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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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6 02:4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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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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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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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DUMMY

어둠 속에서 무명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지하철 역의 어두운 공간을 가르며, 무명의 형체는 마치 검은 안개처럼 퍼져나갔다. 그의 존재 자체가 어둠이었고, 그 속에서 서서히 형태를 갖춘 것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무명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주변의 공기가 서늘해지고 미호의 심장은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타났군,”


미호는 무명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여러 차례 무명의 공격을 겪으며, 그가 단순한 악령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상상을 초월했다.


무명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거대한 구미호의 형체를 나타냈다. 그 구미호는 미호가 아는 어떤 존재보다도 더 거대하고 위압적이었다. 미호의 눈앞에 나타난 이 거대한 구미호는, 그 포스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인해 미호의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미호는 그 구미호의 정체를 본능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구미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미호 위에 있던 선대 구미호 중 하나였다.


“너 이 자식... 어디서 그 몸을 구한 거지?”


미호는 충격에 말을 잃었다.


무명은 그런 미호를 비웃듯이, 거대한 구미호의 형체 속에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니 녀석 이전의 구미호들은 모두 내 손으로 죽여왔다.. 너도 곧 알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운명이다.”


그 말과 함께, 무명의 뒤로 일곱 마리의 구미호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눈은 텅 비어있었고,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체들이었다. 미호는 그들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려 애썼다. 그녀는 초대 구미호의 모습을 보았고, 그 순간 전신에 전율이 흘렀다.


“초대 구미호님...”


미호는 속삭이듯 그 이름을 불렀다.


초대 구미호는 미호의 성장을 도와주었던 전설적인 첫 구미호였다. 그녀는 강하고 현명하며, 구미호들의 길을 이끌었던 지도자였다. 그러나 지금 그의 모습은, 죽음에 의해 훼손된 채 무명의 손에 의해 조종되고 있었다. 미호는 눈앞에 펼쳐진 이 끔찍한 현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초대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미호는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그 속에는 분노와 절망이 섞여 있었다.


무명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들은 모두 나의 손에 죽었고, 그 시체는 나의 군대가 되었다. 네가 그들의 후계자라면, 이제 그들에게서 네 자리를 이어받아야 하지 않겠나?”


미호는 무명의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심장은 공포로 뛰었지만, 동시에 강한 분노가 그녀의 가슴 속에서 불타올랐다. 이들은 단순한 시체가 아니었다. 이들은 미호의 선대 구미호들이었고, 그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구미호로서의 길을 걸어왔던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몸이 이렇게 더럽혀지고 조종당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미호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무명.. 너는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았어··· 그들의 자존심까지···”


미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너는 곧 그들의 운명을 네가 이어받게 될 것이다. 네가 나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구미호가 될 것이다.”


무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울리며, 미호의 마음 속에 깊은 절망감을 심어주려 했다.


그러나 미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명과 그의 군대를 향해 결연히 서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 점차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일곱 개의 꼬리가 서서히 퍼지며, 그 힘은 점점 더 강해졌다.


“나는··· 포기하지 않아. 네 녀석이 어떤 끔찍한 짓을 했든, 나는 당신을 멈출 거야!”


미호는 크게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결의가 담겨 있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꼬리에서 나오는 기운이 더욱 강력하게 뻗어나갔다.


무명은 그저 조용히 미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고, 그의 눈에는 단순한 호기심만이 담겨 있었다. 그는 마치 미호의 저항을 시험이라도 하듯,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미호의 일곱 개의 꼬리가 완전히 펼쳐졌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주변의 어둠을 가르며 퍼져나갔다. 그녀는 전투태세를 잡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무명의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서히 미호를 둘러싸기 시작했고, 미호는 그들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준비했다.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미호는 조용히 속삭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그 속에는 뜨거운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무명은 미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짓과 함께 그의 군대가 일제히 미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미호는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며 그들에게 맞섰다. 그녀의 꼬리가 휘감아 돌며, 한 마리씩 구미호들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그들은 쉬이 쓰러지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죽었지만, 무명의 손에 의해 강력하게 조종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다. 미호는 그들과의 싸움에서 점점 더 강한 힘을 사용해야만 했다.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모든 힘을 끌어모았다.


싸움은 계속되었고, 미호는 그 속에서 점차 지쳐갔다. 그녀의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무명의 군대와 싸우면서, 동시에 무명에게 다가가려 했다. 무명을 쓰러뜨리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호는 역대 구미호들 중 가장 강력한 존재였다. 길게 펼쳐지는 싸움에서 결국 이길 수 밖에 없는 승자는 미호였다. 미호는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선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초대님... 죄송해요..”


미호는 한 발치 뒤로 물러서 손톱을 허공에 휘둘렀다. 그러자 그 공격은 엄청난 참격이 되어 공기를 가르기 시작했다. 방금 공격으로 7마리의 구미호들은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틈이 생기고 마침내, 미호는 무명 앞에 도달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모아 무명을 향해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무명은 그 공격을 쉽게 막아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나를 이길 수 없어. 이 모든 것은 이미 결정된 운명이다.”


미호는 무명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다해 다시 한 번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무명의 힘은 너무나 강력했다. 미호의 공격은 번번이 막혔고, 그녀는 점차 지쳐갔다.


그러나 그 순간, 미호의 눈에 번뜩이는 빛이 비쳤다.


“이걸 노리고 있었어”


무명에게 가까이 붙은 미호는 순간적으로 무명의 몸을 붙잡고 발로 바닥을 차 올랐다. 그러자 그 힘으로 인해 무명과 미호는 천장과 지하를 부수며 지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무명은 엄청난 힘에 당황하며 상황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미호와 무명이 지상으로 올라오자 미호는 말했다.


“후.. 드디어 마음 놓고 싸울 수 있겠네”


무명은 미호의 말에 흠칫하며 물었다.


“오호.. 그럼 힘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는 말인가..”


미호는 답했다.


“당연한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 다치면 어쩌려고 힘을 난발해? 난 너처럼 멍청하지 않다고?”


무명의 미호의 말에 피식 웃어보였다.


무명이 지금 숙주로 삼고 있는 몸의 정체는 8번째 구미호의 몸이었다.


“좋구나.. 그럼 어디 한 번 나도 이 몸의 힘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구나..”


미호는 어떤 공격이 날아올지 몰라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호와 무명의 대결이 드디어 지상에서 펼쳐졌다. 도심 속, 생명체라곤 하나도 없는 고요한 상황에서, 두 존재가 긴장감 속에 맞서고 있었다.


무명은 8번째 구미호의 거대한 몸을 숙주로 삼아, 그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불길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눈빛은 냉혹하게 빛나고 있었다. 미호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무명을 예의주시하며 자신의 모든 감각을 곤두세웠다.


무명이 거대한 발을 내딛자, 땅이 진동하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의 손톱은 날카롭게 빛났고, 숨죽인 공기 속에 전운이 감돌았다. 미호는 온몸에 힘을 모으며, 자신의 일곱 번째 꼬리까지 펼쳐져, 각성 상태에 돌입했다.


“온다...”


미호는 자신에게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어떤 공격이 날아올지 모르는 긴박한 순간, 그녀의 모든 신경이 무명에게로 집중되었다.


무명은 미호의 긴장을 즐기는 듯,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그러더니 그 손끝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미호를 향해 날아들었다.


미호는 빠르게 몸을 돌리며 그 기운을 피했다. 하지만 무명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거대한 구미호의 힘을 이용해 끊임없이 압박해오던 무명의 공격은 강력했고, 미호는 그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었다.


“이제 진짜 전투가 시작되는 거야...”


미호는 속으로 다짐하며, 자신의 꼬리 끝에 깃든 불꽃을 더욱 타오르게 했다. 무명에게 다가가려는 그녀의 의지가 단단해졌고, 지상에서의 이 대결이 마지막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무명은 미호의 결연한 눈빛을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내가 가진 힘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거다.”


그의 목소리는 사악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무명의 몸에서 어둠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도심의 하늘이 순식간에 짙은 어둠으로 덮였고, 무명의 모습은 거대한 마치 달빛을 보고 변모한 구미호와 같았다. 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미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미호는 발을 굳게 디디고, 무명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버텼다. 하지만 그 힘은 너무나도 강력했고, 미호는 점점 더 깊은 위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미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빛나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끝낼 수는 없어...”


미호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모아 무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둘 사이의 싸움은 점점 더 격렬해졌고, 도심은 그들의 전투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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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8 1 10쪽
»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9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7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9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8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10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10 1 9쪽
44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0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3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9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10 0 10쪽
40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9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7 1 14쪽
38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6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9 0 8쪽
36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35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6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6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6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6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9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6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1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8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7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7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8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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