대한 시인.


그 시인과 동명이인을 쓰는데, 대담하게도 시집 제목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짓다니.


자신감이 궁금해 구해본 시집은 놀라운 역량과 정신이 엿보이는 시집이었다.

게다가 소설, 아동문학까지 두루 평정한 인재.

경덕관이 어떻게 이런 제자를 구했는지 부러울 따름이었다.


리우 웬첸은 유동주를 좁히며 즐겁게 미소를 지었다.

어디선가 또 다시 어린이들이 자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끄, 끄아아아아앙! 괴, 괴물이야!”

“사, 사람보고 괴물이라고 하면 못 써!”


리우 웬첸의 얼굴에 또 다시 고요와 정적이 머물렀다.

실망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때, 인파를 헤치며 한 사람이 다가왔다. 조직위 중 한 명이었다.


“위원장님, 여기 계셨군요!”

“······.”


리우 웬첸의 침묵에 조직위원이 숨을 죽였다. 침묵을 지켰을 뿐인데, 상대를 제압해버린 것이다.

리우 지앙이 익숙한 듯 아버지의 말을 대신 전했다.


“무슨 일이냐고 여쭈십니다.”

“아, 아, 다른 게 아니라 그 연락이 왔습니다.”


리우 웬첸이 아들인 리우 지앙을 쳐다보았다.

리우 지앙이 다시 말을 전했다.


“어디서 연락이 왔냐고 여주십니다.”

“그 아무튼 왔습니다.”


아무튼 왔다는 희한한 말에 리우 부자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리우 지앙이 위원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무슨 연락이 아무튼 왔냐고 여쭈십니다.”

“이번에 우리 주빈국의 작가들이 주목을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근데 한국 전시관에 기자와 출판 관계자가 다 몰려있어요. 그 한국 대표 작가가 세계 5대 문학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면서요.”


리우 웬첸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고작 눈썹이 몇 번 움직였을 뿐인데, 엄청난 패기가 그를 덮쳤다.


“끄, 끄흐흐흡. 아, 아무튼요. 그렇다니까요.”


조직위원이 말을 절면서 간신히 얘기를 꺼냈다.


“웬만하면 유동주 인터뷰에 위원장님이 불참했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그 말에 리우 웬첸의 눈썹이 거칠게 움찔거렸다. 위험 신호였다.

하지만 조직 위원도 피할 순 없었다.


눈앞의 사내도 무서웠지만, 위의 압력은 더욱더 무서웠다.


“그리고 초청 작가분 인터뷰 장소도 변경했으면 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메인홀에서 더 작은 홀로 옮겨서 하자고요.”


리우 웬첸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조직 위원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 채 말을 덧붙였다.


“우리 인민들마저 중국 작가보다 유동주에게 관심을 더 보이고 있어요. 이거 여론이 심상치 않아요. 유동주는 이미 일본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그 다음은 어디겠어요. 중국 차례입니다.”


리우 웬첸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문학에 내 나라, 네 나라가 어디있단 말인가.

좋은 문학이라면 국적을 막론하고 읽는 것이다.

그게 문학의 유일한 법도다.


리우 웬첸의 미간이 불쾌함으로 찌푸려졌다. 리우 지앙이 그런 아버지의 뜻을 전했다.


“좋은 문학이라면 한중일 가릴 것 없이 널리 읽힐 건데, 그게 뭐 대수냐고 말하십니다.”


조직 위원이 리우 부자를 어처구니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가 외쳤다.


“뭐 어쩌긴요! 우리가 주빈국입니다! 우리가 주목을 받아야죠! 여론 몰이라도 해야죠! 홀이라도 바꿉시다. 기자들한텐 제가 연락 이미 다 돌렸어요. 인터뷰 분위기도 유 작가에게 불리하게 진행할 겁니다!”


리우 부자가 한숨을 쉬었다.

인터뷰까지 고작 2시간이 남았다. 일정이 확정되어서 언론에 모두 공표된 상태였다.


지금 와서 인터뷰 장소를 변경하고, 리우 웬첸도 불참하자니.

게다가 여론 몰이까지 하자고.


치졸함을 넘어 비열했다.

작가에 대한 예의, 초청국에 대한 예의를 운운할 수준조차 되지 않았다.


리우 웬첸이 천천히 목을 가다듬었다.


“큼. 크흐흠. 큼.”


그건 리우 웬첸이 불쾌감을 드러내는 마지막 신호탄이었다.

위험했다.

더 놔두면 폭발할 것이다.


리우 지앙은 떠올렸다.

제 아버지의 별명을 말이다.


대륙 최후의 양심.

중국 시단의 마지막 보루.


그 어떤 권위와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 위압에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그것이 리우 웬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인이 된 가장 큰 이유였다.


불협에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냅다 포효를 내지르는 게 리우 웬첸이었다.


리우 지앙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전시장을 뒤집으실 수도 있겠어.'


리우 지앙이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의 뜻을 대신 전했다.


“위원님.”

“네?”

“저희 아버님이 말이죠.”

“네.”

“어디서 짖는 소리가 안 들렸으면 좋겠다고 말하십니다.”


조직위원이 황당한 얼굴로 리우 부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리우 웬첸은 그저 싸늘한 시선으로 조직 위원을 쳐다보았다. 또 한 번 엄청난 위세가 위원을 덮쳤다.


성난 대장군의 기세가 조직 위원을 찍어 눌렀다.

위원이 뻔한 변명과 함께 달아났다.


“끄, 끄흐흐흡, 위, 위원장님! 후, 후회 하실 겁니다!”

“······”


그런데.

조직 위원이 달아난 자리.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동방예의지국의 작가들이 리우 웬첸 부자에게 접근해왔다.


경지연이 리우 웬첸에게 먼저 중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온 경지연이라고 합니다. 제가 실수로 아까 대화를 좀 들었거든요.”


당연히.

실수가 아니었다.


우연히 들은 것은 맞지만, 무언가 사태가 수상하기에 몰래 숨어서 끝까지 다 들은 것이다.

그 옆에서 유동주가 튀어나왔다.


“안녕하세요. 다름아닌 제 얘기가 좀 들린 것 같은데 저희 다 같이 계획을 좀 짜도 될까요?”


소문보다도 더 앳된 얼굴의 소년. 그 얼굴엔 음흉한 미소가 서려 있었다.




52화

EP5 – 베이징의 말




나는 박서완과 함께 작가석에 앉았다.


이런 자리가 처음인 것은 아니지만, 이번은 규모 자체가 달랐다.

나는 옆에 앉은 경지연 작가에게 속삭였다.


“사람 진짜 많네요. 그리고 단상이 너무 높은데요?”


경지연 작가가 끄덕거렸다.


“기자만 해도 수백 명이 입장 가능하니까요. 여기가 가장 메인 부스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눈앞에 모인 기자들의 숫자 또한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경지연이 나를 향해 다시 말을 이었다.


“원래도 나가레보시 문학상 수상한 것 때문에 관심이 많았는데, 서던크로스 때문에 더 몰려왔어요.”


그리고 내 옆에서 박서완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와, 진짜 많네요. 나한테 질문 아무도 안 하면 좋겠다.”


박서완은 아예 벌벌 떨고 있었다. 거의 진동벨 수준이었다.

나는 녀석의 어깨를 토닥였다.


“야, 긴장마. 긴장마. 뭐, 질문 몇 개나 한다고. 그리고 이미 얘기 나눴잖아. 계획대로만 하면 돼.”


그렇다.

우리는 이미 리우 웬첸 부자와 모든 계획을 세운 터였다.


인터뷰 도착 전 경지연은 나와 박서완을 단단히 타일렀다.


[아마 편향된 질문을 쏟아낼 거예요. 인터뷰 그냥 거절할까요? 박서완 작가님 관련해선 아예 무시로 일관할 수도 있어요.]

[그냥 계획대로 하죠.]

[유 작가님, 그 계획 괜찮은 거 맞아요? 그냥 인터뷰를 거절하는 게······.]

[에이, 우리가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인터뷰를 왜 거절해요.]


생각에 잠긴 나를 경지연 작가가 흔들어 깨웠다.

그녀가 나를 향해 말했다.


“저기 리우 웬첸 작가님 들어오세요.”


그리고.

나와 박서완과 경지연은 함께 일어나 인사했다.


마치 리우 웬첸 부자를 처음 본 것처럼 말이다.

그나저나 다시 봐도 엄청난 기세의 사내였다.


삼국지의 여포, 장비가 살아 돌아온다면 저런 기세일까.

험상궂은 장수의 얼굴이 갑자기 내게 주먹을 내밀었다.


아, 아니, 공식 석상에서 사람을 친다고?


그런데 그가 내민 것은 주먹이 아니라 그저 악수의 인사였다.

나는 멋쩍게 그의 손을 잡았다.


“아, 아, 아, 반갑습니다.”


내 옆에서 경지연이 통역을 도왔다.


“유동주 작가님이 반갑다고 하십니다.”


리우 웬첸 옆에서 리우 지앙이 그 말을 듣고 화답했다.


“네, 저희 아버님께서도 유 작가님의 팬이라고, 너무 반갑다고 하십니다.”


경지연이 웃으면서 리우 지앙에게 화답했다.


아, 이거 참.

인터뷰 자리에서 처음 만난 척 인사하는 거 되게 어렵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역시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수없이 많은 기자들이 팔을 들어 올렸음에도, 중국인 사회자는 자국 기자들에게만 발언권을 주었다.


“네, 왼쪽의 기자분 먼저 질문 받겠습니다.”


그리고 중국 기자들의 질문은 전부 작품과 무관한 이야기 뿐이었다.


“이번 서던크로스 문학상 후보에 중국 작가들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왜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심사위원도 아니고.


그런데 사실 그 질문은 양반이었다. 더 지독한 음해도 있었다.


“이번에 마스터피스에선 경덕관 작가가 후보에 올랐고, 호라이즌에선 유동주 작가가 후보에 올랐습니다. 논의된 바가 있습니까?”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걸 도대체 어떻게 의논을 해?

짜고 쳐서 문학상에 올랐다는 말을 저렇게 대놓고 했다.


나는 말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내 옆에 있는 경지연이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번 자리는 <바람과 그늘>을 소개하러 나온 인터뷰 자리입니다. 작품과 작가와 관련된 질문만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경직된 대답에 중국 기자석 분위기가 밝아지는 게 느껴졌다.

아마도 우리를 인터뷰 석상에서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는 작가로 만들고 있겠지.

그래. 어디 한 번 멋대로 해보라고.


사회자는 계속해서 또 다른 중국 기자에게 발언권을 돌렸다.


“네, 오른편 기자분 먼저 손 드셨네요.”


순 거짓부렁이었다.

오른편 기자는 마치 약속이라도 되어있다는 듯 가장 느리게 손을 들었다.


그 기자가 내게 물었다.


“윤동주는 우리 중국에서도 널리 존경받는 작가 중 하나입니다. 왜냐면 그는 우리 연변에서 태어난 조선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대륙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나는 기자의 질문을 끊어버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더 들을 순 없었다.


나는 천천히 능숙한 중국어로 답변했다.


“저기요. 질문 끊고 갈게요.”


내가 중국어를 하자 기자석에선 놀란 표정이 이어졌다.


나는 그 기자에게 사실을 천천히 전달했다.


“윤동주가 간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윤동주가 중국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평생 한글로만 글을 쓴 한국의 시인으로서, 남도, 즉 한반도를 자신의 고향이라 적은 한국의 작가입니다. 제가 지금 중국에서 말을 한다고 중국 작가가 되는 게 아니듯요.”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내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든 글에 정확히 밝혔다.


중국 기자석에서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이렇게 나를 물고 늘어질 계획이었구나.


그들의 계획이 훤히 보였다.

민족 감정 자극.


그래, 그게 한 사람을 음해하기에 가장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계획은 너희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지.

나는 리우 웬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윙크를 건넸다.


신호를 받은 리우 지앙이 천천히 마이크를 들었다.


“자, 자, 도대체 인터뷰가 왜 이렇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네요.”


리우 지앙이 아버지 리우 웬첸과 시선을 교환했다.

그가 천천히 아버지의 말을 대신 전했다.


“조직위원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리우 지앙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한국의 전설적인 농구 스타가 우리 중국인을 위해 남긴 명언이 있습니다.”


리우 지앙이 잠시 숨을 골랐다.

사실 지금 하는 말은 그의 아버지가 하는 말이 아니었다.


아까, 한국의 어린 작가.


그래, 나 유동주와 의논한 계획의 일부일 뿐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게 맞을까.

리우 지앙의 고민어린 표정은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잠시 고민하던 리우 지앙이 리우 웬첸과 시선을 교환했다.


웬첸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이 바로 쇼의 시작이었다.


지앙은 말했다.

그것도 중국말이 아니라 한국말로 말이다.


“뭔 소리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그래. 18. 진짜 짜증나게. 씨. 쯧.”


한국말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 통역이 되는 것 같은 그런 말이었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역지사지. 역으로 지랄해야, 사람이 지 일인 줄 알지.’


그의 파격적 발언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나는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네, 리우 웬첸 작가님이 저렇게 한국어로 저를 대변해주신다고 해서 본인이 한국 작가가 되는 건 아니죠?”


중국 기자석의 분위기가 황당함으로 가득 찼다.

그래.

이제 18은 만국 공통어니까.

너희도 지금 너희의 전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겠지.


자, 이제는 내가 분위기를 휘어잡을 차례.

나는 목청을 가다듬은 뒤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번엔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로 답변했다. 세상 모두가 지금 이 사태를 받아적으라는 듯이.


“존경하는 리우 웬첸 작가님과 함께 역사 깊은 도시 베이징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무한한 영광이었습니다. 그러니 부디 대국의 아량을 베풀어 작품과 관련한 질문만 해주십시오.”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것이 내 계획이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겸양지덕.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여라.


리우 웬첸은 막말을 하고.

나는 겸손을 떤다.


중국의 대작가는 욕설을 뱉고, 한국의 소년 작가는 겸손을 보여준다.


그래.

중국 기자들의 옹졸함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한 계획.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세계 기자들의 팬이 바쁘게 움직였다.


작가의말

52화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윤동주, 별을 살아가는 마음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입니다 24.08.23 111 0 -
공지 제목 변경하였습니다! 24.08.07 53 0 -
공지 작품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24.07.22 126 0 -
공지 연재 시간 변경!!! (매일 비정기적으로 올라옵니다!) 24.06.23 1,069 0 -
64 64화 +2 24.08.21 171 9 15쪽
63 63화 +1 24.08.21 202 11 11쪽
62 62화 +2 24.08.20 216 13 12쪽
61 61화 +2 24.08.19 262 10 17쪽
60 60화 +2 24.08.17 281 19 16쪽
59 59화 +2 24.08.16 298 22 17쪽
58 58화 +3 24.08.15 329 24 11쪽
57 57화 +1 24.08.15 366 17 14쪽
56 56화 +4 24.08.13 387 24 15쪽
55 55화 +2 24.08.13 396 20 13쪽
54 54화 +1 24.08.11 412 22 12쪽
53 53화 +2 24.08.10 422 21 11쪽
» 52화 +2 24.08.09 456 24 16쪽
51 51화 +4 24.08.08 478 22 13쪽
50 50화 +4 24.08.07 483 29 12쪽
49 49화 +2 24.08.07 502 26 16쪽
48 48화 +3 24.08.05 523 27 11쪽
47 47화 +4 24.08.04 565 22 15쪽
46 46화 +2 24.08.03 571 28 14쪽
45 45화 +3 24.08.02 620 28 13쪽
44 44화 +3 24.08.02 633 34 14쪽
43 43화 +5 24.07.31 673 31 14쪽
42 42화 +4 24.07.30 708 34 14쪽
41 41화 +2 24.07.29 763 35 15쪽
40 40화 +4 24.07.28 756 37 13쪽
39 39화 +6 24.07.28 808 3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