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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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6 02:4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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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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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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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DUMMY

로다는 나린이 당분간 지낼 방을 알려준다.


“당분간 여기서 지내시면 돼요.. 몸이 이래서 청소를 못했는데.. 미안해요”


“에이 무슨 소리세요!! 저도 어차피 같은 처지인걸요 더러워도 상관 없어요! 그리고 왜 자꾸 존댓말 쓰세요 반말 하셔요!!”


“아!.. 네.. 아니 어...”


나린에게 방을 지정해 준 후 로다는 미호의 짐을 정리한다. 그때 처음 보는 미호의 검을 발견하고는 진짜 검인지 궁금하여 칼날에 손가락을 갖다대 본다. 그러자 순식간에 로다의 손가락이 떨어져 나갔다. 예리하고도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운 칼날이 베였다는 느낌 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


손가락이 잘린 로다는 놀람과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듣고 미호와 나린이 나왔다.


미호는 잘려나간 로다의 손가락을 치유하여 붙여주었다.


“이건 만지면 안돼 엄마”


“어.. 알겠어.. 근데 그 검은 뭐야..?”


“그 녀석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야”


“정말?! 이게?!”


로다는 장검만큼 길지 않고 단검만큼 짧지 않은 애매한 크기의 검을 보며 의문을 표시한다.


“이게 정말 무명을 죽일 수 있다고?”


검에 대해 믿지 못하는 로다에게 나린이 말한다.


“이건 정말 엄청난 검이에요! 언니가 이걸로 무명의 팔을 잘라냈어요!”


“그게 정말이에요? 아니.. 그게 정말이니?”


나린과 로다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보였다. 한편 미호는 계속해서 걱정하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무명에게 대비해야만 했다.


시골에서 도시로 넘어온지 1년도 되지 않아 벌써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미호는 휴식을 취할 시간 조차 없이 생사를 오가며 몸과 정신이 많이 붕괴된 상태였다. 피곤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피곤해보이는 미호를 본 나린은 어서 가서 쉬라고 권유했다.


“언니.. 너무 피곤해 보여요 빨리 가서 쉬세요..”


엄마인 로다 역시 매우 피곤해 보이는 미호에게 말한다.


“그래, 피곤해 보인다.. 어서 가서 좀 쉬어”


피곤함이 쏟아지던 미호는 생각한다.


“과연..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내가.. 두 발 뻗고 자도 되는 걸까..”


괴롭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계속 되뇌이고 되뇌여보았지만 그리 쉽게만은 되지 않았다. 여전히 미호가 감당해내기에는 어려운 일이었다.


죄책감을 떠안은 미호는 피곤함을 무릅쓰고 훈련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선다.


무거워 보이는 발. 로다와 나린은 무리하는 미호를 막아 세운다.


“미호야 갑자기 어디 가는 거야”


나린은 집을 나가려는 미호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한다.


“언니, 어디 가시려고요?”


나린이 미호의 어깨를 잡자 미호는 어깨를 잡힌 것 만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쌓인 대미지와 피로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미호가 쓰러지자 로다는 깜짝 놀랐지만 나린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미호를 침대로 옮겨주었다.


미호는 꿈 속에서 다시 한 번 아빠를 만나고 싶었지만 이 날 이후로 꿈 속에서 아빠를 만날 수는 없었다.


다음날.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은 잠에 빠진 미호가 따스한 햇살과 함께 눈을 뜬다. 깊은 잠을 잔 덕분에 미호는 더 이상 피곤하지도 몸이 무겁지도 않았다.


“아.. 좋다..”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끼는 미호는 씁쓸한 감정을 느낀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고 편안한 순간이..”


나린이 미호의 방문을 노크한다.


(똑똑! 똑똑!)


“언니! 아침이에요! 일어나요!!”


나린은 아침을 알리며 마치 여동생이라도 된 듯 미호를 깨웠다. 미호는 처음 느껴보는 기분에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흐믓해 하는 미호.


“동생이 있다면.. 이런 기분이겠지?”


미호는 대답한다.


“어.. 일어났어”


“언니!! 빨리 나와요!! 밥 먹어요!! 어머니가 밥 해두셨어요!!”


“어.. 알겠어.. 나갈게”


미호는 방문을 열고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으로 향하며 미호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근데 잠만.. 혼령이 어떻게 요리를 하지?”


주방에 다가가자 정말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식탁에 펼쳐져 있는 소소한 김치찌개가 미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호는 정말 눈 앞에 놓여져 있는 음식을 보자 놀라며 묻는다.


“뭐야?! 어떻게 한 거야?!”


로다는 답한다.


“아~ 나린이가 좋은 걸 줬어~”


나린은 로다에게 장갑을 주었다. 장갑은 나린이 성황당에서 가지고 온 것이었으며 장갑의 능력은 이승과 명계를 이어 인간이 착용하면 혼령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혼령이 착용하면 인간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건이었다.


나린은 말한다.


“이건 성황당에서 가져온 건데요~ 인간과 혼령을 이어주는 장갑이에요~”


미호는 장갑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었다.


“맛있어? 간이 어때? 오랜만에 하는 거라.. 짜지는 않지?”


미호는 김치찌개를 한 입 먹자 온 몸에 따듯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김치찌개를 먹은 미호는 감동의 맛을 느껴 눈물마저 보이고 말았다.


“맛있어...”


미호가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자 로다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그때 미호는 먹던 숟가락을 집어 던지고 싸울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뭐야?! 갑자기 왜 그래?”


로다는 미호의 행동에 깜짝 놀란다.

나린 역시 미호의 이상행동에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미호를 안아주었다.


“괜찮아요 언니 괜찮아 여긴 안전해”


나린은 미호가 무명과의 싸움 이후로 상시 긴장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미호는 두려웠다. 자신에게 찾아온 평화로운 순간이 두려웠다. 무명과 만난 후로 미호는 한 순간도 마음 편한 날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잃은 지금 찾아온 평온이 미호는 두려웠다.


나린의 도움 덕분에 진정이 된 미호는 다시 식탁에 앉았다.


“언니.. 아무래도 당분간은 조금 더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 그래.. 엄마도 같은 생각이야 미호야..”


미호 역시 자기 자신이 트라우마에 빠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미호는 트라우마를 없애기 위해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시.. 조금은 더 쉬어야 하나.. 그래도 시간이 없으니까.. 최대한 빠르게 회복하는 거야..”


로다와 나린은 힘들어하는 미호의 기분을 전환해주기 위해 밖으로 나가자 권유했다.


“미호야 준비해”


“응? 무슨 준비?”


“나가서 오랜만에 동네 산책이나 하자~”


“아.. 밖에 나가기 싫어 그냥 집에서 쉴래..”


“에이 언니 같이 나가요! 동네 한 바퀴 슉 하고 돌면 기분이 좋아질 지도 모르잖아요!”


“아.. 싫은데..”


미호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싫었으나 로다와 나린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길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평화롭게 걸어다녔다. 미호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다들.. 좋아보이네.. 다행이야..”


항상 자신만을 희생하는 성격을 가진 미호가 생각했다.


“언니!! 빨리 와요~ 빨리 안 오면 나 먼저 가요?”


나린은 미호의 트라우마 혹은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편 미호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해맑은 나린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정말 강한 아이구나..”


뒤 따라 오던 로다가 미호의 머리를 콩 하고 치며 말한다.


“너도 애야”


“아.. 왜 때령..”


“대행자님이 정말 강해서 저러시는 거 같아? 아니야 엄마는 알 수 있어 대행자님은 널 위해서 무서워도 꾹 참고 웃는 얼굴을 유지하시는 거야”


엄마의 말을 새겨들은 미호는 나린의 해맑은 모습을 보며 정말 고맙다고 생각한다.


“빨리 오시라니까요!!”


“어.. 알겠어!”


미호는 여동생 같은 나린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달려간다.


“근데 어디까지 돌다가 들어가게..”


“뭐 여기 앞에 도미노 사거리 주변만 돌다가 들어가요~”


“뭐야 나린이 너 도미노 사거리 어떻게 알아?”


“언니~ 저 그래도 대행자잖아요~ 전국 지도는 어느정도 다 외워요~”


“엥? 대행자들은 전국 지도를 외워?”


“물론이죠!~ 지금처럼 성황당 이사 시키는 것만 해도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로 옮겨야 발각되지 않을지 다 생각하는 거죠~”


“아.. 진짜? 몰랐어 대박인데?”


“헤헤.. 언니도 하시면 금방 외우실 거예요”


구미호를 섬기려면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을 익혀야 했다. 나린은 미호보다 어린 나이에 다양한 것들을 알고 있었다.


도미노 사거리를 지나 학교의 앞을 지나가는 미호와 나린 그리고 로다.


그러던 그때. 학교 앞에 떠도는 혼령들이 미호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채린과 미영이었다.


미호는 채린과 미영을 보자 황급히 그들에게 달려갔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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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1화.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때 +2 24.09.16 8 1 9쪽
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8 1 10쪽
50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8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7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8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8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9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9 1 9쪽
44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0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3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9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9 0 10쪽
40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9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7 1 14쪽
38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6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9 0 8쪽
»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35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5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5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5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5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9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6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1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8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6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6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8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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