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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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6 02:4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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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25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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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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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승리의 환상

DUMMY

곤히 잠든 미호는 좋은 꿈을 꾸고 있는 지 미소를 띄고 있다.


미호의 꿈에 다시 나타난 아빠는 미호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이구 왜 이렇게 몸에 상처가 많아~ 누가 그랬어! 아저씨한테 말해 아저씨가 혼내 줄게”


“괜찮아요..”


“어? 왜 괜찮아?”


“제가 더 때려줬거든요”


“아 그래? 하하하하 잘 했네 잘 했어”


미호의 말을 들은 아빠는 호탕하게 웃는다.


“그래서 그 친구는 어떻게 됐어?”


“도망 갔어요.. 그리고 친구 아니에요 아빠.”


꿈 속에 나타난 아빠는 자신을 아빠라고 지칭하는 미호에게 당황한다.


“하하...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왜 네 아빠니?”


“제가 뭐 홍길동이에요?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게?”


“아.. 아니라니까”


“뭘 아니에요 이미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니 아빠다~ 라고 티 팍팍 냈으면서.. 히히”


그때 갑자기 변하기 시작하는 분위기. 공포에 질린 듯 창백해지기 시작한 아빠의 표정.

미호의 아빠는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린다.


“아빠!!!!!!!!!!!!!!!!!”


미호는 잠에서 깨어난다. 악몽이었던 것인가 생각하며 눈을 뜬다. 그런데 그때.


분명히 집에 있었던 미호가 성황당에서 일어났다. 미호의 앞에는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린 아빠의 여우 동상이 있었다.


패닉상태에 온 미호는 말한다.


“하하하 꿈일 거야 그치? 이건 분명 악몽일 거라고”


미호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 시도한다.


“깨어나!! 깨어나라고!!”


들려오는 목소리.


“이제야 일어난 것이냐..”


무명이었다.


조금 전, 무명의 팔을 잘라낸 미호는 팔을 잘라내는 것과 동시에 무명의 공격을 받아 기절해 쓰러져 있던 것이었다.


미호는 믿지 못하는 표정으로 무명을 바라본다.


“꿈까지 꾸며 곤히 잠들었더구나..”


가루가 되어버린 여우 동상이 미호의 앞에 흩뿌려져 있다.


무명은 말한다.


“다 네 잘못이다.. 네가 니 애비를 두 번 죽인 것이다.. 살아있을 때도.. 죽어서도...”


큰 충격에 빠진 미호는 자신 앞에 재가 되어버린 아빠를 보고도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결국 또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미호는 좌절감을 느끼며 앞으로 무릎을 꿇고 손으로 가루를 끌어 모은다.


“아빠.. 아..빠.. 아....빠.....”


“제발....”


“진짜 안돼 아빠... 왜.. 어째서야.. 대체 왜....”


“어째서 나는 한 없이 약한 거지..? 강해졌잖아!!.. 이만큼 강해졌으면 된 거 잖아.. 어째서 난왜 그 누구하나 지켜낼 수 없는 거야...”


미호는 그 무엇하나 지켜낼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한다.


잘려나간 무명의 한 쪽 팔의 단변에 불이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무명은 맨탈이 완전히 깨져버린 미호에게 말한다.


“이 상처는 꽤나 쓰라리구나.. 그 검.. 그렇게 까지 쓰는 여우는 네가 처음이다”


타오르던 불이 사라지자 무명은 금세 자신의 잘려나간 팔을 회복시켰다.


“나에게 상처를 입힌 점은 칭찬하마.. 하지만.. 고작 7개의 꼬리로 내게 덤비는 것은 오만이다..”


“하루 빨리 완전한 여우가 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겠다...”


이 말을 끝으로 무명은 정말 모습을 감췄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부서져 있다. 그때 떠오르는 나린. 미호는 다급하게 나린을 찾는다.


저 멀리 쓰러져 있는 나린.


“나린아!!!”


다행히도 나린은 아직 살아 있었다.


“어...언..니..”


“살아 있었구나 하.. 다행이야..”


“언니... 뭔가 이상해요..”


목숨을 부지한 나린이 이상한 점을 말한다.


“조금 전 무명은 저를 죽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 했어요. 아직 죽기에는 이르다고 나중에 하나의 촉진제로서 다 같이 죽여주겠다고요...”


불안해 하는 나린의 모습을 본 미호는 지금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마음을 가다듬은 후 말한다.


“내가 지켜줄테니까 걱정하지 마.. 이제 다시는 지지 않을 거야.. 다시는..”


미호는 나린의 목숨이 건재한 것만으로도 무척 고마웠다. 비록 살아있지 않은 몸이라도 미호는 정말 고마웠다.


지키지 못한 것이 많은 미호였지만 지켜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강해져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미호는 견뎠다.


“도대체 어떤 공격에 당한 거지..”


미호는 조금 전 자신이 당한 시점을 복기해 본다. 그 상황을 다시 떠올려보니 무명에게 확실하게 통한 검이 떠오른다.


검을 소환하는 미호.


“확실히 검이 없었다면 그대로 당하고 말았을 거야..”


“엄청나.. 무서울 정도로 강해..”


미호는 다시 한 번 검의 성능에 놀랐다. 다음 번에는 이 검을 통해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언니.. 그런데.. 괜찮으세요..? 아버지가...”


미호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한다.


“괜찮아.. 너가 안 죽었잖아..”


미호는 여우구슬 안에 여우 동상의 가루를 넣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여기 계속 남아 있을 거야?”


“아뇨.. 다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가자”


“네? 정말요?”


“응 이제 내가 불안해서 안 되겠어 같이 가자 갈 거지?”


“어.. 네.. 근데 챙겨야 할 게 많아서..”


“됐어, 그냥 몸만 와 어차피 무명 그 녀석은 장소를 옮겨도 금방 찾아내고 말 거야”


“그치만...”


“아니야 내가 마음이 불안해서 그래”


“네.. 알겠습니다”


미호는 나린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꿈에서 본 그대로 엄마 로다가 마중 나왔다. 로다는 미호의 여기 저기 찢어진 옷을 보며 말한다.


“대체 어디갔었어!! 갑자기 나가서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어..? 옷은 왜 그래 어디 다친 거야?”


로다는 엄마로서 자식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는 로다를 본 나린이 다가와 그녀를 위로했다.


“어머니 왜 우세요.. 울지 마세요..”


미호는 엄마 로다를 보자 오만가지 감정과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체 뭐야 엄마? 도대체 뭐 때문에 아빠가 죽고 내가 태어났어야 한 거야? 어? 말 좀 해봐 엄마!!”


“.................”


“언니.. 언니는 왜 그래요 갑자기..”


미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함을 느꼈다. 모든 일의 원흉이 자신의 태어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미호는 괜스레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난 진짜 이해할 수 가 없어!! 도대체 왜!! 나 같은 게 태어나서 아프고 힘들고 주변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야만 하는 거야? 어? 말 좀 해보라니까? 왜 나 같은 거 때문에 아빠가 죽어야만 한 건데 하...”


“...................”


“언니.. 그만해요 미호 언니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예요”


나린은 상기된 미호를 말려본다.


미호가 로다에게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어리광이었을까.. 로다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 고개 드세요..!!”


“말 해보라니까 엄마?”


로다는 굳게 닫힌 입을 연다.


“알겠어.. 변명 따위는 하지 않을게.. 엄마 말 진심어리게 들어줄 수 있어..?””


로다는 정말 사실 그대로 미호에게 진심을 전한다.


“네가 겪고 있는 고통과 혼란을 엄마도 충분히 이해해. 진실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상상할 수 있어. 하지만 네가 꼭 알아줬으면 해. 계약 당시, 엄마와 아빠는 아빠의 생명이 대가가 된다는 사실을 몰랐어. 그저 절박한 마음으로 아이를 갖기 위해 성황당을 찾아갔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했던 거야. 아빠는 우리에게 가장 큰 희생을 바쳤어.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삼아 너를 이 세상에 데려오게 되었지. 만약 그 희생이 없었다면, 네가 이곳에 존재할 수 없었을 거야. 모든 희생과 사랑은 오로지 너를 위해 있었던 거란다. 네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아빠는 너를 사랑하고 싶었고, 그 사랑은 변함없이 너를 위해 있었단다. 엄마도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네가 힘들 때마다 아빠의 희생을 떠올리며, 그 사랑이 네 안에서 계속 살아가길 바래. 우리가 함께 이겨내고, 너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어. 그럼에도 미호 네가 엄마를 용서하지 못하겠다면 그 또한 이해하고 받아들일게..”


미호는 엄마의 말을 듣자 생각이 많아졌다. 사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부모님의 잘못도 하나 없었고 여우들의 잘못도 없었다. 이미 벌어진 일을 자책하는 것 또한 늦었다.


미호는 말한다.


“방금 엄마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알겠어 믿을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로다를 꼭 안아주는 미호. 항상 엄마에게 안김을 당하던 미호가, 처음으로 엄마를 먼저 안아주었다. 미호는 엄마의 품에 깊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 따뜻한 포옹 속에서 엄마를 감싸 안았다.


서로를 더욱 사랑하고 서로에게 더욱 의지하게 된 미호와 로다.


로다는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려 미호를 끌어 안는다. 나린은 감동적인 이 장면을 보며 마음의 눈물을 흘린다.


조금 후. 진정이 된 로다는 나린에게 묻는다.


“그런데.. 대행자님은 어쩐 일이신가요..?”


로다의 질문에 미호가 대신 답한다.


“아 맞다. 오늘부터 우리 집에서 같이 지낼 거야”


“어?”


“잘 부탁드려요 어머니..”


“대행자님이 어째서 우리집에..”


“엄마 언제까지 대행자님이라고 부를 거야 얘도 이름 있어”


“이름이 계신다고?”


“네..! 미호 언니께서 지어주셨어요! 나린 이라고 불러주세요!!”


“그치만.. 제가 어떻게 대행자님을 이름으로...”


“상관 없어요!! 저는 어차피 미호 언니보다 나이도 어리고 이제는 이름도 있으니까 편하게 나린이라고 불러주세요 존댓말도 하지 마시고요!!”


“정말 제가 그래도 될까요..?”


“아.. 엄마 괜찮다니까~”


“근데.. 왜 우리집에..”


“성황당 위치가 무명에게 들키고 말았거든.. 나린이도 혼자 있는데 내가 책임지고 지켜낼 거야”


그렇게 미호의 집에는 구미호 한 명, 혼령 2명이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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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화. 길고 긴 운명 24.09.13 8 1 10쪽
50 49화. 이 모든 악몽을 끝내기 위해 +2 24.09.12 8 1 11쪽
49 48화. 영혼과 그림자 그 어둠을 가르는 불꽃 24.09.09 7 1 12쪽
48 47화. 피로 물든 잔인한 지하 24.09.07 9 1 10쪽
47 46화. 운명의 문턱에서 24.09.04 8 1 9쪽
46 45화. 잃어버린 꿈의 고요함 24.09.03 9 1 9쪽
45 44화.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자들 24.08.30 9 1 9쪽
44 43화. 어둠 속의 조율 24.08.28 10 1 10쪽
43 42화. 악몽 +2 24.08.25 13 1 9쪽
42 41화. 구원의 서약 24.08.23 9 1 9쪽
41 40화. 승리하는 그날까지 24.08.21 10 0 10쪽
40 39화. 시작된 운명 24.08.20 9 0 12쪽
39 38화. 영원하다는 것. 24.08.17 7 1 14쪽
38 37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 24.08.15 6 0 10쪽
37 36화. 간직하고 싶은 사람 24.08.12 9 0 8쪽
36 35화. 휴식을 원하는 마음 24.08.12 7 0 9쪽
» 34화. 승리의 환상 24.08.12 6 0 10쪽
34 33화. 처음으로 맞이한 승리의 순간 24.08.12 5 0 10쪽
33 32화.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24.08.12 6 0 10쪽
32 31화. 무너진 마음 24.08.12 6 1 10쪽
31 30.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가치 +2 24.07.26 9 0 11쪽
30 29화.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 24.07.24 6 0 11쪽
29 28화. 지는 싸움 24.07.21 11 0 11쪽
28 27화. 행운의 소녀 24.07.21 8 0 12쪽
27 26화. 등잔 밑이 어둡다 24.07.18 7 0 10쪽
26 25화. 마음 편한 날이 없어서 24.07.16 7 0 12쪽
25 24화. 닮았지만 비슷하지 않아서.. 24.07.15 8 0 14쪽
24 23화. 지켜야 했던 다짐 24.07.13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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