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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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6 02:4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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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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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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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9화. 시작된 운명

DUMMY

미호는 엄마의 말을 듣고도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갈등을 느꼈다. 9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가 되는 것은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녀는 거실로 돌아가려다 발걸음을 멈추고, 혼란스러운 생각 속에 잠시 멈춰 섰다.

바로 그때, 나린이 방으로 다가와 문을 살짝 열고 미호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언니··· 괜찮아요?”


미호는 나린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 속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


“응, 나린아. 걱정하지 마. 그냥 엄마랑 조금 진지한 얘기를 나눴어.”


나린은 미호의 표정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무거운 고민의 흔적을 읽었다. 나린은 구미호를 섬기는 존재로서, 구미호가 어떤 힘을 갖고 있으며 그 힘이 어떤 희생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미호가 혼자서 그 짐을 감당하려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언니··· 혹시··· 구미호의 마지막 꼬리에 대한 이야기였나요?”


미호는 잠시 놀란 표정으로 나린을 바라보았다. 나린은 그녀의 예상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사실에 미호는 무언가 조금 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맞아··· 엄마가 말해주셨어. 내가 마지막 꼬리를 얻으면··· 더 이상 인간일 수 없게 된다고 하셨어.”


나린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미호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렇겠죠··· 마지막 꼬리를 가진 구미호는 엄청난 힘을 얻게 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세상과의 끈을 놓아야 한다고 들었어요. 언니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될까 봐, 어머니도 많이 걱정하셨겠어요.”


미호는 나린의 이해심 깊은 말에 약간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마음속에서는 갈등이 계속되었다.


“그래서··· 나도 고민이 돼. 난 무명을 막아야 해, 그게 나의 사명이잖아. 근데··· 그게 내가 평범한 삶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게 옳은 걸까?”


나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언니, 저는 언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할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언니가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요. 언니가 지금처럼 고민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소중한 것들이 많아서겠죠. 어머니 말씀처럼 정말 중요한 건, 언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는 거예요. 언니가 그 마음만 잘 지키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미호는 나린의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나린이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그녀의 걱정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린아··· 정말 고마워.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네 말대로 내가 어떤 결정을 하든 그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나린은 미호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가 힘들 때마다 저는 항상 옆에 있을게요. 그러니까 너무 혼자서 무겁게 짊어지지 말아요. 우리 모두가 언니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미호는 나린의 따뜻한 말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결정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미호는 지금 이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녀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그 위로를 바탕으로, 그녀는 앞으로의 시련에 맞설 준비를 조금씩 해나가기로 결심했다.


미호는 나린과의 대화를 마치고 거실로 다시 돌아갔다. 다른 친구들이 미호의 얼굴에서 무언가 고민이 있음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누구도 직접 묻지는 않았다. 그들은 미호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녀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미호는 그들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그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


미호는 소파에 앉아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복잡한 생각들이 얽혀 있었지만, 나린의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을 지지해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미호는 그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길을 선택하든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정말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일까?'


그때, 거실 한쪽에서 로다가 미호를 조용히 불렀다.


"미호야, 잠깐 나랑 산책 좀 할래?"


미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둘은 집을 나서서 조용한 동네 거리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어둑한 저녁 하늘 아래, 로다는 미호와 나란히 걸으며 말없이 그녀의 결정을 기다렸다.


"엄마," 미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엄마 말이 맞아. 내가 마지막 꼬리를 얻으면··· 더 이상 인간일 수 없게 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포기할 수 있을까? 무명을 막기 위해서는 그 힘이 필요하잖아."


로다는 미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딸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미호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이 그녀의 삶에 미칠 영향을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미호야,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엄마는 너를 지지할 거야. 하지만 그 전에, 네가 정말 이 길이 너의 모든 것을 걸만한 가치가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무명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 자신을 지키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란다."


미호는 로다의 말에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엄마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자신이 해야 할 사명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었다.


"엄마, 난··· 내 힘으로 무명을 막을 수 있다면, 그게 내 운명이라고 생각해. 나를 위해서도,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이 힘이 필요해."


로다는 미호의 눈빛에서 그녀의 결심이 얼마나 굳건한지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말리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딸이 그 길을 갈 때 최대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알았어, 미호야. 네가 그 길을 선택한다면, 엄마는 끝까지 너를 도와줄게. 다만 한 가지 약속해줘.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네가 결코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지지 않겠다고. 우리 모두가 함께 싸우는 거야."


미호는 엄마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로다의 따뜻한 손길에서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결심을 굳혔다.


며칠 후, 미호와 그녀의 친구들은 무명을 막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들은 다양한 전략을 논의하고, 무명과의 싸움에서 필요한 힘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미호는 그 과정에서 9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로서의 완전한 힘을 얻는 방법을 더 깊이 탐구하기 시작했다.

나린은 구미호를 섬기는 존재로서, 그녀의 지식과 경험을 미호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나린은 미호가 선택한 길을 이해하고 있었고, 그녀를 돕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언니," 나린이 말했다.


"9개의 꼬리를 얻는다는 건 엄청난 힘을 얻게 되는 거지만, 그만큼 위험도 클 거예요. 언니가 이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해요. 그냥 힘만으로는 무명을 막을 수 없을 테니까요."


미호는 나린의 말에 동의하며, 그녀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했다. 둘은 함께 구미호의 전설과 역사를 연구하고, 과거의 구미호들이 어떻게 그 힘을 얻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호의 힘은 점점 강해졌다. 그녀는 이미 7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었고, 이제 마지막 두 개의 꼬리를 얻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미호는 자신의 몸과 정신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감각은 더 예민해졌고, 힘은 점점 더 강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점점 더 인간성을 잃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어느 날 밤, 미호는 자신이 점점 변해가고 있음을 느끼며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고, 피부는 더욱 빛을 잃어갔다. 미호는 거울 속에서 점점 더 구미호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잠시 불안에 떨었다.


그때, 나린이 조용히 미호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언니··· 무서워하지 마세요. 이건 언니가 선택한 길이고, 우리는 모두 언니를 믿고 있어요. 언니가 어떤 존재가 되든, 저는 항상 언니 곁에 있을 거예요.”


미호는 나린의 말에 힘을 얻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두려움에 지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 길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고, 반드시 끝까지 가야 한다고 믿었다.


마침내, 미호는 7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로서의 힘을 완벽하게 다루게 되었다. 그녀는 더 강력해졌지만, 여전히 9개의 꼬리를 가진 완전한 구미호가 되기 위한 마지막 두 걸음이 남아 있었다. 8번째 꼬리를 얻기 위해선 더욱 깊은 시련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호는 내면의 불안과 싸워야 했다.


그날 밤, 미호는 홀로 산속으로 들어갔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마지막 꼬리를 얻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무언가가 그녀의 마음 한편에서 계속 저항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본능적인 두려움이었고, 미호는 그 두려움을 억누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차가운 밤바람이 그녀의 피부를 스치고, 나무들의 그림자가 불길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미호는 깊은 명상에 잠기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잠재된 구미호의 본능과 마주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산속에서 느껴지는 낯선 기운이 그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미호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짙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존재는 바로 무명이었다. 어둠을 뚫고 나타난 무명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미호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네가 여기까지 왔구나. 9개의 꼬리를 얻겠다는 욕망이 널 이끌었겠지?”


미호는 무명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불길함에 긴장하며 그를 응시했다. 그녀는 아직 8번째 꼬리를 얻지도 않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명의 등장 자체가 그녀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역시나.. 여기 있었구나. 그리고 내가 여기에 온 건, 내 스스로의 선택이야”


미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넌 내가 9개의 꼬리를 얻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무명은 냉소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참으로도 덧없는 불쌍한 여우로구나.. 제 발로 이곳에 찾아오다니..”


무명은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그 순간, 산속의 공기가 달라졌다. 하늘의 별빛이 희미해지고, 주변의 나무들이 불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 어느정도 7개의 꼬리에는 익숙해진 모양이구나.. 아니.. 구미호로서 한층 성장한 건가..”


미호는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며,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물었다.


“뭐..뭐... 뭘 하려는 거지?!”


“신이 되려는 자여... 네가 구미호의 완전함을 추구하며 이 길을 걷는다면, 네 앞에 놓인 시련은 단순한 고통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네가 가진 모든 것, 네가 지키고 싶은 것들을 시험하는 검이 될 것이다. 신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며, 그것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고난과 절망을 초월해야만 한다.”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에 점점 더 가까워지기 시작한 무명은, 미호를 강제로 성장시켜 그녀의 꼬리 수를 늘려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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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화.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때 +2 24.09.16 8 1 9쪽
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8 1 10쪽
50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9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8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9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8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10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10 1 9쪽
44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0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3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10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10 0 10쪽
»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10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7 1 14쪽
38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6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9 0 8쪽
36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35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6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6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6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6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9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7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1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8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7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7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8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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