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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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6 02:4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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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25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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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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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3화. 어둠 속의 조율

DUMMY

도시의 밤은 깊어져 가고, 하늘을 가린 구름이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고층 빌딩의 불빛들이 흐릿하게 깜박이며 도시의 숨결을 드러냈다. 미호는 허주, 나린과 함께 무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도시를 누비고 있었다. 이들은 이전보다 더욱 결속된 모습으로, 한 걸음씩 무명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허주는 무명과의 마지막 만남 이후 계속해서 악몽에 시달렸다. 무명의 조롱과 비웃음이 꿈속에서 그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고, 그는 갈수록 불안해졌다. 그러나 그는 동료들에게 이를 숨기려 애썼다.


‘나는 흔들리지 않아야 해. 나를 지탱할 무언가를 찾아야만 해.’


허주는 스스로를 다그치며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그날 밤, 미호는 허주가 있는 방의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허주가 잠들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녀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녀는 허주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의 상처를 깊이 헤아릴 수 없었다. 대신 미호는 허주의 악몽의 원인이 되는 무명의 힘을 조금씩 파헤치기 시작했다.


다음 날, 미호와 허주는 무명이 이끌어 놓은 또 다른 단서의 흔적을 찾아 도시의 어두운 골목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나린도 함께였다. 나린은 무명의 힘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었고, 이들의 탐색을 더 정밀하게 만들었다.


"저기, 미호 언니!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요!"


나린이 멈춰 서며 경고의 목소리를 내었다.


미호와 허주는 경계하며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들은 건물 사이에 서 있는 남루한 인형과 같은 형체를 발견했다. 그 형체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 끔찍하게 뒤틀린 모습이었다.


"이게 뭐지···?“


허주는 당황한 듯 되물었다.


“무명의 환영일지도 몰라. 그가 우릴 시험하려고 보내는 일종의 허수아비 같은 존재일 거야.”


미호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지면을 긁어내며 여우의 힘을 끌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형체는 고통스럽게 뒤틀리며 사라졌다.


"역시나.. 이 근처에 있는 건가..?" 미호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상해.. 무명은 우리가 가까워지길 원하고 있어. 아무래도 함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말아야 해."


허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호의 곁에 다가섰다. “그래. 우린 그의 계획을 완전히 뒤엎을 방법을 찾아야 해. 나린아, 더 깊이 느껴지는 게 있어?”


나린은 눈을 감고 마음을 집중했다. 그러다 곧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선가··· 정말 불길한 기운이 계속 느껴져요. 마치··· 우리가 덫에 빠진 것처럼."


이 말에 미호는 불안해졌지만 표정은 굳건했다.


"그렇다면 우린 그 덫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해. 너네들 내 뒤에 딱 붙어있어"


이 순간, 허주가 조용히 말했다.


"그래.. 미호야 우리는 네 힘이 필요해. 그동안 네가 나와 우리를 지켜온 것처럼, 이번에도 우릴 이끌어줘."


미호는 허주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힘이 무명의 계략에 말려들지 않도록 쓰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결심했다.


"우린 무명이 원하는 방식대로 하지 않을 거야. 그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를 놀라게 만들 거야."


미호와 허주는 무명의 계략을 회피하며 도시 속에서 그의 흔적을 계속 추적했다. 하지만 무명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그의 환영과 마수들은 도시 곳곳에서 그들을 노리고 있었다. 이제 미호와 동료들은 그들의 힘과 지혜를 더욱 시험하는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무명의 목적이 점점 드러나고, 그들의 싸움은 최후의 결전을 향해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도시의 어두운 골목길은 불길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층 빌딩 사이를 지나는 바람마저 차갑고 날카로웠다. 미호, 허주, 그리고 나린은 무명의 흔적을 추적하며 도시 곳곳을 탐색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명의 기운이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며 긴장하고 있었다.


“미호 언니, 이쪽이요”


나린이 골목 깊은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무명의 기운이 더 강하게 느껴져요.”


미호는 나린이 가리킨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좁고 어두운 골목 끝,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불길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허주는 그곳으로 다가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뭔가 엄청 으스스한데..?”


셋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골목 끝으로 갈수록 공기는 더욱 무겁고 끈적하게 느껴졌다. 건물의 벽에는 이상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고, 그 문양들은 마치 누군가의 절박한 외침처럼 비틀려 있었다. 그들은 그 문양이 무명이 남긴 흔적임을 직감했다.


“여기서 뭔가가 있었던 것 같아,”


미호가 말했다. 그녀는 손끝으로 벽에 새겨진 문양을 더듬으며 무명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


“이 문양들은 단순한 낙서가 아니야. 이건 일종의 주술... 아니 설마 이건.. 혼인가.. 아무래도 우리를 유인하려는 의도로 그려진 것 같아.”


나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을 받았다.


“그렇다면 무명이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어요.”


허주는 나린의 말을 듣고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다시금 불안이 엄습했지만, 그는 이를 억누르며 미호와 나린을 바라봤다.


“우린 여기서 멈출 수 없어. 무명이 어떤 계략을 꾸미고 있든, 우린 그를 찾아내야 해.”


미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 우린 이 계략을 역이용해야 해. 무명이 우리를 이곳으로 유인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것을 알아내는 게 중요해. 만약 우리가 그의 예상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다면, 우릴 덫에 빠뜨리려는 그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을 거야.”


그들은 한층 더 경계하며 골목 끝으로 다가갔다. 골목 끝에는 어두운 문이 하나 있었고, 그 문은 낡고 부식된 상태로 비틀어져 있었다. 문 너머에서 음산한 기운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허주는 손을 내밀어 문을 밀었다. 문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문 너머에는 어두운 방이 있었고, 그 방 안에는 무명의 기운이 짙게 서려 있었다. 방 한가운데는 이상한 구조물과 의식 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미호는 방 안을 둘러보며 무명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이건···”


나린이 구조물 쪽으로 다가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건 일종의 의식이에요, 무명이 이곳에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아마도 우릴 이곳으로 유인해 뭔가를 하려고 한 거 같아요.”


미호가 나린의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이게 무슨 의미의 의식인 지 알겠어?”


나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 아뇨 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미호는 구조물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때, 방 안의 공기가 갑자기 싸늘해지며 무거워졌다. 그들의 뒤에서 무언가가 느껴졌다. 미호는 재빨리 뒤를 돌아봤다.


“저건···”


허주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무명의 환영이었다. 그는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은 차가운 빛을 띠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오셨군, 날 찾던 거 아니었나?”


무명의 환영이 조용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울렸다.


“너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의식은 너희를 위한 것이다.”


미호는 무명의 말을 듣고 재빨리 자세를 잡았다.


“네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넌 그 어떤 계획도 이루지 못할 거야”


무명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나? 이 의식은 단순히 너희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가 아니다. 이건 나의 준비 과정일 뿐. 그리고 너희가 그 과정의 일부가 된 것이다.”


그 순간, 방 안에 있던 구조물이 갑자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방 안의 모든 것을 감싸며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미호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하고 나린과 허주를 뒤로 물렸다.


“이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해.”


미호가 경고의 목소리로 말했다.


“무명이 우릴 이곳에 유인한 이유가 분명히 있어. 지금 당장 이곳을 벗어나야 해.”


그러나 무명은 그들이 도망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손을 들어 방 안의 문을 닫아버렸다. 문은 갑자기 강하게 닫히며 그들 앞에 투명 장벽을 만들어냈다.


“도망칠 수 없다. 너희는 이미 내 계획에 말려들었다.”


무명의 환영이 차갑게 말했다.


“이제 너희는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다.”


장벽이 떨어지며 미호 허주 나린은 각각 나뉘어 갇히고 말았다. 그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나린과 허주는 눈 앞에 펼쳐진 투명 장벽을 손으로 치며 도와달라며 미호에게 소리쳤다.


“언니!!!”


“미호야!!!!”


미호는 장벽으로 인해 흩어져버린 이들에게 소리쳤다.


“나린아!!!! 허주야!!!!!”


그러나 장벽으로 인해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미호는 주먹을 꽉 쥐며 무명에게 맞섰다. 그녀는 자신의 여우의 힘을 끌어올려 무명의 장벽을 뚫으려 했지만, 그 장벽은 그녀의 힘을 흡수하듯이 버텼다.


“안 돼...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해.”


미호는 힘겨운 표정으로 말했다.


“큰일이야, 이러다 당하고 말겠어.”


허주는 장벽에 갇혀 미호를 지켜보며 마음이 점점 불안해졌다. 그는 무명의 기운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대로 가면 그들은 무명의 계략에 휘말려 완전히 패배할 수도 있었다.


미호는 겁 먹은 이들에게 소리쳤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구해줄게”


그러나 미호의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을 무명이 아니었다. 무명의 환영은 미호에게 말을 걸어왔다.


“방심과 오만... 지난 번 내가 네게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의 오만이 너를 방심하게 만들었구나..”


무명은 미호가 보는 앞에서 허주와 나린을 납치하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미호는 벽에 갇힌 채 납치 당하는 이들을 쳐다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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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화.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때 +2 24.09.16 8 1 9쪽
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8 1 10쪽
50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9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8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9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9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10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10 1 9쪽
»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1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3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10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10 0 10쪽
40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10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8 1 14쪽
38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7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10 0 8쪽
36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35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6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6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6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6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10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7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2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9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7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7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8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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