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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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6 02:4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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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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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DUMMY

미호의 말을 따라 채린과 미영은 미호가 건낸 여우구슬 속으로 들어갔다. 미호는 지키고 싶은 친구들의 영혼을 손에 넣자 조금이나마 안심을 했다.


여우구슬 안에 들어간 채린과 미영은 미호에게 말한다.


“여긴 뭐야? 생각보다 아늑하네?”


“맞아 그리고 따뜻해”


“미호야 근데 우리 계속 여기 안에 있어야 해?”


언제까지 여우구슬 안에 있어야 하냐고 묻는 채린의 질문에 미호는 대답한다.


“나오고 싶으면 나와도 괜찮긴 한데.. 당분간은 그냥 있어줬으면 좋겠어”


“당분간 여기 있으라고?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데 미호야?”


“나중에, 나중에 다 말해줄게 지금은 날 믿고 기다려줘”


친구들은 사뭇 달라진 분위기의 미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내 친구가 구미호였다니...”


“그니까 난 아직도 믿겨지지 않아 거짓말 같아”


“이거 이거 여우 귀 머리띠 쓰는 것도 그렇고 꼬리도 가짜 아니야?!”


미호는 자신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아직까지는 완전히 믿지 못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웃겼다.


“히히, 뭐 어떻게 뭐라도 보여줘?”


“오! 보여줘 보여줘!!”


미호는 마치 장기자랑을 하듯 친구들 앞에서 불을 다루는 묘기를 보여준다.


“우와!! 대박!!”


“헐 진짜 막 슈퍼맨?처럼 막 초능력 같은 거 써!! 완전 신기해!!”


미호가 구미호라는 사실에도 아이처럼 좋아해주는 친구들의 반응에 미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미호는 항상 평범한 사람처럼 살고 싶어했다. 구미호로 태어났지만, 그녀에게는 그저 평범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일상을 보내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구미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아무도 나를 친구로 받아주지 않을 거야.' 미호는 이 생각을 가슴속 깊이 새기고,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친구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오히려 그들은 미호를 두려워하기는커녕, 놀랍고 기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미호는 그들의 반응에 어리둥절했다. 그동안 굳게 믿어왔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미호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이 멀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가까워지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두려움이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모습을 보며, 미호의 마음속에는 따뜻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걸까?' 친구들이 미소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 순간, 미호는 전에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깨달았다.


'이제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 미호는 자신에게 다가온 새로운 가능성에 가슴이 설레었다. 구미호라는 정체가 밝혀졌음에도 친구들은 여전히 자신을 소중히 여겼다. 오히려 이 사실이 그들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을 느꼈다. 미호는 깊은 안도감과 함께, 처음으로 진정한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솟아올랐다.


이제 미호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구미호로서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라면 어떤 모습이든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고마워..”


“응? 뭐가?”


“그냥.. 다..”


미호의 지친 마음은 친구들 덕분에 충분히 회복되었다.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미호에게 완전한 휴식을 안겨주었고, 그녀는 다시 기운을 차리게 되었다.


미호가 기운을 차린 모습을 보자 로다와 나린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다행이야..”


“그러게요.. 언니가 금방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에요”


로다는 미호에게 질문한다.


“미호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냐고..?”


“어..”


“음.. 뭐,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 마지막이라니 무슨 마지막?”


“당연히 그 녀석의 마지막이지”


채린과 미영은 미호가 그 녀석이라고 표현하는 자의 정체를 궁금해 한다.


“미호야 혹시 그 녀석이 누구를 말하는 거야??”


“맞아, 나도 궁금해”


미호는 힘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꼭 죽여야 하는 존재”


“어? 죽이다니? 누굴 죽여”


“죽이면 안 돼.. 그러면 살인자란 말이야...”


“괜찮아 그 녀석은 사람이 아니거든”


“사람이 아니라고? 그럼 뭔데??”


미호는 차마 친구들을 죽인 악령이라는 것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냥 진짜 진짜 진짜 나쁜 악령이야”


“악령이라니.. 그거 너무 무섭다..”


친구들은 구미호인 미호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


“미호야 나 궁금한 거 있는데 물어봐도 돼?”


“어, 뭔데?”


“혹시 구미호면 뭐 하는 존재..? 뭐 하는 사람? 이야?”


“히히 질문이 그게 뭐야 완전 웃겨”


미호는 구미호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그냥 구미호는 어.. 저승사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돼 죽은 생명을 관리하고 그런거~”


채린과 미영이 미호의 답변을 듣자 문득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죽음에 대해 묻는다.


“너 그러면 혹시 우리가 왜 죽었는지 알 수 있어?”


“아무리 생각해 보려고 해도 기억이 안 나.. 분명 학교에 있었는데.. 눈 떠보니까 이런 모습이었어....”


미호는 친구들의 질문에 당황해하며 얼버무린다.


“어.. 음... 그거까지는 나도 잘 모르지...”


그때 이유도 모른 체 죽은 미영이 속상해하며 눈물을 보였다.


“속상해!!.... 꽃 다운 나이에 죽었어... 아무것도 기억도 못해.... 지금쯤 우리 엄마 아빠는 날 생각하며 울고 있을텐데... 유아우아아우우...”


미영의 우는 모습에 간신히 울음을 참고 있던 채린 마저 함께 울기 시작했다.


미호는 울고 있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전부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그 순간 로다가 울고 있는 미영과 채린을 끌어안아주었다.


“괜찮아.. 다 괜찮아.. 곧 좋아질 거야.. 조금만 있으면 우리 미호가 모두를 구원해 줄 거야..”


채린과 미영은 갑자기 자신들을 끌어안은 로다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세요.....”


“뭐야, 우리 지난 번에 한 번 봤었잖아~ 벌써 아줌마 얼굴 잊은 거야?”


채린과 미영은 로다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제서야 떠오른 기억.


“설마.. 미호 어머니세요..?”


“그래~ 아줌마야~”


“아, 죄송해요 너무 늦게 알아봤어요..”


“괜찮아~ 지금 막 정신 없을 텐데..”


나린도 다가와 채린과 미영에게 인사를 건낸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나린! 이라고 해요!!”


“네?.. 네.. 안녕하세요”


어색한 첫만남이다. 채린과 미영은 많이 변해있는 미호의 모습에 정신을 팔려 로다와 나린을 바라보지 않았었다.


“저보다 언니분들이세요!! 편하게 반 말 해주세요!!”


“네..”


친구들이 로다와 나린의 도움으로 울음을 멈추자 미호는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자 말했다.


“우선 집으로 가자”


변신을 하지 않고 본 모습 그대로 집에 가려는 미호에게 로다가 말한다.


“미호야 아무리 그래도 꼬리는 숨기고 다니는 게 좋지 않을까?”


“맞아요 언니 꼬리만 숨겨요 사람들한테 언니의 정체가 알려져봤자 좋을 게 없어요!”


미호는 그렇게 꼬리만을 숨긴 채로 녹색 빛의 푸른 머리를 뽐내며 걸어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서 다가오는 꼬마 친구가 있었다. 지난 번 유흥가에서 만난 훈이었다. 훈은 미호를 보자 말했다.


“오! 누나 안녕! 머리 염색 했네?”


“어, 훈이구나 잘 지냈어?”


“그럼! 물론이지 누나가 왔다간 후로 우리 집 장사도 잘 돼~”


“아, 그래? 그거 다행이다~”


미호는 오랜만에 보는 꼬맹이 훈이 반가웠다.


“근데 어디가는 거야?”


“나 심부름 가고 있어! 어! 신호 바뀌었다. 그럼 안녕 누나!”


“어~ 잘가”


훈과 인사를 하는 미호. 로다, 나린, 채린, 미영은 미호와 아는 듯 해 보이는 훈이 누군지 궁금했다.


“저 꼬맹이는 누구야? 아는 애야?”


“아~ 지난 번에 부모님이 술집 하시는 분인데 누가 술 먹고 앞에서 싸움 나가지고 내가 좀 도와줬어~”


“아하 그렇구나”


“어!!!! 저기!!”


채린이 무언가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미호는 채린이 가리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초록불 신호등을 건너고 있는 훈에게 엄청난 속도로 차량이 달려오고 있었다.


“부딪히겠어!!”


“꺄아악!!”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훈은 자신에게 돌진해 오는 차량과 눈이 마주친다.


미호는 훈 앞으로 빠르게 달려가 돌진해 오는 차량 앞에 몸을 날렸다. 그러자 미호를 들이받은 차량은 찌그러져 부서지고 말았다.


미호는 놀라서 넘어진 훈에게 묻는다.


“괜찮아?! 어디 다치지는 않았어?”


훈은 떨리는 목소리로 다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미호는 초록불임에도 불구하고 과속을 한 차량에 화가 나 운전석 쪽으로 다가간다.


“어이, 문 좀 열어봐요.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미호가 다가가자, 순간 운전석에서 어둠의 그림자가 황급히 사라졌다.


차량의 운전자는 에어백으로 인해 크게 다치지 않았다. 운전자는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듯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급발진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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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화.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때 +2 24.09.16 8 1 9쪽
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8 1 10쪽
50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9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8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9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9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10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10 1 9쪽
44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0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3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10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10 0 10쪽
40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10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8 1 14쪽
»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7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10 0 8쪽
36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35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6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6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6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6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10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7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2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8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7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7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8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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