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찐따인 내가 악마 왕의 환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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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눈알
작품등록일 :
2024.07.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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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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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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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요원

DUMMY

*


“이봐요, 대리, 아니 차장님,

한은영 차장님~.

뭐...마도현에 대해서 할 이야기라뇨?

전 충분히, 할 만큼 했어요.

그래서 딱히 할 이야기 없는데?”


보드카 마티니를 마시고도

바카디 카르타 블랑카 한 병을 비워버린

남세미, 아니 뱀혓바닥이 취기가 잔뜩 오른 얼굴로

내게 물었다.



“이게, 취해서 지금 사리분별도 안 되나?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서 보고라도

좀 제대로 해 보라고. 녀석의 마음을 대체

왜 아직도 못 돌린건데?

네 능력을 쓰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


하지만 이미 취할 대로 취한 인간 앞에서

이런 이야길 아무리 퍼부어 봤자

마이동풍일 뿐이었다.


“이런 썅, 차라리 거울 속의 나랑 떠드는 게 낫겠다.

잔뜩 취한 너랑 얘기하느니.”


짜증을 내면서 한숨을 푹 내뱉고 있자니

갑자기 담배가 땡겼다.


“저, 마스터. 혹시 여기서 피워도 괜찮을까요?”


“아, 흡연하고 싶으시면 저기 안쪽에 마련된

흡연 부스에서 하시면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뱀혓바닥 녀석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야, 나 담배 좀 피고 온다.

뭐 같이 피우고 싶으면 따라오던지.”



그러자 녀석은 잔뜩 취해서 비틀거리는 채로

일어나 나를 따라왔다.


우리 둘은 한동안 말없이 담배만 태웠다.


그러다가, 담배 덕인지 좀 술이 깬 듯한

뱀혓바닥 녀석이 입을 열었다.


“한 차장님... 한 차장님께서

응? 나한테! 나름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단 거! 내 다 알아요.

그 머시냐, 저한테 차장님이

그랬잖아요, 내가 유일하게 남은

한 장의 조커 카드라고.”


녀석의 그 말에 나는 쿡 웃으며

연기를 내뱉었다.


“...그랬지.”



녀석은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말을 이어갔다.



“곧, 마도현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선글라스] 본부에서 말이죠.”



녀석의 그 말에, 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호오, 네 능력으로 녀석을 구워삶은 거야?

정말 효과가 있었나 본데.”


“헤헤헤...네. 성공했습니다.

녀석을 완전 세뇌해서 제 말이면

죽는시늉도 하게끔 만들어놨죠.”



**


혹시나 한은영 차장이 나를 의심하진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 탓에 나는 일단

그녀의 의심을 피해가기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내뱉고 말았다.


하, 이래서 간첩질하는 것도 쉽지 않다니까.


나는 다시 담배를 한 개비 더 꺼내어 불을 붙이고는

한 차장의 표정을 살폈다.


바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방금까지도

개똥 씹은 얼굴로 있던 여자가,

방금 나의 그 한마디에 저렇게 표정이 밝아지다니.


아무리 내가 ‘힘이 실린 말’로 사람을

최면상태에 빠뜨려 홀리는

‘아브라카다브라’라는 힘을 가진 초능력자라지만,


아직 제대로 능력 발동도 안 했는데

겨우 이 정도 말에 바로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 차장이 얼마나 마도현이란 녀석을

간절하게 원하는지를.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분명, 다른 목적이 있는 걸지도...

단순히 힘만 탐내는 것 같지는 않아 뵈는데.’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나는 혹시나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내뱉어

그녀로부터 오해를 살까 봐

더는 입을 열지 않은 채로

조용히 담배만 태우다가

술이 조금 깬 상태로 그녀에게 말을 건네었다.


“괜찮으시면 저랑 한 잔 더 하시죠, 차장님.”


나의 그 말에, 그녀는 대답 대신 싱긋 웃어 보였다.




***


[13F] 본부로 돌아온 나, 그리고 해수, 보스.

이렇게 우리 세 명은


일단 보스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 우리 쪽에서 일단 자퇴 처리도 깔끔하게

해 두었고, 폐, 아니 도현이네 집도 일단

대강 정리해 두었어. 집 처리 문제로

도현이네 부모님께 일단 말씀은 해 두었는데,

다시 못 돌아갈지도 모르니...

알아서 해달라고 하시더라구.”


보스의 그 말에, 나는 마음이 놓였다.

물론, 부모님의 행방이 좀 신경 쓰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별 탈 없이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계시겠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런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나 자신이 어딘가 이상한 것 아닌가 싶은

마음도 조금은 들었지만,

한편으론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는 같이 지낸 시간보다

멀리 떨어져 지낸 시간이 더 많았었으니까.


잠시 내가 그런 생각에 빠져있던 사이,

해수가 날 툭 치며 말했다.


“마도, 지금 너 보스 얘기는 듣긴 한 거야?

머릿속에 딴생각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표정인데, 너.”


“너, 또 그 능력을...하, 됐다.

저, 보스. 그래서 일단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의논해 보죠.”


나의 그 말에, 보스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대답했다.



“남세미에게 이미 들은 얘기가 있을 텐데.

우리 조직에서 3개월 훈련받고

그다음에 [선글라스]에서 3개월 훈련받기로.”


보스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네, 뭐... 저도 대강 그렇게 얘기를 듣긴 했는데

혹시 그렇게 훈련코스를 짜놓은 이유가 뭐죠?

단순히 남세미 선생님이 선글라스에서 언더커버로

활동 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나의 그 물음에, 보스는 답했다.


“그것도 수많은 이유 중 하나지만...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도 많거든.”


“우리의 목적 때문이지.

이젠 너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해 주는 거야.

그랜드 마스터로부터도 받은 부탁이기도 하지만.”


다음 순간, 보스는 잠시 말을 끊으며

숨을 고르고는


이렇게 말했다.


“기본기는 우리 쪽에서 전부 익혀줄 거고,

그 후에 놈들 쪽으로 넘어간 후에

거기서 가르쳐주는

모든 것을 다 익혀둬.

그러고 나서... 다시 한번 더 놈들을 짓뭉개주는 거야.

이번엔 너의 다듬어진 힘으로 흔적도 없이.

원래는 너의 2차 봉인까지 풀렸을 때

시동을 걸려고 했던 계획이지만-.

지금 여기서 조금만 더 힘을 키우고

다듬는다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야.”


그 말을 들은 나는, 이렇게 말했다.


“두 곳을 번갈아 가며

귀찮게 오고 갈 필요가 없게 되어서

좋네요. 한 곳에서 3개월, 다른 곳에서 3개월.

...나쁘진 않네요.”


나의 그 말에, 보스와 해수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네가 많이 강해진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넌 좀 마음에 무른 면이 남아있어서.”


해수가 걱정하듯 던진 그 말에, 나는 픽 웃으며

무심한 말투로 대꾸했다.


“아니. 그래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나도 이제 어느 정도 전생의 기억과

힘을 되찾아 가는 중에 있고.

우리에게 방해가 될 만한 요소들은

차근차근 치워나가는 것도 나쁘진 않아.”


나의 그 말에, 해수는 이렇게 말했다.


“마도, 지금 너 뭔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

눈빛도, 말투도, 분위기도...”




****



“오, 드디어 부처님께서 오셨군요.

잘 오셨습니다.”


그리스도 녀석의 그 말에, 부처라는 작자는

마치 소탈한 시골 마을의 농부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미소를 띤 채 나, 루시퍼와 그리스도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저 부처란 놈의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표정부터가 기분 나쁘다니까.’




정말이지, 둘 다 나와는 맞지 않아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락한 천사이자, 악마인 나로서는 인간계에 환생한

데이프로니를 두고 하는 이 내기가 간만의

심심풀이. 아니 그 이상의 즐거움을 내게 주었으므로,

나는 잘 견뎌낼 수 있었다.

저 두 놈이 친목질을 하며 내뿜는 기분 나쁜 에너지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혀 오는 그 가운데에서도.



‘만약, 내기에서 내가 이긴다면...

저 두 놈의 목을 전부 쳐내고,

내가 기독교와 불교를 지배하면 되겠군.

그렇게 힘과 세력을 불린 뒤

내 아버지인 신을 무너뜨린 다음...


내가 직접 <최고신>의 자리에 올라

모든 것을 다스리고 말 테다.’


내가 막 그런 야심찬 생각을 하던 그때,

나는 무심코 바라본 부처에게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가만, 이 녀석...자세히 보니

[진짜 부처]와는 좀 다른 것 같은데.

몸에서 풍기는 냄새도 그렇고...

오라의 색도 이상하군.

전혀, 전혀 부처답지 않아.

어디 볼까...’

내가 그렇게 마음을 먹자, 내 이마 한가운데에

붉게 빛나는 ‘제3의 눈’이 떠지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그 부처란 놈의 참된 모습, 그러니까

본래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보여졌다.



‘이 자식...!’


그리고 나는 보고야 말았다.


놈의 본모습을.


그렇다.


예수의 초청을 받아

이곳으로 온,

저놈은 ‘부처’가 아니었다.


부처로 둔갑한 저 녀석의 정체는

나와는 살짝 결이 다른,

어찌 보면 이질적인 성질을 가진

‘심연의 악마’, [코론존]이었다.


어두운 심연 속에 처박혀 있던

그놈이... 대체 누구에 의해서

어떤 방법으로 풀려나왔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지만,

악마들의 우두머리인 내가 봐도

끔찍한 존재인 코론존 그놈이

부처로 둔갑하여 신과 천사들이

거하는 이곳, 첫 번째 하늘까지 파고 들어올 수 있었다는

그 사실에 아주 기가 탁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 뜻밖의 사실에 매우 놀랐지만,

예수는 오히려 저놈의 정체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나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채

저 <가짜 부처>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나로선 곧 이런 의문이 들었다.


‘예수 정도 되는 놈이면

나도 아주 쉽게 꿰뚫어 본 저 사기꾼의

진짜 모습 정도는 알 수 있을 텐데.

저 자식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지?

정말로 모르는 거야,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재미 삼아

모른 척 저러는 거야?

아, 제기랄. 답답해 죽겠네.

이걸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는 가슴이 갑갑해지는 기분이 들어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설령 녀석이 이 사실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나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타고난 성정부터가

시키면 곧이곧대로 주인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따르며 충성을 바치는 개 같은 타입이 아니라,


내 기분에 거슬리면 일단 칼부터 휘두르고 보는

그런 못돼먹은 타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나도 잘 안다고.

내가 못돼 먹은, 답이 없는 종자라는 거,

하지만... 아무리 내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직 천사로서 이 신성한 첫 번째 하늘에

코론존 저 더러운 놈이 발을 들인 것만큼은

도저히 내 두 눈을 멀쩡히 뜬 채로

봐 줄 수가 없었다.


이 어이없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을

더는 참지 못한 나는, 품속에서 날이 구부러진 날카로운 단검을 꺼내어

자신을 부처라고 속인,

코론존 그 더러운 자식을 향해

휘두르고 말았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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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찐따인 내가 악마 왕의 환생이라고?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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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인물 설정 및 기타 설정 정리 24.08.22 15 0 27쪽
46 1부 완결기념 특집-폐기된 원고4 24.08.21 8 0 13쪽
45 1부 완결기념 특집-폐기된 원고3 24.08.20 9 0 11쪽
44 1부 완결기념 특집-폐기된 원고2 24.08.19 11 0 13쪽
43 1부 완결기념 특집- 폐기된 원고1 24.08.18 14 0 12쪽
42 *번외편2 24.08.17 15 0 10쪽
41 *번외편 1 24.08.16 15 0 12쪽
40 최종장(2): 1부 완결편 24.08.15 20 0 22쪽
39 최종장(1) 24.08.15 16 0 15쪽
38 악마군 강림 24.08.14 14 0 14쪽
37 큰 일이 지나가면 더 큰 일이 다가온다 24.08.13 13 0 14쪽
36 심해수의 처분에 대한 논의 및 찬반투표 24.08.12 11 0 13쪽
35 코론존과의 싸움 24.08.11 14 0 15쪽
34 코론존 강림 24.08.10 13 0 15쪽
33 훈련 종료, 그리고 새로운 싸움의 시작 24.08.09 12 0 14쪽
32 전(前)선글라스 한국 지부 과장 '라이트닝' 변계광 24.08.08 15 0 11쪽
31 기(氣) 제어 훈련 24.08.07 19 0 12쪽
30 아브라카다브라 남세미 VS 그랜드 마스터 체페슐 24.08.06 17 0 12쪽
29 훈련의 시간 24.08.05 13 0 12쪽
28 '코드 블랙' 24.08.04 22 0 13쪽
» 잠입요원 24.08.03 23 0 11쪽
26 새로운 국면(2) 24.08.02 28 0 12쪽
25 새로운 국면(1) 24.08.01 26 0 12쪽
24 '세열고의 짐승' 선우 진 24.07.31 23 0 12쪽
23 진짜가 나타났다 24.07.30 22 0 12쪽
22 각축(角逐) 24.07.29 29 0 12쪽
21 신적 존재들의 내기 24.07.28 28 0 14쪽
20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있다 24.07.27 30 0 13쪽
19 엠 플레(Em Pleh)-(2) 24.07.26 30 0 13쪽
18 엠 플레(Em Pleh)-(1) 24.07.25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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