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아빠는 허락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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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1:20
최근연재일 :
2024.08.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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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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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5. 샬롯 #5

DUMMY

샬롯일행은 작센의 우여곡절 끝에 작센의 수도에 도착했다.


“공주님⋯ 여⋯ 여기 맞죠?”

“⋯”

“근데 여기도.. 벌써 이 꼴이 나 버렸네요. 우선 숨으시죠. 지금 이렇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험합니다.”


작센에 도착한 샬롯 일행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처음 전달받은 교회에 도착했다. 그러나 벌써 교회는 건물 전체가 검게 그을린 지 오래였다.

일주일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못한 샬롯 일행은 이제는 거의 한계점에 다다랐다.

골목에 숨은 일행은 길바닥에 모두 털썩 주저앉으며 텅 빈 하늘을 보았다.


“공주님 저희들이 가진 소지품도 이제 팔게 없어요. 이러다 도둑질까지 해야 할 판이에요.”

“저도 카일의 생각에 동의해요. 오는 길에 너무 많은 시체와 병자들을 봤어요. 저희도 이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어요. 이만 돌아가는 게 어떠시나요?”

“공주님. 저도 동의합니다. 아버님도 지금 걱정되셔서 잠을 못 주무실 겁니다. 제 임무는 공주님의 시중 이전에 안전을 지켜드리는 겁니다. 이 이상으로는 저도 허가할 수 없습니다. 끌고 갈 겁니다.”

“⋯ 어쩔 수⋯ 돌아⋯ 가죠.”


그때 군인들이 대로로 지나가다 골목에 있는 샬롯 일행과 눈을 마주쳤다.


“이봐 너네! 너네 거기서 뭐 해! 갈 곳 잃은 이단들이다! 잡아!”


5명 정도 되는 군인들이 골목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공주님 도망쳐요!”


갑작스러운 군인들의 등장에 샬롯 일행은 뿔뿔이 흩어졌다.

샬롯은 메이도 없이 혼자 뛰게 되었다. 옷이 조금 튀었는지 샬롯에게만 병사 3명이 붙어 따라오고 있었다. 갑옷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성인 남성이 따라오는 속도는 샬롯에 비해 압도적이었기에 거리는 계속해서 좁혀지고 있었다.


“하아⋯ 하아⋯ 누가 좀!⋯”


샬롯이 골목을 돌자 바짝 따라붙은 병사들이 갑자기 넘어졌다.

그리고 골목 건물들에서 갑자기 나오더니 순식간에 병사들을 제압했다.


“까야아! 살⋯ 살려⋯”

“공주님 병사를 더 불러오고 싶지 않으시면 조용히 하세요!”


샬롯은 골목길로 들어갔다.


“저⋯저⋯”

“우선 피하시죠. 지하도가 근처에 있는 걸 봤어요.”


샬롯은 지하의 하수도로 이동했다.


“누⋯ 누구?"

“우선 따라오세요. 지하도로 가요.”

“⋯”


샬롯을 안내하던 사람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샬롯은 조용히 하수도를 걸어갔다.

하수도는 냄새도 냄새였지만 더 당혹스러운 장면이 펼쳐졌다. 몇 엎는 양초의 불빛은 겨우 형채만 구분할 수 있는 정도였고 물이 흐르는 양 옆으로 환자들과 며칠은 씻지 못한 사람들이 한 줄로 쭉 이어졌다.

샬롯이 걸어갈 때마다 이 사람들은 신기한 듯이 샬롯을 쳐다봤다. 샬롯은 마치 동물원의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그때 한 사람이 샬롯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샬롯 님!"

“가브리엘 님!”

“아⋯ 음⋯”

“여기서⋯ 이렇게⋯ 숨어계셨군요.”

“⋯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이단박해를 피해서 도망친 사람들이에요.”

“그⋯그렇⋯ 군요”

“네 우선 상황이 심각하고 공주님의 상태도 좋지 않으니 조금 쉬시죠.”

“네⋯”


샬롯은 하수도 안에 빛이 조그마하게 들어오는 공간으로 들어왔다.


“공주님. 지켜드릴게요. 우선 편히 쉬세요.”

“네⋯”


악취가 나는 공간, 높은 습도에 곰팡이와 이끼가 가득하고 바닥에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장소.

샬롯은 피곤했기에 이런 공간에서도 졸음이 쏟아졌다.

자이 들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의 고집 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병 때문에 이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했다.

이 하수도는 자신 같았다. 아무리 깨끗한 옷을 입고 이쁜 외모를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속은 이 하수도처럼 모두가 싫어할 것 같았다.

샬롯은 울며 잠에 들었다.


***


“샬롯 님! 일어나셨어요?”

“아⋯ 가브리엘⋯님?”

“⋯”

“혹시⋯ 다른 분들⋯ 못 보셨⋯”

“다른 사람들을 모두 찾았어요. 괜찮아요. 다들 살아 있어요. 음 주무실 때 여기를 쭉 둘러봤어요. 처음에는 조용히 숨을 곳이었지만 환자가 많아지니 병원이 되었어요.”

“병⋯원?”

“네 구교의 병사들이 이제 이단 확인도 하지 않고 건물을 이 잡듯이 수색해서 죽이다 보니 사람들이 여기로 몰려들었어요..”

“그런⋯ 같은 국가의 사람들끼리 어떻게⋯”

“생존에서 국가 같은 건 크게 의미 없어요. 밖에 돌아다니기만 해도 이단 취급을 받았으니⋯ 어쨌든 이런 상황이어서 환자들은 더 많아졌고 이제 음식도 의료용품도 심지어 담요까지 부족한 실정이에요. 이 이단 탄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겨울이면 모두가 죽고 말 거예요.”

“⋯”

“도와주세요. 공주님의 힘이 필요해요.”

“제⋯제가⋯ 무엇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세요. 지도자가 돼서 사람들을 살려 주세요. 할 수 있어요. 작센에 일 하려고 오신 거잖아요?”


샬롯은 걱정이 되었다. 이 사람들의 목숨을 책임지기에는 자신조차 지키지 못할 정도로 몸도 마음도 약했다.


“괜찮아요. 제가 옆에서 계속 도와드릴 테니까.”


샬롯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가브리엘이 옆에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제가⋯ 뭘⋯ 어떻게 해야⋯”

“우선 여기는 군인들에게 쫓기다 다친 사람들과 여기 환경으로 인해서 병이 걸린 사람들이 많아요. 다친 사람들은 저희가 돌볼게요. 샬롯 님은 우선 주변 환경부터 좀 정리를 해 주세요. 습도가 낮은 곳을 골라서 사람들을 이동시키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침상을 만들어 주세요.”

“잠⋯잠깐! 그전에⋯ 같이 온⋯ 사람들부터”

“아 맞다! 여기로 오세요. 다들 사람들을 돌보고 있어요.”


샬롯은 가브리엘을 따라갔다.

어두운 지하도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오래 봐 온 메이정도는 알 수 있었다.


“메이!”

“공주님! 주무실 때 식은땀을 흘려서 걱정했어요.”

“난 괜찮아. 다른 의사 두 명은?”


메이가 왼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지그문트가 한 사람의 찢어진 팔을 꿰매고 있었다.


“지그문트 씨⋯?”

“아 공주님! 일어나셨군요!”

“다른 의사 한분은⋯ 어디에⋯ 카일”

“아!”


메이와 지그문트는 말이 없었다.

생각보다 긴 침묵이 이어졌다.

이윽고 지그문트와 메이, 그리고 가브리엘이 서로 모종의 눈빛을 보내는 게 보였다.


“가브리엘 님⋯ 분명⋯ 다 오셨다고⋯”

“죄송합니다 공주님. 다 공주님을 위해서⋯”

“왜⋯ 저한테 거짓말을⋯ 죽었⋯나요?”

“죽었습니다. 시체는 찾지 못했고요.”

“흐⋯흐흑⋯ 저 때문에⋯ 제가 가자고⋯ 고집만 피우지 않았으면⋯”

“공주님 잘못이 아닙니다.”

“아니에요⋯ 제 잘못 맞아요.”


메이가 샬롯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공주님, 공주님 잘못이 아니에요. 국경에서 분명히 돌아가는 걸 선택할 수 있었어요. 카일을 포함한 저희 모두 스스로 선택해서 국경을 넘은 거예요.”

“흑⋯ 흐흑⋯”


샬롯은 한 시간은 더 울다가 진정되었다.

샬롯은 다짐했다. 카일을 위해서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옷을 갈아입었다. 활동이 편한 옷으로.

머리를 잘랐다. 긴 머리가 움직이는데 방해가 되었으므로.

구두를 갈아 신었다. 높은 굽의 구두는 하수도를 걸어 다니기 불편했으므로.

그리고 빛이 내리쬐는 하수도 안에 생긴 자신의 방을 나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샬롯은 직접 쓰레기를 줍고 물자들을 옮겼다.

마치 엉망진창인 자신의 마음을 청소하는 것처럼 여기도 청소해 나가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시민들이 샬롯을 눈으로 좇았다.

어울리지 않는 외모를 가지고 하수도를 누비는 샬롯은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이윽고 한 명 두 명씩 샬롯의 옆에서 샬롯을 말없이 돕기 시작했다.


물을 떠다 나르고 더러운 것들을 닦아내고 폐목재를 가져와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벌레와 한기를 막을 평상을 만들었다.

죽어가던 하수도에 알게 모르게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속 청소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살 수는 있을 것 같은 장소가 만들어졌다.


그때 한 무리가 샬롯에게 다가왔다. 평상을 만들던 무리였다.


“저기⋯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요?”


샬롯은 당황했다.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자 입이 얼어붙어서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저⋯ 저⋯”

“아! 저기 있는 쓰레기들을 밖으로 내다 버려달라고 하십니다.”


옆에서 가브리엘이 끼어들었다.

샬롯은 위기 때마다 도와주는 가브리엘에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고마워요.”

“뭘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그나저나 사람들이 샬롯 님을 따르기 시작했어요. 저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따를 줄은 몰랐네요. 어쨌든 앞으로 시민들이 직접 샬롯 님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올 거예요.”

“어⋯어떡하죠?”

“음⋯ 저희 이렇게 해 보는 게 어때요? 어차피 여기 하수도는 주변이 어둡잖아요? 샬롯 님이 시선을 다른 데에 두고 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샬롯 님이 어딜 보고 있는지 모르고 표정이 어떤지도 모를 거예요.”


생각해 보면 예전에 성당에서 앞에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고해를 할 때는 말할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샬롯은 확실히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것⋯ 같아요.”

“자 그럼 저로부터 연습해 볼까요? 제가 멀리서부터 걸어와서 뭘 물어볼 테니까 답변해 주시면 돼요.”

“네!”


가브리엘은 멀어졌다가 가까이 오며 샬롯에게 물었다.


“샬롯 님! 밖의 상황은 어떤가요?”

“죄송하지만 전 모르는데⋯?”


샬롯은 말을 더듬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다.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이 가브리엘이어서 더듬지 않았을 수도 있었기에 당장이라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시험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샬롯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브리엘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으음⋯ 큰일인데?”

“왜요? 더듬지 않고 잘 말했는데? 어? 지금도 말을 더듬지 않아요! 성공이에요!”

“말을 더듬지 않은 건 잘하셨어요. 근데 샬롯 님은 지도자잖아요? 모른다, 안된다, 무섭다, 슬프다. 이런 부정적인 말들이나 무책임한 말들을 하면 안 돼요. 시민들이 그렇게 대답하면 샬롯 님에 대한 신뢰를 금방 잃어버리고 말 거예요.”

“아⋯”


지도자라는 자리가 샬롯의 생각보다 엄청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순간 아빠생각이 났다. 자신에게 보여주는 항상 밝은 얼굴과 다르게 왕이라는 자리는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 아까 대답은 [확인 중에 있어요.]나 [빠른 시일 내에 조사대를 조직해서 보내볼게요.]와 같은 대답이 더 좋았을 거예요.”

“어렵네요. 그래도 희망이 보여요! 말을 더듬지 않은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것 같아요.”

“하하 그렇네요. 처음에는 오는 질문만 받아보다가 익숙해지면 먼저 가서 말을 걸어보는 것도 해 봐요. 분명하실 수 있을 거예요.”

“네! 고마워요!”

“하하 뭘요. 공주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기쁘네요.”


샬롯은 약간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이 미소가 어둠 속에 가려져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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