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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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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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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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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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때

DUMMY

사방으로 퍼져나오는 녹색 빛과 함께 다시 일어선 미호는 이전과는 다른 치유 속도를 보여주었다. 온 몸에 나있던 상처는 눈 깜짝 할 새에 사라져있었으며 체력마저 돌아오고 있는 중이었다.


무명의 얼굴에는 점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웠다. 미호가 다시 일어섰고, 그녀의 몸에서 발산되는 빛은 이제 그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여덟 번째 꼬리가 개화하면서 미호는 이전과는 다른, 더욱 강력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무명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었다.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여우로군..”


미호는 무명의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무명과의 싸움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우위를 점한 듯했다. 투명화 능력을 완벽하게 활용하며, 그녀는 무명에게 숨막히는 속도로 접근했다. 한 번의 타격이 무명의 옆구리를 강타했고, 그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그러나 그 공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미호는 이번에는 그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투명화된 그녀는 순식간에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어느 방향에서 공격이 날아올지 모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명의 목을 겨눈 미호의 손끝은, 그의 숨통을 조여오는 듯한 치명적인 힘을 발휘했다. 무명은 아슬아슬하게 그 공격을 피했지만, 미호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무명은 감각적이고 오랜 세월동안 쌓아온 남다른 반사신경으로 보이지 않는 미호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미호는 이제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무명을 보며 비웃기 시작했다.


“어째서 도망만 치는 거지? 이젠 내 힘이 너무나 강력해져 겁이 나는 건가?”


그녀는 이제 무명의 움직임을 꿰뚫어볼 수 있었다. 그의 방어 패턴, 공격의 속도와 방향, 모든 것이 그녀의 눈앞에서 천천히 펼쳐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럴 때마다 미호는 그의 빈틈을 파고들어 계속해서 일격을 가했다.


무명의 꼬리들은 끊임없이 미호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미호는 투명한 상태에서 그 모든 공격을 쉽게 피해냈다. 그녀의 움직임은 마치 그림자처럼 유연했고, 무명은 더 이상 그녀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무명은 점점 더 많은 상처를 입었고, 그가 지배하는 구미호의 몸조차 그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듯했다.


미호의 숨소리는 깊고 가빠졌다. 무명과의 전투는 길어졌고, 그녀의 모든 근육은 고통을 견디며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그녀의 마음속에는 강력한 확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덟 번째 꼬리가 개화한 지금, 무명은 더 이상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투명화된 미호는 공기마저도 제어하는 듯 빠르게 움직였다. 발소리 하나 없이 무명의 주위를 맴돌았고, 그녀의 기척조차 무명은 감지하지 못했다. 무명의 날카로운 꼬리들이 공중을 가르며 미호를 쫓으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그 범위 밖으로 벗어나 있었다. 미호는 투명화 상태에서 무명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의 공격 패턴은 예측 가능했고, 그의 약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너 따위에게 내가 지지 않아..”


무명이 차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다르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미호의 투명한 형체가 그의 시야에서 계속해서 사라지고 나타나면서 무명은 어쩔 줄 몰랐다. 미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무명의 왼쪽 옆구리를 겨누어 순식간에 치고 빠졌다. 그녀의 발차기가 무명의 몸에 닿자, 그는 비명을 지르며 땅에 쓰러졌다. 그의 옆구리에서 불길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미호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 무명의 등 뒤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그의 등에 날카로운 손톱으로 깊은 상처를 남겼다. 검은 피가 뿜어져 나왔고, 무명은 절규했다. 그의 몸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 보였다. 미호의 공격은 계속해서 날카롭게 이어졌고, 그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무명은 점차 밀려나고 있었다. 그는 눈앞의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모든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자신만만했던 그가, 미호에게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의 숨이 거칠게 몰아쉬었고, 몸은 더 이상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미호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더욱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에는 그의 얼굴을 향해 강렬한 주먹을 날렸다. 그 충격에 무명의 머리가 뒤로 젖혀졌고, 피가 공중으로 흩날렸다. 그가 잠시 균형을 잃자, 미호는 다시 한 번 그의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꽂았다. 무명은 그 힘에 밀려나가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미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빠르게 그의 위로 뛰어올라 무릎으로 그의 가슴을 눌렀다. 그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그녀의 기운은 이제 완전히 무명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 한 방을 준비하며 검을 소환한 후 손끝에 에너지를 모았다. 그 순간만큼은 그녀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이 지겨운 인연도 여기서 끝이다..”


미호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무명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자신의 꼬리들을 미호의 몸을 향해 날렸다. 미호는 그 꼬리들을 피하려 했지만, 한 순간 방심한 틈을 타 무명의 거대한 꼬리 하나가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감쌌다. 그녀는 깜짝 놀라 몸부림쳤지만, 그 꼬리는 점점 더 세게 그녀를 조여왔다. 미호는 숨이 막혀왔다.


무명은 이를 기회로 삼아 다시 일어나 미호를 땅에 내리쳤다. 그녀의 몸이 땅에 부딪히며 충격이 전해졌고, 미호는 고통에 신음을 흘렸다. 잠시 혼란에 빠졌지만, 그녀는 곧 정신을 차리고 무명의 꼬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다. 하지만 무명은 더욱 강하게 그녀를 조여왔다.


“싸움도중 확신을 가졌다고 방심을 하면 되겠느냐..”


무명이 비웃으며 말했다.


미호는 치열하게 저항했지만, 무명의 압박은 강력했다. 그녀는 급하게 투명화 상태에 돌입했지만 무명의 꼬리는 여전히 그녀를 감지하고 있었다. 미호는 점점 숨이 가빠지며 눈앞이 흐려졌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마지막 한 방이 남아 있었다.


미호는 자신의 여덟 번째 꼬리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끌어모았다. 그 에너지가 그녀의 전신을 감싸며, 그녀의 힘을 다시 한 번 끌어올렸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다해 무명의 꼬리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 순간, 무명의 꼬리들이 느슨해지며, 미호는 그 틈을 타 빠져나왔다.


미호는 땅에 떨어져 다시 일어섰다. 그녀의 몸은 피로에 지쳐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투지가 가득했다. 그녀는 무명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 순간, 무명의 얼굴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미호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없어.. 여우여.. 네 말대로 이 길고 긴 인연은 여기서 끝내야겠구나..”


서둘러 미호가 9번째 꼬리를 개화 시키게 만들어야 하는 무명이 조용히 말했다.


그 말과 함께, 무명은 지하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땅이 크게 요동치며 어둠의 기운이 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미호는 그 변화를 감지하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무명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은 점점 더 짙어졌고, 그 에너지가 땅 속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려졌다.


“뭐..뭐지?”


그때, 지하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그림자처럼 보였지만, 이내 그것이 사람들의 형상임을 알아챈 미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사람들은 바로 허주와 나린,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과 가족들이었다.


그들은 어둠의 기운에 휘말린 채로, 무명의 명령에 따라 지상으로 끌려올려졌다. 그들의 얼굴은 고통에 찬 표정이었고, 미호는 그것을 보자마자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녀의 가장 소중한 이들이 무명의 손에 잡혀 있었다.


무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상황이 미호에게 무언의 협박처럼 다가왔다. 그는 그녀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략하고 있었고, 미호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다시 긴장으로 굳어갔다.


허주의 목을 움켜쥔 무명의 손끝에서 어둠의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마치 허주의 생명을 한순간에 빼앗을 수 있다는 듯이 그의 목을 조였다. 미호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절망감에 휩싸였다.

구미호 소녀 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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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빛바랜 너의 시간 끝에 자그마한 빛이 되어 NEW 16시간 전 2 0 12쪽
» 51화.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때 +2 24.09.16 10 1 9쪽
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9 1 10쪽
50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10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9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9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9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10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11 1 9쪽
44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1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5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11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10 0 10쪽
40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10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8 1 14쪽
38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7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11 0 8쪽
36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35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7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6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6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6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10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8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2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9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7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7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10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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